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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행사와 모임

조각으로 이야기하는 한글의 아름다움

                                                                                


지난 6일 오전, 인사동에 위치한 인사아트센터를 찾았습니다.
한글의 아름다움을 조각으로 표현한 《이봉식 한글 조각전》이 있다는 말에 찾아가게 된것이였습니다.

최근에는 한글의 과학적 가치 뿐만 아니라 미적 가치에 대해서도 굉장히 관심이 커지고 있는 만큼, '한글을 어떠한 모습으로 표현해냈을까?' 하는 호기심과 기대감을 안고 전시장에 들어섰습니다. 전시장에는 자연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조각품들과 함께, 무척이나 푸근한 인상의 이봉식 조각가님이 저를 반겨주셨습니다.



한글은 무척 재미난 글자

이봉식 조각가님께서는 조각을 살펴보기에 앞서 제게 이러한 작업을 하시게 된 계기에 대해 말씀해주셨습니다. 한글은 초성, 중성, 종성으로 이루어져있고, 초성+종성으로만 이루어지는 글자와 초성+중성+종성으로 이루어지는 글자에서 똑같은 'ㄱ(기역)'일지라도 그 모양새가 오묘하게 다릅니다.

영어 알파벳이 a, b, c, d 각각 분리되어 나열되는 형식이라면 한글은 카멜레온마냥 변화무쌍한 모습을 갖추고 있죠. 당연하게만 생각했던 부분인데 이렇게 설명해주시니 웬지 신기하기도 하고 새삼스레 한글의 숨겨진 매력에 감탄했습니다.

이봉식 조각가님께서는 최근에 굉장히 이슈가 되고있는 한글 관련 다큐멘터리에 대해서도 언급을 하셨는데요. 한글이 과학적으로도 우수성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각종 예술분야에서도 탐낼만큼 아름다운 문자라는건 다들 아시죠? 최근에 인터넷에는 외국스타가 한글로 디자인된 의상을 입은 사진이 종종 올라와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조각에서 한글의 아름다움을 찾다

이봉식 조각가님께서는 제게 하나하나 조각을 함께 봐주시며 작품에 대한 설명을 친절하게 해주셨습니다.

제게 처음 소개해주신 작품은 전시장 제일 앞 쪽에 배치되어 있었던 '146cm'라는 이름의 작품이였습니다. 작품을 단번에 봐서 어떤 작품인지 느낌이 오시나요? 네, '어머니'라는 글자를 거꾸로 눕혀서 이어놓은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작품명도 어떠한 것인지 이제 느낌이 오시죠?

작품명을 듣고보니 왠지모르게 가슴이 찡해옵니다. 그런데…


작품 안쪽 부분이 새까맣게 처리가 되어있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이 작품은 수입목을 가지고 만드신 것인데, 일부러 안쪽을 검게 태우셨다고 합니다. 관람객들이 이 작품을 볼 때면 직접 손으로 만져도 보라고 권하신다고 하시는데요.


저도 만져보았습니다. 검은 숯이 손가락에 묻어나옵니다. 다른 설명이 필요없습니다.
어머니, 우리를 위해 한 평생 헌신하시는 어머니 그 모습을 말없이 보여줍니다. '어머니'라는 글자 자체가 무척 아름답게도 보이고 왠지 눈물이 울컥 쏟아져나올 것 만 같습니다.

다음에 소개해주신 작품은 바로 이 작품이였습니다.


'하늘로 하늘을 보다'라는 작품이였는데요. 가만히 들여다보면 어떠한 글자를 이용하셨는지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올 것입니다. 작품 중앙에 있는 것은 마치 현실과 이상의 세계가 연결되어있는 듯합니다. 앞부분은 약간은 딱딱한듯하지만 뒷면은 둥글둥글하게 처리된 것이 매우 재미있습니다.




살어리 살어리랏다,
청산에 살어리랏다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청산별곡> 중...


한번쯤은 교과서에서 보신적이 있죠?
특히 '얄리얄리 얄라셩~' 이라는 후렴구는 많은 분들이 기억하고 좋아하실 겁니다.


'한글 날개를 달다, 날개 한글을 입다'라는 이 작품은 느티나무를 가지고 만든 작품이라고 합니다. 사진으로 보시면 감이 안오실 것 같아 실제 크기를 말씀드리면 길이가 무려 310cm나 됩니다! 어마어마한 크기와 나무의 강렬한 느낌에 압도되는가 하면....


뒷면은 더욱 강렬하게 다가오죠? 날개를 표현하시느라 무척 고생하셨다는데요. 느티나무가 워낙 질긴 나무이기 때문에 포크레인으로 뜯어내어 날개느낌을 만들어내셨다고 합니다. 굉장히 멋있죠?

이봉식 조각가님께서는 앞으로도 꾸준히 한글과 관련한 작품활동을 하시겠다고 합니다.
어떤 멋진 활동을 하실지 더욱 기대가 됩니다.


▼ 이봉식 조각가님의 다른 작품을 더 보고 싶다면...


 온한글 블로그 기자단 1기 이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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