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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속 한글

백일장은 한국에서만 열린다고? _ 제 18회 재영한글학교 글짓기 대회

올해로 벌써 18회를 맞이하는 영국내 한글학교 글짓기 대회를 소개합니다. 주영한국교육원이 주관하는 이 대회는 한글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한글학교 재학생의 한국어 실력을 향상시키려는 데 기여코자 마련된 행사입니다.

매년 한글날 즈음하여 교육원에서는 대회 전날에 모든 한글학교에 글짓기 제목을 통보합니다. 그러면 각 학교에서는 그 다음 날 글짓기 대회를 실시합니다. 학생들은 초등학교 1학년부터 3학년까지는 유년부로, 4학년부터 6학년은 초등부로, 그리고 중등부로 나누어 글짓기를 합니다. 또한 형식은 일기, 산문, 수필 등 다양합니다.

글짓기가 끝나면 각 학교에서 부분별로 우수한 2 개의 작품을 선정하여 교육원으로 송부합니다. 이렇게 전 영국내 한글학교에서 모여진 우수작 40 여개의 작품들 중에서 장원과 금,은,동상을 선별합니다. 심사 시에는 제목과 내용의 부합성, 창의성, 진솔함, 논리적 타당성 등등 및 맞춤법과 해외체류기간까지도 고려합니다.

심사위원들이 심사하고 있는 모습

이번 2009년 장원에 선정된 작품 중에서 유달이 심사위원들의 눈길을 끈 작품이 있어 소개코자 합니다. 런던한국학교 6학년 권이삭 학생은 이곳에서 태어나 자란 학생이지만 그의 한글 솜씨와 작품을 보면 대견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제목 : 잭

나는 4 살까지는 우리 엄마가 나를 한국말을 열심히 시켰다. 4 살이 되어 영국학교에 다니기 시작했다. 매일매일 학교에 가는 게 싫었다. 왜냐하면 나는 한국인이라고 한국말밖에 못해서 나를 싫어했다. 내가 가까이 가면 영국애들이 싹 고개를 돌리며 다른 데로 갔다. 아무도 모르게 나는 매일매일 침대에서 울었다. 또  기도하였다.
'하나님, 왜 저는 한국사람으로 태어났어요? 그래서 저는 친구가 한 명도 없어요. 저 친구 한 명만 생기게 해 주세요.'

2학년으로 올라갔을 때도 나는 아직도 친구도 없고 매일 울고 있었다. 그런데 새 학생이 우리 반으로 왔다. '안녕, 내이름은 잭이야' 선생님이 잭을 내 옆에 앉게 했다. 왜냐하면 아무도 내 옆에 앉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녕, 너는 한국사람이지? 나는 미국에서 왔어.' 잭이 웃으면서 나한테 말했다. 나는 많이 부끄러웠지만 잭한테 '안녕'이라고 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저한테 소중한 친구를 주셔서-' 나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나하고 잭은 서서히 나이가 많아졌다. 우리가 5학년이 되었다. 다른 아이들이 잭이 나랑 논다고 잭도 무시했다. 그런데 잭은 상관 안 하고 나랑 계속 놀았다. 어느 날 잭이 '이삭아, 나는 내일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 그동안 좋은 친구가 되어 주어서 고마웠어.' 나는 가슴이 터지는 느낌이였다.

다음 날 나는 잭이랑 공항에 갔다. 잭은 출국장 문을 들어 가면서 나한테 '안녕'이라고 왜쳤다. 나는 눈물을 흘리면서 말했다. '안녕---잭---'

이제 나는 다른 학교에 다닌다. 친구도 많고 학교 다니는 게 재미있다. 그런데 아무리 새로운 친구가 생겨도 나는 잭을 절대로 잊어버리지 않을거다.

                   런던한국학교 6학년 권이삭의 `잭`



 
온한글 블로그 기자단 1기 정혜종_영국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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