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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한글이 만난 사람

[인터뷰]김영기, 디자인 도네이션의 가치를 아는 CI 전문가



  김영기

  1991년, 올커뮤니케이션에 입사. 
  신세계, 용평리조트, 세이백화점 등 CI 프로젝트 진행.
  1997년, 디자인 스튜디오 ‘IDEAssociates(아이디 어소시에이츠)’ 운영. 
  각종 디자인물과 공연포스터, 음반 자켓 디자인 등 수행.
  2003년부터 현재, ‘올커뮤니케이션’에 재입사하여 MBC, 고성공룡엑스포, 
  경기도 도시브랜드, 경찰청, 여수박람회, 국세청 등 CI 프로젝트를 총괄진행
  하고 있으며, 올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총괄이사로 근무중.



 한국 디자인계에 CI업계가 갖는 의미는 매우 깊습니다.
 80년대 디자인 산업화를 이끌었으며, 디자인 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닦은 곳이기도 하며, 국내 내노라하는 1세대 디자이너들이 주축이 되어 성장한 곳이 바로 CI업계이기 때문이죠.
 2000년대인 지금, CI업계는 ‘마케팅’이라는 새로운 이슈 속에 또다른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 ‘아이덴티티’라는 분야를 현장에서 충실하게 다지고 있는 올커뮤니케이션의 김영기 이사를 만나보았습니다.


-감사 :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모든 것을 대하길 바란다.
-나눔 : 무언가를 나눈다는 것은 꼭 풍족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디자인을 통한 도네이션을 꼭 해보고 싶다. 또한 이런 나눔의 문화가 사회 전반에 시끄럽지 않게 일어났으면 한다.
-도화도주 : 내 온라인 아이디이며 '사조영웅문'이라는 소설에 나오는 인물. 약간 괴팍하고 삐딱(?)한 성격이 많이 닮은 듯.
-로또 : 아직까지 한 번도 로또를 구매해 본적이 없다. 어떤이는 '평생 노력해서 큰 돈을 버는 확률보다 로또 1등 확률이 높아서 한다'고 하는데, 난 별로 뽑기에는 운이 없는 것 같아 아예 포기한다.





-미래 : 미래는 미지의 세계이기 때문에 가치가 있지만, 미래를 예측해 볼 수 있는 사이클이나 패턴을 알고자 역사에 관심을 많이 갖는다.
-배려 : 디자이너의 진정한 책임은 배려라고 생각한다. 사회와 삶에서 배려가 조금 더 많아졌으면 한다.
-시장 : '분주한 새벽시장에 나가보자-분명히 살아있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시장은 유연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사실 두 가지 문장은 서로 다른 명제이다. 하지만 시장은 생명이 있고, 그 생명 속에서 디자이너의 창조적인 감성을 기다리고 있다. 시장을 도외시하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지 않다.
-우리 : '나'라는 표현과 '우리'라는 표현의 차이를 들먹이는 사람들도 많지만 '우리'란 어감이 너무 좋다.





-재미 : 가장 좋아하는 <키워드>로 일에서든 놀이에서든 재미를 추구하는 편으로, '즐기면서 일한다'는 생활 속의 유희와 창조적 잠재력을 믿는다.
-차 : 자동차는 남자의 로망. 차를 좋아하고 드라이브나 약간의 배틀을 즐기며 현재도 자동차 동호회 활동을 한다.
-카메라 : 필름카메라 시절의 셔터음. 기계식 바디의 신뢰감을 좋아해 아직도 디지털 카메라에 대해 약간의 거부감을 갖고 있다. 과거 LP 음반에서 CD로 기술전이가 되는 시점에서도 한동안 신기술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아 아마도 Early Adopter는 아닌 듯.




-태왕사신기 : 얼마전 가장 관심을 가지고 본 드라마. 역사를 허구로 보이게 할 수 있다는 비판도 있지만 한국적 판타지라는 테마나 표현기법, 테크닉 등에서 상당한 영역 확장을 보여주는 것 같아 만족스럽다.
-파워 : 디자인에는 힘이 있다. 마음을 움직이게 할 수 있다면 이미 혁신은 시작된 것이다.
-혈액형 : 'A형은 이렇고, O형은 ~~하다'는 식의 이야기를 ㄷㄹ어도 내 피는 언제나 다잡종형인가? 혈액형이든 운세든 별자리든 아무리 읽어봐도 다 해당되는데...?



온한글  첫 직장이 올커뮤니케이션이고, 또 재입사해서 현재까지 올커뮤니케이션에 근무하고 있는데, 이렇게 올커뮤니케이션과 오랫동안 함께 한 이유가 있다면?

김영기
  무엇보다 가족 같은 분위기, 팀원간의 신뢰감이 가장 큰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른 어떤 디자인 업체 보다도 디자인적인 완성도가 우수한 곳이 이곳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한글 로고타입은 조형적인 완성도를 높이기 어려운 분야임에도, 조형적 측면에서 가장 완성도가 높은 곳이 올커뮤니케이션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온한글
  90년대 초반에 비해 CI시장이 참 많이 바뀌었지요?

김영기
  물론입니다. 2000년을 기점으로 CI 시장의 트렌드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요즘은 비주얼과 마케팅이 접목되어, 시장의 니즈에 좌우되고 있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지나치게 마케팅이 강조되어 종종 시각적인 완성도가 떨어지는 결과물도 보여진다는 것입니다. 

 또한, 지나친 경쟁상황으로 도의성의 문제까지 제기될 때도 있습니다. 큰 그림 아래 시장영역이 확대되어야 하는데, 간혹 디자인 시장마저 보호되지 못할 때가 있어 안타깝습니다.




온한글
  시장 영역 확대라,, 그렇다면 디자인의 새로운 시장 개척을 디자이너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김영기
  디자이너라면 사회적인 의무감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디자인 도네이션(design donation)에 관심이 많습니다. 사회공헌이 될 수 있는 디자인, 예를들어 기능성과 심미성을 갖춘 휠체어 디자인 등, 디자이너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시장에서 응용될 수 있는 ‘디자이너의 사회성’에 대해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또다른 예로 농수산물 패키지를 들 수 있는데, 실제 움직이는 시장과 정말 필요로 하는 시장을 파악하여 좀더 창의적인 시장을 개척하고 그 파이를 키워나가는 것이야말로 새로운 시장 개척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온한글
  아이덴티티 디자인의 특징을 설명한다면?

김영기
  흔히를 CI는 토털 디자인(total design)이라고 하죠. 아이덴티티 분야는 그만큼 매력적인 분야입니다. 유니폼이나 사인 등 CI가 적용될 모든 분야의 디자인 감각을 익혀야 할 뿐 아니라 경영과 마케팅까지 알아야 하므로, 정말로 총체적인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조형적인 완성도만 중요한 줄 알고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디자인 비즈니스를 하는 곳이라면 당연히 조형적인 완성도 뿐 아니라 시장의 트렌드와 클라이언트의 니즈를 담을 줄 알아야 합니다.





온한글
  그동안 진행해왔던 프로젝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김영기
  경찰청 리뉴얼 프로젝트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정해진 제한 범위 내에서 디자이너의 창의성과 솔루션을 제량껏 발휘해야 했던 프로젝트였는데, 디자인 리뉴얼만으로도 상당히 업그레이드되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처음 제안했던 ‘미래 경찰’ 제안까지는 방영되지는 못했지만, 그대로 상당히 진보적이고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온한글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김영기
  기존의 올커뮤니케이션의 이미지를 새롭게 포지셔닝하고 싶습니다. 기존 퀄리티 중심의 이미지 강화는 물론, 시장경쟁력과 마케팅을 강화하여 새로운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안할 수 있는 업체로 성장시키고자 합니다.

 

ⓒ 윤디자인연구소 온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