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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한글이 만난 사람

[인터뷰]허혜순-조화로운 북 디자인의 청사진



 

  허혜순
  서일대학 산업디자인학과 졸업 / 한국홍보기획 카드디자인, 정치광고디자인 / 
  도서출판 예하 아트디렉터 / 도서출판 푸른숲 편집장 / 
  1993년 11월 북디자인회사 씨오디(color of dream) 창립 / 현 씨오디 실장





 북 디자인 작업을 오래한 디자이너를 만나다보면, 편집자인지 작가인지 디자이너인지 헛갈릴 때가 있습니다. 많은 경험을 갖고 있는 북 디자이너들은 대개 뛰어난 지식의 장을 포용하고 있으며, 편집자와 디자이너의 소통 관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대화를 즐겁게 하죠. 
 COD의 허혜순 실장 역시 배테랑 북 디자이너답게 넓은 식견과 아우름으로, 국내 북 디자인 시장의 청사진을 그려내고 있었습니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푸른숲, 1991년) -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내 마음의 무늬 (황금부엉이, 2006년) - 많이 생각하여 올래 삭히어 빚어내는 한 줄의 고요하고 단정한 문장과 깊은 울림
 디자인 (21세기북스, 2006년) - 혁신하라, 차별화하라, 이야기하라
 레모네이드를 팔아라 (어린이중앙, 2006년) - 미래의 CEO를 꿈꾸는 어린이들이 꼭 읽어야 할 책!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이레, 1996년) - 모든 사람들의 삶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감동적인 이야기
 바람의 화원 (밀리언하우스, 2007년) - 예술과 사랑, 역사와 지식의 숨막히는 퍼즐게임!
 산에는 꽃이 피네(동쪽나라, 1998년) - 산은 곧 커다란 생명체요, 시들지 않는 영원한 품 속이다.
영혼의 동반자 (이끌리오, 2005년) -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두 세계를 연결하는 오래된 혼의 기억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열림원, 1998년) - 내 가슴이 말하는 것에 더 자주 귀 기울였으리라. 더 즐겁게 살고 덜 고민했으리라
 차마고도 (예담, 2007년) - 세상에서 가장 높고 가장 아름다운 천상의 길
 키라 (을파소, 2007년) -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어린이 경제동화)
 TV동화 행복한 세상 (샘터, 2002년) - 소중한 것이 그리워질 때, 조용히 꺼내 보고픈 보물 상자
 파이팅 파브 (흐름출판, 2004년) - 하나뿐인 내 인생, 하루뿐인 오늘을 위하여
 행복의 역사 (열린터, 2007년) - "행복은 나의 필연적 운명이다" -랭보





온한글
 
COD가 ‘Color of Dream’의 약자이던데, 어떤 의미인가요?

허혜순
  COD는 전문 북 디자인 사무실입니다. 벌써 오픈한지 14년이 되었네요. ‘Color of Dream’은 제가 20대부터 은사로 모시고 있는 류시화 선생님께서 지어주신 이름입니다. 류시화 선생님은 저에게 디자인과 마음과 문학을 접목시켜주신 분이기도 합니다.
 전 개인적으로 각각의 컬러마다 개념을 붙이는 작업을 좋아합니다. 예를들어 화이트는 ‘문학’으로 무수한 언어를 써내려갈 수 있는 하얀 바탕이라고 개념 짓고 있지요. 이처럼 좋아하는 컬러와 꿈이 하나로 명명된 곳이 COD가 된 것이죠.


온한글
 
북 디자이너가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지?

허혜순
  어릴적부터 그림에 소질이 있었어, 읽은 글을 발췌해서 편지에 그림을 그려 보내는 것을 가장 행복하게 생각했었습니다. 또, 글쓰기를 좋아해서, 어릴 때 별명이 ‘꼬마 시인’이기도 했습니다. 제가 처음 출판사에 입사했을 당시, 출판물의 흑백이 주는 묘한 가슴 떨림을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북 디자이너는 저에게 너무나 맞는 직업이었고, 그래서 지금까지 즐기며 일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출판사 아트디렉터 일을 3년 정도 하다가 푸른숲에서 1년간 편집장 일을 했습니다. 낯설은 경험이었지만 제겐 좋은 경험이었기에, 당시 어린 제게 편집장 업무를 맡겨주었던 푸른숲 사장님께 지금도 감사해하고 있습니다. 디자이너로서 편집자 경험은 기획 마인드를 갖게 했고, 좋은 편집자들과 지속적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주었습니다.





온한글
 
그동안 진행해온 프로젝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를 꼽는다면?

허혜순
  첫번째는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시집입니다.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을 당시 진행했던 프로젝트라 더 애착이 갑니다. 시 제목만 보아도 목차와 엔딩이 연결되는 시나리오가 떠오를 때가 있는데, 이 시집 제목도 음율만으로 그러한 연상이 되어서 무척 좋았습니다. 

 두번째는 <열두 살에 부자가 된 키라> 아동경제서입니다. 단행본 비소설 위주로 작업하다가 처음으로 다른 장르를 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후 경제, 인문, 예술 등 여러 분야의 북 디자인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외에도 처음 작업해본 전집 <바투바투 인물이야기>(38권)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작업한 사보 <Q채널> 디자인 등도 기억에 남습니다.



온한글
 
최근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허혜순
  베스트셀러를 꿈꾸는 단행본과, 과학과 역사에 관한 지식 총서를 준비중입니다. 특히, 전집 작업은 엄청난 지구력을 요하는 작업으로, 총 60여 권을 작업하게 됩니다.

온한글
 
COD만의 디자인 특징이 있다면?

허혜순
  10년이라는 변화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습니다. 디자인 트렌드가 바뀌어도 잃지 말아야 하는 것들이 있는데, 깔끔하고 담백한 디자인, 책 제목이 가장 잘 드러나야 하는 것,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이미지, 강약의 조절 등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곧 COD에서 디자인한 책들의 특징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온한글
 
북 디자이너를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허혜순
  최근 몇몇 곳에서 특강을 하면서 공통적으로 이야기한 것이 있습니다. 먼저 무엇을 했을 때 가장 행복한지를 생각해보라는 것, 그 다음 행복했던 것들 중 자신이 가장 잘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라는 것입니다. 

 여러 후배 디자이너들 중 적성에 안 맞아서 힘들어하는 경우를 많이 봐왔습니다. 특히나 북 디자이너는 책과의 연관성, 글과의 관계성, 언어와 감정의 각각 등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해야만, 진정한 책 표현이 가능합니다. 

 많은 신입 디자이너들은 문학 서적이 단행본의 꽃이라고 생각하는데, 의외로 개발이 필요한 여러 장르들이 많습니다. 북 디자인 시장은 지금보다 엄청난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북 디자인은 어느 디자인 분야보다 디자이너의 개성을 가장 쉽고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책 표지만 보고도 클라이언트의 작업 요청이 들어오기 때문에, 퀄리티만 높다면 별도의 영업이 필요 없는 매력적인 분야이기도 하지요.



온한글 
앞으로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허혜순
  하나는 제가 직접 글과 디자인 작업을 함께 한 단행본을 출간하는 것이고, 두번째는 딸과 함께 동화책을 만드는 것입니다. 

 디자인은 자기 자신이라고 하는데, 내 사고와 생각을 담은 책, 긍정적이고 심플하며 힘이 있는, 그리고 세상의 빛과 영혼이 담긴 그런 책을 만들고 싶습니다.



 ⓒ 윤디자인연구소 온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