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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새로운 시선

음식도 한류 바람을 타는 중!

아시아를 넘어 유럽까지, 대중문화의 ‘한류’ 바람이 매우 뜨겁습니다. 처음엔 긴가민가했지만, 연일 뉴스를 통해 보도되는 장면들을 보면서 그 대단한 열기가 사실이었음을 새삼 실감하고 있습니다. 대중문화의 성공에 힘입어, 한국어에 관심을 두는 외국인들도 예전에 비해 많아졌다고 합니다.

더불어, 한국 음식 또한 한류 바람을 타고 있다고 하네요. 한식의 세계화는 이미 중요한 정부 프로젝트로 자리매김 되었고, 사회 각층에서 다각적인 지지를 얻고 있습니다. 우려되는 점이 있다면, 우리나라 음식이 여타 외국 음식들에 비해 다소 자극적인 맛이 특징이란 거죠.

지금까지는 세계화의 가능성을 점쳐보는 시험대가 미국과 일본이 대부분이었고요. 그런데 그 가능성을 대중할 수 없는 유럽에서도 맛의 현지화를 거부한 다수의 한국 음식점들이 성황 중에 있다고 합니다. 오히려 현지인의 입맛에 맞춘 음식의 간 보다, 한국적인 맛으로 만들어 달라고 주문한다니 걱정도 기우였네요.       

건강을 생각하는 ‘웰빙’은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강력한 트랜드로 자리 잡고 있어요. 채식 위주의 담백한 ‘사찰 음식’에 대한 관심도 커져서 ‘음식 한류’의 대열에 한 자리를 차지하는 중입니다. 

이번에는 한국적인 면을 부각해 외국 현지에서 성공한 외식 업체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물론, 각종 언론을 통해 성공 스토리가 주목받은 이들 말고도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임을 묵묵히 알리고 있는 한국 음식점들은 많이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음식의 한류화를 이끄는 그들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싶습니다.


라트리아에 위치한 한국 식당 ‘설악산’

[그림설명] 설악산 식당의 메뉴판. 돼지갈비, 주물럭, 돼지불고기, 소불고기 등의 한국음식이 현지어로 씌어있다.


발트 3국 한가운데 위치한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 구시가지 한구석 작은 골목길에 있는 라트비아 유일의 한국식당 '설악산'. 2000년에 문을 연 이후로 수많은 식당이 문을 여닫은 기간을 견뎌내고 올해 개점 10주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곳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손님들의 눈을 사로잡는 한국풍 내부 장식이랍니다. 식당 전체에는 훈민정음 글귀가 담긴 벽지로 장식되어 있고, 다양한 색의 한지로 만든 등과 초가집 분위기의 주방, 그리고 한복을 입고 고개 숙여 인사하는 현지 종업원들을 보고 나면 다름 아닌 한국에 찾아온 느낌마저 들게 한답니다.

유럽 대부분 한국식당이 현지 거주하는 한국인들의 방문에 크게 의존하고 있지만, 라트비아에 사는 한국교민 자체가 없는 관계로 이 식당은 처음부터 철저하게 현지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하네요.

유럽에 세워진 다른 한국 식당들이 현지인의 입맛에 맞추느라 자칫 밍밍하기 쉬운데, 한국인의 입맛에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매콤한 맛이 특징인 이곳은, 우연히라도 이 식당을 방문한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한국 음식 자체로 성공을 거둔 좋은 예라고 입을 모으곤 한다는군요.

하지만 맵고 강한 맛은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데 장애가 되었답니다. 그래서 최일영 사장은 현지인 부인과 고민 끝에 매운맛의 강도를 현지인들이 부담 없는 수준으로 낮추었고, 그 결과 육식을 좋아하는 라트비아인 취향에 맞는 불고기와 눈으로부터 먹기 시작하는 비빔밥을 중심으로 인기몰이에 나섰다고 합니다.

시간이 지나며 한국의 맛에 중독되다시피 한 단골손님들이 점차 늘어났고, 현재는 개업 당시와 거의 비슷한 수준의 매운맛으로 돌아간 상태라고 합니다. 한국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현지인들도 김치찌개와 육개장, 불고기 등을 서슴없이 주문해서 먹을 정도로 인기가 좋다고 하네요. 게다가 김치만 별도로 사가는 사람도 생겼다고 전합니다.


‘우리 차 한류’의 씨앗 뿌린 올어바웃차

[그림설명 : 올어바웃차 박철민 대표]


라트비아의 ‘설악산’과 달리, 국내에서 내실을 다진 후 미국으로 건너가 한국적인 면을 부각해 성공한 케이스도 있습니다.

미국 중남부 오클라호마주 에드먼드 시내에 있는 카페 ‘올어바웃차(茶).’ 하동 녹차를 기본으로 한 각종 토종 야생차를 주메뉴로 한 우리 차 전문점 [올어바웃차]는 국내 토종 브랜드입니다. 이곳의 한 달 매출은 우리 돈으로 5000만~6000만원. 스타벅스 같은 커피전문점 13개가 나란히 위치한 시내 한복판에서 한국차로 소위 ‘대박’을 냈다는군요.

이들은 전통찻집과는 차별화한 스타일리시한 차와 커피를 내세우는데, 주 메뉴는 야생녹차를 블랜딩한 '월야미인', 가야산 야생뽕잎으로 만든 '상록그린', '미숫가루 라떼' 등 30여 가지의 '코리아스페셜'이랍니다.

실제 에드먼드 점에서는 ‘스위트포테이토 라테’가 아니라 ‘고구마(goguma)라테’로 표기해서 판매한다고 합니다. 유자레몬블렌드, 미숫가루라테 등 다른 메뉴 이름도 한국어 발음을 그대로 영어로 표기해 쓴답니다.

한국어 메뉴에 대해 올어바웃차의 박철민대표는 2009년, 한 재미교포가 보낸 e-메일을 계기로 미국에 진출하게 되었다고 전합니다. 그는 주저 없이 미국으로 갔고, 재미교포와 머리를 맞대며 어떻게 하면 시선을 끌까 고민했답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한국어 메뉴였으며, 이는 “동양적 신비감을 안겨주려는 전략”이 효과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합니다.



▣ 사진 및 자료 출처 :

한국식당이 일본식당을 먹여 살린 비결 - 오마이뉴스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299582
일간스포츠 / http://isplus.joinsmsn.com
중앙일보 / www.joongang.co.kr/ 5월 28일자 경제면
 


온한글 블로그기자단 3기 배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