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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그래피와 손글씨

수채화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공병각의 손글씨

디자이너 공병각씨는 가수 이은미씨와 그 외 유명 가수들의 앨범재킷을 디자인하는 캘리그래퍼로 이름이 알려지신 분인데요, 그의 손글씨를 보면 맑은 수채화 그림을 연상하게 만듭니다. 물을 풀어놓은 듯한 글씨체가 정적으로 다가와 그의 글씨체를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마음을 편안하게 해줍니다.
오늘도 서점에서 책을 고르다 걸음을 멈추고 그의 손글씨 책을 살펴보게 됩니다.

잘 정리된 글씨체는 아니지만 그래서 더 아날로그적입니다. 그의 글씨를 보면 어릴적 몽당연필로 꾹꾹 눌러서 썼던 기억을 불러 일으킵니다. 그런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잘 지내니 한 때 나의 전부였던 사람'의 대부분의 내용은 사랑, 인연 그 내용이 대부분이지만 남들과 같은 내용처럼 보이지 않는 이유는 다른 이들과 구별이 되는 그의 손글씨 때문입니다.
조금더 그의 손글씨를 살펴보면 이야기에 따라 그에 걸맞는 색깔과 모양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을 접하면 어쩐지 나에게 이야기하고 있는 착각이 들 정도로 그의 작품은 독자와의 대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공병각의 손글씨가 소통하는 방법입니다.
라디오를 들으며 연예편지를 쓰고 설레고 어떻게 전할까를 고민했던 그 시절의 추억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느낌이 드는 것은 디지털로 찍혀서 나온 글씨가 아니라 한 사람의 체온이 묻어 있는 손글씨이기 때문이며 역시 그런 이유로 공병각의 글씨를 보며 디지털 시대에서 아날로그적인 감수성을 느끼는 것입니다.

오늘 서점에 들려 손글씨에 대한 추억을 공병각의 손글씨로 채워봅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그 누군가에게 편지를 써봅니다. '풀냄새 향긋한' 그 누군가와 아날로그 감수성을 공유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말이죠.

온한글 블로그 기자단 1기 김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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