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의 휴일이었던 지난 5월 5일부터 어제인 5월 9일까지... 유독 많은 비가 내렸어요. 지금 계절이 봄은 봄인데... 왠지 비의 느낌이 좀 후텁지근하고 끈적거리는 게 좀 초여름 같기도 하더라고요. 갑자기 궁금해 진 것... 비와 관련된 우리말에는 어떤 게 있을까요?
보통 갑자기 비가 세차게 내리면 이렇게들 말합니다.
비가 억수같이 내리네~
‘아따, 억수로 고맙데이’ 처럼 흔히들 경상도 분들이 많이들 쓰시기 때문에 사투리인 줄 아시는 분들도 많을거에요. 하지만, ‘억수’라는 말은 ‘물을 퍼붓듯이 세차게 내리는 비’라는 뜻을 가진 순 우리말입니다. 끊임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이나 코피 따위를 비유적으로 나타낸 말이기도 합니다.
하늘에서 내리는 빗방울이 세면 얼마나 세겠냐만은... ‘억수’같은 비는 맞으면 아프기도 합니다. 이런 비가 올 때 차 안에 있으면 ‘타타타탁’ 엄청 큰 소리에 음악도 잘 안 들릴 정도죠. 이런 비를 순우리말로 ‘채찍비’라 합니다. ‘채찍을 내리치듯이 굵고 세차게 쏟아져 내리는 비’라는 뜻이죠. 이와 비슷한 ‘장대처럼 굵고 거세게 좍좍 내리는 비’라는 뜻으로 쓰이는 말로 ‘작달비’라는 말도 있습니다.
세우와 비슷한 한자어로 ‘매우’(梅雨)라는 말이 있습니다. 6월 상순부터 7월 상순에 걸쳐 계속 내리는 장맛비를 뜻하는 말로, 이 무렵에 매실이 익기 때문에 이런 말이 나오게 됐답니다.
이제 조금만 지나면 6월... 한참 비가 콸콸콸 내릴 시즌이군요. 장맛비가 우리가 생활하는데는 조금 불편할지는 모르지만 농사를 짓는 분들에게는 꿀과 같은 단비일거에요. 비가 오면 기분도 로맨틱해지고 공기도 깨끗해지니 나름 좋은 점도 많고요. 이제 오늘부터는 다시 날이 개고 슬슬 더워질텐데... 그때 되면 다시 비가 그리워지겠죠? ;-)
온한글 블로그 기자단 2기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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