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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이 있는 작품

끝나지 않은 이야기, 오치규 개인展,

2010 OH CHI GYU Solo Exhibition,
2010.01.27 - 02. 10


조금 지난 전시이지만, 오치규 개인전에 다녀온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제가 이렇게 좋은 전시를 뒤늦게 알려드리게 되어서  죄송하네요. 이 전시는 삼청동 스페이스 로빈에서 1월 27일부터 2월 10일까지 열렸었는데요, 저도 다녀왔습니다.

이번 전시의 테마는 끝나지 않은 이야기 Unfinished Story였습니다. 작가님은 마음에 담긴 생각과 상상을 절제된 색과 이미지로 표현할 뿐이라 말씀하십니다. 또한 여백의 미도 중요하게 생각하신다고 하십니다. 그 여백은 사람들이 상상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자 작가님이 차마 채우지 못한 이야기를 채우는 공간이라고 하십니다. 작가님의 작품은 그 여백이 채워질 때 비로소 완성된다고 하십니다.

그럼, 전시회에서의 작품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물고기의 꿈 | 788 x 545mm | 종이에 실크스크린 | 2010


작품을 보면 작가님께서는 많은 여백이라 하겼지만, 개인적으로 저는 여백 덕분인지 그려진 그림에 더욱 집중하게 되더라구요. 특히 덩그라니 놓여진 그릇은 더욱 외로워 보이는 듯해도, 오히려 그 외로워 보이는 느낌에 무언가 그림을 더욱 가득채우고 있다는 느낌이였습니다.


전시회에서 정말 운이 좋게, 작가님을 직접 뵙고 작품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림 가득 그려진 수 많은 어항들을 보면 어떤 어항을 비워져 있고, 어떤 어항은 물고기가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항 속에는 물고기가 있어도 딱 한 마리만 있는데요. 어떤 의미인지 직접 작가님께 의도를 들을 수 있어서 더욱 기뻤습니다.

작가님께서는 이 물고기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개인 하나하나 라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마치 어항 속의 한 마리의 물고기처럼 누군가와 소통하고 싶어하지만, 철저히 혼자인 개개인들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먼 그리움들 | 종이에 실크스크린 | 2010


이 빈 의자, 아무도 앉지 않은 이 의자들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작가님께서는 아무도 앉지 않은 빈 의자들은 마치 아낌 없이 주는 나무의 나무와 같다고 하셨습니다. 언제나 누군가 와서 앉아 주길 기다리는 의자. 누군가들이 와서 앉고 쉬고 다시 떠나고, 그리고 또 누군가를 기다리는.
그런 아무 보상을 바라지 않고, 그저 순수하고 무한한 그리움.

개인적으로 캔버스 가득 복잡한 그림들 속에서, 덩그러니 그려진 그림 하나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가 오히려 더 강력해, 마음 속을 더욱 더 가득채우는 듯한 이번 전시의 그림들이 너무 좋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좋았던 전시회를 늦게 소개해드려서 죄송하네요. 그래도 이번 포스팅이 좋은 소개가 되었으면 합니다 : )

온한글 블로그 기자단 1기 이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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