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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인'에 해당되는 글 9건
2011. 3. 14.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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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18일부터 3월 6일까지 홍대 주차장길에 위치한 인더페이퍼 갤러리에서는 '희망을 쓰는 마음, 사랑으로 쓴 글씨전'이라는 캘리그라피 전시회가 개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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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전시에서는 우리 사회를 대표하는 명사와 연예인 등 100명이 불우 어린이들을 돕기 위해 함께 나선 아주 특별한 전시로서, 공지영, 김훈, 조정래, 도종환, 정호승 등 소설가와 시인은 물론, 김제동, 이효리, 장기하, 2PM, 조승우 등 인기 연예인들도 대거 참여하였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남경필, 이정희, 나경원, 노회찬 등 정치인, 여기에 시골의사 박경철, 국제구호활동가 한비야, 교수 조국, 경제학자 장하준, 연극배우 손숙 등 다채로운 각계의 명사들도 함께 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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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시에서는 2011년을 맞아 ‘희망’이라는 주제로 100인의 명사들이 각자 메시지를 남기면, 이 메시지를 강병인 작가의 글씨로 다시 표현한 캘리그라피 작품들이 선보여졌습니다.

강병인 작가의 훌륭한 솜씨로 한글 본연의 힘과 아름다움이 너무나도 멋들어지게 표현되었으며, 각 명사가 전하고 싶었던 희망의 메시지도 작품을 통해 고스란히 전달받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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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전시작품은 캘리그래퍼 작가인 강병인님의 재능기부로 진행되었으며, 100인의 명사들도 나눔을 실천하는 마음으로 선뜻 메시지를 보내주었고요, 전시장소 역시 공간기부로 마련이 되었다고 합니다. 어쩐지 전시회장에 들어서면서부터 훈훈한 마음이 느껴지더라고요.

전시되었던 작품들에 대한 수익금은 국내외 아동의 정서지원 및 교육, 급식지원 사업에 사용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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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한글을 통해 그 아름이 사람들의 내면까지도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아 마음이 훈훈해지는 날이었습니다.

전시장 내 사진 촬영이 금지라 전시회장의 감동을 기사에 직접 전해 드리진 못하지만, 전시회장에서 받아온 따뜻한 마음을 여러분께 나눠 드리겠습니다.

온한글 블로그 기자단 1기 김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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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4. 6.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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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의 정겨움과 아름다움, 친근함, 순수함 등을 캘리그래피로 담아낸 너무나도 멋진 책이 있어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바로 한국의 대표 캘리그래퍼인 강병인 작가의 '한글자' 손글씨 작품집인 [글꽃 하나 피었네] 입니다.


먼저 작가 "강병인", 그 분은 어떤 분이실까요?

초등학교 때부터 붓을 잡아, 영원히 먹과 함께 살겠다는 굳은 의지로 '영묵'이라는 호를 지은 캘리그래퍼 강병인은 드라마와 책, 광고와 상품.상표 이름 등에서 표정이 있는 글씨, 자연을 담은 글씨들을 선보여왔다. 주요 작품으로는 KBS드라마 [대왕세종] [엄마가 뿔났다], SBS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 "충무로", 진로 참이슬 Fresh, 보해식품 잎새주, 배상면주가 산사춘, 대포, 풀무원, 웅진식품 아침햇살, CJ 산들애, 해찬들 씨앗쌈장, 삼성 하우젠 광고 손글씨, [행복한 이기주의자] [초한지][아름다운 마무리](본문 글씨), [긍정이 걸작을 만든다] [육일약국 갑시다] [김대중 잠언집--배움] 등이 있으며, 숭례문 복원공사 가림막에 쓰인 글씨도 그의 것이다. 자신의 손글씨를 바탕으로 한 한글폰트 봄날체와 상쾌한아침체가 출시되었다. 현재 강병인캘리그래피연구소 술통을 운영하면서 한글 글꼴의 다양성과 아름다움을 찾아내고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강병인 작가님의 캘리그라피 작품을 만나보고 싶으시다면
http://www.sooltong.co.kr


봄, 날, 달, 밤, 뿔, 춤, 꿈, 흙, 똥 등 글꼴의 예술성과 의미의 깊이, 소리와 쓰임의 매력 등을 기준으로 하여, 각자가 선정한 57자의 한글자 하나하나를 다양한 한글 캘리그래피 작품으로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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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 담긴 그의 작품 중 '봄'은 만물이 깨어나는 시작을 의미하는 단어답게 기지개를 피며 활기차게 일어나고자하는 형상을 담아내었습니다. '춤은' 당장이라도 책 속에서 튀어나와 신명나게 춤을 출 것 같은 느낌을 받게 합니다. 한글의 조형적 아름다움이 강병인 작가의 상상력을 만나 책의 각 장마다 글꽃이 하나하나 피어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출판사 책 소개 中에서 발췌

김소월의 [진달래꽃]과 김춘수의 [꽃]은, 그 내용과 의미가 다르듯이, 붓으로 표현되는 글꼴도 달라져야 하는 것이 아닐까? 작가의 캘리그래피 철학은 여기에서 출발하여, 그 뜻을 글꼴에 반영한 한글의 의미적 상형성으로 집약된다. 말과 소리와 문자가 다르지 않다는 한글 창제원리를 손글씨 작품 속에서 되살린 것이다. 쿵, 쾅, 통통, 구불구불이나 봄, 꽃 등에서 느껴지는 소리와 뜻의 연관성을 글꼴까지 적용했을 뿐만 아니라, 한글의 근본사상인 음양오행을 한글의 초성, 중성, 종성으로 구현했다. 예를 들어, ‘꽃’이라는 글자는 초성의 ‘ㄲ’을 나뭇잎과 꽃잎으로, 중성 모음인 ‘ㅗ’는 나무기둥과 나뭇가지로 표현하여 땅 위의 ‘양陽’을 이루고, 종성 ‘ㅊ’은 땅속의 뿌리로 ‘음陰’이 된다.


이러한 작가의 철학을 고스란히 만나볼 수 있는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글자 그 이상의 감동을 느껴보시고 싶으신 분들,
캘리그래피라는 것이 과연 어떤 것이며,
쓰는 이로 하여금 어떤 느낌을 전달하고자 하며,
보는이로 하여금 어떤 감동을 느끼고자 하는 것인지
에 대해 평소 궁금해 하셨던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해 드립니다.

온한글 블로그 기자단 2기 김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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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21. 02:07
벌써 크리스마스가 우리 앞에 있습니다. 크리스마스는 여느 달력의 빨간 날과는 다르게 우리에게 설렘을 줍니다. 거리엔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지기도 하고, 가로수들은 형형색색의 전구 옷을 입습니다. 그리고 소중한 사람들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나 선물로 마음을 전하기도 합니다. 생각만해도 즐거워지는 크리스마스 풍경에서 한글을 찾아보았습니다.

(원문출처:강병인 블로그 http://blog.naver.com/howprint/120096041635)

처음 소개 해드리는 크리스마스 카드는 캘리그래퍼로 유명하신 강병인 선생님께서 만드신 크리스마스 카드입니다. 크리스마스 트리 모양으로 그 안을 캘리그래피를 이용해 카드 내용을 적으셨네요. 대부분은 카드 속 그림과 글의 내용이 따로따로 생각하기 쉬운데, 이를 하나로 디자인되어 더 특이하고 캘리그래피의 특성이 더 잘 살아난 것 같습니다.

(출처: 아넬리스 블로그 http://blog.naver.com/appelboem )

두번째로 소개해드릴 크리스마스 카드는 이번 2009 네이버후드 어워드 블로그 부분 수상자 아넬리스님이 직접 손글씨를 이용해 만든 크리스마스카드입니다. 아넬리스님의 손글씨는 세련되면서도 정감가는 글씨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크리스마스 카드의 빨간색과 함께 어울리니 더 멋있어 보입니다.

(출처: 현대백화점 http://www.ehyundai.com)

지금 현대백화점에서는 이번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20명의 디자이너들의 오너먼트들을 전시해놓았는데요, 그 중에 유독 이상봉 디자이너의 오너먼트가 눈에 들어옵니다. 이상봉 디자이너 하면 딱 떠오르는 그 이미지를 오너먼트에 그대로 옮겨놓으신 것이 참 신기합니다. 여기에 쓰여진 한글은 마치 눈이 쌓여 있는 모습 같지 않나요?
여기에 쓰여진 글은 시인 고은님의 '함박눈'의 시구를 적어놓은 것이라고 합니다.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크리스마스 카드를 고르는 신중함도 즐거움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대부분의 카드에서 한글을 찾아보기 매우 어려워 안타까웠습니다. 위에 소개해드린 것들처럼 캘리그래피나 손글씨를 이용하여 만든 카드도 매우 예쁘고 아름답습니다. 꼭 외국에서 시작되었기 때문에 영어로만 쓰여지기 보다, 특별한 날은 맞이하여 주위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은 한글 카드도 멋질 것 같습니다. 내년에는 더 많은 한글 크리스마스 카드를 볼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개인적인 소망입니다. 마지막으로 모두가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이기를 빌어봅니다.


온한글 블로그 기자단 1기 이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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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5. 22. 10:57

おばんきですか~ !!! 오갱끼데스까~!!!

갑자기 일본어로 인사해서 놀라셨나요?
일본으로 떠나는 캘리그래피 여행을 대비해 조금 연습해봤습니다. ^ ^

(주)윤디자인연구소에서는 2007년 제1회 일본 캘리그래피 여행을 진행했었는데요.
당시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더 알차고 볼거리 풍성한 스케줄을 마련, 2009년 '일본 캘리그래피 여행'을 준비했습니다.

일본의 캘리그래피 현황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오직 (주)윤디자인연구소와 함께 갈 수 있는 캘리그라피 여행~

어디로 가냐구요? 바로 일본의 중심! 도쿄 도쿄 도쿄!!!

대한민국 대표 캘리그라퍼인 강병인(캘리그래피연구소 '술통' 대표),
이상현(캘리그래피 '심화' 대표) 등 전문가와 함께 일본의 캘리그래피 문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 최고의 서예가이자 캘리그래퍼인 '히라노 소겐' 선생의 강의와 시연을,
바로 눈앞에서 듣고, 보고, 느낄 수 있습니다!!!
여기에 대동문화대학 일본 전통서예 수업 참관까지 준비했다고 하네요.

그밖에도 제16회 도쿄 북페어 전시 관람 등 다양한 전시와 도시 공공디자인을 통해
일본 문화를 풍성하게 느낄 수 있도록 세심하게 짜여져 있습니다.

아! 그리고~~
강병인 선생님과 이상현 선생님이 공동으로 제작한 멋진 티셔츠도 제공한다는군요.  


 

일자 : 2009.7.9 (목) ~ 2009.7.12 (일) 3박4일

장소 : 일본 도쿄

모집인원 : 40명(선착순 마감)

참 가 비  : 1,485,000(2007년 참가자는 5% DC)

인 솔 자  : 강병인(캘리그래퍼, 캘리그래피연구소 술통 대표),  
                이상현( 캘리그래피 심화 대표), 오민준(백석대 강사)
                박윤정(윤디자인연구소 디자인총괄이사)

강     사
: 히라노 소겐(서예가, 캘리그라퍼)
                다나카 세쯔잔(일본 전통 서예가, 대동문화대학 교수)
                다카기 아쯔히토(일본 가나 서예가, 대동문화대학 교수)

문      의
: 윤디자인연구소 담당자 최수란(070-8277-7025), 이현주(070-8277-7026)

결제관련 : 하혜민 (070-8277-7000)
 
 일본 도쿄 캘리그래피 여행 자세히 보러가기 -> 요기를 클릭해 주세요.




 
 ⓒ 윤디자인연구소 온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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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5. 15. 13:12

캘리그래피에 관심 있는 분들이
좋아할만한 전시회가 있어 소개해드립니다. 

캘리그래퍼로 유명한 강병인 캘리그래피연구소 <술통>과
캘라그라피그룹 <글숲>이 주최하는 캘리그래피 전시회!!!

전시회 하나만으로도 우리 글의 아름다움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이며,
'손글씨'라는 아날로그식의 서예로 멋을 낸 캘리그래피를 맛볼 수 있습니다. 

홍대 복합문화공간 'Myth Hong' 카페에서 5월 21일까지 전시하는
매력 넘치는 글숲의 첫번째 이야기
,
궁금하지 않나요??



 


 ⓒ 윤디자인연구소 온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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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3. 12. 10:00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폰트 '봄날'~
어떻게 제작되었는지,, 알고 쓰시는 분들은 얼마 안 계시죠??
그럼,, 온한글이 정확하고 쉽게 봄날체의 탄생에 대해서 알려드릴께요 ^ ^
'봄날'은 캘리그라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강병인 님의 손글씨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봄날'은 크게 보자면 두 가지의 기획의도를 가지고 제작되는데요.
하나는, 손글씨 폰트이면서 최대한 디지털의 느낌을 감추고,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살아있는 필력 있는 서체를 개발 하려는 의도였으며
또 하나는, 캘리그라피에 대한 관심이 사회적으로 높아짐에 따라, 디자이너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전문 캘리그라퍼의 손글씨를 쉽게 사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의도였습니다.

이러한 의도를 가지고 작업된 여러가지 시안들 중
펜글씨 느낌의 광고 카피로 활용하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된 a-3 시안으로 결정하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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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안 예시>

2,350자 거의 대부분의 자필 샘플을 받아서, 각가의 낱자소들의 특징 분석을 통하여 다양하게 변화하는 형태들을 나누었구요.

그 다음 모임꼴의 형태에 따른 크기, 높이 등을 잡아서 2,350자 한글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최대한 원도에 가깝게 그리고, 자소들의 다양한 형태를 표현하는데 중점을 두고 작업해 나갔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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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도 일부>


그러나, 원도의 경우에 세로 모임꼴의 자폭이 가로모임 꼴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매우 좁아서,
고정폭으로 작업될 경우 원도의 느낌을 살리기가 힘든 문제점이 생기게 됩니다.

이에따라 모임꼴별로 자폭을 달리 하는 가변폭 한글로 제작하기로 결정했으나, 가변폭으로만 제작될 경우 고정폭만을 지원하는 어플리케이션에서 폰트를 활용함에 있어 문제가 또 생기게 되죠.

그래서 세로모임꼴의 너비가 보정된 고정폭과 가변폭의 두 가지 스타일로 제작하기로 총정리가 되었습니다.

강병인 님의 손글씨의 특징은 글자가 어미로 올 때와 단어 처음이나 중간에 올 때 그 형태가 달라질 수 있어서 그 점을 해결하기 위해 Feature 기능 활용했어요.

어미로 올 때 그 형태가 변화하여 쓰일 수 있는 140여 자를 다양한 형태로 제작하여, 아래와 같이 사용자로 하여금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 것이죠.

<일러스트레이터에서 Feature 기능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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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기능 활용 예>



애초에 봄날은 손글씨의 자연스러운 형태를 최대한 살리기 위하여 공감 입력기를 통해 입력할 수 있는 형태로 제작하려 하였습니다.

그런데, 입력기를 통해서 작업해야 하는 등의 사용자의 편의성이 떨어지고 여러가지 굵기와 크기의 서체를 한꺼번에 구매하여 사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는 등의 문제가 크다는 판단 하에,
한글에 가변폭을 적용하고 Feature 기능을 활용한 다양한 어미의 형태를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절충하여 작업하게 되었죠.

그리하여 탄생한 봄날!!!

봄날체의 특징은 획과 자소 모양 등의 변화가 다양하고 가로획과 세로획의 굵기 차이를 통해 속도감과 힘있는 필력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며,
특히, 국내 최초의 Feature 기능의 적용으로 어미 글자의 다양한 형태의 적용이 가능해졌다는 점은 봄날체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로 꼽을수 있어요.

이러한 특징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맞물림으로써,
디지털화된 폰트임에도 불구하고 싱그럽고 생동감 넘치는 봄날의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서체로 자리잡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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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서체 적용 예>


이렇게 여러 과정을 거쳐 탄생한 봄날체...
어떻게 제작되었는지 알고나니 더 이뻐보이지 않나요???
봄날체 앞으로도 많이 사랑해주세요 ^ ^

------------------------------------------------------------------------------------------

서체명 : 봄날(Bomnal)
서체굵기 : Light / Medium (고정,가변)
제작기간 : 2007.01~2007.06
제작의도 : 제목용 서체,광고카피,북커버,잡지등..
적정자간_0pt/ 적정행간_180% /최소사용크기_6pt
Design : (주)윤디자인연구소

**이 포스트는 윤디자인연구소 홈페이지에 게재된 '봄날 제작 후기'를 재정리하였습니다.


 ⓒ 윤디자인연구소 온한글

 

BlogIcon 미도리 | 2009.03.12 19:2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 봄날체로 블로그 타이틀 사용했는데 부러워하는 사람이 많더라구요.
이런 제작기를 보니 더 애착이 가는군요...앞으로도 이쁜 폰트 많이 만들어주세요~
BlogIcon 온한글 | 2009.03.13 09:20 신고 | PERMALINK | EDIT/DEL
안녕하세요. 미도리님.
역시~ 미도리님 블로그 방문해보니,,
상큼하고 좋던데요. ^ ^
앞으로도 좋은 소식 많이 전해드리겠습니다~
BlogIcon 그린데이 | 2009.03.12 19:45 | PERMALINK | EDIT/DEL | REPLY
와.. 최근 오픈한 저희 회사 블로그(blog.lge.com) 콘텐츠 여기저기에도 봄날체가 있는데요^^
밋밋한 콘텐츠에 '자유'를 불어넣는 멋진 폰트인 것 같습니다. 요즘 봄날체 인기가 많은 것 같아요~
BlogIcon 온한글 | 2009.03.13 09:23 신고 | PERMALINK | EDIT/DEL
안녕하세요. 그린데이님.
그린데이님 회사 블로그 멋지던데요~~
봄날체도 멋지게 잘 쓰셨고, ^ ^
계속해서 좋은 정보 공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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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2. 25.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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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벌의 폰트를 만드는 효과적인 프로세스
 사용자 환경과 제작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폰트를 만들어내는 프로세스도 진화하고 발전되어 왔다.
작업 초반의 과정은 완성형이나 조합형 모두 대동소이하지만, 어느 정도 진행되면 다른 과정을 밟게 된다.
여기에서는 완성형을 기준으로 한 벌의 멋진 폰트를 만드는 제작과정에 대해 이야기하기로 한다.


1.정확한 컨셉을 잡아야 한다.
 사용자 환경의 변화에 따라 방송자막이나 인터넷 등의 디지털 매체, 잡지 광고나 소설책 표지와 같은 출판인쇄물, 간판이나 도로 표지판과 같은 옥외물 등 폰트가 쓰이는 매체의 범위가 점점 넓어지는 추세이다. 
 그 중에서도 방송자막이나 게임용으로 활용되는 서체라면 출판인쇄용과는 다른 매체의 질감이나 환경을 고려해 디자인해야 하고, 본문용이나 제목용 중 더 많이 쓰이는 폰트의 크기에 맞추어 디자인도 달라져야 한다. 최근에는 같은 웹 폰트도 네비게이션용으로 쓰이는 것과 블로그나 미니홈피에서 쓰이는 것, 혹은 사용자의 연령층에 따라 컨셉부터 다르게 접근해 개발하는 사례들을 흔히 접할 수 있다.
 

2.자료조사를 꼼꼼히 한다.
 정해진 컨셉에 따라 그 글자의 분위기에 맞는 기존의 폰트나 로고타입 혹은 외국 자료(영문)들을 종합적으로 수집한다. 초보 디자이너들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암담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자료조사는 기존 서체와 어떻게 차별화 해 자신만의 독특한 폰트를 만들 것인가에 대한 전제조건이기도 하다.


3.최소한의 단어로 폰트의 표정을 만든다.
 5자~10자 정도의 특정한 글자를 로고타입처럼 레터링하는데, 전체적인 분위기를 고려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해본다. 이때 중복되는 글자가 없이 대표적인 자음과 모음이 골고루 들어가고 표현하기 어려운 곡선이 적절히 섞이면 좋다. 특히 ㅇ꼴의 경우 사용의 빈도수가 높아 전체 문장에서의 느낌을 좌우하므로 꼭 포함시키는 것이 좋다.
 글자의 표정 또한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데, 우선 구조적으로 네모틀로 할 것인지, 탈네모틀로 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그리고 탈네모틀이라면 기준선을 어디에 둘 것인지, 무게중심은 어디에 둘 것인지, 세리프를 넣을 것인지, 텍스츄어를 가미할 것인지 등등의 다양한 표현방법으로 서체의 성격을 만들게 되는 것이다.
 폰트의 표정은 디자이너의 얼굴이다. 디자인 의도나 디자이너의 개성이 드러나는 부분으로 ‘자기다움’을 글꼴로 잘 표현하는 것이 좋은 디자인이 아닐까 싶다.
 

4.20~30자의 문장을 구성한다.
 같은 자음이나 모음은 카피해 활용하면서 추가적으로 필요한 것들은 변형과 응용을 통해 변화를 시도하고 가능성을 탐구한다. 이때 그 서체의 첫 느낌과 장점들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글자를 이루는 요소와 여백, 공간들 간의 강약이나 분배를 얼마나 짜임새 있게 하느냐에 따라 매력적인 서체가 될 수도 있고, 무미건조한 서체가 될 수도 있다. 글자의 구조도 정확히 판단해서 진행한다. 문장을 만들어 보면 그 서체의 성공여부가 어느 정도 판가름난다고 볼 수 있다.


5.대표되는 글자를 중심으로 파생작업을 한다.
 문장작업이 완료되면 거기에 없는 글자들을 좀 더 만들어 본다. 이왕이면 요소가 많고 구조가 복잡한 글자들을 미리 만들어 보는 것이 좋다.
 ‘뺄’, ‘를’, ‘꽐’, ‘홀’ 등과 같은 복잡한 글자나 종성이 ㅎ으로 끝나는 ‘뭏’등을 작업하다 보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난관에 부딪힐 수도 있고, 처음에 작업했던 자모음을 수정해야 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곡선 중에서도 ㅅ꼴의 경우, 초성에 쓰일 때와 종성에 쓰일 때 각각 어떻게 처리할 지도 고민해 봐야 한다.
 완성형 낱자들을 한자 한자 작업하다 보면 자음이나 모음의 모양을 약간씩 변형하지 않으면 시각적으로 불안정한 글자인 것도 있다. 특히 다양한 모양의 자음꼴에서 이런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데, 일정한 자폭을 유지하면서 굵기와 크기를 조화롭게 하는 작업은 고도의 집중력과 섬세한 감각이 요구되는 일이다.


6.전체 글자를 만들어 간다.
 이렇게 파생작업을 꼼꼼히 하고 나면 전체 KS5601에 맞추어 2,350자 작업을 해야 한다. ‘가’부터 ‘힝’ 까지의 사이에 비어 있는 글자를 통일감 있게 만들어 가는데, 숙련된 디자이너라 하더라도 한 달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 일이므로 계획적으로 일정을 잡아 차근 차근 해나가는 것이 좋다.
 폰트 디자이너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로 꼽히는 끈기와 인내심이 가장 발휘되어야 할 부분이다.
 

7.다양한 문장을 테스트한다.
 전체 글자들이 만들어지면 TTF(트루타입 폰트)를 만들어 어플리케이션(쿽 또는 워드 등)에서 다양한 문장으로 출력해본다. 이 과정을 통해 미처 생각지 못했던 어색한 글자 배열이나 글자들의 크기와 굵기의 일정성 등을 확인해볼 수 있다.
 혹은 세리프, 맺음, 꺾임 등의 형태 표현의 규칙들이 시각적으로 질서를 유지하면서 낱글자들과 단어끼리 서로 어울리는지, 각 글자들의 속 공간과 바깥 공간의 배분은 적절한지, 글자 사이, 낱말 사이, 글줄 사이 등은 고른 체계를 유지하고 있는지,글줄의 흐름은 매끄럽게 유지되고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수정, 보완 작업을 하게 된다. 이러한 디테일 수정을 얼마나 꼼꼼하게 했는지의 여부에 따라 서체의 퀄리티가 좌우된다.


8.한글과 어울리는 영자, 숫자 등을 디자인한다.
 쓰이는 영자와 숫자의 디자인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이다. 비슷한 영문을 찾아 참고할 수도 있지만, 한글 디자인에 맞추어 순수하게 창작하는 경우도 많다.
 최근에 제작된 사춘기, 러브레터, 쿨재즈 같은 폰트들이 그러한 경우들이다. 영문 작업과 함께 부호나 특수문자도 작업한다.


9.한 벌의 폰트를 조판 테스트한다.
 한 벌의 폰트를 놓고 자간이나 행간 등을 세심하게 검수하고 수정한다. 본문용 작업의 경우에는 작은 사이즈에서도 뭉침 없이 일정한 굵기를 유지해야 되고, 미세한 세리프들이 구현되어야 하므로 필름으로 출력해서 테스트하기도 한다.



'봄날'을 통해 본 폰트의 제작과정
 봄의 활력과 싱그러움을 느끼게 하는 ‘봄날’은 기존 시장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감각과 형식으로 디자인된 서체로, 캘리그래피에 대한 시대적 요구에 발맞추기 위한 신선한 손글씨 서체의 개발이 시급했던 윤디자인연구소와 때마침 자신의 캘리그래피를 폰트화하고 싶은 강병인 선생의 만남으로 그 탄생이 이루어지게 된다.
 그 배경에는 ‘손글씨를 폰트화함으로써 디지털 느낌을 최대한 감추고 아날로그적인 감성과 필력이 살아 있는 서체를 개발한다’는 것과, ‘디자이너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전문 캘리그래퍼의 손글씨를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등 두 가지의 의도가 있었다.


 1.컨셉의 설정
 강병인 선생이 제시한 컨셉은 ‘광고의 카피로 쓰일 수 있는 자연스러운 손글씨’ ‘ 자소의 느낌을 다양하게 하여 디지털이 가진 느낌을 최대한 없앤 폰트’ ‘인위적이지 않은 가는 펜글씨 느낌의 서체’ 등이었다.
 여기에 몇 가지 선생 특유의 서법, 가령 ‘어미를 길게 늘여 쓰는 특징과 세로모임꼴 글자의 자폭이 가로모임꼴에 비하여 많이 좁은 편인 특징, 같은 글자라도 어디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달리 표현하는 서법’ 등이 고려되어야 했다.


 2.시안의 마련과 낱자소의 전개
 다양한 굵기와 스타일의 여러 시안에 대한 회의를 거치는 과정을 통해 필력을 살리면서도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a-3안을 결정하게 되었다. a-3안에 근거한 자필 샘플을 바탕으로 낱자소들의 특징을 분석하면서 다양하게 변화하는 형태들을 나누고, 모임꼴의 형태에 따른 크기, 높이 등을 잡아서 2,350자를 구성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작업에 있어서는 최대한 원도에 가깝게 그리면서 자소들의 다양한 형태를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그런데 1차 작업을 완료한 뒤에 보니 어딘지 모르게 시원스럽지 못한 느낌이 있었다. 내부적인 회의를 통해 가로획을 더 가늘게 조정함으로써 속도감을 주는 방향으로 수정하기로 했다. 그 결과 필력과 속도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3.조형성과 사용자의 편의성 도모
 좀 더 세부적으로는 글자들의 꼴별로 높이차를 두어 시각의 흐름에 변화를 주었고, 획의 굵기에 차이를 주어 속도감과 긴장감을 이끌어냈다. 또한 글자의 무게중심을 약간 상단에 정렬시킴으로써 균형감과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강병인 선생 글씨의 특징을 잘 살리기 위해서는 글자가 단어의 마지막에 오느냐 단어의 처음이나 중간에 오느냐에 따라 그 형태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했는데, 폰트는 어떠한 글자가 어떻게 조합되어 쓰일지 알 수 없기에 다양한 경우의 수를 감안해야 한다. 때문에 단어의 어미형 글자들을 어떻게 구현할지에 대한 회의가 기술개발부와 함께 이루어졌다.

 처음에는 공감입력기를 통해 입력할 수 있는 형태로 제작하려 하였다. 크기별 굵기별로 따로 서체를 제작하여 공감입력기를 활용하면 두께와 크기가 다른 서체를 한 문장에서 조합하여 문장의 특성에 맞게 강약을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입력기를 통해서 작업해야 한다는 점에서 사용자의 편의성이 떨어지고, 여러 가지 굵기와 크기의 서체를 한꺼번에 구매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등의 문제점이 지적되었다.



 


4.가변폭의 적용과 Feature 기능의 활용
 회의를 거듭한 끝에 Feature 기능을 이용해 다양한 어미의 형태를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절충하여 작업하게 되었다. 피처 기능은 어미로 올 때 변화될 수 있는 140여 자를 다양한 형태로 제작, 아래와 같이 사용자로 하여금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원도의 경우 세로모임꼴의 자폭이 가로모임꼴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좁아서 고정폭으로 작업될 경우 원도의 느낌을 살리기 힘들었다. 그래서 모임꼴별로 자폭을 달리하는 가변폭 한글로 제작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러나 가변폭으로만 제작될 경우 고정폭만 지원하는 어플리케이션에서의 활용이 문제가 될 일이었다. 결국 하는 수 없이 세로모임꼴의 너비가 고정된 고정폭과 가변폭의 두 가지 스타일로 제작해야 했다.




 5.다양한 형태의 어미 글자를 가진 서체의 탄생
 이렇게 해서 필력이 느껴지는 자연스러운 펜글씨를 광고 카피용 폰트로 디지털화 시키는 작업이 마무리 되었다. 그 이전에 손글씨체 폰트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획과 자소의 변화가 다양한 ‘봄날’은, 특히 가로모임꼴 글자와 세로모임꼴 글자의 자폭이 확연히 다르고 어미 글자를 선택적으로 다양한 형태를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다 자연스럽고 짜임새 있는 손글씨체의 표현을 가능하게 했다.
 디지털화된 폰트임에도 불구하고 그야말로 싱그럽고 생동감 넘치는 봄날의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서체로 태어나게 된 것이다.



 ⓒ 윤디자인연구소 온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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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2. 19.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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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붓글씨라고 하면 흔히 서예를 연상할 것이다. 전통예술의 한 가지로서 진부하게만 여겨져 왔던 그 서예가 디자인에 접목되면서 캘리그래피(Calligraphy) 라는 이름으로 요즘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전통예술로만 알려져 왔던 서예가 본래의 생명력과 원동력으로 현대디자인이라는 커다란 울타리 속에서 다시 태어나 새 영역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1.캘리그래피의 개념

 
 캘리그래피(Calligraphy)란 의미전달 수단인 문자의 형태에 순수한 조형미를 더한 것이다. 그 어원을 살펴보면, 원래 아름다운 서체란 뜻을 지닌 그리스어 ‘Kalligraphia’에서 비롯된 것으로, 그리스어로 아름답다는 뜻을 가진   kallos와 필적을 의미하는 graphy의 합성어이다.
 인쇄술이 발명되기 전 모든 글자를 직접 손으로 썼던 시대의 유산이며, 보다 아름답게 쓰고 읽기 위해 전개된 글자예술의 영역으로 이해할 수 있다. 즉 기계적인 표현이 아니라 모필로 쓰거나 손으로 쓴 감성과 표정이 담긴 글씨로, 붓 또는 펜 등 기타 도구에 의해 장식화 된 것을 캘리그래피라고 말한다. 따라서 컴퓨터를 이용해 기호나 상징을 그려내는 레터링과 달리 캘리그래피는 직접 손으로 쓰는 모든 글자의 디자인 작업을 포괄한다. 
 
 이를 우리 서체문화 속에서 보면 한자의 행서, 초서와 같은 흘림의 정도에 따른 필체들을 모두 포함하는 것은 물론, 고전적 서풍에서부터 창작, 전위적 서풍까지도 포함하는 광범위한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서양에서의 캘리그래피와 동양에서의 캘리그래피에는 개념적으로 다소 차이가 있는데, 동양의 경우  우리만 보더라도 서예를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한국 서단에서도 현재 ‘캘리그래피’라는 단어로 서예를 대변하기도 한다. 

 하지만 ‘서예’의 정신적인 면까지는 표현하지 못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디자인 시장에서의 캘리그래피는 연필, 펜, 크레파스 등 무수히 많은 도구를 이용한 모든 글씨를 포괄하는 점도 다르지만, 서예가들이 획을 그으며 자신과의 싸움을 하고 있다면 디자인계의 캘리그래퍼는 대상의 이미지를 대변해주는 작업을 한다는 점에서 그 목적도 다르다는 것이다. 나를 중시할 것인가? 아니면 대상의 요구에 충실할 것인가? 붓을 잡고 있는 캘리그래퍼라면 누구나 이런 고민을 한 번 쯤은 해보았을 것이다.

  이를 우리 서체문화 속에서 보면 한자의 행서, 초서와 같은 흘림의 정도에 따른 필체들을 모두 포함하는 것은 물론, 고전적 서풍에서부터 창작, 전위적 서풍까지도 포함하는 광범위한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서양에서의 캘리그래피와 동양에서의 캘리그래피에는 개념적으로 다소 차이가 있는데, 동양의 경우 그 해답은 ‘서예’에서 쓰는 지필묵(종이, 붓, 먹)의 독특한 질감에 ‘디자인’ 영역의 감성적 시각과 마케팅을 더하고, 여기에 모필의 탄력과 강약, 속도감 등으로 글씨의 표정을 끌어내 한국적 디자인을 구현하겠다는 지표를 가짐으로써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디자인 표현의 한계성을 극복하는 데 캘리그래피가 새로운 역할을 하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만의 독보적 문자인 한글 캘리그래피의 가능성을 가늠해 보며, 디지로그 시대에 발맞추어 고전미와 현대미가 어우러진 한국적 캘리그래피의 지표를 마련해볼 일이다.
         

2.한국 캘리그래피의 특수성과 양상  


2-1. 한글에 내재된 기호학적 의미와 리듬감
 

 표현성과 우연성이 중시되는 캘리그래피(Calligraphy)는 우리 일상 속에서 쉽게 발견된다. 건네는 명함 한 장, 책표지, 대형 건물 외벽에 설치된 홍보물, 버스나 택시에 부착된 광고, 영화포스터, 앨범재킷 등 다양한 곳에서 아름다운 서체의 향연이 펼쳐짐을 볼 수 있다.
 그러한 것들을 보면서도 흔히 서예를 연상하곤 하는데, 물론 완전히 틀린 해석은 아니지만 분명히 언젠가부터 진부하게만 여겨왔던 그 서예는 아닐 것이다. 디자인적인 접근으로 훨씬 세련되어지면서 그 속에 담겨진 생명력과 원동력에 힘입어 조형예술의 한 분야로서 새롭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캘리그래피는 이제 ‘아름다운 서체’라는 단순한 의미를 넘어 아름답게 쓰이는 방향으로 진보하고 있다. 그렇다면 모필(毛筆) 또는 다양한 도구를 이용해 손으로 쓰는 글씨, 즉 문자를 조형적으로 만들어내는 행위에 우리의 문화와 정서를 함께 담아낼 수는 없을까? 이는 서체예술이 존재하는 이유이자 스스로 끊임없이 자문해야 하는 과제일 것이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한글은 다른 문자와는 달리 자음과 모음이 조합
  되어 하나의 글자를 이루고 있다. 천지인 삼재(三才,ㅡ l)와 자음 다섯
  자 (ㄱ ㄴ ㅁ ㅅ ㅇ)를 이용해 24개의 자모를 만들어내는 한글은 음양
  오행의 철학이 담긴 단순한 기호들로 600여 년 전에 이미 디지털화의
  초석을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글의 생김새를 보면 구성 자체가 과학적이며 조형적이어서 디자인적으로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렇게 우수한 한글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데 있어 ‘모필’은 그리 만만한
  도구가 아니다. 하지만 누르면 획의 굵기가 굵어지고, 들면 얇아지고,
  획을 빨리 그으면 거친 질감으로 속도감이 생기고, 천천히 그으면 먹물이 많아 촉촉하고 포근해진다. 이러한 특성들은 글꼴에서 감성을 표현할 수 있는 요소들로 작용한다.
   한글에서의 종성 부분, 즉 받침은 많은 조형적 변화를 만들어낸다.
  받침이 있는 글자는 그 받침을 더욱 강조함으로써 문장에 리듬을 줄 수
  있다. 이것이 손글씨에서 보이는 가장 큰 매력이 아닌가 싶다. 여기에
  필기도구를 펜이 아닌 모필, 즉 붓을 이용한다면 앞에서 서술한 바와
  같이 강약을 통한 감성적인 표정을 만들 수 있다. 이런 것들이 캘리그래
  피에서 살려야 할 전통서예의 장점이 아닌가 싶다.




2-2. 영화와 음반의 타이틀부터 북커버 디자인까지 

  2000년도 초반 한국 영화 시장엔 ‘이름 모를 서체가 충무로를 떠돈다.’라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컴퓨터 활자체만 쓰던 기존 스타일과는 다른, 손으로 쓰인 타이틀 로고가 선보여졌기 때문이었다. 감성이 살아있는 캘리그래피가 등장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는 그저 제목을 위한 제목 글자체가 아니라 영화의 이미지와 내용까지 대변해주는 로고타이틀로 부각되기에 이르렀다.
 이후 많은 한국 영화들에서 로고타이틀이 캘리그래피로 제작된 사례가 늘게 되었고, 보다 감성적 로고를 표현하기 위해 많은 캘리그래퍼들이 즐거운 고민을 하게 되었다. 음반 시장에도 캘리그래피 바람이 불어 이제는 음반 재킷에서 손글씨 타이틀을 보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을 정도다.
 
 그런데 영화든 음반이든 제대로 된 로고타이틀이 나오려면 그 작품에 대한 깊은 이해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품과 관련된 직접적 혹은 간접적으로라도 경험을 해보아야 한다. 머릿속으로만 그리는 이미지나 손끝의 기술에만 의지해서는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없다.
 영화「타짜」의 로고를 제작할 당시 패를 바닥에 던지듯 거칠고 자신감 있는 필체를 구사했던 것도 나름대로는 경험을 통해 힌트를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도박하는 곳을 직접 찾아가지는 못했지만 직원들과 함께 화투판을 벌이면서까지 타짜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해보려고 매달리다 보니 몇 시간이 지나서야 들어온 결정적인 한 패가 얼마나 통쾌한 것인지를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음반 작업을 할 때도 미리 데모 테이프를 몇 번이고 반복해서 들으면서 그 가수의 캐릭터와 새 음반에서 선보일 타이틀곡의 느낌, 성향 등을 분석하는 노력이 전제되어야만 클라이언트와 소비자 모두를 설득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북 커버 디자인은 책의 내용과 독자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교량역할을 한다. 이때 제목에 캘리그래피를 쓰면 사용하는 도구와 재료, 그리고 쓰는 이의 역량에 따라 무궁무진한 형태로 표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낱말의 의미나 스토리를 전달하는 데 매우 강력한 디자인 소재가 된다. 이러한 조형적 기능적인 특징 때문에 국내 북 커버 디자인에서 캘리그래피가 선호되고 있는 추세이다.





손으로 쓰는 제목이 베스트셀러를 만든다.
 
 출판계에 내려오는 불문율 가운데 "제목이 80"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제목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올해 들어 한 항목이 추가됐다. "이젠 캘리그래피"이다.
 캘리그래피(Calligraphy)란 '미(美·calli)+ 서법(書法·graphy)'으로 활자 이외의 서체 또는 손으로 그린 그림문자를 뜻한다. 즉 제목을 기존의 활자체가 아닌 손으로 직접 쓴 글씨로 장식해야 잘 팔린다는 얘기다. 지금까지는 주로 영화 포스터, 광고 디자인, 음반이나 과자류 포장 디자 인에 주로 쓰여왔으나 이제 책 표지에도 당당히 등장한 것이다.

 실제 이달 중순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종합 100위권 가운데 16권이 캘리그래피로 표지를 장식한 책이다. 소설 분야로 국한시키면 베스트 10권 중 3권이 이 경우에 해당하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 소설 분야에서 단 한 권도 없었던 것과는 크게 대비되는 현상이다.
 인문·교양서적을 주로 출간하고 있는 '웅진지식하우스'의 경우 2006년 상반기 이후 출간한 60여 종의 책 가운데 표지에 캘리그래피를 사용한 비율이 무려 70%에 이른다. 외국 소설에 주력하고 있는 '열린책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 출판사 디자이너 김민정씨는 "작년 한 해 출간(개정판 포함)한 80여 종 중 40%가 캘리그래피를 사용했으며, 나머지 60%도 손으로 쓴 느낌이 나게 활자를 변형한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전에는 주로 한자(漢子) 제목이나 무거운 주제의 책에 캘리그래피를 사용한 반면, 요즘에는 소설이나 에세이류에 집중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이소영 열린책들 편집장은 "독자가 제목의 모양을 통해 소설 내용이나 느낌을 전달 받을 수 있게끔 캘리그래피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서점에 수북이 쌓인 '고만고만한' 책들을 비집고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서, 그리고 요즘 독자들이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는 책 디자인을 선호한다는 점도 캘리그래피 유행의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웅진지식하우스의 이영미 차장은 "박완서 소설 '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를 작년 5월 재출간하면서 제목을 단순 활자에서 캘리그래피로 바꾼 뒤 젊은 독자층을 많이 흡수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 책과 비슷한 시기에 출간된 '행복한 이기주의자' (21세이북스)는 그림이나 사진 장식 없이 캘리그래피로만 표지를 꾸며 단숨에 베스트셀러에 진입시킴으로써 캘리그래피 붐에 불을 지폈다.

 현재 출판계에서 캘리그래피를 전문적으로 맡는 작가는 20명 선이다. 그 중에서도 시작 디자이너 출신의 강병인('행복한 이기주의자'), 영화 '복수는 나의 것'등 포스터에서 이름을 날린 김종건('봉순이 언니', '질그릇 아내'), 성시경과 춘자의 음반 타이틀을 디자인한 이상현('바람과 구름과 비')등이 특히 유명하다.

<2007년 1월 22일 조선일보 >


   기존의 폰트에는 없는 독특함과 주목성도 보다 차별화된 북 커버 디자인으로 소구
  하려는 출판 기획자들에게 각광받는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캘리그래피에 대한
  이해와 인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유행처럼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어 디자인적인
  면은 물론 책 자체의 질까지 의심하게 하는 우려를 낳게 하기도 한다. 

   글자의 형태로 이미지를 전달하며 커뮤니케이션해야 하는 만큼 북 커버 디자인에
  서의 캘리그래피는 책의 본질적 의미에 보다 충실하면서북 커버 디자인에서의
  캘리그래피는 책의 본질적 의미에 보다 충실하면서 교감을 이끌어내기 위해 다른
  ‘디자인 요소들과의 조화와 절제’라는 덕목을 중시해야 한다.

   따라서 감성적인 표현도 중요하지만 그 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먼저 원고부터 읽어보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예상치 못한 큰 실수를 할 수도 있다. 원고를 읽어보지 않았더라면 ‘비(碑)’를 하늘에서 내리는  비(雨)로 해석할 뻔 했던 작품이었다. 


3.왜 캘리그래피인가?
 
 한국 캘리그래피의 역사는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1999년 말에 “붓 한 자루로 대한민국의 문화를 바꾸겠다”며 디자인 시장에 감히 뛰어들었던 8년 전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점점 서구화되어가는 우리의 문화와 정서를 지킬 수 없을까 고민하던 중 생활 속에 묵향(墨香)이 조금씩 베어 들게 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디자인이라는 거대한 울타리에 묵향을 접목시켜 보려고 했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디자이너들조차 캘리그래피라는 용어에 대해 생소해 했고, 그저 대필소에서 써주는 붓글씨 정도로만 알고 있던 때였다.  
 
 그런 디자인 시장의 문턱을 넘기 위해 여러 디자인 회사들을 찾아다니는 동안 문전박대 당하기를 수년간, 하지만 나름대로 한국적 디자인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디자이너들도 만날 수 있었고 격려를 받기도 했다. 이후 동일한 작업을 하는 작가들과 뜻을 나누며 우리 캘리그래피의 발전을 위해 함께 고생하고 노력해온 결과들이 지금의 모습을 만들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들 중 전문 캘리그래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들은 필자를 포함해 강병인, 김기충, 김성태, 김종건, 나은주, 박병철, 여태명, 왕은실, 이규복, 이세웅, 이일구, 정병례, 조성주, 최연정(가,나,다 순) 등이다.
 이들은 영화, 음반, 책, TV 타이틀, CI 및 BI, 광고, 패키지, 캘린더, 의상 등의 다양한 장르를 통해 한국적 정서를 대변할 수 있는 문자와 이미지를 보급하고자 디자인, 교육, 전시 등에 참여하고 있다.
 서예의 대중화에 기여하려는 노력과 함께 올바른 캘리그래피를 보급하기 위해 전통서예의 다양한 안목과 임서를 통한 창작 또한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이들이 현장에서 불태우고 있는 사명감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한글꼴의 아름다움을 일깨운다
-강병인(캘리그래피 술통 대표)

 초등학교 때 서예반 선생님의 권유로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한 번도 떨어져 본 적이 없는 서예는 내게 운명이자 필연인지도 모르겠다. 붓을 통한 글꼴창작은 삶에 대한 용기 그리고 꿈이 되어 주었다.
 1999년대 편집회사, 광고대행사에서 근무하던 시절 일본에 간 적이 있는데, 이미 모든 디자인에 캘리그래피가 적용되고 있음을 보고 같은 필묵문화를 가진 우리는 왜 이 부분에 뒤쳐져 있을까 하는 의문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 후 광고 카피나 제품 타이틀 등에 붓으로 쓴 글씨를 적용해 본 결과 의외로 반응이 좋아 본격적으로 캘리그래피의 길에 들어서게 되었고, 2002년 말 개인 홈페이지를 오픈하면서 그 토대를 마련했다.
 
 때마침 2000년을 시작으로 급격히 팽창된 폰트 시장 속에서 디자이너들은 보다 새로운 글꼴을 원했고, 그때 캘리그래피가 디자이너들에게 새로운 이야기가 되어 주었다. 또 하나 2000년 이후 한국 영화의 성공 속에 캘리그래피로 된 다양한 글꼴의 영화 타이틀들이 선보임으로써 캘리그래피가 대중 혹은 디자이너들에게 보다 쉽게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이렇게 최근 캘리그래피가 우리나라 디자인계의 화두로 떠오른 이유는 아마도 컴퓨터의 차가운 속성에서 벗어난 사람의 손맛이 느껴지는 감성적인 글꼴이라는 매력 때문일 것이다. 또한 기존 폰트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새로움과 힘, 디자인 컨셉에 따라 표현된 단 하나밖에 없는 글꼴이기 때문이다.

 사실 그동안 디자이너들에게 있어 한글꼴은 영문자에 밀려 늘 소외되어 왔었다. 그 상황 속에서 한글을 부활시킨 것이 캘리그래피라고 할 수 있다. 한글 글꼴의 다양성과 아름다움은 누가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단순히 붓으로 쓴 것이라 하여 모두 캘리그래피가 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붓으로 쓴 또 하나의 폰트일 뿐이다. 글자에 담긴 뜻이 글자 자체에 이미지로 표현되어져 보는 이로 하여금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인간적 감성적인 글꼴일 때 진정한 캘리그래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앞으로 캘리그래피가 한때의 유행으로 끝나지 않고 디자인의 새로운 영역으로 자리매김하며 대중과 디자이너들에게 지속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그 무엇이 아닌가 싶다.


공중파로 전파하는 캘리그래피의 미학
-김성태(KBS 아트비젼 영상그래픽디자이너)

 6살 때부터 붓을 잡았으니까 묵향과 고락을 함께 한 지도 벌써 30여 년이 되었다. 대하드라마 <용의 눈물> 타이틀에 매료되어 방송 타이틀 캘리그래피에 꿈을 안고 방송국에 입사한 것은 5년 전, 그동안 2000여 건의 캘리그래피 타이틀 작업을 해왔지만 프로그램의 성격을 붓으로 표현해 낸다는 것은 늘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면서 ‘방송타이틀 속의 캘리그래피’는 떨쳐낼 수 없는 생활이 되고야 말았다. 그러기에 하나를 하더라도 수십 번의 작업을 통해 그 성격이나 감정을 잘 표현해 낸 작품이 나올 때면 그 기쁨 또한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무엇보다 거창연극제를 만들었고 현재 경남예총회장을 맡고 계신 이종일 은사님의 말씀이 내 작업에 큰 자양분이 되었다.

  “예술은 창의적 사고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제시하고 실험적 행위를 바탕으로 상상의 한계를 허물며, 인간세상의 하늘 높은 미래를 밝혀주는 영원한 빛이다. 너는 그런 예술을 하고 있으니 늘 자신감을 가져라.” 

 TV 프로그램의 타이틀 디자인은 그 자체가 시각언어이며 바로 정보전달 수단이기에 어떤 분야보다도 디자이너의 창의력과 순발력, 그리고 표현력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캘리그래피에 의한 표현이야말로 디자이너의 독창성을 가장 발휘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미래에는 최첨단 기능의 방송매체 개발로 화면의 이용이 보다 자유로워질 것이며, 방송문자의 다양성도 극대화 될 것이다. 타이틀 디자인을 표현하는 도구가 인간의 감성까지 대신할 수 없는한 캘리그래피 표현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지금도 작업을 하면서 그 자유로움과 무한한 표현방법에 매력을 느낀다. 차가운 매체가 표정이 있는 감성적인 글씨를 통해 보다 인간적인 냄새가 나는 메시지를 표현할 수 있다는 점, 그 특징 때문에 공중파로 전해지는 캘리그래피의 파급효과도 엄청날 것이다. 지속적인 연구와 노력이 계속되어 우리만의 표정을 지닌 훌륭한 캘리그래피가 TV 타이틀 디자인 분야에서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디지로그 시대를 이끌어 갈 소통의 매체
-김종건(필묵 대표)

 1980년대 초 서예학원이 붐을 이루던 시절부터 이후 중고등학교와 대학교를 거쳐 군대 모필병에 이르기까지 붓은 애인처럼 늘 내 곁에 있었다. 졸업 후엔 서예잡지사 기자, 폰트회사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서예를 상업화하기 위한 꿈을 키웠다. 1998년에 1년여 간 컴퓨터그래픽을 공부하고 이듬해 드디어 필묵이라는 회사를 설립하여 본격적으로 캘리그래피를 시작하게 되었다. 

 캘리그래피 작업을 하는 이유는 대중과의 소통을 위해서이다. 서예가 점점 대중과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서예를 전공하면서, 기자생활을 하면서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시대적 미감은 변하는데 서예가들이 그 흐름을 무시하고 고집만 피우는 것인지 몰라도 서예라는 단어가 일반인들에게는 진부하게 느껴지기 시작한 것을 나도 느끼고 있었다.
 ‘하얀 화선지에 푸른 먹색으로 글씨를 쓴다는 것이 내게는 행복감에 빠질 수 있는 충분한 것이었는데, 왜 일반인들과는 점점 거리감이 생기는 것일까? 작품의 의미는 무엇일까? 자기 자신만을 위한 것인가?’하는 질문들이 계속 되었다. 지금까지 캘리그래피라는 상업적 서예를 해온 것은 그 해답을 찾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그러다보니 어느덧 디자이너들이 먼저 전통서예를 찾아오는 환경이 되었다.

 디지로그 시대는 문방사우가 아니라 문방오우라는 신조어를 생각하게 한다. 컴퓨터라는 새로운 친구가 문방사우들 속에 더해진 것이다. 문방오우로 펼쳐지는 캘리그래피의 세계는 훨씬 무한한 상상력과 가능성을 보여줄 것이다. 

 우리나라 캘리그래피 시장은 현재 중요한 위치에 있다. 캘리그래피는 지금 타이포그래피의 한 트렌드로서, 그리고 감성을 이야기하는 로고타입으로서 자리매김하며 그 영역을 점점 더 확대시켜가고 있다. 주변 국가인 일본 캘리그래피 시장과 견주어 보면 우리는 앞으로의 시간을 미리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론의 체계적 확립과 비평, 전시 등을 통해 아름다운 문자로 꽃피워지길 바라고 디자이너와 클라이언트들의 인식의 변화로 단지 한 시대의 트렌드로 그치는 것이 아닌 문화를 리드하는 캘리그래피가 되길 바란다. 디자인과 예술, 전통과 현대, 디지털과 아날로그, 디자이너와 캘리그래퍼의 만남은 온 세상을 아름답고 행복하게 만들 것이다. 
 

소유하고 만질 수 있는 문화 컨텐츠가 되길
-박병철(캘리그래피 오로지 대표)

 광고인으로 시작했지만 초등학교 시절 붓글씨 시간에 곧잘 칭찬을 받았던 걸 보면 소질은 있었던 것 같다. 그 소질을 오늘에 되살린 것일까? 광고 디자이너 시절 모든 작업을 수작업으로 했는데, 그러다보니 붓을 잡아야하는 일들도 많았다. 자연스럽지만 행복하게 붓글씨와 재회할 수 있었고 결국 2년 여 전부터 전문적으로 캘리그래피 일을 하게 되었다.

  ‘가장 한국적인, 세상에 단 하나 뿐인, 그래서 아름다운 캘리그래피’. 이 글 안에 내가 캘리그래피를 하는 이유가 다 담겨져 있다. 덧붙이자면 우리들의 사는 이야기를 캘리그래피를 통해 나누고 싶다는 것. 마음 따뜻해지고 힘과 용기를 주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그런 아날로그적인 감성 때문인지 아직도 주로 붓과 먹을 고집하고 있는데, 한국적인 아름다움과 한글의 다양함을 표현하는 데 붓과 먹만큼 좋은 것은 없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
 하지만 캘리그래피 작업에 있어 도구와 재료의 한계는 없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실험과 창작 속에 멋진 작품이 탄생한다면 더욱 신선하고 새로울 것이다. 

 재료의 느낌에 따라 달라지는 표현. 거칠고 투박하지만 세련된 여백과 선.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한국적인 캘리그래피의 조화’는 거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캘리그래피는 하나의 커다란 ‘문화’로 성장할 것이다. 바람이 있다면 그 ‘캘리그래피 문화’를 보는 것으로 끝내는 것이 아닌 소유하고 만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이 가까이 느낄 수 있는 ‘여유와 감성의 문화’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랑스러운 우리의 문화 ‘한글’을 만들기 위한 보다 많은 컨텐츠 작업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4.과거를 돌아보며 미래를 향하다
 
 모필로 대표되는 한국적 캘리그래피의 원형은 서예와 디자인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서예의 본질을 이해하고 붓을 다룰 줄 아는 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고전 속에서 수많은 표정과 미적 감각을 접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형(字形)의 구조와 조형적 특성을 익힘으로써 글씨의 기본을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점과 선, 획의 태세, 장단, 필압의 강약, 경중, 운필의 속도, 먹의 농담, 문자간의 통일과 비례, 균형, 변화와 동세 등의 조형적 특성을 가지고 있는 서예가 바로 우리 캘리그래피의 모태인 까닭이다.
 단지 의미전달의 수단이었던 문자의 조형적 특성을 잘 끄집어내어 현대적인 디자인을 통해 좋은 옷을 그렇게 탄생한 결과물이야말로 더욱 훌륭한 캘리그래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디자인의 여러 장르에서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는 캘리그래피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단지 글꼴의 아름다움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글씨들 속에 마케팅이 숨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과정들이 캘리그래피를 대중들의 생활 속에 파고들고 자리 잡게 하는 원동력일 것이다. 

 그리고 컴퓨터로 생산된 문자의 홍수가 거세지고 미래를 향해 달리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우리들은 지나간 시간을 그리워하고 애틋하게 느낄 것이며 한 번 쯤 쉬어가고 싶어 할 것이다. 이러한 삶 속에 여유 있는 쉼표를 찍어주는 역할을 아마도 캘리그래피가 담당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 윤디자인연구소 온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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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 15. 13:35


2008년 10월 9일 한글날을 기념했던 다양한 행사들 가운데 ‘한글 손글씨, 거리를 물들이다’는 KT&G 같은 대기업과 전시그룹 글+책+말, 윤디자인연구소 등이 대거 참여했다는 점에서 디자인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2350명이나 되는 일반인의 손글씨를 한 자리에 모았다는 점에서도 단연 화제였다. 한글문화단체가 아니라 기업과 디자이너와 일반인들이 함께 이뤄낸 ‘새로운 한글날’로 기록될만한 사건이었던 것이다.

사건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이 바로 캘리그래퍼 강병인이다. 우리 디자인계에서 한글 캘리그래피로 새바람을 일으켜 온 그의 경험과 디자인 철학을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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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62돌 한글날에 마련된 ‘한글 손글씨, 거리를 물들이다’는 한글과 캘리그래피에 대해 일반인들의 관심을 환기하는 계기였다.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온 주역으로서 그 성과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전시그룹 ‘글+책+말’ 멤버들과 상상마당, 윤디자인연구소 등 정말 많은 사람들의 수고와 노력으로 이뤄낸 행사였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마포구청 등의 후원도 힘이 됐다. 그러나 2350자의 주인공들을 행사장까지 초대하고, 주차장 바닥에 페인트로 캘리그래피 퍼포먼스를 하려 했던 것 등이 진행여건 상의 한계로 좌절돼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또 홍대 앞이라는 장소적인 특성을 좀 더 살리지 못한 점이나 홍보의 부족 등을 반면교사로 삼아 더욱 발전된 행사를 만들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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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아무도 시도하지 못했던 일을 벌였다는 측면에서 점수를 주고 싶다. 전시그룹 ‘글+책+말’의 전시회도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 개인 작업도 쉬지 않으면서 틈틈이 이런 큰일을 계획하고 치러낼 수 있는 에너지는 어디에서 오나?

‘글+책+말’ 그룹은, 늘 디자인 현장에서 ‘작가 마인드로 하지 말고 마케팅 마인드로 하라’는 소리와 싸워야 하는 북 디자이너들과 함께 90년대 이전의 책들을 마음껏 재해석하는 전시를 해보자는 취지로 작년에 결성한 그룹이다. 올해엔 캘린더를 매체로 ‘한글, 시간에 말을 걸다’라는 주제의 전시를 선보였다. 문인들로부터 받은 좋은 글귀들을 캘리그래피로 쓰고 이를 디자이너들이 타이포그래피 작업한 장식적인 캘린더와, 유시화 선생의 인디언 달력을 캘리그래피로 앉힌 가방, ‘기억의 채집’이라는 제목으로 그날그날의 기억할만한 오브제들을 미니어처 작업으로 만든 입체 캘린더, 일문자 작품 등으로 그야말로 ‘시간에 말을 거느라’ 지난 여름을 잃어버렸다. 이렇게 자꾸만 무언가 시도하는 것은 한글의 아름다움에 대한 믿음과 그것을 알리고 싶은 욕심, 그리고 ‘디자인+서예’의 가능성을 실험해보고 싶은 마음을 멈추지 못해서일 것이다.


한글의 진면목과 디자인 가능성 함께 알려준 캘리그래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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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한글날을 전후해 마련됐던 일련의 행사들을 보면서 한글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이 예전에 비해 많이 높아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되기까지 캘리그래피가 기여한 점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한글 서체의 발전사를 돌아보면 한동안 디지털 서체에 대한 연구에 치중돼 있었다. 그러나 최근 글꼴의 다양성과 함께 한글의 조형미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면서 손으로 쓴 글씨를 탐구하기 시작했고 그에 따른 성과들이 한글의 진면목과 새로운 가능성을 알리는 데 영향을 주었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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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의 진면목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한글은 막연하지만 내가 아는 것보다 훨씬 멋있는 글자일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러다가 90년대 초부터 몇 번 갔던 일본 여행을 통해 붓글씨가 현대적인 디자인에 멋스럽게 쓰이고 있는 것을 보면서 그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들은 한 글자만으로도 멋을 부려 쓰고 있었는데, 그런 식이라면 우리 한글이 훨씬 가능성이 있어보였던 것이다. 우리말 중에는 꽃, 봄, 꿈 등 말도 예쁘지만 글자의 구조도 예쁜 것들이 많지 않은가? 이러한 말들을 ‘의미적 상형성’ 가진 글자로 살려내면 한글에 감성과 표정을 실어 나를 수 있다. 가령 ㄲ은 붓의 놀림에 따라 꽃 모양으로 표현이 가능하지 않은가?

놀라운 것은 이러한 의미적 상형성의 바탕이 우리 한글 자모의 제자 원리와 닿아 있다는 점이다. 천지인의 원리로 만든 모음들은 사람의 형상을 닮았다. 초성과 종성에 쓰이는 자음들은 단순한 듯하지만 붓의 놀림에 따라 자연의 요소나 사물의 모양을 담아낼 수 있다. 그래서 ‘봄’자의 경우, 초성 ㅂ은 꽃봉오리처럼, ㅗ는 사람이나 나뭇가지처럼, 종성 ㅁ은 화분처럼 표현해 봄의 느낌을 살려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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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라면 한국에서 캘리그래피란 용어조차 낯선 때가 아니었나?



당시 디자인회사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내가 생각하는 손글씨 한글에 대한 자료가 없었다. 그래도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고 98년부터 준비해서 2002년에 홈페이지를 열어 그동안의 실험작들을 내놓았다. 그런데 내가 몰랐을 뿐이지 알고 보니 ‘필묵’이라는 데에서 먼저 그런 노력들을 해오고 있었음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완성도와 함께 자기만의 독창성 브랜드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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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국 캘리그래피의 개척자로 인식되고 있는 것은 무슨 연유인가?



아마도 몇몇 히트작들 덕분일 것이다. 특히 아직 캘리그래피에 대한 인식이 없던 때 ‘참이슬’이라는 상품이 기존의 스타일들과 다른 라벨을 달고 등장한 것이 당시로서는 기대 이상의 반향을 불러일으켜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그 뒤 영화포스터나 출판물 등에서 캘리그래피의 영향력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 데에는 나뿐만 아니라 다른 캘리그래퍼들의 활약도 컸다. 때마침 우리 디자인계 전반이 기존의 것들과 차별화된 디자인을 내놓고 싶어 골몰하던 시기였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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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더라도 한국 캘리그래피계를 대표하는 인물이라는 점에 별로 이의가 없을 것 같은데… 강병인의 캘리그래피가 시쳇말로 ‘먹히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굳이 찾자면 디자인 프로세스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디자이너로 일했던 경험이 광고주나 디자이너들의 요구와 시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시안작업을 광고주의 요구에 맞는 시안과 담당 디자이너의 시각을 생각한 안, 그리고 내가 제시하고 싶은 안 등 세 가지로 하는 것도 그 때문인데, 그중에서 마지막 안을 작업할 때가 가장 어렵다. 내 스스로도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내놓기 위해 피를 토하듯 노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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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그래피는 순수 서예와는 달리 클라이언트의 요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일이기에 아무래도 작가 자신의 개성을 마음껏 표출하기 어려울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성도와 함께 자신만의 독창적인 스타일을 정립해나가는 일도 필요할 것 같은데….



안 그래도 효봉 여태명 선생 같은 분은 일찍부터 ‘너무 가볍게 쓰는 글씨들이 많아지고 있다’ 걱정하신 바 있다. 나 역시 그 점을 걱정하고 있고 늘 한계에 부딪히곤 하지만, 그래도 “이 작품 누가 썼지?”라는 질문에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노력한다. ‘○○○스타일’이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누군가 “사람과 많이 닮아 있는 글씨”라고 평해줄 때가 가장 기쁜 것을 보면 내가 추구하는 방향은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지금처럼 자연과 사람에 주목하며 하나하나 해나가다 보면 언젠가 ‘강병인 스타일’이라고 할 만한 것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다.


한글 캘리그래피, 한국 타이포그래피의 새로운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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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지만 좀 더 애정이 가는 분야가 있다면 무엇인가?

술 상품으로 유명세를 타긴 했지만, 책을 만드는 작업을 할 때가 가장 즐겁다. 글자 수가 많은 제목을 만나면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공부도 할 수 있고 그만큼 몰입도 잘 되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어느 분야든 좋은 디자인을 만나는 운이 따라줘야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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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다른 분야의 히트작들도 많지만 참이슬에 이어 산사춘이나 대포, 짚동가리생주 등 일련의 주류 브랜드 작업에 계속 참여해온 점이 재미있다. 혹시 ‘캘리그래피 술통’이라는 회사의 이름과 어떤 관련이 있나?

술을 좋아하는 것은 사실이다. 이유는 서로의 마음을 열게 해주는 매개체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술과 소통’을 합성한 의미로 술통이라 이름 지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술술 잘 통하자’라는 더 큰 의미를 부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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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봄 창단된 한국캘리그래피협회는 그동안 어떤 일들을 모색해 왔나?



우리 캘리그래피계의 구심점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이론화 작업을 통해 새로운 디자인 분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노력을 해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뿐만 아니라 서예계와 디자인계를 아우르는 작업, 후진양성 등 앞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해 정리하는 자리를 연말쯤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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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그동안의 경험에 비추어 후학들에게 ‘왜 캘리그래피인가?’라는 질문에 답한다면 어떤 말을 하고 싶나?

어렸을 때부터 먹을 갈고 붓글씨를 쓸 때 평화를 찾곤 했던 기억을 잊지 못한다. 그러나 그러한 개인적인 취향이 아니더라도 한글 캘리그래피는 조형성, 독창성, 심미성 등에서 이 시대 우리 타이포그래피가 발전할 수 있는 돌파구를 제시해준다는 점에서 매달려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모필과 지필묵은 동양문화의 원류를 몸으로 느끼게 해주고 한글에는 우리 문화 창조의 원리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젠가 정병규 선생이 했던 말처럼 한국의 디자이너라면 서예를 배우고 훈민정음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저 아름다운 글씨만 추구할 것이 아니라 삶의 희로애락을 해학적으로 담아내고자 노력하라고 권하고 싶다.




 ⓒ 윤디자인연구소 온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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