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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3. 5.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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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한 제호(題號) 아래 각종 원고를 수집, 일정한 간격을 두고 정기적으로 편집 ·간행하는 커뮤니케이션 미디어’인 잡지가 어린이와 만나기 위해서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일은 두 말할 것도 없이 바로 그 ‘특정한 제호’이다. 특히 그 책의 독자가 어린이임을 제호에서 얼른 밝히거나 혹은 뉘앙스라도 풍겨야 할 일이다. 그렇지 않으면 어른들을 위한 수많은 정기간행물들의 숲속에서 길을 잃기 쉽다.

하지만 잡지의 제호에 어린이라는 단어가 혹은 어린이를 뜻하는 다른 용어가 들어갔다고 해서 무조건 어린이 잡지라고 할 수는 없다. 가령 시중에 나와 있는 어린이 문학 평론지나 어린이 패션 잡지임을 표방하는 것들 중에는 책 속에서 다루고 있는 대상물들이 어린이용일 뿐 정작 그 책을 읽는 독자는 관련 분야의 어른들이거나 부모들인 것도 있다.





계몽지에서부터 논술지까지


 우리나라 최초의 어린이 잡지로 기록되고 있는 것은 1906년 11월에 창간된 <소년 한반도>이지만, 근대적인 잡지의 형태를 갖추기 시작한 것은 1908년 11월에 창간된 <소년>이라는 잡지였다. 1923년에 이르면 소파 방정환 선생에 의해 <어린이>가 창간되는데, 이전 개화기 시대까지의 잡지들이 그야말로 개화와 계몽에 치중했던 것과는 달리 <어린이>는 아동문학 출판의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된다. 이른바 어린이를 위한 문학잡지의 시대를 연 것이다.
 
 그후 해방이 되면서부터 <소학생> <진달래> <새동무> <어린이> <어린이 나라> 등 보다 다양한 잡지들이 쏟아져나오며 다양한 시도를 보여주는데, 1960년대에 이르러 그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다. 아동문학가 어효선이 일제시대의 <소년>의 뒤를 잇는다는 취지로 창간한 <새소년>이나 고 박정희 대통령의 영부인이었던 육영수 여사가 창간했던 <어깨동무>, 중앙일보가 창간한 <소년중앙> 등이 이른바 ‘소년지 빅3’ 체제를 구축했던 것도 이 시기였다.

 그 체제가 70년대를 관통해 80년대까지 이어지는데, <어깨동무>의 발행처인 육영재단의 박근혜 이사가 ‘건전하면서도 웃음을 줄 수 있는 어린이 잡지’를 만들겠다며 20여 편의 연재만화로만 구성된 <보물섬>을 창간한 것을 기점으로 어린이 잡지 시장의 판도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뒤이어 한국일보사와 경향신문사가 각각 <학생과학><소년경향>을 내놓는데, <소년경향>의 경우 처음부터 만화 페이지를 많이 싣고 출발했다. 그리고 기존의 잡지들에서도 만화의 비중이 커지면서 본래의 컨셉이 흔들리기 시작하더니 종국에는 하나 둘 폐간되게 된다.
 모두 <보물섬>의 돌풍 때문이었다. 그리고 <아이큐점프> <소년챔프> 등 만화전문지들이 속속 등장하게 되는 기폭제가 되더니 90년대 어린이 잡지 시장을 만화천국으로 몰아갔다. 오랫동안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았던 전통의 <소년중앙>이 말년을 만화판으로 보내다가 결국 문을 닫게 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90년대 어린이 잡지 시장의 주류가 일본 만화의 해적판까지 들끓는 만화일색이었던 것에 대한 반성이라도 하듯 2000년대에는 만화의 채널이 잡지보다는 단행본 쪽으로 자리를 옮겨가면서 논술 등 학습적인 성격이 강한 잡지들이 새로운 주류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그들 중 대부분은 학습지 출판사가 직접 뛰어든 경우들로, 학습지 쪽의 노하우와 데이터를 200% 활용하는 알찬 마케팅 전략을 펴고 있다. 심지어 과학잡지들까지도 논술과 연계된 컨텐츠를 짜내느라 너나 없이 골몰하는 모습이다. 학습지 성격의 어린이 잡지의 원류는 70년대 소년지 붐을 타고 잠시 출간되다 말았던 <우등생>에서 찾을 수 있는데, 본격적으로 그들이 시장을 주도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일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어린이들을 위한 순수교양지를 추구하는 잡지들이 달라 보일 지경이다. 1950년대에 창간되어 어린이 잡지의 역사를 온몸으로 겪어낸 <새벗>이 그 명맥을 2000년대까지 유지해 오다가 잡지의 대열에서 찾을 수 없게 된 지금, <고래가 그랬어><개똥이네 놀이터>만이 이 시대 별종(?)으로 출간되고 있다.


어린이 잡지는 전문지이다
 
 일반적으로 잡지의 종류는 주 독자층과 내용에 따라서 크게 대중지, 전문지, 특수지 등으로 나뉘는데, 어린이 잡지는 서점에 그들만의 섹션조차 가지고 있지 못할 정도로 그 시장이 미미하다.
 <생각쟁이><시사통><논술위즈키드><논 주니어><우등생논술><키즈독서평설><리딩프렌즈> 등 어린이의 시각으로 시사문제를 다루며 논술적인 접근을 하는 잡지들과 <고래가 그랬어>와 <개똥이네 놀이터> <어린이 좋은 생각> 등 어린이들의 교양과 인성계발에 소구하는 잡지, <과학소년> <과학쟁이> <어린이 과학동아> 등의 과학잡지 등이 전부인데, 이들을 찾으려면 어른용 잡지의 분류기준에 근거한 각각의 섹션을 뒤져야 한다. 
 여기에 몇몇 종교잡지까지 더한다 해도 책꽂이 한 칸도 채 못 채울 양에 불과해서일지도 모른다. 상업적인 성격의 잡지는 아니지만 학습지 출판사나 학원 등에서 홍보 목적으로 발간하는 회원용 잡지까지 합하면 더 많은 세를 확보할 수 있을까? 아직까지 시장이 작아서 ‘어린이 잡지는 전문지’라는 생각이 크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어쨌든 특정한 사회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잡지가 전문지라는 점에서 어린이 잡지는 전문지의 위치에 있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 미디어로서의 잡지의 특성은 정보와 의견의 정기적인 전달과 오락의 제공이라는 두 가지 측면으로 볼 수 있다. 우리 어린이 잡지들 역시 이러한 기능에 충실하고자 애쓰고 있다. 그러나 가장 두드러진 활약은 교육적인 측면에서일 것이다.
 시사문제를 다루는 잡지들의 제호에서 보여지듯이 중장기적으로 논술시험을 대비한 컨텐츠를 다루는 잡지가 많아진 것은 우리의 입시문화를 반영하고 있음이다. 중고등학생도 아닌 어린이들이 훗날의 시험을 대비한 잡지를 직접 고르지는 않을 테지만, 부모들은 아이에게 잡지를 선물하는 선심을 쓰면서도 학습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선뜻 지갑을 열 것이라는 기대에 따른, 아니 확신에 의거한 시장인 것이다.
 과학잡지들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다행스러운 것은 잡지 제작자들이 독자들을 위해서(?) 지나치게 교육적이지만은 않도록 배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평범한 독자들이 직접 참여해 만들어 보거나 모델이 되어 보고, 혹은 토론자로 나서는 컨텐츠가 있는가 하면 연예오락 사이트에 대한 기사도 다양한 방법으로 싣고 있는 것이다. 

 사실, 어린이 잡지의 난점이 여기에 있다. 어린이 잡지는 그 속성상 독자가 되는 어린이들과 실질적인 구매층인 부모들, 두 종류의 집단을 동시에 설득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들 두 집단은 아주 가까운 사이이면서도 알고 보면 너무나 다른 기대치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난점은 결국 제작자들의 기획과 편집에 커다란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 ‘특정한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지일수록 더욱 잡지로서의 전문성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어린이 잡지 출판에 사명감을 불태우는 기획자라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임에 틀림 없다.


어린이 잡지 속 한글꼴의 부담
 
 디자인적인 어려움도 어린이와 부모 두 집단을 설득해야 하는 컨텐츠 기획에서부터 시작된다. 단행본과 달리 문학, 과학상식, 시사문제, 학습, 연예오락, 요리 등 온갖 카테고리가 난무하는 이합집산적인 컨텐츠를 일정한 컨셉으로 이끌어간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자기만의 색깔도 보여주어야 한다. 게다가 아직까지 만화 섹션이 차지하는 비중도 만만치 않고, 평범한 어린이들을 직접 등장시키는 페이지가 적지 않아 비주얼에 있어서 세련된 페이지들을 만들어내기 어렵다는 맹점을 처음부터 안고 가야 한다.

 어린이 잡지 역시 기본적인 스타일은 잡지 시장 전체의 트렌드에서 영향받기 마련이다. 그 시대 편집 디자이너들의 시각적인 공감대가 반영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볼 때 한동안 이런 저런 실험적 요소들이 난무하던 지난 세대의 잡지들과는 그 양상이 달라져 레이아웃이 훨씬 정돈되었고, 컬러의 사용도 보다 세련되어졌다. 그리드 바깥 여백이 좁아진 모습도 눈에 띈다.
 주목할만한 것은 잡지들마다 각 섹션을 위한 아이콘 활용에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인데, 그 잡지의 아이덴티티를 엿볼 수 있는 디자인 요소로 톡톡히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할 만하다. 또한 본문용 서체들을 점차 줄여서 자간과 행간을 좁힘으로써 텍스트 부분의 밀도에 신경 쓰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명조체 일색이던 것에서 벗어나 본문에 고딕체를 많이 쓰는 추세도 어린이 잡지들이 이어받고 있다. 그러나 비중의 차이만 있을 뿐 서체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는 큰 변화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전체적으로 산돌 명조와 고딕, 윤명조와 윤고딕 등이 아직까지 대세로, 제목용 서체로는 개똥이체나 광수체 등 손글씨 스타일의 쓰임이 절대적으로 많아졌지만, 본문용 서체는 대동소이한 편인 것이다.
 만화 페이지들에서도 작가의 스타일과는 전혀 무관한 것처럼 본문용 서체를 쓰는 경우도 많다. 어린이책 디자이너들은 한글서체를 6개 이상 고르기가 어렵다고들 한다. 어린이들의 감성과 잘 맞을 것 같은 서체가 있어도 편집작업에 들어가면, 가독성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존의 어린이책에서 디자인적으로 그 안정성이 검증된 서체를 되풀이해서 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험정신에 입각해 새로운 서체를 시도하는 것은 신선하다는 평가와 마케팅적으로 넘어야 할 산을 자처했다는 염려스러운 시선을 함께 받게 한다. 특히 제작기간이 단행본만큼 충분하지 않은 잡지의 경우 매달 마감일을 지키는 것만도 벅차서 섣부른 실험 따윈 엄두도 못낸다. 지금이 어떤 세상인가? 한 번만 삐끗하면 인터넷을 통해 곧바로 호된 질책이 피드백되는 세상이 아닌가?


 어린이 잡지를 다루는 디자이너들은 어린이들의 감성에 와닿는 신선함에 가독성까지 겸비한 한글꼴을 기다리고 있다. 서체 디자이너들도 어린이책 전용 서체의 필요성과 세분화에 대해 말하고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이렇다할 성과를 언제쯤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어린이 매체의 특수성에 대한 연구가 선행되지 않고서는, 완성된 상품의 적용 실험을 충분히 하지 않고서는 마감일을 다투는 편집 디자이너들이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모험을 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서체 디자인 회사는 상품을 기획할 때 사용자들의 매체에 어떻게 적용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실험까지 계획해볼 일이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한 서체회사들의 입장은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적용하는 잡지의 고유한 디자인 컨셉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터인데 모든 잡지를 놓고 실험해볼 수는 없는 일이고, 모든 잡지에 쓰일 만한 결과물을 찾아낸다 하더라도 그것은 결국 보편적인 결과치가 얼마나 새롭지 않은가를 보여주는 꼴밖에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출판사들이 그 잡지만의 전용서체의 제작을 결심하는 것은 요원한 일이겠기에 어린이 잡지를 만지는 디자이너들의 만족도가 절감되는 것이다.

 ⓒ 윤디자인연구소 온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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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2. 16.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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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5일 발표된 서울한강체라는 서울시 전용서체는 앞으로 세계디자인수도로 거듭나려는 서울시의 의지를 담아낸 상징적인 결과물이다. 서울서체가 만들어지기까지 논란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마침내 태어나게 된 서울서체를 통해 시민들은 시정에 참여하고 소통하며 디자인서울을 함께 만들어가게 될 것이다.
 새롭게 변화될 서울시의 모습을 그려보며 서울시 권은선 공공디자인 담당관(서체 담당)을 통해 ‘서울시 전용서체 개발의 의의와 비전’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우선, 서울시의 공공디자인 개선을 위한 주요 정책으로서 전용서체 개발에 거는 기대가 큰 것 같습니다. 서울시를 위한 전용서체의 필요성이 보다 구체화되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였습니까?
필요성은 이전부터 꾸준히 재기되었으나 구체적으로 시작된 것은 디자인서울총괄본부가 출범하면서부터입니다. 현대의 도시 안에는 많은 정보의 시각매체가 난립하므로 도시와 시민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수단으로 서체 개발은 꼭 필요한 과정이었으며, 또한 서체란 도시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가장 기본적인 수단이라는 사실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하게 되었습니다.


서체 개발 기간의 충분성에 대한 논란도 없지 않은데요‥?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서울서체의 개발은 문헌 및 현장조사를 통한 학술연구와 디자인 기획, 학계 전문가, 현장 디자이너의 자문, 시민선호도조사를 거쳐 7월 15일 그 1차 결과물을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서체 사용에 대한 시민 및 전문가 의견을 직·간접적(온라인)으로 수렴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수정·보완하여 내년 1월 중에 최종 확정, 공포할 예정입니다. 또한, 서울시는 지속적인 업그레이드 계획도 세우고 있습니다.





서울시의 기존의 아이덴티티와 새롭게 정립해나가야 할 이상 사이에서 디자인 컨셉을 도출해 내는 일부터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1년여 간의 개발과정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 혹은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서울의 아이덴티티의 바탕이 될 서울서체는 전통적인 아름다운과 현대적인 세련미가 한데 어울림으로써 기존의 딱딱한 서울의 이미지가 아닌 부드러운 문화를 강조한 서체입니다. 이에 개발의 모티브를 ‘선비정신의 강직함과 단아한 여백’, ‘한옥구조의 열림과 기와의 곡선미’ 등의 전통적 아름다움에서 찾았습니다. 개발기간 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 시민, 전문가, 업계 등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하는 작업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디자인 제안사의 시안에 대해 가장 많이 논의되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최종 서울서체(안)는 시민설문조사를 통해서 결정되었습니다. 설문조사를 위해 3가지 시안을 도출하기까지 많은 회의와 고민이 있었습니다. 서울의 뚜렷한 이미지와 아이덴티티가 담긴 서체를 개발하면 가독성이 낮아졌으며, 가독성이 높은 서체를 개발하면 서울서체만의 독특한 아이덴티티가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지난 7월 15일 서울서체의 내용이 발표된 이후 시민들이나 각계 전문가들의 반응은 어떠했나요?
서울서체는 Windows 환경 뿐 아니라 MAC OS 환경에도 사용가능한 서체라는 점에서 시민과 기업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또한 상징성 있는 새로운 서체가 개발되어 시민들에게 무상으로 배포된다는 점에 대해서도 많은 격려를 해주고 있으며, 디자인서울 홈페이지의 의견란을 통해 서울서체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좋은 자문과 지적들을 해주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서울서체가 활용되고 있는 것들은 무엇이며, 앞으로 어느 범위까지 적용될 계획인지 말씀해주십시오.
서울시는 현재 서울시청 현판사인, 시청 앞 시설안내 사인, 이동시청차량, 서울디자인올림픽 관련 홍보물 등에 서울서체를 적용 후 사용 중이며, 앞으로 보다 폭넓게 서울의 공공건물 사인, 공공시설 사인, 공공기관 유니폼, 지하철 안내사인, 외부간판, 업무용 차량, 공공문서 및 서류 헤드라인 등에 시범적용할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프로젝트의 일선에 계셨던 분으로서 '서울시 전용 서체 개발의 의의와 비전'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느낀 것은, 영문서체에 비해 한글서체는 그동안 수적으로도 많이 부족했을 뿐 아니라 개발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도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서울시에서 서울을 대표하는 서체를 개발함으로써 국내적으로는 전용서체에 대해 새롭게 조망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으며, 국외적으로는 한글의 아름다움과 서울의 정체성을 알리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이에 그치지 않고 서울서체의 광범위한 적용과 활용을 위해 해외의 선진사례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시키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앞으로 세계디자인수도로 새롭게 탄생할 서울의 미래는 서울서체와 함께 하게 될 것입니다.


서울한강체와 서울남산체는 '디자인서울' 사이트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받으실 수 있습니다. 



 ⓒ 윤디자인연구소 온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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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2. 12. 13:04


 마케팅은 과학이다. 철저한 분석을 통해 시장의 요구를 읽어내는 묘수를 두어야만 성공확률이 높아진다. 시장의 주체는 '사람'이다. 디지털 제국을 건설해놓고도 아직 예의 그 심장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이다. 36.5°C의 심장. 바로 캘리그래피가 존재하는 이유다. 경제논리로 따지자면 합리성과 효율성 면에서 디지털 활자를 따라갈 수 없을 테지만, 좀 덜 반듯하고 덜 치밀하더라도 사람 냄새가 나는 글씨에 반응하는 것이다.

사람의 체온을 가진 내러티브로 승부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캘리그래피라는 영역이 자리 잡게 된 것은 디지털 서체의 발전이 가져온 결과였다. 서체들이 완성도에 공을 들이고 있는 동안 사람들은 오히려 언젠가부터 도외시해왔던 육필에 눈을 돌리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하나 둘 쓰다 보니 기대 이상의 효과를 경험하게 된다.
 기계의 차가운 속성이 아닌 사람의 감성과 일회성이 주는 특별한 존재감, 변별력이 주는 주목성 등이 그러한 경험이었다. 게다가 제대로 멋을 부리면 글씨만으로도 그림 이상의 감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캘리그래피의 재능을 일찍이 발견한 분야는 영화 포스터였다. 전통적으로 제목을 손으로 쓰는 경향이 강한 분야이기도 했지만, 단순 홍보물이 아니라 영화라는 한 예술작품을 함축적으로 담아낸 시놉시스 작품처럼 중요시되어온 영향도 없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1990년대까지만 해도 영화 포스터 제목에 쓰인 손글씨들은 아직 전문성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 것이었다. 




 그러던 것이 2000년 개봉작인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를 필두로 영화포스터에서 캘리그래피가 얼마나 중요한 시각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지 강하게 인식되기 시작했다. 주인공이 피를 토하는 모습을 연장시켜 제목을 만들기 위해 나무젓가락 끝을 비스듬하게 문지른 면에 잉크를 묻혀 써내려가는 방법으로 글자들을 형상화했다고 한다. 비슷한 시기의 ‘파이란’ ‘복수는 나의 것’ ‘선물’ ‘챔피언’ 등의 포스터들은 먹의 농담과 붓놀림의 묘미를 살려낸 캘리그래피로 회자되었던 사례들이다.
 
 그 뒤 2000년대 중반을 지나면서부터는 영화포스터에서 캘리그래피가 보다 본격적으로 쓰이게 되었다. <디지털디자인학연구>의 한 자료(노선영, 시각디자인의 표현으로서 캘리그래피의 표현방법에 관한 한 연구)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06년까지 극장에서 상영된 국내 영화 총 222편 가운데 캘리그래피 제목을 쓴 영화포스터가 112편이나 되었다.
 이를 연도별로 나눠보면 2004년에 51%, 2005년엔 45%, 2006년엔 52%의 영화들이 포스터에 캘리그래피를 활용한 것이다. 이는 그만큼 캘리그래피가 영화적 내러티브를 가진 글자체로 인정받고 있다는 반증이며,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고 흥미를 유발하는 시각요소로 기능한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다.
 
 물론 이 수치들이 매표의 기록과 정확하게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성품으로 나와 있는 서체를 사용하는 것과 비교해 비용으로나 작업의 난이도로나 결코 간단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포스터에 캘리그래피 제목을 앉히는 작업이 이렇게 활발한 것을 보면 영화사나 디자인 기획사가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명하다. 관람객을 영화관으로 유인하는 중요한 장치가 포스터라면, 캘리그래피는 포스터의 그러한 역할을 훌륭하게 보필하는 첨병인 것이다.

주목성과 변별성으로 구매동기를 유발하라! 

 문자는 사람의 손으로 옮겨지는 과정을 거치면서 약속된 기호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된다. 같은 기호를 쓰더라도 쓰는 이의 정서에 따라 혹은 필기도구에 따라 다른 ‘맵시’를 부여받기 때문이다. 같은 작가가 쓴 같은 작품임에도 그것을 꾸리는 디자이너에 따라 다른 책이 만들어지는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다.
 특히 표지의 맵시는, 책을 단순히 글을 찍어낸 종이뭉치가 아닌 고유한 작품으로 승화시킬 정도로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러나 수없이 많은 다른 책들과 싸워야 하는 현실 속에서 북 디자이너들이 갖추어야 할 미덕 가운데 하나는 마케팅 마인드다.
 
 재미있는 것은 캘리그래피가 ‘마케팅 마인드를 가진 책’의 필요조건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 예로 지난해 초 교보문고에서 집계한 베스트셀러 100권 중 16권이 캘리그래피로 표지를 장식한 점을 들 수 있다.
 그 목록에 올라온 출판사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웅진지식하우스의 경우 2006년 상반기 이후 출간된 60여 종의 책들 중 70%의 표지에 캘리그래피를 사용했는데, 제목을 캘리그래피로 바꾸어 재출간한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의 경우 젊은 독자층의 반응을 끌어올린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또 21세기북스에서 비슷한 시기에 재출간한 <행복한 이기주의자>는 다른 비주얼 요소 없이 오직 캘리그래피만으로 베스트셀러에 진입한 경우였다.

 이보다 앞서 2002년 삼성출판사에서 제작한 ‘처음 만나는 그림동화’ 시리즈는 아동 동화 시리즈로는 처음으로 캘리그래피를 표지에 앉혀 출판계에 반향을 일으킨 경우로 기록되고 있다. 출판계에 캘리그래피 붐이 조성되던 시점에 해외명작 20권과 전래동화 10권, 생활과학 10권을 위해 각각의 개성과 내용을 살린 캘리그래피를 전문가들에게 의뢰하느라 적지 않은 비용이 들었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당시 이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이인옥 씨는 “개발비의 부담이 있지만, 캘리그래피는 책의 분위기를 가장 잘 소화할 수 있고, 감정을 살려 쓸 수 있어 주목성을 높여주는 결과를 가져온다. 특히 아동들은 책을 고를 때 글씨보다 그림을 먼저 보는 경향이 있어 친근감을 주는 캘리그래피 표지에 자연스럽게 끌리는 것 같다”면서 “서점에서 책이 눈에 잘 띄는 데 기여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다양한 한글꼴들을 어려서부터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도 아동물에 캘리그래피가 쓰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캘리그래피로 승부수를 던지는 표지가 베스트셀러가 될 확률을 높인다는 연구자료는 또 있다. <서적 표지디자인에 적용된 한글 캘리그래피의 조형성에 관한 고찰>이라는 논문(이혜근, 2006년)이, 2003년 1월부터 2005년 9월까지 교보문고가 집계한 국내소설 부문 판매량 300위까지의 책들을 대상으로 분석한 바에 의하면 162권의 표지가 캘리그래피로 작업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들 중 좀 더 캘리그래피의 비중이 높고 조형성이 두드러지는 26권의 책을 가려낸 뒤 수도권에 거주하는 20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주목성, 가독성, 기억도, 적합성, 조형성 등 5가지 항목에서 캘리그래피를 활용한 책들이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구매동기를 유발하는 주목성과 기억도면에서 비교대상이 되었던 다른 책들과의 간격이 현저했다.


뛰어난 표현성으로 감성 마케팅을 선도한다


 영화포스터나 책의 표지에서 작품의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스토리텔링 역할을 했다면,식품이나 공산품에서의 캘리그래피는 상품의 컨셉을 극명하게 이미지화한 브랜드로 자리매김된다.
 영화나 책이 일회적인 구매에 그치는 것과 다르게 장기적인 반복구매로 이어지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서 대중적인 상품의 패키지 디자인 좀 더 세심한 시장조사를 필요로 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상표충성도를 높이는 데에도 캘리그래피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대답은 ‘가능하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아주 확실한 사례가 있다. 출시 5개월 만에 1억 병이라는 판매고를 기록한 ‘처음처럼’과 출시 2개월 만에 1억 병을 돌파한 판매량으로 국내 소주 사상 최단기간 최다 판매량을 기록한 ‘참이슬 fresh’가 그것이다. <브랜드 아이덴티티의 캘리그래피 로고가 소비자 구매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한 논문(이주연, 2007)은 이 ‘처음처럼’-‘참이슬’ 현상을 잘 분석했다.
 
 이 연구는 두 브랜드에 쓰인 캘리그래피들이 각각 치밀한 마케팅 전략을 기반으로 탄생한 점에 주목했다. ‘처음처럼’의 브랜드는 이 술이 국내 최초로 100% 알칼리 환원수로 만들어져 술 마신 다음 날에도 몸 상태가 원래대로 환원된다는 컨셉을 살리기 위해 신영복 교수의 글씨 ‘처음처럼’을 적용한 것이다. ‘언제나 처음 같은 마음으로’ 살고자 하는 사람으로 자기 자신을 이상화하고 그러한 자신과 닮은 소주를 선택할 것으로 예상되는 20~30대의 헤비 유저들에게 소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참이슬’은 대나무숯 여과공법으로 두 번 정제한 소주로, 깨끗한 맛으로 건강까지 챙긴다는 제품의 컨셉을 명료하게 드러내면서 진로소주에 대한 상표충성도까지 끌고 가려는 욕심에도 부합되는 네이밍이었다. 이를 위한 캘리그래피는 ‘젊고 깨끗하고 이슬 같은 글꼴’이었다.
 
 이 모든 전략은 자신의 개성을 표출하거나 감정적 유대를 유발하는 브랜드를 선호하고, 웰빙트렌드의 영향으로 깨끗하면서도 알코올 도수가 낮은 술들을 좋아한다는 소비추세를 배경으로 한 것이었다. 그리고 보란 듯이 브랜드의 주목성과 차별성, 브랜드 이미지 표현의 적합성 등 캘리그래피 표현요소에 대한 항목들이 모두 높은 점수를 얻었다.

 물론 언제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를 시장에서, 변덕스러운 소비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절대가치인양 캘리그래피를 논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일 것이다. 때론 소비자들의 마음만 흔들어놓을 뿐 지갑은 열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가령, TV광고들 속에서 독특한 스타일의 광고물을 발견하고 “새롭고 멋지다!”며 감탄하더라도 그 물건을 사기 위해 당장 달려 나가는 일은 드물다.
 경쟁제품 광고와 비교할 때 캘리그래피를 활용한 TV광고가 주목도, 흥미도, 기억도 면에서는 효과적인 반면, 표현의 적합도와 구매욕구도 면에서는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다는 결과치를 얻어낸 한 연구(〈TV광고에 표현된 캘리그래피 표현에 관한 연구〉, 김현숙, 2002)가 시사하는 바도 그 점일 것이다.
 
 이 연구대로라면 기업 이미지 광고에서는 캘리그래피가 수훈을 세울 수 있겠지만, 제품 광고에서는 그 효과를 꼭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캘리그래피를 활용한 광고가 매력적인 것은 맞지만 구매를 할 때는 대기업의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도 한다.
 드라마 타이틀이나 웹 사이트에 종종 등장하는 대담하고 강렬한 캘리그래피들이 소비자들의 눈을 즐겁게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드라마나 사이트를 다시 찾도록 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는 못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캘리그래피를 활용한 디자인물이 많아지고 있는 것은, 디지털 기호만으로는 완성시킬 수 없는 디자인적 가치를 찾으려는 노력의 일환일 것이다. 기술의 힘으로 찍어 누르는 시대를 거슬러 인간 본연의 감성에 귀 기울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이러한 흐름이 사람들로 하여금 손으로 쓴 글씨에 매력을 느끼게 하고 마침내 구석에 처박아두었던 필기도구들을 찾아내게 하고 있다. 디지털 환경이 정점으로 치닫는 와중에 역설적이게도 캘리그래피의 인기가 치솟고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 윤디자인연구소 온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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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2. 11.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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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역사성과 전통성, 문화성, 사회성 등의 심층적 고찰을 바탕으로 보다 세련되고 현대적인 감성을 담아낸다’는 것이 서울서체의 지상과제였다.
 구조적으로 단순하고 형태적으로 간결하여 여유로운 멋과 편안함을 보여주며, 명조와 고딕의 글꼴구조를 통일시킨 가족군으로 태어나야 했다.





디자인 컨셉과 후보안의 도출
 이를 위해 먼저 각종 문헌 및 현장조사를 통한 학술연구와 학계 및 디자인 전문가들의 자문을 바탕으로 디자인 컨셉과 그에 따른 후보안이 도출되었다.
 단아한 여백의 아름다움을 담은 ‘비움’ 안 두 가지와 서로 어울려 살아가는 마음을 담은 ‘열린 마음’, 다양함 속에 유연함과 통일성을 담은 ‘어울림’ 등의 네 가지 안이었다. 그리고 이들을 놓고 자문위원들의 냉정한 평가가 가해졌다.

  “본문용 서체에서는 정형화된 네모틀 분위기를 유지하기로 한다, 비움을 상징화하기 위해 비중을 줄인 초성과 종성을 완성도 높게 수정하면서 열린 마음을 표현한 열린꼴 초성의 적용을 확대하는 등 지나침이 없으면서도 새로운 감각을 가진 서체로 보완한다, WDC를 대비한 영문서체 디자인의 중요성을 더욱 고려하며 사인용의 경우 글줄의 지나친 흔들림을 자제한다.” 여기에 서울디자인위원회의 심의도 더해졌다.

 “서울서체는 장기간 사용될 것을 감안해 유행 보다는 보수적인 것이 좋다. 단, 사용용도에 따라 개성이 중시되는 디자인은 표준안 제작 후 별도의 서체를 개발할 수도 있다. ‘비움’안은 기존 서체들과 차별성이 없으며 명조체와 고딕체가 서로 어울리지 않는다. ‘열린 마음’안의 경우 ㅇ과 ㅎ의 열린 부분이 미완성된 것처럼 보인다. ‘어울림’안은 공한체와 비교되어 ㄱ과 ㅅ이 불안정해 보이고 ㅎ은 작고 가로획이 시각적으로 불균형해 보인다.”
 이러한 자문과 평가들에 근거해 후보안들의 디자인 컨셉이 보다 밀도 있게 조율되며 다음과 같은 추천안들로 진화하게 된다.


 초성과 종성의 크기를 시원하게 키워 형태적으로 안정감을 높이고, ㄱ과 ㅅ의 형태를 직선이 아닌 곡선으로 처리하여 부드러움이 느껴지게 했다. 글줄의 무게중심을 위쪽에 두어 글줄의 흐름을
시원하게 하고 글자와 공간의 조화를 추구했다.
 시작과 끝의 삐침 등이 세련된 느낌을 주고, 받침이 있는 글자와 없는 글자의 변별력을 높였으며, 돌기의 각도는 기존의 명조체에서 크게 벗어나게 않아 시각적으로 편안함을 준다.


 서로 어울려 살아가는 마음을 담은 서체로 ㅎ의 원을 열린 꼴로 디자인하여 형태적 차별화를 시도하면서 ‘열린 마음’이라는 서체명의 컨셉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구조는 네모틀이지만 세리프의 모양을 직선으로 처리하여 현대적인 느낌을 부여했다. 첫돌기와 맺음 부분을 단순화하고 노출빈도를 최소화시키고, 고딕 또한 단순화·정형화된 자소로 형태적 통일감을 주고 조형감을 극대화하였다. 글줄에 있어서도 특별히 자간 조정을 하지 않아도 사용가능 하도록 디자인되었으며 무게중심을 1/3 지점에 두어 글줄의 흐름을 좋게 하였다.

 비녀의 형태적 모티브를 차용한 예스러운 감각과 여백의 아름다움을 담은 서체로, 기존 명조체의 돌기와 맺음을 새롭게 정리하여 현대적인 이미지를 부여했다.
 작아진 초성과 종성이 공간에서 여유를 느끼게 하며, ㄱ과 ㅅ은 강직한 선비를 연상시킨다. 고딕의 경우 최대한 정갈하고 단순하게 정리하여 가독성과 판독성을 높였으며, 전체적으로 글줄에서 변화와 정돈이 함께 하는 담백한 멋을 보여준다.


시민 대상 설문조사와 공청회
 세 가지로 압축된 추천안들은 이제 서체의 실 사용자들인 서울시민들의 평가를 받는 무대에 올라야 했다. 무대는 지난 2008년 6월 5일부터 19일까지 서울광장과 신촌 대학가, 혜화동 대학로, 강남 코엑스몰 등 현장 설문조사와 디자인서울 홈페이지와 디자인정글, 온한글 등의 사이트를 통해 마련되었다. 설문에 참여한 시민 수는 총 106,394명(현장설문응답자 7,396명, 인터넷 설문조사 98,998명)으로, 이들 중 38%에 해당하는 40,151명이 지지한 두 번째 추천안이 마침내 서울시 전용서체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시민들에겐 서울서체를 가려내는 것 외에 또 하나의 책무가 맡겨졌는데, 그것은 서울서체에게 고유한 이름을 붙여주는 것이었다. 서울붓꼴, 서울한강체, 서울우아체, 서울바탕, 서울 고운글꼴, 서울명조 등의 후보안들 중 서울시민들의 선택은 40,270명이 지지한 ‘서울한강체’(명조)와 ‘서울남산체’(고딕)였다.

 서울시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담는 것은 물론 서울시민의 마음이 모인 서체는 이렇게 결정되었고 그에 대한 공청회가 2008년 6월 20일에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렸다. 목진요(홍익대 공공디자인연구소 교수), 백진경(인제대 시각정보연구소 교수), 서혜욱(IDI 대표), 원유홍(상명대 시각디자인과 교수), 최범(간판문화연구소장), 홍석일(연세대 시각디자인학과 교수) 등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과 시민이 함께 한 이 공청회에서 서울서체의 문제점이나 수정사항에 대한 논의가 보다 구체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 주된 내용은 ‘서울서체가 단아하고 우아하며 정제된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아직은 조형적 완성도가 미진하며 활용면에서 용도에 맞는 충분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또한 ‘세로쓰기에 대한 충분한 연구와 후속 작업에 대한 필요성’이 함께 제기되기도 했다.


서울한강체의 탄생과 그 고유한 특징
  이렇게 탄생된 서울한강체는 선비정신을 담은 모던한 서체로, ‘단순하면서도 구조적인 체계’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가로획과 세로획의 굵기 차이를 최소화하고 통일되게 적용하여 고른 회색도를 이루고, 시작부분의 돌기와 끝의 삐침을 부드러운 형태로 처리하는 등 형태의 간결화로 눈의 피로도 덜고 글줄의 안정된 흐름을 이끌어낸다. 

 또한 구조적으로 단순화한 모듈로 시원한 형태감을 이끌어내며 글자와 공간의 비례를 비슷하게 해 판독성을 높인다. 여기에 ㅎ과 ㅍ 등에 열린 공간을 보여줌으로써 열린 사고를 상징하는 서울서체만의 독보적인 개성을 살려냈다.



 글줄의 시각중심선을 상단으로 조정하여 시선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며 받침이 있는 글자와 없는 글자의 변별력 또한 높였다. 자간이나 단어 사이의 간격을 적정하게 조정해 영문과 한자, 약물의 한글과 조화가 뛰어나 조판 시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영문의 경우 한글의 굵기 비례를 최대한 고려하여 진행하였으며, 열림을 상징하는 ㅍ과 ㅎ의 디자인적 특징을 영문의 P와 R에서도 동일하게 표현하고 돌기의 형태를 동일하게 가는 등 연계성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실내외 사인물에 쓰일 것을 고려해 가로쓰기용과 같은 골격으로 통일된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오른쪽 무게중심선으로 세로쓰기 환경에 최적화된 서체도 함께 마련하고 있다.

 그 가족군을 살펴보면 명조(Light, Medium)와 고딕(Light, Medium, Bold, Extrabold), 세로쓰기용 등 총 7종으로 구성된다. 한글은 유니코드 기반의 11,172자를 지원하며, 영문은 Basic Latin 94자, KS 심볼 986자, KS 한자 4,888자로 이루어진다. 명조와 고딕의 기본 구조는 하나의 골격으로 통일되며, 세로쓰기 환경을 고려한 세로쓰기용 서체를 포함하는 가족군을 보여주고 있다.



 

 1년여의 시간이 어떤 이들에겐 길지 않은 시간일 수도 있다. 그러나 서울시 전용서체의 필요성을 역설해온 사람들에겐 조바심을 내며 기다려야 했던 시간이었을 것이다. 하물며 디자인서울의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그야말로 산고의 시간이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마침내 최선의 결과물을 내놓는 순간조차 마냥 기쁘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아직도 아쉬운 부분은 남아 있고 앞으로 헤쳐 나가야 할 일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무엇보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서울한강체와 서울남산체가 아쉬운 부분마저 극복해 보다 이상적인 서체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특정한 담당자란 있을 수 없다는 공감대를 형성시키는 일일 것이다. 서울서체가 필요한 곳곳에 제대로 적용되어 시민들이나 방문자들이 편안함과 즐거움을 느끼는 도시가 되기까지를 생각하면 지금은 시작점에 불과하다.

서울한강체와 서울남산체는 '디자인서울' 사이트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받으실 수 있습니다. 



 ⓒ 윤디자인연구소 온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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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2. 6.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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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란 거대한 캔버스다. 시간의 흐름을 갖는 움직이는 캔버스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 디자이너 노승관 씨에게 도시란 창작의 원천이며 작품을 표현할 수 있는 무대이다. 오히려 무질서하게 범람하는 이미지들과 소음이 안락함과 재미를 준다. 그중에서도 특히 네온사인들의 발광 속에서 부유하는 한글에 묘한 매력을 느껴 실험적인 미디어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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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이상한글’전에 출품한 작품의 제목이 ‘한글 패브릭’이었는데, 이는 한글이 씨실과 날실처럼 얽혀 만들어진다는 구조적인 특징을 암시하고자 함이었나?
 

‘한글 패브릭’은 그러한 거창한 의미를 암시하기보다 편안한 패브릭을 떠올리며 만든 작품이다. 언젠가 남산공원에 오르다가 내려다본 서울의 전경이 누워서 자고 싶은 패브릭으로 느껴졌던 경험을 담아낸 것이다.



     
                                                            <한글 패브릭-노승관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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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서울 전경이 그렇게까지 편안히 쉬고 싶은 패브릭으로 느껴졌다는 것을 쉽게 상상하기 어렵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서울의 어지러운 네온사인이 편안하게 느껴진다. 편안할 뿐 아니라 가끔 밀레오레 같은 건물 아래서 네온사인을 올려다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아마도 도시에서 나고 자란 영향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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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자랐다고 해서 모두 그렇게 느끼지는 않을 것이다. 공기나 물의 오염만큼이나 시각물의 공해에 누구나 지쳐가고 있지 않은가?

틀린 말은 아니지만, 길거리 노래방들의 조명이나 육교 위에서 바라본 도시의 스펙터클한 전경 등이 좋은 것을 어쩔 수 없다.
 나로서는 인공적인 것들이 오히려 자연스럽게 느껴지고 작가로서 질서를 부여해야 할 대상으로 여겨진다. 그럴 때마다 “자연에 대한 무책임한 비유를 경계하기 위해 나는 한동안 도시에서 시를 썼다”는 고 기형도 시인의 말이 떠오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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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인으로 사는 경험들을 새로운 질서로 재창조해낸다는 말인가?

무질서한 듯 보이는 네온사인과 간판들은 보는 사람의 관심이나 관점에 따라 시각적으로 가깝게 다가오고 점멸하는 내용이 달라질 것이라는 전제가 내 작업의 출발점이 된다. 또한 그것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눈에 들어오고 나가고를 반복하기도 하는데 그러한 변화를 상징화하기 위해 일정한 움직임을 갖는 인공적인 프로그램을 부여하는 것이다.



본질적인 영상언어와 움직임의 심리학적 해석에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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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속 글자들이 쉬지 않고 움직이며 읽혔다가 안 읽혔다가 하는 것이 그렇게 깊은 뜻을 가지고 있는지 몰랐다.

개인적으로 움직임이 들어간 것에 관심이 많다. 애니메이션 작업에서도 스토리텔링 보다 움직임의 현상 자체에 집중하고 그 움직임에 대해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가에 주목한다. 지각심리학의 ‘가현운동(apparent motion)’ 의 현상에 흥미를 가지고 있는 것도 그것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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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것이 작품에 많은 영향을 줄 것 같다.
 

원래는 미술을 공부하고 싶었는데 고 1때 색약판정을 받아 그 꿈이 좌절되면서 미술이라는 학문과 가장 비슷한 심리학과를 선택하게 되었지만 결과적으로 지금의 작업들을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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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심리학이 다른 학문들보다 가까운 거리에 있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사람에 대한 관심에서부터 비롯되며 작가의 인지과정을 통해 자연이 재해석되고 재조립된다는 측면에서 미술은 심리학과 닮은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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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미국에서는 심리학을 계속하지 않고 애니메이션을 공부했는데, 특별한 계기라도 있었나?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특히 게슈탈트 심리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그때가 마침 매킨토시 시대가 시작되던 시점이었다. 당시 ‘맥다모’라는 동호회에 참여해 인터페이스 디자인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맥 페인트나 초창기 하이퍼 카드 등을 가지고 놀 수 있었다. 그러던 중 미국 유학할 준비를 하는 친구를 돕다가 덩달아 시각적인 인지현상 과정을 담은 애니메이션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지원해봤는데 합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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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도 여러 학교를 옮겨 다니며 공부했는데 어떤 이유에서였나?
 

처음 들어간 SVA(School of Visual Arts)에서 1년 정도 커머셜 애니메이션을 공부하다 보니 좀 더 본질적인 영상언어를 공부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로드아일랜드 스쿨오브 디자인(RISD)으로 옮겨 필름 애니메이션을 공부하며 타임 아트(Time Art)에 대한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대학원을 캘아츠(CalArts)로 선택한 것은 RISD의 지도교수를 가르치셨던 실험애니메이션계의 큰 스승 Jules Engle 교수께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으로, 덕분에 시각예술 뿐 아니라 연극이나 무용 등 종합예술, 미디어 아트 등을 모두 경험해볼 수 있었다.

 

한글은 인물의 성격을 가진 캐릭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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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미디어에 대한 수업과 경험들에 한글을 등장시킨 것은 무빙타이포그래피를 연구하기 위함인가?

엄밀하게 무빙타이포그래피 개념이라기보다 애니메이션적 접근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러니까 한글이라는 캐릭터를 문자 개념의 캐릭터가 아닌 인물의 성격을 가진 캐릭터로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한글은 무척 재미있는 소재가 된다. 형태적 구성적으로 재미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모아쓰기 등과 같은 체계가 있어서 성격이 있는 움직임의 주체로 작업할 수 있게 한다. 

 한 예로 ‘ㅇ의 여행’이라는 작품을 보면, 수직과 수평구조의 자모음들과는 다른 형태를 가진 ‘ㅇ’가 가출하거나 귀가하는 상황에 따라 글이 읽히기도 하고 안 읽히기도 한다. 여기서 ‘ㅇ’은 마치 미운 오리새끼 같은 역할을 하는 배우나 무용수처럼 보인다. 즉, 글자들의 움직임으로 하나의 무대를 연출하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ㅇ의 여행’-노승관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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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속의 글자들이 쉽게 읽혀지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어떻게 해야 예쁘게 혹은 잘 읽혀질 것인가?’보다는 사람은 어디서든 의미나 재미를 찾고 혹은 자기 앞의 대상에 질서를 부여하려는 심리가 있다는 측면에 더 주목하고 있다. 내 작품은 그러한 사람들의 심리를 이끌어내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저마다 독자적인 움직임의 규칙을 가진 자모들이 다른 자모와의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것을 보는 동안 관객은 예상치 못한 글자와 단어를 발견하는 재미에 빠져들게 된다. 자모들이 움직이다가 충돌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수직적인 형태의 글꼴을 수평적으로 움직이도록 재구성하거나, 전각에서처럼 각 글자들의 스페이스에 포지티브와 네거티브로 변화를 주는 것도 재미있다. 이러한 장치와 현상들이 도시의 이미지들과 시간의 느낌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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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의 계층적인 구조가 미디어 작업을 가능케 하는 양질의 성분이라고 말할 수 있나? 

형태적 구성적으로 재미있는 구조를 가진 한글의 특수성이 움직임 자체를 연구하는 내 작업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해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한글의 무빙타이포그래피 작업에서는 우선 글꼴을 만들어 놓고 움직임을 부여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때 추가되는 움직임으로 인해 원래 글자꼴의 조형미가 파괴되는 경우가 많다.
 애프터이펙츠 같은 소프트웨어 들을 이용하여 무빙타이포그래피 작업을 할 때도 고민이 필요하다. 이들 소프트웨어의 기능들 중 대부분은 로만알파벳을 염두에 두고 개발된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면서 한글의 특성을 잘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한글은 누구인가?’라는 질문과 ‘뭘 줄 수 있나?’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각각의 캐릭터는 각자에게 맞는 연기와 구성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좋은 작품은 그 자체만으로도 인터랙션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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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미디어 작업을 하면서 스스로 경계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피지컬한 참여에 의한 인터랙션보다는 관람객들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인터랙션을 지향하고자 한다. 관람객들의 참여 유도에만 신경 쓰다 보면 더 중요한 ‘감상’과 ‘체험’을 놓칠 수 있다. 훌륭한 회화작품을 감상할 때 머리 속에서 엄청난 인터랙션이 일어난다는 점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가령, 세잔의 정물화를 볼 때 우리는 움직이지 않는 그림 속에서도 구도, 형태, 색 등에 대해 많은 수수께끼와 해답을 발견할 수 있고, 그 질문과 대답이 많아질수록 좋은 감상을 경험하게 된다. 정지된 화면이 아닌 움직이는 화면을 쓰고 있는 지금에도 ‘감동’이라는 전통적인 미학이 밑받침되어야만 작품의 가치를 획득할 수 있다는 마음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예전에 비하면 인프라가 좋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미디어 작업을 하는 데에는 작품을 실연하기 위한 도구나 디스플레이 방법 등에서 많은 비용이 드는데, 그 또한 절반은 작가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주어진 환경에 맞는 컨텐츠를 담기 위해 고민하다 보면 작품의 특성상 쉽게 팔고 사기 어려운 미디어 작품을 놓고 ‘해프닝이냐 비즈니스냐’ 하는 논란을 벌이는 일도 줄어들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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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늘 한글을 소재로 한 미디어 작업을 해나갈 계획인가?

사실 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국내에서는 내가 꿈꾸는 애니메이터로서 살기 어려운 것 같아 한동안 후학을 가르치는 일에만 열중했었다. 그런데 갑자기 돌아가신 Jules Engle 선생의 장례식에 다녀온 이후로 어디서라도 작업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시작한 것이 한글작업이었다. 그 결과 2년여 만에 나름대로 인정도 받게 되었지만 하면 할수록 새로운 구상들이 떠오르곤 한다.
 그것은 움직이는 캔버스 위여서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움직임은 보다 직접적인 호소력을 갖는 세계 공통어라고 말하고 싶다. 시간의 흐름을 동반하며 작품을 살아있게 한다. 그러한 무대에 한글이라는 캐릭터를 등장시켜 계속 연기하게 할 수 있다면 연출가로서 기쁜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 윤디자인연구소 온한글

BlogIcon 달의아이 | 2009.02.06 21:36 | PERMALINK | EDIT/DEL | REPLY
잘보고 갑니다~^^ 이상한글 전에서 한글 패브릭을 인상깊게 봤지만 도록에 써있는 설명으로 이런 의미까지 읽지 못했어요~ "ㅇ"의 여행이 너무 재밋는 작품같아요!
BlogIcon 온한글 | 2009.02.09 10:11 신고 | PERMALINK | EDIT/DEL
안녕하세요. 달의아이님ㅎㅎ
작품과 함께 설명과 의미까지 읽는다면
작품을 이해하는데 훨씬 도움이 되겠죠? ㅎㅎ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릴께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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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2. 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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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료를 많이 주면 잘 쓰러진다’고 해야 할 것을 ‘다비하면 도복한다’고 표현하는 바람에 만들어진 책이 있다. <성제훈의 우리말 편지>가 바로 그 책이다. 

 농학박사인 저자는 농업 관련 잡지에 기고하던 글을 읽은 한 농부로부터 문의전화를 받고서야 그동안 우리말로 쉽게 쓸 수도 있는 말을 ‘당최 알 수가 없게’ 써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것을 그저 일본식 용어가 많은 서적들을 참고하다 보니 생긴 단순한 일로 치부해버리고 말았더라면 <성제훈의 우리말 편지>라는 책은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순박한 농부의 솔직한 충고를 겸손하게 새기면서 우리말에 대해 공부하게 되었고 그 내용들을 주위 사람들과 나누고자 전자우편을 보내기 시작한 것이 ‘우리말 편지’의 시작이었다. 그렇게 2003년부터 보냈던 편지들 중 일부를 엮은 책이 바로 <성제훈의 우리말 편지>이다.

                                  

성제훈_우리말 편지


 지금도 저자는 아침마다 우리말 편지를 기다리는 수천명의 애독자들을 위해, 무엇보다 자신을 위해 우리말에 대해 공부하고 자료를 수집한다.
 놀라운 것은 그의 이력이다. 여타의 우리말 바루기에 대한 책을 낸 사람들과 다르게 그는 국어학 전공자도 아나운서도 아니다. 농촌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며 농과대학을 나와 농업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 박사학위를 받은 뒤로 농촌진흥청에서 일하고 있는 토종 농업학자이다.
 편지들 곳곳에서 계절감과 자연에 대한 애착심이 보이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말에 대한 전문가로서 누군가를 가르치려 하보다 자신 또한 배우는 사람으로서의 자세로 일관할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저 일상 속에서 발견한 말글살이의 문제점에 대한 단상들을 제 식구들의 이야기나 일터의 모습들과 버무려내고 있습니다. 조금만 살펴보면 주위에 틀리게 쓰인 말들이 많습니다. 간판을 봐도 틀린 게 보이고 전공서적이나 라디오, TV 등에서도 틀린 말들이 보입니다. 덕분에(?) 매일 매일 편지를 쓸 수 있습니다.”

 사실 아무리 우리말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더라도 본업만으로도 바쁜 직장인이 하루도 빠짐없이 대중을 상대로 편지를 쓴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날마다 ‘우리말 편지’를 기다려주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고마운 마음이 앞서 매일 아침 어김없이 컴퓨터를 켠다.

 그의 우리말 사랑은 지난 해 한글학회로부터 ‘우리말글 지킴이’로 위촉되면서 확실히 공인되었다. 그의 인사말대로라면 ‘농업연구자가 농업기술이나 농업상식을 다른 사람에게 쉽게 알리고자 우리말 공부를 시작했고, 그것을 주위 분들과 나누고 있을 뿐인데 큰 상을 받게 되었다’지만, 꽃씨를 퍼뜨리듯 매일 아침 띄우는 ‘우리말 편지’가 있었기에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말의 향기를 음미하고 잘못된 것은 바로잡는 기회를 가졌을 것이다.

 한 출판사의 제안으로 출간한 봄/여름편과 가을/겨울편 두 권의 책들은 그동안의 편지들을 재구성한 것이다. 따라서 책의 내용도 잘못된 말이나 어투 등을 바로잡고 순 우리말을 소개하는 것 등이 주를 이룬다.
 저자의 생활 속에서 잘못 쓰이고 있는 말들을 찾아내 사전에서 그에 대한 바른 예들을 보탠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는 것. 그래서인지 문법에 대한 글이 많은 책들보다는 읽기 편하다는 평을 듣곤 한다. 

 문법에 대해서라면 국립국어원의 가나다전화에 물어보라고 소개하고 있다. 우리말에 관한 베스트셀러 중 하나인 책을 출간한 저자임에도 철저하게 비전문가로서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자료를 참고했을 뿐이라는 이유로 인세도 모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우리말을 바로 쓰기 위해서는 나누고 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에 진작부터 누구라도 ‘우리말 편지’를 누리집에 올려도 좋다고 말해온 터였다. 이렇게 순수하게 우리말을 사랑하는 그의 마음은 메아리처럼 감사편지가 되어 돌아오곤 한다.

 “외국에 나가 있는 주재원이나 특파원 가족들로부터 자녀들의 한국어 교육에 좋은 소재가 된다고 고마워하거나, 맞춤법 공부를 다시 하게 되니 아이들 앞에서 큰소리 칠 수 있게 되었다는 회신을 받곤 합니다. 또 우리말 편지의 내용으로 종례시간에 퀴즈를 낸다는 선생님도 있고….”

 그런 ‘우리말 편지’가 손에 들고 다닐 수 있는 책으로 만들어졌으니 누리꾼들 뿐 아니라 그동안 '우리말 편지‘에 대해 몰랐던 일반인들에게까지 우리말 사랑을 전할 수 있게 되었다. 인상적인 점은 누리꾼들까지도 온라인상으로만 읽던 편지를 손 안에 들어오는 책으로 만나게 된 것을 무척이나 반가워한다는 것이다.

 <성제훈의 우리말 편지>의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다음 책을 준비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처음부터 책의 저자가 되고자 한 적도 없지만 책을 내는 일은 출판사들의 소관일 뿐, 본래의 모습대로 우리 농업의 발전을 위한 연구를 하면서, 매일 아침 즐거운 마음으로 우리말 사랑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를 건네는 발신자로서의 역할에만 충실하고자 한다.

 “농업에는 우리 선조의 얼과 넋이 녹아 있습니다. 농업의 중요성을 꼭 먹을거리를 만드는 데서만 찾으면 안 됩니다. 우리 문화의 보물창고가 바로 농업입니다. 마침 제가 농업을 하고 있기에, 농업 속에 서려 있는 조상의 숨결과 얼을 찾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그것이 ‘우리말 편지’가 해야 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우리말과 우리글, 우리 문화를 찾아 알리는 데 힘쓸 것입니다.”

 토종 농학자인 그에게 우리말과 우리글을 가꾸는 것은 조상 대대로 이어온 우리땅을 지키고 사랑하는 일만큼이나 중요한 일인 것이다. ‘우리말 편지’의 구절구절마다 소박한 농심이 묻어나고, 바른 우리말 사용에 소홀한 것에 대한 진심어린 반성이 느껴지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포장내 위치별 지력의 변이가 상당하다’가 아니라, ‘논 안에서도 이곳저곳의 땅심이 다르다’라고 이해하기 쉬운 우리말로 바꾼 이야기도 그중 한 대목일 것이다.


 우리말과 글을 사랑하고 가꾸는 일이 전문가들만의 몫이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의 원형을 애틋하게 돌아볼 줄 아는 마음을 갖는다면 누구나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성제훈의 우리말 편지>를 통해서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 윤디자인연구소 온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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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2. 3. 09:16
 

한국인들이 우리말과 글을 잘못 쓰는 이유는 과연 무엇이고 주로 틀리는 것은 어떤 것들일까? 20여 년 간 일간지 교열기자로 일해온 현장경험담을 <건방진 우리말 달인>이라는 책에 생생하게 담은 엄민용 기자(스포츠칸 생활문화부)라면 그 해답을 들려줄 수 있을 것 같다.
 표준국어대사전이나 국어교과서 등 우리말글살이의 기준이 되어야 할 책들 속에서도 잘못된 점들을 찾아내 바로잡아온 우리말 달인으로서 따끔한 충고를 아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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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머리 부분인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라는 글에서 재미를 위한 도구로 반말을 사용했다고 밝히신 것이 인상적입니다…?

우리말에 대해 공부하기 위해 관련 책들을 읽으면서 가장 답답하던 것이 바로 ‘너무 재미가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딱딱한 문장에 난해한 설명이 국어 공부를 방해하는 걸림돌처럼 여겨졌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쉽고 재미난 표현을 할 수 있을까 하고 고민하다 반말 투로 글을 써서 중학교 다니는 아들에게 읽혀 보았더니, 무척 재미있어 하더라고요.

 공부는 놀이이어야지 노동이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말과 글에 대한 책들도 지금보다 재미있게 꾸며져야 우리말글을 공부하는 사람이 많아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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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진 우리말 달인>이라는 책의 제목을 통해 화자인 ‘우달이’라는 인물의 성격을 어느 정도는 짐작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의도하신 바는 무엇인가요?

‘우달이’는 정말 우리말 달인이 되고픈 제 꿈입니다. 아울러 우리 국민 모두가 우리말 달인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형상화한 것입니다.

  아직 우리말 달인이 됐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지금도 ‘열공’ 중입니다. 사실 우리말 공부에 끝이 어디 있겠습니까. 방금 제가 말한 ‘열공’이란 말이 표준어가 될 수 있느냐 없느냐, ‘열공’ 따위 말이 우리말을 훼손하느냐 그렇지 않으냐 등의 논쟁은 끊임없이 벌어질 것입니다. 공부하고 익혀야 하는 것이 계속 생기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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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에서 20여 년 간 교열기자로 일하면서 현장에서 경험한 이야기들을 담은 책이라는 점 때문에 더욱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언론사나 출판사에서 일하는 다른 많은 사람들 중에서도 우리말글에 대한 자료와 실제에 대해 특별히 더 파고드신 이유가 있었나요?

교열기자 대부분은 생활국어와 우리말 관련 규정들의 괴리로 인해 마음고생을 합니다. 언중이 널리 쓰고 우리말법에도 어긋나지 않아 표준어로 대접받기에 충분한 말인데도 사전들이 사투리 등으로 묶어 놓은 것이 많기 때문입니다. 저도 그런 말들로 인해 고민을 많이 하게 됐고, 그런 말들을 표준어로 삼을 만한 근거를 찾기에 몰두하면서 자연스레 생활국어를 좀 더 깊이 공부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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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관련서의 오류를 찾아낸 공으로 한국어문상 대상을 두 차례나 받았는데,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과 중학교 교과서, 국립중앙박물관 전시물의 설명문 등에서 찾아낸 오류들은 어떤 것들이었나요?


<표준국어대사전>은 현재 엉망입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초판 2쇄(2000년 3월 20일)의 경우 ‘부정확’ ‘부도덕’의 ‘부(不)’가 접미사로 올라 있는 것을 비롯해 진부령의 길이가 고작 520m로 설명돼 있습니다. 논개는 진주성이 함락되기 1년 전에 이미 죽은 것으로 돼 있고요. ‘뇌졸중’을 ‘뇌졸증’으로, ‘뜨개질’을 ‘뜨게질’로, ‘少林寺’를 ‘小林寺’로 적어 놓기도 했습니다.
 당시 외부의 압력에 의해 예정보다 앞당겨져 출판되기는 했지만, 국가를 대표하는 사전으로는 상당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당시 국어교과서에는 ‘평안감사’가 ‘평양감사’로, ‘아뿔싸’가 ‘아뿔사’로 올라 있는 등 단순 오자가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국어교과서가 모범으로 삼는 ‘교과서 편수자료’와 국립국어원의 띄어쓰기 규정 등이 엇갈리는 점이었습니다.
 이 문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 국립국어원의 위상을 대통령 직속기구로 높여 정부 부처의 국어정책을 총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국어사전과 교과서가 다른 길로 가고, 산업자원부(지금의 기술경제부)가 자기들 마음대로 화학원소 이름을 바꾸는 일을 막을 수가 없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문제는 더욱 심각했습니다. 당시 개관을 한 달 조금 넘게 남겨둔 상황이었는데, 설명문에는 오자와 탈자는 물론 비문이 수두룩했습니다.
 특히 손기정 선수의 출생연도가 1934년(1936년에 베를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땀)으로 표기돼 있는가 하면 성종 임금의 월산대군을 아들로 적어 놓는 등 사실적 오류도 부지기수였습니다. 그런 것들을 개관 전에 제대로 잡은 일은 지금도 큰 보람으로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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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쓰는 말임에도 언중이 우리말을 잘못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말을 홀대하는 사회 분위기가 가장 문제라고 봅니다. 국어 실력보다 영어 실력을 우선하는 것이 지금의 풍토이니까요. 국민의 언어 씀씀이를 무시한 국어 정책도 문제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별로 쓸 일도 없는‘툇간’ 같은 말에는 사이시옷을 받쳐 적도록 하면서 자주 쓰는 ‘홧병’을 ‘화병’으로 쓰도록 고집하는 처사는 분명 잘못된 것입니다. 특히 언중이 의미에 따라 구분해 가며 많이 쓰는 ‘나래’ ‘내음’ 등의 말은 어서 표준어로 삼아야 합니다.
 표준어를 정하는 주체는 학자가 아니라 언중이어야 합니다. 국민들 역시 우리말을 좀 더 소중히 여겨야 합니다. 우리말 공부에 마음을 쓰고, 외래어 남발을 자제해야 합니다. 그런 마음이 있어야 우리말을 정확히 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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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잘못 알고 있는 우리말 상식의 대표적인 예를 든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진짜 많습니다. 예를 들어 동물 이름에서 ‘망둥어’나 ‘청서’를 쓰는 사람이 많은데, 그런 동물은 없습니다. 우리가 즐겨 먹는 창란젓이나 돋나물․비듬나물 등도 바른말이 아닙니다. 이런 단순한 낱말의 문제뿐 아니라 어른께 ‘수고하세요’라고 말하는 등 표현에서도 잘못을 저지르기 일쑤입니다. ‘수고하다’는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쓰는 말이지,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써서는 안 되는 말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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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말에 대한 좋은 책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우리말에 대해 공부하려면 생각만큼 쉽지 않다고들 합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우리말이 원래 어렵습니다. 여기에다 한글 맞춤법과 표준어 규정에 미흡한 점이 많아 우리말을 공부하는 사람들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이시옷의 규정과 예외, 이모음역행동화 규정과 예외, ㅎ곡용어의 문제 등 한글 맞춤법과 표준어 규정에서 보완하고 고쳐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우리말글을 다룬 책이 너무 딱딱하고 어려운 점도 문제라고 봅니다. 어떤 책은 사전을 뒤져 가며 용어에 대한 의미부터 파악해야 비로소 읽을 수 있는 것도 있습니다. 우리말 관련 책은 어떤 책보다 쉽고 재미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어려운 우리말을 좀 더 즐겁게 공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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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진 우리말 달인>이 기존의 우리말 관련 책들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다른 책에 비해 특별한 것은 별로 없습니다. 다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반말 투로 글을 쓰면서 조금은 재미있게 우리말에 대한 얘기를 풀어놓았습니다. 여기에다 제가 20년 가까이 교열을 하면서 익힌 ‘쉽게 외우는 법’을 더해 놓았을 뿐입니다.

 확실히 다른 점이라면, ‘이런 말은 비표준어이니 쓰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보다는 ‘이런 말은 표준어로 대접받아야 마땅하다’는 논리를 펴는 데 더욱 신경을 썼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상규 국립국어원 원장님으로부터 ‘칭찬’을 듣기도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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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책을 내신 보람과 성과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보람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많은 독자가 우리말에 대한 궁금증을 메일로 물어오고, 그에 대해 답변해 주는 일이 무척 즐겁습니다. 어떤 분은 자신을 ‘작은 우달이’라고 부르기도 한답니다. 제 책을 늘 옆에 끼고 다니겠다는 독자도 있고요. 또 교보문고와 옥션 등 인터넷서점 국어 분야에서 꾸준히 상위에 올라 있으니 나름대로 성과도 올린 셈이죠.

 우리말에 대해 궁금한 것이 있는 분은 언제든 ‘우달이’를 찾아 주세요. 네이버와 예스24 블로그에 <건방진 우리말 달인>에 담지 못한 많은 자료를 올려놓았습니다. 메일(margeul@hanmail.net)을 보내 주시면 쉽고 자세하게 설명도 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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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 29.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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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어원,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외솔회, 한글학회 등 우리말글살이 일선의 4개 단체들로 구성된 '562돌 한글날 큰잔치 조직위원회'는 2008년 10월 4일 경복궁 수정전 앞뜰에서 한글주간 선포식을 거행했다.
 ‘한글, 피어나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선포식은 그동안 각 기관이나 단체들이 개별적․산발적으로 행해 온 한글날 관련 행사들이 앞으로 한글주간이라는 이름 아래 집결될 것임을 알리는 행사이기도 했다. 그 어울림에 구심점 역할을 했던 국립국어원의 이상규 원장을 만나보았다
.




‘한글, 피어나다’라는 주제로 한글단체들의 힘 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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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한글날 큰잔치 조직위원회라면 몇 년 전부터 그 해의 한글날 행사를 위해 결성되곤 했던 조직인데, 특별히 올해 한글날에 즈음해 처음으로 한글주간 선포식을 갖게 된 배경은 무엇입니까?

2006년 한글날이 국경일로 승격된 뒤 한글 관련 단체들 사이에서 한글주간 선포식을 갖자는 움직임이 있어 온 터였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추진되지 못하다가 새로 취임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한글에 대한 열정과 관심을 보여주셔서 이번 562돌 한글날을 맞아 마침내 한글주간 선포식을 실현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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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한글주간 선포식이 갖는 의의와 목적은 무엇이며, ‘한글, 피어나다’라는 주제는 어떤 의미인지요?

그동안의 한글날 행사들은 각 단체들이 산발적으로 진행해 규모도 미미했지만 힘이 분산되는 아쉬움이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런 만큼 좀 더 조직적으로 활성화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한글주간 선포식은 그 바람이 모인 결과라는 점만으로도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그 목적은 한글 반포 562돌을 맞아 ‘위대한 문화유산인 한글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전 국민이 함께 하는 공감의 자리를 마련한다’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를 통해 국민과 함께 하는 문화대축제로 승화시킨다’는 데 있습니다. 그리고 ‘한글, 피어나다’라는 대주제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꿈이 한글로 피어나고, 그 한글의 위상이 아시아와 세계로 피어나간다는 뜻을 함축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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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의 ‘국어사랑 큰잔치’를 비롯해 ‘한글문화관 건립을 위한 토론회’, 이번에 대대적으로 준비한 562돌 한글날 큰잔치 등으로 한글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과 관심이 높아지는 것과 관련해 ‘한글날의 공휴일 재지정’에 대한 기대도 없지 않은데요….

한글날의 공휴일 재지정을 위해 많은 한글단체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입법부에서 통과되어야 할 사안인 만큼 단시일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그보다는 우리가 우리말과 글을 너무 함부로 다루고 있음을 자성하는 일이 더 시급하다고 봅니다. 우리의 언어생활이 갈수록 파괴적 폭력적으로 치닫고 있음을 돌아보고 아름다운 말씨로 소통의 품격을 되찾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정부가 아무리 좋은 정책을 펼친다한들 주인이 주인행세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지 않겠습니까? 국립국어원의 역할도 그런 환경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고 지원하는 일일 것입니다.

 

 
 

아름다운 우리말과 글로 소통의 품격 되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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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있었던 한글문화관 건립을 위한 토론회에서 그동안의 한글문화정책이 국어교육 중심의 정책에 치우쳐 정작 한글의 정신이나 창제원리 등에 대한 한글문화에 대한 정책은 미비했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우리 어문정책의 행정부라고 할 수 있는 국립국어원의 수장으로서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한글이 어문정책에 있어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국립국어원에 한글 자체에 대한 연구부서를 별도로 가지고 있지는 않고, 웹상에서 운영하는 ‘디지털한글박물관’에 한글에 관한 방대한 자료들을 싣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립국어원의 최우선적인 역할은 우리 국어문화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령, 사회교육 강화 차원에서 최근 실시한 군인들의 국어능력향상 프로그램 등이 그런 예라고 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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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문화관 건립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입니까?

한 마디로 환영합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사 속에서 빛나는 한글임을 알릴 수 있는 거점을 마련하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세계 문자들과 함께 비교분석하는 전시를 한다면 우리 한글이 얼마나 우수하고 자랑할만한 것인지 한 눈에 알게 될 겁니다. 우리도 우리지만 외국인들에게 우리 한글에 대해 좀 더 체계적으로 알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길 바랍니다. 또한 한글을 국가적인 브랜드로 키우는 구체적인 계기가 되어 한글의 상품성이 우리에겐 큰 밑천임을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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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의 상품화라면, 이미 곳곳에서 시도해 왔지만 아직 큰 성과는 얻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글의 아름다움을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을 만한 상품을 만들려면 어떤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한글’로 다시 태어나려면, 과학성이나 예술성에 대한 학술적 연구도 중요하지만 이 시대를 담아내기 위한 고뇌가 필요합니다. 훈민정음의 위대함을 단순히 기술하는 것만으로 한글의 우수성을 전달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지금의 우리는 비주얼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문자는 더 이상 단순소통을 위한 기호가 아니고 한 시대의 문화와 예술, 인간의 심성과 사유방식 등을 담아내는 비주얼 요소임을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로마자만 보더라도 로마시대의 글꼴과 영국에서의 글꼴이 다르지 않습니까? 시대의 문화적 품격이나 예술성의 느낌이 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흔히들 한글이 과학적인 문자라고는 하지만, 한글의 자음과 모음 낱글자들에 대해서는 소중히 다루지 않는 것 같습니다. <알파벳>이라는 책에서 알파벳 하나하나에 신화성을 부여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우리 한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24개의 우리 자모에도 스토리텔링을 담아 생명력과 예술성을 불어넣어볼만 하지 않을까요? 기호 속에 신화를 담는 작업이야말로 울림을 잃어버린 우리 문자를 되살려내고 문화컨텐츠의 원형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절멸 위기에 놓인 우리 토속어와 방언에 대한 연구도 한층 북돋워야 할 것입니다.


한글 자모 24자에 창조적인 스토리텔링 담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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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펴내신 <방언의 미학>을 통해서도 같은 맥락의 메시지를 전하셨던 것 같습니다만, 결국 방언 속에서 우리 문자에 담을 신화를 발견할 수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사투리를 몰아내려는 한 시대의 잘못된 국어정책으로 우리는 방언을 많이 잃어버렸습니다. 하지만 우리 토속어를 도외시하는 것은 우리만의 기호를 포기하는 것이고, 그것은 결국 우리의 지식기반이 무너지는 것을 방치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자가 생기기 전 언어는 본래 주술성을 가지고 구전으로 문화를 축적했습니다. 그러던 것이 문자가 생겨나면서 삶의 방식의 틀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방언은 그러한 언어와 문자의 역사를 좀 더 본래의 모습에 가깝게 간직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민족의 ‘고유한 모습’을 비추어주는 기호이자 신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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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최근 우리 언어생활 속에 신조어들이 난무하고 있는 것에 대해 누구보다 반감이 크실 것 같습니다. 일각에서는 신조어의 흐름도 결국 우리말의 현재적인 모습이므로 아우르려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는데요….

신조어의 심각성은 외국어의 혼태라는 점에 있습니다. 외국어가 남용되면서 우리말과의 혼태로 생겨나는 신조어들이 많아지고 있는데, 시대가 시대니만큼 외국어라고 무조건 배척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그러나 그에 앞서 말을 생산해내는 사람들이 우리말을 순화시키는 데 앞장서주길 부탁하고 싶습니다.
물론 신조어나 외국어에 대해 탄력적인 정책이 불가피한 것도 사실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우리말의 현재적인 모습으로 인정한다는 차원에서 언어정보처리 작업에 있어 모르는 척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들을 권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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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아우름이란, 분야를 막론하고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글에 있어 아우름이란 과제는 어떤 방향의 모색이어야 할까요?
 

앞서 비주얼 시대의 한글에 대해 언급한 바 있습니다만, 문자는 이제 단순히 의사소통의 기호가 아닙니다. 그 나라와 시대의 문화와 정서가 총체적으로 담긴 얼굴입니다. 따라서 이제는 국어학자들뿐 아니라 과학, 디자인, 음악 등 모든 문화예술로 옷을 입히는 한글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지식경쟁력이 세계 40위밖에 안 되는 이유는 학문 간의 협업과 공유가 안 되기 때문입니다. 서로 문을 열고 상생하기 위한 방향을 모색한다면 지식기반을 훨씬 높일 수 있을 텐데 말입니다. 자모의 음양이론과 이원론적인 특성이 디지털 세계에서 더 없이 적합한 이론이라는 사실이 우리 IT산업에 중요한 자원이 되었듯이, 훈민정음의 신비한 원리와 이야기들이 모든 분야를 넘나들며 다양한 결과물을 낳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 윤디자인연구소 온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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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 2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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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꼴이 보여주는 것은 단순히 ‘꼴’뿐이 아니다. 애초에 그것은 디자이너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배경-이를테면 그만의 스타일이나 지식 등-을 보여주는 것이며, 그 글꼴을 선택해서 쓰는 사용자의 취향이나 의도까지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느낌’이나 ‘~스타일’이라는 말을 빌려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과 범위는 알고 보면 다분히 주관적이며 광범위하다. 그럼에도 그러한 표현들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것은 그 말 어딘가에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설득의 통로는 과연 어디에 있는 것일까?
디자인 작업이 그 통로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면, 어느 특정한 시즌을 겨냥한 작업은 좀 더 쉽고 정확하게 그 통로를 찾아낼 것만 같다.





시즌이 있는 곳에 글꼴이 모인다

 
 글꼴 개발자들에 따르면 최소한 상품의 기획수립 단계에서는 시즌성 상품의 진행이 쉬운 것이 사실이다. 목적이 분명하게 주어진 과제는 기획 초기의 시간을 세이브해주어 바로 다음 단계의 논의를 가능하게 해준다.
 그렇다고 소비자를 제대로 설득할 수 있는 통로를 단번에 찾게 해 주는 것은 아니다. 무조건 상품만 내놓으면 소비자들이 우르르 몰리던 시대는 너무나 옛날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즌성 폰트는 폰트 중에서도 생필품처럼 쓰이는 것도, 사용자의 개성을 보여주기 위한 스타일 용품도 아닌, 일시적인 행사 차원으로서의 성격이 강한 까닭에 굳이 ‘열심히’ 구입할 필요는 없는 일종의 사치품(?)일 수도 있다. 따라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서는 “이번 시즌을 한층 즐겁게 해줄 글자 이벤트!”를 하도록 강하게 촉구해야 한다.

 시즌성 폰트의 입장에서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 소비자들이 기본적으로 싫증을 잘 내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아무리 좋아도 그렇게 오랫동안 한 가지만 고집하지 않고 신제품이면 뭐든지 시도해보는 호기심 덩어리 소비자들이 많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특히 웹이나 모바일 마켓을 드나드는 소비자들은 늘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고 싶어 하기 때문에 그때그때 맞는 시즌성 폰트로 교체하는 것이 하나의 즐거움일 수도 있다. 최근 글꼴 개발자들이 특정한 시즌을 위한 상품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는 것도 그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함이다.

 “사실 시즌성 폰트의 경우 매출기여도가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 시즌 초기에는 대단한 반응을 보이지만 그 시즌이 끝나면 선택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사용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상품의 개발이 좋은 개발사가 되기 위한 조건이라면, 시즌성 폰트를 개발하는 것 또한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모리스디자인의 홍필선 부사장은 매출력이 있는 상품 개발을 우선시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단기간이라도 사용자들의 요구가 예상되는 시즌성 상품의 개발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다.


시즌감 살리는 제목이 매출에 기여한다?
 
 얼마 전 빼빼로데이와 수능시험일을 보낸 폰트 사용자들은 이제 크리스마스와 신년 혹은 겨울이라는 계절감을 느끼게 해주는 상품을 찾고 있다. 산타할배, 꼬마눈사람, 크리스마스파티, 빨강코루돌, 복주머니, 행운가득, 함박눈, 감기주의보, 하얀눈, 붕어빵, 군밤, 겨울바다 등이 그에 해당되는 것들.  2007년이 돼지해인 점에 착안해 폰트회사들마다 내놓았던 황금돼지, 씽씽돼지, 앗싸돼지요, 황금복돼지, 해피꿀꿀이, 007돼지 등의 돼지 라인(?) 상품들은 이제 다음 타자인 쥐에게 그 자리를 내어줄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12지 중에서도 돼지는 재물의 상징이어서 꼭 돼지해에만 환영받는다고만은 할 수 없으니 더 긴 시간 동안 쓰일지도 모를 일이다. 그들의 수명은 언제나 소비자들에게 달려 있다. 그렇다면 시즌성 폰트의 수명을 좌우하는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은 무엇일까?

 두 말할 것도 없이 우선은 상품명에서 승세를 가르게 된다. 수많은 글꼴들 속에서 사용자들의 시선을 끌어당기기 위해서는 첫 번째 관문인 제목으로 먼저 어필해야 한다. 제목은 그 글꼴의 느낌을 전달시켜주는 키워드로서 매출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글꼴명은 상품성에 30% 정도의 영향을 준다고 본다. 싸이월드만 해도 디자인 차별성이 별로 없는 수많은 글꼴들 중에서 부끄부끄, 꼬꼬마, 종이학 등이 인기를 끌었던 것은 제목의 영향이 컸지 않았나 싶다.”

 폰트릭스의 박용락 팀장은 궁극적으로 디자인력이 좋아야겠지만 상품명 역시 시즌성 폰트의 성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면서 그 비중을 ‘80:30의 비율에 10%는 교집합’으로 설명한다. 실제로 '오뎅‘이라는 상품을 여름에 출시한 적이 있었는데 디자인력이 좋았음에도 별 반응이 없었던 것은 결국 계절적으로 어울리지 않는 제목 때문이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상품명에서 시즌성이 느껴진다고 해서 매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는 견해도 있다. 한양정보통신의 김준 이사에 따르면 “폰트의 경우 스킨이나 메뉴효과 등의 상품들보다 이미지가 직관적으로 한눈에 들어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제목이 별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고 한다. 시즌성 상품이라고 해도 평상시 일반 상품들 이상의 집중을 받지 않을 수도 있으며, 오히려 시즌성을 의식한 이름은 한시적이어서 상품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시즌성 상품의 네이밍이 때로 롱런이 가능한 상품의 발목을 잡는 것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글꼴 개발업체들이면 누구나 공감하는 부분이다. 특정한 시즌을 위한 상품임을 제품명에 분명하게 밝혀서 그 시즌을 열심히 달리게 하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다소 의미심장한 타이틀이어서 당장의 매출은 크지 않더라도 좀 더 장거리를 달리게 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서 고민하게 된다는 것. 

 한 예로 쵸코빼빼로와 귀염둥이빼로의 경우를 들 수 있다. 둘 다 빼빼로 데이를 위한 상품이었음에도 귀염둥이빼로에 비해 쵸코빼빼로는 오래 사랑받지 못했다. 아쿠아마린의 경우도 제품명에서 바다 컨셉이 강하게 느껴지기 때문인지 여름 시즌에만 국한되지 않고 좀 더 많이 적용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다음 시즌 글꼴을 기대하는 소비자들

 
 스테디셀러로 남을 수 있는 가능성이 적다는 사실은 시즌성 폰트에 공을 적게 들이게 되는 결과로 이어지게 한다. 싸이월드, 네이버 등의 포털 업체나 애니콜랜드 같은 단말기 커뮤니티 업체들이 보여주는 인기순위도에 오르더라도 단발에 그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 언젠가 싸이월드가 시즌성 상품의 아이디어 공모전을 열었던 것처럼 구체적인 무대가 마련되지 않는 한 본격적으로 힘을 기울이기가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네이버같은 기업에서는 폰트 서비스 아이템을 처음부터 장수아이템 위주로 선택한데다 1년 단위로 계약이 이루어진다니 시즌성 폰트는 아직 포지셔닝을 못하고 있다.

 신상품 개발을 위한 기획에 들어가는 것은 보통 3개월 전부터로, 그 출시시점에 특정한 날이 있거나 계절감으로 어필할 필요가 있을 때엔 처음부터 시즌성 상품을 준비하지만, 개중에는 미리 염두에 두기보다 시즌에 임박해서 제작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업계의 말이다. 효자상품은 아니 지만 다양한 적용을 위해서는 필요한 상품이기에 구색을 갖추기 위해서라도 출시하지 않을 수는 없다는 것.
 
  문제는 롱런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너무 많은 공을 들이기에는 부담스러운 것이 업계의 입장이겠지만, 역으로 그만큼 퀄리티가 떨어지는 상품력 때문에 오랫동안 사랑해줄 수 없는 것이 소비자들의 입장은 아닐까 질문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너무나 분명한 사실은 소비자들이 업계의 입장을 이해해줄 리 만무라는 것이다. 그들은 다음 시즌이 올 때마다 새로운 글꼴상품을 찾아다닐 것이고 그들이 모이는 곳에 시즌성 상품의 트렌드가 형성되곤 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소비패턴은 새로운 상품이 등장했다고 무조건 몰려들던 과거의 사람들과는 사뭇 달라서,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상품들 속에서도 알맹이와 쭉정이를 걸러내며 신랄한 비평을 즐길 정도로 똑똑하고 까다롭다. 어차피 그럴 것이라면 디자인 개발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트렌드를 제시하고 리드해나가는 구도를 마련해 소비자들이 흐뭇하게 따라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현명한 길이 아닐까 싶다.



 ⓒ 윤디자인연구소 온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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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 15. 13:35


2008년 10월 9일 한글날을 기념했던 다양한 행사들 가운데 ‘한글 손글씨, 거리를 물들이다’는 KT&G 같은 대기업과 전시그룹 글+책+말, 윤디자인연구소 등이 대거 참여했다는 점에서 디자인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2350명이나 되는 일반인의 손글씨를 한 자리에 모았다는 점에서도 단연 화제였다. 한글문화단체가 아니라 기업과 디자이너와 일반인들이 함께 이뤄낸 ‘새로운 한글날’로 기록될만한 사건이었던 것이다.

사건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이 바로 캘리그래퍼 강병인이다. 우리 디자인계에서 한글 캘리그래피로 새바람을 일으켜 온 그의 경험과 디자인 철학을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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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62돌 한글날에 마련된 ‘한글 손글씨, 거리를 물들이다’는 한글과 캘리그래피에 대해 일반인들의 관심을 환기하는 계기였다. 기획 단계부터 참여해온 주역으로서 그 성과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전시그룹 ‘글+책+말’ 멤버들과 상상마당, 윤디자인연구소 등 정말 많은 사람들의 수고와 노력으로 이뤄낸 행사였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마포구청 등의 후원도 힘이 됐다. 그러나 2350자의 주인공들을 행사장까지 초대하고, 주차장 바닥에 페인트로 캘리그래피 퍼포먼스를 하려 했던 것 등이 진행여건 상의 한계로 좌절돼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또 홍대 앞이라는 장소적인 특성을 좀 더 살리지 못한 점이나 홍보의 부족 등을 반면교사로 삼아 더욱 발전된 행사를 만들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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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아무도 시도하지 못했던 일을 벌였다는 측면에서 점수를 주고 싶다. 전시그룹 ‘글+책+말’의 전시회도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 개인 작업도 쉬지 않으면서 틈틈이 이런 큰일을 계획하고 치러낼 수 있는 에너지는 어디에서 오나?

‘글+책+말’ 그룹은, 늘 디자인 현장에서 ‘작가 마인드로 하지 말고 마케팅 마인드로 하라’는 소리와 싸워야 하는 북 디자이너들과 함께 90년대 이전의 책들을 마음껏 재해석하는 전시를 해보자는 취지로 작년에 결성한 그룹이다. 올해엔 캘린더를 매체로 ‘한글, 시간에 말을 걸다’라는 주제의 전시를 선보였다. 문인들로부터 받은 좋은 글귀들을 캘리그래피로 쓰고 이를 디자이너들이 타이포그래피 작업한 장식적인 캘린더와, 유시화 선생의 인디언 달력을 캘리그래피로 앉힌 가방, ‘기억의 채집’이라는 제목으로 그날그날의 기억할만한 오브제들을 미니어처 작업으로 만든 입체 캘린더, 일문자 작품 등으로 그야말로 ‘시간에 말을 거느라’ 지난 여름을 잃어버렸다. 이렇게 자꾸만 무언가 시도하는 것은 한글의 아름다움에 대한 믿음과 그것을 알리고 싶은 욕심, 그리고 ‘디자인+서예’의 가능성을 실험해보고 싶은 마음을 멈추지 못해서일 것이다.


한글의 진면목과 디자인 가능성 함께 알려준 캘리그래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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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한글날을 전후해 마련됐던 일련의 행사들을 보면서 한글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이 예전에 비해 많이 높아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되기까지 캘리그래피가 기여한 점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한글 서체의 발전사를 돌아보면 한동안 디지털 서체에 대한 연구에 치중돼 있었다. 그러나 최근 글꼴의 다양성과 함께 한글의 조형미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면서 손으로 쓴 글씨를 탐구하기 시작했고 그에 따른 성과들이 한글의 진면목과 새로운 가능성을 알리는 데 영향을 주었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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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의 진면목이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한글은 막연하지만 내가 아는 것보다 훨씬 멋있는 글자일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러다가 90년대 초부터 몇 번 갔던 일본 여행을 통해 붓글씨가 현대적인 디자인에 멋스럽게 쓰이고 있는 것을 보면서 그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들은 한 글자만으로도 멋을 부려 쓰고 있었는데, 그런 식이라면 우리 한글이 훨씬 가능성이 있어보였던 것이다. 우리말 중에는 꽃, 봄, 꿈 등 말도 예쁘지만 글자의 구조도 예쁜 것들이 많지 않은가? 이러한 말들을 ‘의미적 상형성’ 가진 글자로 살려내면 한글에 감성과 표정을 실어 나를 수 있다. 가령 ㄲ은 붓의 놀림에 따라 꽃 모양으로 표현이 가능하지 않은가?

놀라운 것은 이러한 의미적 상형성의 바탕이 우리 한글 자모의 제자 원리와 닿아 있다는 점이다. 천지인의 원리로 만든 모음들은 사람의 형상을 닮았다. 초성과 종성에 쓰이는 자음들은 단순한 듯하지만 붓의 놀림에 따라 자연의 요소나 사물의 모양을 담아낼 수 있다. 그래서 ‘봄’자의 경우, 초성 ㅂ은 꽃봉오리처럼, ㅗ는 사람이나 나뭇가지처럼, 종성 ㅁ은 화분처럼 표현해 봄의 느낌을 살려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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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라면 한국에서 캘리그래피란 용어조차 낯선 때가 아니었나?



당시 디자인회사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내가 생각하는 손글씨 한글에 대한 자료가 없었다. 그래도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고 98년부터 준비해서 2002년에 홈페이지를 열어 그동안의 실험작들을 내놓았다. 그런데 내가 몰랐을 뿐이지 알고 보니 ‘필묵’이라는 데에서 먼저 그런 노력들을 해오고 있었음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완성도와 함께 자기만의 독창성 브랜드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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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국 캘리그래피의 개척자로 인식되고 있는 것은 무슨 연유인가?



아마도 몇몇 히트작들 덕분일 것이다. 특히 아직 캘리그래피에 대한 인식이 없던 때 ‘참이슬’이라는 상품이 기존의 스타일들과 다른 라벨을 달고 등장한 것이 당시로서는 기대 이상의 반향을 불러일으켜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그 뒤 영화포스터나 출판물 등에서 캘리그래피의 영향력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 데에는 나뿐만 아니라 다른 캘리그래퍼들의 활약도 컸다. 때마침 우리 디자인계 전반이 기존의 것들과 차별화된 디자인을 내놓고 싶어 골몰하던 시기였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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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더라도 한국 캘리그래피계를 대표하는 인물이라는 점에 별로 이의가 없을 것 같은데… 강병인의 캘리그래피가 시쳇말로 ‘먹히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굳이 찾자면 디자인 프로세스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디자이너로 일했던 경험이 광고주나 디자이너들의 요구와 시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시안작업을 광고주의 요구에 맞는 시안과 담당 디자이너의 시각을 생각한 안, 그리고 내가 제시하고 싶은 안 등 세 가지로 하는 것도 그 때문인데, 그중에서 마지막 안을 작업할 때가 가장 어렵다. 내 스스로도 부끄럽지 않은 작품을 내놓기 위해 피를 토하듯 노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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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그래피는 순수 서예와는 달리 클라이언트의 요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일이기에 아무래도 작가 자신의 개성을 마음껏 표출하기 어려울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성도와 함께 자신만의 독창적인 스타일을 정립해나가는 일도 필요할 것 같은데….



안 그래도 효봉 여태명 선생 같은 분은 일찍부터 ‘너무 가볍게 쓰는 글씨들이 많아지고 있다’ 걱정하신 바 있다. 나 역시 그 점을 걱정하고 있고 늘 한계에 부딪히곤 하지만, 그래도 “이 작품 누가 썼지?”라는 질문에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노력한다. ‘○○○스타일’이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누군가 “사람과 많이 닮아 있는 글씨”라고 평해줄 때가 가장 기쁜 것을 보면 내가 추구하는 방향은 어느 정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 지금처럼 자연과 사람에 주목하며 하나하나 해나가다 보면 언젠가 ‘강병인 스타일’이라고 할 만한 것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다.


한글 캘리그래피, 한국 타이포그래피의 새로운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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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지만 좀 더 애정이 가는 분야가 있다면 무엇인가?

술 상품으로 유명세를 타긴 했지만, 책을 만드는 작업을 할 때가 가장 즐겁다. 글자 수가 많은 제목을 만나면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공부도 할 수 있고 그만큼 몰입도 잘 되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어느 분야든 좋은 디자인을 만나는 운이 따라줘야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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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다른 분야의 히트작들도 많지만 참이슬에 이어 산사춘이나 대포, 짚동가리생주 등 일련의 주류 브랜드 작업에 계속 참여해온 점이 재미있다. 혹시 ‘캘리그래피 술통’이라는 회사의 이름과 어떤 관련이 있나?

술을 좋아하는 것은 사실이다. 이유는 서로의 마음을 열게 해주는 매개체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술과 소통’을 합성한 의미로 술통이라 이름 지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술술 잘 통하자’라는 더 큰 의미를 부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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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봄 창단된 한국캘리그래피협회는 그동안 어떤 일들을 모색해 왔나?



우리 캘리그래피계의 구심점이 되기 위해서는 먼저 이론화 작업을 통해 새로운 디자인 분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노력을 해나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뿐만 아니라 서예계와 디자인계를 아우르는 작업, 후진양성 등 앞으로 해야 할 일에 대해 정리하는 자리를 연말쯤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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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그동안의 경험에 비추어 후학들에게 ‘왜 캘리그래피인가?’라는 질문에 답한다면 어떤 말을 하고 싶나?

어렸을 때부터 먹을 갈고 붓글씨를 쓸 때 평화를 찾곤 했던 기억을 잊지 못한다. 그러나 그러한 개인적인 취향이 아니더라도 한글 캘리그래피는 조형성, 독창성, 심미성 등에서 이 시대 우리 타이포그래피가 발전할 수 있는 돌파구를 제시해준다는 점에서 매달려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모필과 지필묵은 동양문화의 원류를 몸으로 느끼게 해주고 한글에는 우리 문화 창조의 원리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젠가 정병규 선생이 했던 말처럼 한국의 디자이너라면 서예를 배우고 훈민정음에 대해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저 아름다운 글씨만 추구할 것이 아니라 삶의 희로애락을 해학적으로 담아내고자 노력하라고 권하고 싶다.




 ⓒ 윤디자인연구소 온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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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 13. 13:13


 지난 한 해 동안 우리 모바일 시장의 화두가 무선 인터넷과 3G폰이었다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이른 바 제 3세대 이동통신 시대의 도래와 함께 WCDMA냐 HSDPA냐를 놓고 통신사들은 물론 단말기 제조사들의 안테나가 바쁘게 움직이더니 한편에선 역으로 논위피(NON-WIPI)폰 시장을 마련해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리고 마침내 제 3세대 이동통신 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는 시점에 이르렀다.

 휴대폰으로 대표되는 모바일 인프라의 이러한 다각적인 진화가 사용자들에게 가져다주는 즐거움은 고통스러울 정도로 크다.상차림이 훌륭해지는 것을 마다 할 사람은 없는 법. 관련 컨텐츠 사업자들 역시 사용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혹은 전혀 새로운 아이디어로 사용자들을 유혹하기 위해 보다 흥미로운 컨텐츠를 속속 내놓고 있는 것이다.

 휴대폰 시장에서 매출에 제대로 기여하고 있는 구매층은 고가품 선호도가 높은 20~30대층이지만, 트렌드에 가장 민감한 연령층은 역시 10대들이다. 몇 년 전 한 IT 전문기관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10대들이 평균 6개월 단위로 휴대폰을 바꾸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최근엔 그것도 3개월 꼴로 단축되는 양상을 보인다는 일견도 있다.
  
 이들이야말로 제품의 사이클을 단축시키며 신제품 출시를 부추기고 있는 장본인인 것이다. 업계에서 그들을 주목하는 이유는 또 있다.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는 컨텐츠 서비스 수익률의 중심에 그들이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컨텐츠의 범위는 초기 뉴스, 날씨 등 텍스트 기반의 정보제공으로 시작해 벨소리, 그림, 채팅, 게임 등의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섭렵한 뒤 최근 몇 년 간은 카메라와 MP3, DMB 등의 멀티미디어 군에서 정점을 이루었다. 그리고 이제 화상통화까지 가능한 3.5세대 통신으로의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시점에서 멀티미디어 군이 아님에도 눈여겨볼만한 의외의 분야가 있으니 ‘폰 꾸미기’컨텐츠 그것이다. 




‘완소친’을 위한 즐거운 메이크업
 

  이 시대의 휴대폰이란 ‘들고 다니는 전화기’ 이상의 의미를 갖는 물건임에는 틀림없다.IT 산업의 총아로 군림하고 있는 절대강자답게 고품질 통화는 물론 촬영, 음악감상, 실시간 TV 시청, 영화감상, 게임 등 멀티미디어의 활용과, 지식 검색, 어학 등의 학습, 혹은 메일, 채팅 등의 커뮤니티, 심지어 쇼핑이나 뱅킹까지 안 되는 것이 없는 만능기기인 것이다. 급기야 애완동물 키우기 컨텐츠까지 있다니 그야말로 세상에 둘도 없는 ‘완소친’이 아닌가?

 그래서일까? 이미 적지 않은 금액을 지불하고 장만한 것이지만 그 소중한 친구를 위해서라면 고급 스킨이나 액세서리로 치장해주는 데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는다. 그뿐 아니라 특히 10대들은 수시로 ‘폰 꾸미기’를 들락거리며 좀 더 새롭고 다양한 메이크업까지 해주곤 한다.블로그나 미니 홈피가 웹에서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구현하는 공간이라면, 한시라도 손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휴대폰이야말로 자신의 모습을 실시간 투사할 수 있는 ‘거울’이며 ‘자기 메시지의 발신지’ 일 것이다.

 이러한 마인드를 가진 소비자들이 주어진 환경에 순응할 리 만무다. 아무리 친절한(?) 메뉴를 가졌더라도 대량생산된 단말기라는 사실이 못내 마땅치 않다. 그래서 마침내 보다 적극적으로 ‘남다른 나’를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나서는 것이다. 

 ‘폰 꾸미기’용 컨텐츠가 처음엔 단말기 제조사들이 사용자의 취향에 맞는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제공한 옵션 기능 중 하나로 시작되었지만, 이제 단말기 제조사뿐 아니라 이동통신사들에겐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된 것은 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변덕스러운 소비자들이 많을수록 디자인 관련 컨텐츠는 활성화될 수밖에 없다. 그중에서 벨소리 다음으로 신장세가 두드러지는 것이 모바일 폰트이다.

 모바일 폰트라 하면 휴대폰은 물론 PDP, PMP 등 모든 모바일 기기 안에서 사용되는 폰트를 총칭하는 것이지만, 특화된 명칭으로 불리게 된 것은 모바일용 폰트가 따로 상품화되고부터였다.단말기 사용에 필요한 기본적인 글자로서 장착되었을 때만 해도 개별적인 개념을 가진 ‘용어’는 아니었고, 메세지 송수신이 가능해진 이후에도 한동안은 그 기능 자체에 집중했을 뿐 글자체의 스타일은 논외였던 것. 그 이전까지는 단말기에 기본으로 셋팅되어 있는 두어 가지 디폴트 폰트로 명암이나 컬러, 크기 등을 조절하는 단계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러던 중 2000년대 초반에 SKY폰이 디폴트로 제공했던 광수체가 모바일 폰트 시장에 불을 지폈다.시장이 경쟁체제에 본격적으로 돌입한 것은 2005년 싸이월드가 폰트 판매 서비스를 실시하면서부터. 동종업계로서는 다소 늦은 출발을 보였지만, 싸이월드의 폰트 서비스는 업계 최고의 가입자 수를 발판으로 시작부터 일반 소비자들의 폰트 구매력을 확인시켜 주었고 모바일 시장까지 파도타기를 하게 했던 것이다.

 SKY폰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광수체는 지금까지도 모바일 폰트계의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양적으로 보면 단말기 판매량이 절대적으로 많은 애니콜의 폰트 사용자를 누르지는 못할 것이다.
 광수체 이후 이렇다할 후속타를 내놓지 못하는 SKY와 달리, 애니콜의 경우 현재 애니콜체, 고딕체, 쉬리체, 구름체, 손글씨체, 판화체, 아이리스, 초코쿠키, 쿨재즈 등 9개의 폰트를 가지고 있으며 폰트 친구 메뉴로 들어가면 두 가지 폰트를 추가로 다운받을 수 있다. 

 LG싸이언의 단말기 시장에서 입지를 한 단계 올려준 샤인폰의 경우 싸이언체, 인연체, 발꾸락체, 자유체, 회상체, 신비하늘체, 멜로디체, 둥근마음체, 그림일기체, 센티멘탈체 등 10가지의 디폴트 폰트를 제공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단말기 외관 디자인 면에서 상표충성도가 가장 높다고 평가받고 있는 SKY폰이 디폴트 폰트를 2~3가지 이상 공급하지 않는 것이 이상해 보일 정도다. 
 

단말기 선택의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는 폰트
 
 놀라운 사실은 폰트 때문에 단말기를 바꾸는 사용자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디폴트 폰트의 수만큼이나 폰트 다운로드 서비스 기능의 여부가 단말기를 혹은 통신사를 선택하는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 폰트를 다운로드할 수 있는 환경이 단말기 기종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도 있기 때문. 폰트에 신경을 가장 많이 쓰고 있는 애니콜랜드를 비롯해 클럽싸이언, 마이모토로라 등 단말기 제조사들이 운영하고 있는 서비스 사이트에 들어가면 보다 다양한 폰 꾸미기 아이템들을 만날 수 있지만, 원한다고 모든 단말기에 지원되는 서비스가 아닌 것이다. 이용료를 지불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용자들에겐 맥 빠지게 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통신사들이 제공하는 폰트 서비스나 몇몇 포털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폰트 서비스도 모든 휴대폰에 적용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지난해 하반기부터 ‘폰트 친구’라는 서비스로 이 사업에 뛰어든 SKT의 경우, 처음부터 41종이나 되는 물량공세로 진출하더니 스타 폰트 서비스까지 속속 선보이며 트렌드에 민감한 사용자들의 주목을 끌었다. 더구나 핸드폰 상의 서체 지정 뿐 아니라 Nate나 June과 같은 무선인터넷 화면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이점까지 있어 모바일 폰트 시장의 새로운 다크호스처럼 비쳐졌지만, 이 역시 모든 단말기에 가능한 서비스가 아니라는 한계를 안고 있기는 마찬가지여서 사용자들로 하여금 관련 질문을 쏟아내게 하고 있다.

 그 결과로 폰트에 애착이 강한 사용자들이 결국 단말기를 바꾸고야 마는 현상을 업계에서 문제점으로 받아들일지 아니면 오히려 새 단말기 매출로 이어지게 하는 촉진제로 여길지는 모를 일이지만, 폰트 적용 엔진과 UI의 기술력에 대한 논의를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문제는 사용자들의 문의뿐 아니라 폰트 디자인 회사들의 불만과도 관련되어 있다. 비트맵 폰트든 벡터폰트든 아무리 세심하게 디자인한 서체라도 납품되는 단말기의 UI나 엔진에 따라 글자의 간격 등 그 룩이 달라지기 때문에 애초의 디자인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개발단계보다도 수정할 부분이 많다는 것인데, 더구나 MMS 환경에서는 폰트의 컨셉이나 디자인이 원래대로 구현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 예상되어 지금보다 손볼 게 훨씬 많아질 것이라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디폴트 폰트, 단말기의 컨셉을 보여주는 얼굴
 
 그렇다면 과연 사용자들이 원하는 모바일 폰트는 어떤 것일까? ‘지겨워서’ ‘서비스 기간이 종료된 시점에 바꾸어보려고’ ‘새 상품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등 단순변심이나 호기심에 의한 재구매가 많은 분야라고는 하지만, 사용자들의 구매내용을 잘 살펴보면 그 안에서도 스테디셀러와 트렌드 상품을 파악할 수 있다.
 
 폰트 사업의 선두에 있는 애니콜의 MCP인 윤디자인연구소에서 몇 년 전 10~40대 사용자 3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던 결과에 따르면, 사용자 맞춤 기능을 열심히 활용하는 10~20대의 젊은층들은 자연스러운 필기체 스타일을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얼마 전에도 미술대생과 고등학생 400여 명에게 웹 폰트와 모바일 폰트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내용을 분석중이지만 그 결과 역시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최근 단말기 제조사들이 디폴트 폰트로 손글씨 스타일들을 넣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이러한 경향을 반영한 것이다.또한 스타들의 글씨를 상품화한 스타폰트 판매율이 꾸준한 것도 이 같은 트렌드와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스타 폰트의 경우 연예인들의 인기도에 따라 판이 다르게 짜여진다는 점에서 폰트 자체의 트렌드보다는 선호하는 연예인에 대한 트렌드가 배경이 될 것이지만,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관심이 높은 10~20대의 모바일 사용자들에겐 폰트의 선택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될 것임을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 

 스테디셀러로 꼽히고 있는 상품들도 이들 트렌드 군들이 배출한 것들이다. 애니콜의 경우 ‘은하수’와 ‘친절한 연자씨’‘봄의 왈츠’등의 폰트들은 신상품들이 쏟아지고 있는 중에도 꾸준하게 인기를 끌고 있는 서체들이다.
 또 싸이언의 ‘새봄체’와 ‘발꾸락체’, SKY의 ‘광수체’등도 여전히 밀려나지 않는 서체들로 기록되고 있다. 
 
 이들처럼 스테디셀러가 되기 위한 가장 우선적인 조건은 ‘가독성’이다. 여기에 쉽게 싫증나지 않는 미려한 스타일이 가미되어야 한다. 갈수록 장식적인 요소와 개성에 치중한 폰트가 많아지고 있는 트렌드와는 사뭇 다른 방향이지만 폰트 공급자들에겐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덕목임에 틀림없다.

 사용자들의 구매패턴에 대해서라면 삼성 모바일 GUI팀 이창훈 팀장의 분석도 눈여겨볼만 하다.
“선택의 폭이 넓은 UI 환경의 단말기일수록 80~90% 이상의 사용자들은 놀라울 정도로 디폴트로 설정되어 있는 폰트를 그냥 쓰고 있습니다.” 

 즉 많은 사용자들이 UI에 기본적으로 주어진 애니콜체(윤고딕)를-심지어는 바탕화면까지도- 폰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그대로 쓴다는 것. 이는 디폴트 폰트가 사용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폰과 브랜드에 대한 느낌을 고정관념화 하는 데 일조한다는 반증이며, 따라서 제조사들은 마케팅 포인트 별로 정확한 타깃 설정과 그에 따른 GUI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이 팀장의 말이다. 

 또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발비용이나 유지보수 관리 문제 등 제반되는 부담이 따르기 때문에 주로 ‘보편성’과 ‘가독성’이 있는 고딕 스타일들을 디폴트로 선정하고, 튀는 스타일들은 옵션으로 돌려온 것이 사실이라고
말한다.

 

  ‘폰의 컨셉과 타깃에 맞는 디폴트 폰트’에 대해서라면 폰트 공급자들도 할 말이 많다.폰의 아이덴티티 기획 단계부터 참여하는 구도가 된다면 보다 양질의 컨텐츠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 지금까지는 아무리 차별화되고 세련된 컨셉의 폰이어도 그것을 위한 특별한 폰트를 디폴트로 앉히지 못하고 단말기 출시 직후 뒤늦게 다운로드 서비스용으로 주문받는 구도여서 완성도면에서 아쉬운 점이 많았다는 것이다.


모바일 폰트에게 주어진 특별한 과제들
 
 단말기의 컨셉과 품질에 따른 차별화된 GUI를 제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과제인지는 제조사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터. 그들의 고민 중에는 분명히 폰트에 대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어쩌면 MMS 환경의 가속화에 따른 메시징에 대한 고민이 더 많을 수도 있다. MMS 관련 기술적 비용적 부담이 현재의 SMS 수준으로 정착될 수 있다면 벨소리 시장 못지않은 규모로까지 성장할 수 있다 는 전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모바일 폰트가 웹 폰트보다 훨씬 특화되고 그만큼 CP들의 역할이 커질 것이다. 그렇다고 단말기의 GUI가 지금보다 더 섬세해지리라는 법은 없다. ‘튜닝 매니아들이 무난한 차를 구입하듯 오히려 임베디드 되는 폰트의 수나 내용에 비중을 두지 않고 아주 기본적인 것만 탑재해주는 반대현상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 단말기 제조사의 입장인 것이다.

폰트 디자인 회사들도 다양한 과제를 안고 있다. 윤디자인연구소를 필두로 한양, 모리스, 산돌 등 30여 개에 이르는 모바일 폰트 회사들이 해결해야 할 가장 우선적인 과제는 두 말할 것도 없이 통신 인프라의 흐름에 맞고 폰트 사용자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상품을 내놓는 것이다

 그러기위해서는 단말기 제조사들이나 통신사 혹은 인터넷 포털 업체 등 그 상품의 유통경로가 될 회사들과의 긴밀한 관계를 통해 폰트 컨텐츠의 활로를 계속해서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다.

 가령 당초의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스타폰트의 한계를 지적할 수 있다. 그 스타에게서 느껴지는 이미지와 자필의 느낌이 너무 다른 경우나 자필이 너무 악필이어서 가독성이 문제가 될 정도인 경우도 있지만, 엉뚱하게도 특정 연예인의 팬임을 알리고 싶지 않아 그 스타폰트가 좋아도 일부러 쓰지 않는다거나 혹은 안티 팬들의 이유 없는 저항 등 민감한 사안들이 섞여 있어 생각만큼 만만한 분야가 아니다. 따라서 스타들의 자필 퀄리티와 소속사들의 매니지먼트방향, 그리고 유저들의 요구를 종합한 합일점을 찾는 것이 관건일 것이다.

 이러한 와중에 사용자 개개인의 자필로 주문제작한 맞춤 폰트의 상용화도 거론되고 있다. 일부 개인의 손글씨를 폰트화하는 업체들이 모바일에도 구현해보려고 하지만 아직까지는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시도단계에 불과하고, 앞으로 다운로드 서비스의 기술력이 좋아지면 언젠가는 감당해야 할 분야가 될 것이다.  

 그리고 시장의 규모가 급성장하고 있는 분야임에도 의외로 모바일 게임용 폰트는 아직까지 전문화되고 있지 않다는 점도 염두에 두고 있다. 멀티미디어 컨텐츠를 즐기는 사용자들로부터 게임용 폰트에 대한 바람이 들려오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이 부분은 게임 개발자들의 이슈로 남겨져 있었을 뿐 폰트 디자인 회사들이 모바일 게임 전용까지는 엄두도 못 내고 있었던 것이 현실이다.
 사용자들의 입맛에 민감한 의식 있는 게임 개발자들이 나오기만을 바랄 뿐이다. 얼마전 KTF에서 선보여 화제가 되고 있는 한글 게임 ‘이도 1443’도 전용 폰트의 개발이 뒷받침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마지막으로 국외 시장용 모바일 폰트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한 노력은 단말기 제조사와 폰트 회사가 다 같이 안고 있는 과제일 것이다. 우리 단말기의 해외 시장 진출의 범위만큼 폰트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결국 세계의 거의 모든 문자에 대한 연구와 그에 따른 기술적 지원이 필요하다.그에 따라 유니코드의 라틴 베이직 계열 폰트는 다 공급하고 있고, 헬베세고 나 유로스타일 등의 글로벌 폰트를 개발해 구현하기도 했다. 또한 아랍권까지도 거의 커버하고는 있고 한자권인 동북아권만 현지의 한자 폰트 회사로부터 수입한 상품을 재공급하고 있다.

 공급의 범위를 보면 현재까지는 우리 모바일 폰트가 기대치 이상의 일을 해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시행착오도 많이 겪고 있다.같은 글로벌 폰트여도 언어권별로 다른 사이즈가 필요하고 이탤릭체나 굵기 등 상황에 따라 다르게 수정되어야 할 것들이 많아 비트맵 폰트만 100여 종에 이르지만, 아직까지도 현지 사용자들에겐 완벽한 환경을 제공하지는 못하고 있고 문자의 스타일이 불분명한 언어권은 더 난항을 겪고 있다.
 단말기 제조사들조차도 수출국가의 언어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어서 현지인들의 피드백을 수차례 받아가며 작업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문자를 제대로 표현하려면 먼저 그 나라의 문화를 알아야 한다.”
는 어느 국외향 폰트 디자이너의 말이 크게 들리는 것도 그 때문이다.



 ⓒ 윤디자인연구소 온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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