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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새로운 시선

코믹하면서도 왠지 부러운 중국식 밴드 이름을 살펴보니,,

며칠전 올라온 온한글 기자단 2기 최윤정님의 포스팅 <가수 ‘크라잉 넛’을 한글로 바꾸면 ‘울부짓는 견과류’?> 포스팅을 읽어보셨나요? ‘슈가->설탕’, ‘노브레인->무뇌’, ‘세븐->칠’ 등 코믹스러운
이름이 대부분이었습니다. 

Beastie Boys

Beastie Boys


누구나 한 번쯤 해보셨을거에요. 자신이 좋아하는 뮤지션들의 이름을 번역해 보면 얼마나 코믹하던지...
비틀즈‘딱정벌레들’, 메가데스‘떼죽음’, 드림 시어터‘꿈의 극장’, 비스티 보이스‘짐승남’... 그나마 비스티 보이스는 왠지 ‘짐승돌’과 어감이 비슷해 좀 낫군요. =)

그런데, 온 나라가 통채로 외국 뮤지션들의 이름을 번역해 부르는 나라가 있답니다. 다들 아시겠죠?
바로 중국입니다.
맥도널드 ‘힘든 노동 끝에 얻은 수확’이라는 뜻의 ‘麥當勞’, KFC
‘좋은 닭을 즐긴다’
는 뜻의 ‘肯德基’로 바꿔 있는 나라가 바로 중국이니, 밴드이름 역시 가차를
이용해 표기하는 것은 당연하겠죠? 어디 한 번, 조금씩 맛을 볼까요? 

Nirvana

Nirvana


얼터너티브 시대의 방아쇠를 당기고 자신은 말그대로 활활 타올라 한 줌 재가 되어버린 커트 코베인이 이끌었던 밴드
<Nirvana>
‘열반악대(涅磐樂隊)’ 또는 ‘초탈합창단(超脫合唱團)’이라 부릅니다. 웃기다기보다는 뭔가 장렬하군요. ‘천천히 사라져 버리기 보다는 한꺼번에 타버리는 것이 낫다’던 그의 유서와 묘하게 어울리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작년에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을 일렉트로니카 사운드로 뜨겁게 달궜던 빅비트의 제왕 <Chemical Brothers>는, 그냥 직역을 해버리는군요. ‘화학형제(化學兄弟)’!! 올해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의 첫날 헤드라이너 <Massive Attack> 역시 직역이네요. ‘강렬충격(強烈衝擊)’!!! 강력하군요. 

Metallica

Metallica


그렇다면, 헤비메틀 매니아들의 영원한 형님...
메탈리카는 어떻게 표현할까요?

헤비메틀
자체가 중금속이 내려치는 강렬한 이미지 때문에 생긴 이름인데, 메탈리카는 그 뜻에
아주 충실합니다.
‘금속악대(金屬樂隊)’ ㅎㅎㅎ

맛깔난 랩에 강력한 사운드의 록/랩 넘버 ‘Epic’ 같은 명곡으로, 림프 비즈킷이나 콘의 형님뻘이 되는 <Faith No More>는 중국에서 인기 끌기는 글렀네요. 중국 사람들은 이들에게 믿음이 가지 않을테니까요. ‘신용불량악단(信用不良樂團)’이 뭡니까... 우울하게... Faith No More는 중국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도 이미 신용을 잃었군요. ;-(


참... 이름 하나로 여러 사람 울고 웃는군요. 갑자기 사람들의 지위가 마구 높아지기도 하고요.
<Mr. Big>은 ‘ 대선생악대(大先生樂隊)’
, 이전에 스팅이 이끌던 밴드 <Police>
‘경찰악대(警察樂隊)’라 부릅니다. 

어때요. 좀 재미있으셨나요?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중국인들이 부럽기도 합니다.
물론 법적인 규제도 있다고는 하지만,
그만큼 자기 나라 말을 사랑한다는 또다른 증거가
아닌가 해요.
한글을 사랑하는 우리들도, 조금은 그랬으면 좋겠어요. 
밴드 이름을 짓는다던지, 꼭 음악을 하지 않더라도 말이죠... 모임 이름을 지을 때도 예쁜 한글을
사용해 지으면 좋을 것 같아요
. <브로콜리 너마저> 같은 예쁜 어감의 단어도 좋고
<불나방스타쏘세지클럽>
같은 코믹한 이름도 나름대로 좋고요. 사족이지만, 그런 의미에서
‘온한글’은 참 맘에 드는 이름입니다. =)


온한글 블로그 기자단 2기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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