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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새로운 시선

주구장창 산수갑산을 찾아 옥석구분하는 당신에게

주구장창, 산수갑산, 옥석구분.
실생활이나 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단어들입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위의 세 사자성어는 모두 원래 의미와 다르거나 와전된 사자성어 입니다. 오늘은 잘 못 사용하고 있는 사자성어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주야장천(晝夜長川)
주구장창은 주야장천이 와전된 것 입니다. '밤낮으로 쉬지 않고 연달아...'라는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기는 하지만 주야장천이 올바른 표현입니다. 검색해보니 주구장창, 주구장천, 주야장창 등 여러가지 변종(?)들이 있군요. 여러분들도 한번 검색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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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수갑산(三水甲山)

차안서삼수갑산운(次岸曙三水甲山韻)
                                                                      김소월
삼수갑산(三水甲山) 내 왜 왔노 삼수갑산이 어디뇨
오고나니 기험(奇險)타 아하 물도 많고 산첩첩(山疊疊)이라 아하하
내 고향을 도로 가자 내 고향을 내 못 가네
삼수갑산 멀드라 아하 촉도지난(蜀道之難)이 예로구나 아하하
삼수갑산이 어디뇨 내가 오고 내 못 가네
불귀(不歸)로다 내 고향 아하 새가 되면 떠가리라 아하하
님 계신 곳 내 고향을 내 못 가네 내 못 가네
오다 가다 야속타 아하 삼수갑산이 날 가두었네 아하하
내 고향을 가고지고 오호 삼수갑산 날 가두었네
불귀로다 내 몸이야 아하 삼수갑산 못 벗어난다 아하하

시인 김소월 님의 시 차안서삼수갑산운 입니다.
시의 내용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듯 삼수갑산은 그다지 좋은 의미로 사용되는 단어는 아닙니다. 함경도의 지명인 삼수와 갑산은 척박한 환경으로 인해 조선시대 유배지로 유명했던 지역입니다.
삼수갑산은 아주 절박한 상황에 처했음을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맛난것 먹으러 갈 경치 좋은 곳이 아니란 말이죠


옥석구분
옥석구분이란 단어보다는 '옥석을 가리다.'라는 표현을 더 많이 사용하는데요. 뭐 옥석구분(玉石區分)이라고 우기면 할 말 없습니다만 이 단어는 삼경 중 하나인 서경의 한 구절입니다.

火炎崑岡, 玉石俱焚 (화염곤강, 옥석구분)

곤륜산에 불이 붙으면 옥이고 돌이고 할 것 없이 다 불탄다. 즉 좋은 것이나 나쁜 것 할 것 없이 함께 사라진다는 의미로 보통 옥석을 가린다는 의미와는 정 반대의 의미가 되는 것 입니다.
잘못된 의미로 너무 오랫동안 사용되어서 인지 뉴스나 신문조차도 옥석구분을 잘 못 사용하고 있는 경우를 꽤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옥석을 가린다는 의미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사자성어가 아니기 때문에 두개의 단어를 꼭 띄워서 써야 합니다.

그 밖에도 와전되어 잘못 사용되는 사자성어들도 모아 봤습니다. 너무 오랫동안 잘 못 쓰고 있어서인지 원래 단어가 좀 어색하지만 올바른 단어를 사용해야겠죠?

풍지박산(X)  풍비박산(O)
절대절명(X)  절체절명(O)
야밤도주(X)  야반도주(O)

많이 쓰던 단어들이라 '그끄제'만큼이나 어색하네요. :)

온한글 블로그 기자단 2기 강인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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