볼거리에 읽을거리를 더하다.
우리나라 방송 역사의 출발은 일제 강점기였던 1927년에 개국한 경성방송국의 라디오 방송으로 볼 수 있지만, 이를 진정한 우리 방송의 시작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일제의 식민지 정책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기 위함이었으며, 1945년 해방과 함께 방송은 다시 미 군정청에 속하게 된다.
1947년 국영 방송 형태로 출범한 KBS가 우리 국적을 가진 방송사의 시작이었다고 하겠다. 현재 ‘방송의 날’이 9월 3일인 것은 1947년 국제 무선기구로부터 ‘HL’이라는 무선부호를 부여받은 날이기 때문이며, 이를 근거로 학자에 따라 우리 방송의 정확한 시작일을 1947년 9월 3일로 보기도 한다.
1953년 한국전쟁 3년의 참화가 끝나자 방송에도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1954년 한국 최초의 민영 라디오 방송인 기독교방송(CBS)이 설립되었고, 1956년 한국 최초의 텔레비전 방송인 HLKZ-TV(KORCAD)가 시작되어 이듬해 대한방송주식회사(DBC-TV)로 개편되었으나 1959년에 화재로 소실된다. 그 해에 한국 최초의 민간 상업방송인 부산문화방송(HLKU, 라디오방송)이 개국된다.
텔레비전 방송이 본격적으로 출발한 것은 1961년 12월 31일 KBS-TV의 개국(HLCK)으로부터였다. 이어 1961년 12월 문화방송(MBC)이 라디오 방송으로 개국(HLKV)하고, 1963년 4월 동아방송(DBS)이 개국했다. 1964년 5월엔 동양방송(TBC)이 개국, 같은 해 12월 최초의 민영 텔레비전 방송까지 설립한다. MBC-TV의 개국은 그보다 5년 뒤인 1969년에 이루어졌다.
1960년대 말까지 텔레비전 수상기의 보급대수는 100만대 미만이었지만, 70년대 들어 그 보급수가 늘고 KBS, TBC, MBC의 텔레비전 3국시대(三局時代)가 본격적으로 열리게 되면서 국민들은 점차 다양한 볼거리에 빠지게 되었다. 이때부터 자막을 프로그램뿐 아니라 광고에도 필수적으로 사용하게 되었으니 우리 국민들이 영상 매체를 통한 글씨체를 접하게 된 것도 이 무렵부터였다고 할 수 있다.
자막에서부터 문자 그래픽, 폰트에 이르기까지
1961년 KBS가 흑백텔레비전 시대를 열면서 자막은 프로그램 제작의 필수적인 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당시의 자막이라면, 흰 종이에 먹물로 쓴 글자를 카메라로 촬영해 현상하고 그것을 슬라이드로 만들어서 슬라이드 체인에 장착시킨 뒤 스위처를 통해 화면에 비추면 글자만 보이게 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그땐 자막에 서라운드(Edge, 테두리선)가 없어 밝은 화면에서는 글씨가 묻혀 보이지 않는 일이 다반사였다.
이러한 자막 제작 방식을 ‘Super Impose’라고 하는데, 방송 제작 용어로서 ‘슈퍼’라는 말로 통용되기 시작해 생방송이나 녹화 시 자막을 넣고 빼는 것을 ‘슈퍼 인’,‘슈퍼 아웃’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인쇄용 활자체가 방송 자막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72년부터였다. 이 자막 송출 방식은 검정 바탕에 흰 글씨로 인화한 스캐너 규격의 용지를 스캐너 체인에 넣으면 흰 글씨만 보이는 송출 방식이며, 글자의 테두리를 만들 수 있어 가독성이 좋았고 손으로 일일이 쓰지 않아도 되는 획기적인 자막 제작 방식이었다.
일본으로부터 사진식자기가 도입되면서 방송용 자막 제작은 보다 선명하면서 시각적 전달력이 높은 활자체를 선보일 수 있게 되었다. 일본의 ‘Shaken社’와 ‘Morisawa社’의 사진식자기를 도입했는데, 당시로서는 정확하고 아름다운 활자체를 만들 수 있는 혁명적인 제작 방식이었다.
주로 고딕체와 견고딕체, 명조체, 견명조체가 사용되었고 디나루체와 그래픽체도 가끔 등장했지만, 당시까지 우리나라의 사진식자기 관련 시장(인쇄 및 방송)은 수입에만 의존해야 했다.
사진식자기를 활용한 자막 제작은 1990년대 중반까지 이어지는데, 1981년부터는 문자 그래픽 장비가 도입되면서 사진식자기로 인화된 스캐너 자막 제작 방식과 영상 자막 제작 방식이 병행되었다. 자막 제작과 활용, 문자발생기의 개발 과정은 아래와 같다.(KBS의 사례 중심)
•1960년대 - TV 개국, 직접 손으로 써서 송출하는 자막(슬라이드 현상 인화 병행)
•1970년대 - 자막 제작용 사진식자기 도입과 활자체(폰트) 사용
1972년 - KBS 보도국 국내 최초로 일본 Shaken 社 사진식자기(SPICA-TELOP,
Photo type Setting Machine) 도입
1976년 - KBS 미술부 및 각 지역국 일본 Morisawa 社 MTV-B, MC-6 사진식
자기 도입
•1980년대 - 사진식자기 업그레이드와 문자발생기 CG(Character Generator)
장비 도입, 텔레비전 컬러 방송 개시
1981년 - KBS 보도국 Shaken 社 신형 사진식자기(SPICA-APKT) 도입
- KBS 기술국 일본 KOWA 社 CG(Character Generator)-800
(최초의 8Bit On-Line용 문자 발생기) 도입
1984년 - Xiphias-Aeds11(TV 최초의 펜 타입 Stylus와 Keyboard 채용)
1985년 - KBS 기술연구소 문자발생기(Datavix) 개발 1986년 - KBS 기술연구소 Vidimaster 16Bit로 개발(86 서울아시안게임 문자 및 그래픽 1988년 - Shaken 社 Telomaiyer-T 도입 (KBS 보도국 인화지 대신 롤러 프린트 방식 채용) - KBS 기술연구소 88 서울올림픽 대비 문자발생기 Prism 개발 |
•1990년대 - 사진식자기 소멸, 문자발생기 사용 확대
1993년 - Prism Pro(ACE)(Prism의 기능을 업그레이드시킨 문자발생기 장비)
1998년 - Davinci 개발(KBS 기술연구소에서 Window 표준 트루 타입 폰트 채용.
지방선거 개표 방송용으로 개발)
•2000년대 - 복합적 HD 문자발생기 개발과 활용 확대
2005년 - HD Davinci Plus(1920 x 1080 해상도) 개발
2006년 - Mir 개발(HD Davinci Plus의 업그레이드 장비),KBS 본사 및 지역국 사용
2007년 현재 - HD 복합 문자발생기 'Mir' 사용 확대
사진식자기와 문자발생기가 혼용되던 1990년대 중반까지 자막 제작의 방향은 가독성, 정확성, 심미성, 조형성에 초점을 맞추어져 있었다. 두 제작 장비 중 문자발생기는 영상으로 자막을 구현하고 사진식자기는 스캐너 체인이라는 기술 시스템에 용지로 인화, 출력하여 사용했다.
문자발생기 장비를 CG(Character Generator) 장비라고도 해 Computer Graphic(CG)과 혼동되기도 했다. 담당 부서 이름도 CG실이라고 하는데 명확히 말하면 ‘문자 그래픽실’이라고 하는 게 적당하다고 본다.
방송용 사진식자기에 주로 쓰이는 글자체는 다섯 가지 내외였다. 크게 고딕체와 명조체로 나누고 견고딕체, 견명조체를 사용했다. 여기에 디나루체(굴림체)와 그래픽체도 가끔 사용했는데, 뉴스 프로그램에서 사용하던 문자발생기 글자는 디나루체와 비슷한 체였다. 이러한 글씨체들을 주로 사용한 이유는 앞서 말한 가독성과 정확성 때문이었다.
스캐너 인화지로 출력한 글자가 너무 작거나 획이 굵은 글자를 사용하면 글씨의 선이 서로 붙어 형태가 뭉개지고, 또한 너무 가느다란 선을 사용할 경우 TV 수상기 주사선에 파묻혀 가독성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았던 것이다.
지금의 텔레비전 모니터는 디지털 고화질이라 가독성이 높은 데 반해, 과거의 텔레비전 모니터는 주사선이 525개여서 글자 선이 굵거나 가늘면 글자 판독이 어려워 글꼴 사용에 제한이 많았다. 인쇄매체에서는 이러한 제약이 거의 없지만 TV는 모니터 송출의 특성상 다양한 폰트를 사용하지 못했다.
TV 프로그램의 장르와 성격이 폰트를 결정한다
텔레비전에서 한글을 자막으로 사용한 것은 50년도 채 안 된다. 텔레비전이 없던 시절 영상매체에서의 문자는 극장 영화에 나오는 타이틀 제목까지 망라한 것들이었다. 초기 텔레비전 방송의 자막 송출 방식이 영화 자막과 유사한 슬라이드 체인 송출 방식이었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텔레비전 방송에서 자막 활용이 활발해진 것은 1980년 12월 1일부터 시작한 컬러 방송과 함께였다. 종전의 흑백화면보다 다양한 화면 구성이 가능해지면서 각종 문자 그래픽 관련 장비가 개발되었고, 이후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한층 발전하더니 1995년 종합유선방송이 개시되면서 다양한 형태의 그래픽 화면이 사용되고 문자 역시 폰트(font)라는 외래어로 불리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는 동안 프로그램의 장르에 따라 사용되는 서체를 어느 정도 분류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장르가 같더라도 그 프로그램의 성격에 따라 서체를 선택하는 기준은 달라져야 한다. 예를 들어 드라마 장르에서도 가족 드라마라면 경직된 견고딕체를 쓰기보다는 부드러운 붓글씨체나 명조체를 사용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성격과 부합하는 것이다.
반대로 역동적인 드라마라면, 경쾌한 서체를 사용하는 것이 좋은데, 부드러운 글씨체를 사용한다면 프로그램의 성격과 어울리지 않게 되므로 세심한 디자인으로 완성도를 높이는 감각적인 제작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1990년대 중반부터 영상매체의 서체 활용 사례는 인터넷, 게임, 핸드폰, DMB 등 IT와 관련된 모든 분야로 범위가 확대되었다. 특히 신세대 그룹의 IT 활용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신장세를 보임에 따라 관련 서체 개발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부상하게 되었다.
• 서체 사용 범례
프로그램 장르 | 서체 종류 | 특징 |
뉴스 & 스포츠, 시사 프로그램 등 |
고딕체 및 견고딕체, 붓글씨체 등 |
신뢰성, 가독성, 정확성 |
드라마, 영화 등 | 명조체 및 다양한 창작 붓글씨체 등 |
조형성, 작품성, 다양성 |
교양 프로그램 | 명조체 및 다양하게 적용 | 다양성, 친근성, 신뢰성 |
쇼, 오락 프로그램 | 명조체 및 경쾌한 서체 | 다양성, 친근성, 창조성 |
예고 등 기타 | 견고딕체 우사, 붓글씨체 등 | 가독성, 신뢰성, 정확성 |
방송 자막은 과거의 ‘단순히 글자를 보이게끔 하는 기능’에서 벗어나 시각적 이미지로 발전, 정보 전달의 새로운 축을 이루고 있다. 또한 문자 그래픽 장비들 역시 자막뿐만 아니라 2D, 3D 그래픽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복합 그래픽 장비로 발전하고 있다.
HD 방송이 확대되면서 방송용 문자 그래픽 장비도 과거의 4:3 비율에서 16:9로 전환, 해상도가 훨씬 좋아지고 있다. 자막이 가지는 가독성과 정확성, 보편성을 뛰어넘어 세련된 화면을 창조할 수 있는 기능까지 좋아지고 있는 것이다.
조형미는 제작하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같다 하더라도 과거의 표현 방식보다는 좀 더 효과적이면서도 다양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리고 그만큼 폰트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2013년 1월부터 우리나라 텔레비전 방송은 기존의 아날로그 방송이 종료되고 전면 Full HD로 방송된다. 그때부터는 모니터 화면 비율이 완전히 16:9로 방송되기 때문에 그래픽 역시 HD 화면에 맞는 비율로 제작해야 하며 현재의 화면 구성과 다른 이미지의 디자인을 대비해야 한다.
일반 자막의 경우 모니터 화면이 대형, 고선명이라 서체의 크기와 밝기 정도를 철저히 염두에 두고 제작해야 한다. 자막이 본래의 동영상 화면(HD ENG)을 너무 많이 가리거나 덮어버리면 화면의 내용을 전달하는 데 역효과를 내기 때문에 디자인 감각과 안목이 중요한 것이다. 손으로 직접 쓰는 모필체의 영상 구현도 대형 고선명 화면이라는 점을 감안해 디자인적으로 섬세한 부분까지 묘사하고 전달할 수 있게 제작해야 할 것이다.
타이틀 로고 디자인도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처음과 끝이다”라고 할 정도로 꼭 필요한 제작 요소이다. 프로그램의 시작을 알리는 역할과 마지막임을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타이틀 로고 디자인의 종류는 메인 타이틀, 서브 타이틀, 예고 타이틀 등이 있으며, 서체 역시 손으로 직접 쓴 붓글씨체(모필체 毛筆體)와 각종 요소로 디자인한 로고 디자인체, 기성 폰트 등으로 다양하다.
브릿지 타이틀 로고 디자인의 주안점은 프로그램의 내용과 부합하는 상징적 시각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영화 타이틀의 로고 디자인이 저마다 그 내용을 암시하는 서체로 디자인되듯이 텔레비전 프로그램도 각각의 프로그램에 적합한 로고를 만들어야 한다. 일반 서체는 보통 내용의 자막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디자인적 요소보다는 취사 선택적 요소와 안목, 감각이 필요하다.
방송용 폰트에 거는 기대
몇 년 후면 국내 방송은 전면 HD로 바뀌기 때문에 산업적, 문화적으로 변화된 환경이 다가올 것이다. TV 모니터는 대부분 16:9의 대형 모니터로 바뀌고, IPTV 등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는 다매체, 다채널 시대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국내 방송 그래픽 장비는 이미 P/C 기반에서 2D, 3D 그래픽과 애니메이션의 제작이 가능해져 있고, 과거의 독점적이던 시대에서 벗어나 점차 보편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고화질, 고품질이기 때문에 어떠한 이미지 작업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다. 문제는 ‘같은 조건에서도 누가 더욱 고급스럽고 세련된 화면을 제작해 수용자들로 하여금 보다 집중하게 하나?’일 것이다.
방송용 그래픽 장비에는 각종 이미지 컨텐츠가 많이 내장되어 있다. 서체 역시 수백 가지가 내장되어 있지만 적재적소에 맞는 이미지와 서체를 활용할 줄 아는 감각이 더욱 요구될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디자이너의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말이나 글이 아닌, 각종 그래픽 이미지 작품을 비교 평가해 보고 좋은 작품을 선별해내는 감각을 기르는 측면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디자인은 무엇보다 실용적이며, 창조적인 것이어야 한다.
즉,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는 범위는 무궁무진하게 보장되어 있지만 본래의 의미를 퇴색시켜서는 안 된다. 하지만 방송 프로그램의 내용과 어울리는 그래픽 화면이나 내용 자막의 폰트를 잘 선정해 가독성과 정확성, 조형미를 갖춘 디자인을 해낸다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마련한 서체 선정의 기준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 프로그램의 내용과 잘 어울리는 서체인가?
- 서체의 위치와 크기, 색깔 설정은 적절한가?
- 고급스럽고 세련된 그래픽 이미지를 전달하는가?
이러한 조건의 바탕 위에서 폰트가 차지하는 섬세하고 적절한 요소들이 함축적으로 활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작업 하나 하나가 작품이라고 할 정도로 균등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연구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 여러 연구기관이나 단체들이 좋은 서체를 내놓고 있지만, 정작 방송, 인터넷, 게임, 모바일 등에서 많이 사용하는 서체는 그리 많지 않다. 그것은 서체의 독특함보다는 실용성을 우선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항상 같은 서체만 쓸 수도 없을 것이다.
가독성과 조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 사이에서 서체 연구가들이 골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한 서예작품과 영상매체의 한글서체를 비교해 보면, 서예작품은 글자 하나하나의 크기와 간격, 고저장단에 구애받음이 없이 자유스럽고 자연스럽게 작품을 구성하는 반면, 서체는 실용성과 가독성 때문에 정해진 틀 안에서 글자가 만들어지고 단어와 문장을 이루어 나간다는 차이가 있다.
2002년과 2004년 KBS와 윤디자인연구소에서 개발한 방송용 ‘KBS 1체’와 ‘KBS Free체’는 본문 자막용과 소제목용에 쓰이게끔 개발한 서체다. ‘KBS1체’는 기존 본문용으로 고딕체나 견고딕체를 주로 사용했는데, KBS만의 고유한 서체 개발의 일환으로 가독성과 조형성을 겸비한 미려한 서체이다. ‘KBS Free체’는 정해진 소제목의 문장에서 고저장단의 조정을 할 수 있어 손으로 직접 쓴 듯한 글씨처럼 표현되며, 요즘은 가끔 메인 타이틀용으로도 쓰이고 있다.
아직까지 일반 P/C에서는 서체의 고저장단 기능을 가진 소프트웨어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처럼 하나의 서체를 개발하여 유용하게 사용하는 사례는 앞으로도 많이 생길 것이다. 예쁜 손글씨를 폰트화해서 사용하는 사례도 많이 볼 수 있듯이 방송 자막용의 한계인 가독성을 극복하면 개발 가능성이 많을 것이다.
사람의 말과 글은 시대에 따라 변하게 되어 있다. 백 여 년 전의 한글 인쇄물을 지금 보면 어색해 보일 수도 있지만, 그 당시에는 가장 보편적이고 실용적이었기 때문에 그 글씨를 채택해 사용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앞으로 수 십 년 세월이 지난 후에 지금의 글씨를 보면 덜 세련되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서체가 변화할 것인지 혹은 서체의 변화 속에서 시대가 변화할 것인지를 바라보는 시각에도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분명한 것은 미래의 시각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당장 예측할 수는 없겠지만 현재로서 최선을 다한 서체를 개발해내는 것이 우리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는 사실이다. 그것이 방송용이든 인쇄용이든 혹은 웹용이든 실용적이고 아름다운 글씨에 대한 수요는 결코 줄어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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