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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 러너'에 해당되는 글 1건
2009. 2. 5. 09:59

모션그래픽으로 리바이스, 니산, 소니, 하나은행 등의 TV 광고나 기업 아이덴티티 작업을 하거나, 혹은 역삼동 GS타워나 서교동 자이갤러리, 명동 SKtelecom 사옥 등의 외관영상 등을 만드는 것이 내가 하는 일이다.
 그리고 가끔은 음악을 믹싱하는 DJ처럼 크고 작은 미디어 공연에서 영상을 실시간으로 믹싱하는 VJing 작업을 하기도 한다. 그밖에 영화의 오프닝 타이틀이나 예고편을 만드는 등 영상언어로 할 수 있는 모든 활동을 하고 있는 즐거운 디자이너이자 감독이며 아티스트다.

 몸담고 있는 분야가 그래서인지 최근 뉴미디어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고 있는 것을 누구보다 실감한다. 뉴미디어 페스티벌이나 뉴미디어 비엔날레 등의 굵직한 행사가 치러지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사실 얼리어댑터(Ealry Adaptor) 기질이 다분한 한국인들에게 뉴미디어라는 단어는 상당히 매력적일 것이다.
 월드와이드웹(world wide web)이 가장 대표적인 뉴미디어였고, 전자수첩, 핸드폰, mp3, 인터폰, 심지어 밥솥 같은 가전제품에까지 액정화면이 장착되고, 엘리베이터나 버스정류장, 혹은 건물의 한 면이 LED로 바뀌어 거대한 TV 역할을 하고 있다. 


           



 영화 ‘블레이드 러너’에서 예시했던 가상의 것들이 가시화되고 있고, 향후 5년 정도만 지나면 스크린을 통해 보이기만 하던 영상이 만져지는 영상으로 그 영역을 엄청나게 확장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필립스의 한 디자이너에 의해 LED 벽지가 만들어진 것이 이미 5년 전의 일이고, 그렇게 신기하던 터치스크린도 이제는 언제 그랬냐는 듯 일상으로 받아들여진다.
 이제는 보기만 하던 화면에서 내가 말하는 대로, 혹은 내가 움직이는 대로 반응하는 이미지들…. 화면이 보이지도 않다가 나의 특정 행위에 반응하는 ‘새로운’ 방식들이 심지어 친환경적으로 여겨질 정도의 힘을 가진 ‘멋진 신세계’로 다가온다.

 몇 년 전 한 정보통신기업의 전시관을 위해 일할 기회가 있었다. 광화문 한복판에 위치한 이 전시관은 해외 VIP나 기업의 클라이언트, 또는 일부 관광객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곳이었는데, 유비쿼터스 환경이 내가 상상하던 미래의 모습 이상을 보여주고 있었다.
 더 놀라운 것은 그 모든 것들이 가까운 미래의 모습이라는 관계자들의 설명이었다. 실제로 그중 몇 가지 기술은 이미 상용화되고 있었다. 그 멋진 신세계를 경험하면서 느낀 것은, 나에게 뉴미디어란 신기술로 확장된 엄청난 매체라기보다 신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작업영역이고 정복해야 할 대상이라는 점이었다.


한글은 쉽지 않은 천덕꾸러기?

 내 작업은 당연히 나만의 예술작업이 아니다. 클라이언트의 이미지나 제품의 가치가 확대되고 돋보이도록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직원은 두 명뿐이고, 작업의 스케일에 따라 다른 작업자들과 프로젝트팀을 구성했다가 흩어지는 시스템으로 회사를 운영하다 보니 규모가 큰 업체들만큼 스케줄이나 예산의 영향을 덜 받으며 즐기며 일을 하는 편이다.
 그럼에도 워낙 비용이 만만치 않은 프로젝트들이다 보니 제대로 된 논리와 설득력을 갖춘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상당한 시간과 애정을 쏟아야 한다. 클라이언트들이 나에게 기대하는 것은 항상 “알아서 멋지게!”다.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머리를 짜내다 보면 경우에 따라 내용적인 기획력보다는 시각적인 유희에 비중을 둘 때도 있다. 논리와 설득력을 생명처럼 여기는 클라이언트들도 기획과정을 굳이 따지지 않는 만큼 ‘끝내주게 멋진 결과물 만들기’가 내 일의 핵심이다.


         


 그 과정에서 항상 문자와 씨름을 벌이게 되는데, 정보를 전달하기보다는 이미지와 소리의 물리적인 반응을 통해 감성을 전달함으로써 보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성격을 띠게 된다.
 광화문 교보문고에 걸린 문자들처럼 글귀만으로 보는 이를 설레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와 매끄럽게 조화되어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요소로서 문자를 등장시키는 것이다. 그러한 작업을 하는 동안 내가 쓰는 언어, 한글은 참 쉽지 않은 ‘천덕꾸러기’다.

 컴퓨터를 통해 거의 모든 과정이 이뤄지는 모션그래픽 작업에서 헬베티카(Helvetica), 딘(Din), 푸츄라(Futura), 아방가르드(Avangarde), 미리어드(myriad), 길 산스(Gill sans), 스톤 산스(stone sans), 타임즈 뉴 로만(times new roman), 가라몬드(garamond), 바스커빌(baskerville), 사봉(Sabon) 등 영문서체들에는 얹어놓기만 해도 그림이 되는 폰트들로 가득하다.
 내가 쓰는 한글폰트는 윤디자인의 대표 서체들과 산돌의 서체들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부분의 디자이너들이 캘리그래퍼를 찾거나 이름 모를 디자이너나 업체가 만든 한글폰트들을 조합하는 과정을 되풀이하며 우악스러운 결과물을 내곤 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난관에 봉착하면 또다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한글폰트를 포기하고 영문서체를 기용하게 되는데, 차별화된 작품을 만들고 싶은 작업자로서는 당연한 선택인지도 모른다.

 이러한 바람을 타고, 몇 년 전부터 알고 있는 디자이너 중 한 분은 취미생을 대상으로 서예학원을 운영하시다 전문 캘리그래퍼로 직종을 바꾸셨다. 그 후 별안간 스타디자이너가 되어 대한민국 전역에 당신의 손글씨들을 독점적으로 퍼뜨리셨다.
 짧게는 일주일에서 길게는 두어 달 정도까지 한 프로젝트와 씨름을 하는 나는, 찰나에 멋스럽게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그 분이 참 부럽고 샘이 나기도 했다. 그 분의 뒤를 이어 꽤 많은 캘리그래퍼들이 영화나 광고, 그래픽디자인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것을 보면, 캘리그래피가 마치 이 시대 한글이 가지고 있는 모든 문제점의 해결사라도 되는 양 싶다.


한국인이 더 모르는 한글의 매력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최근 구독해온 외국의 한 유명한 잡지에서 한글을 수차례 볼 수 있었다. 가장 트렌디한 작업들만 소개하는 그 잡지에서 한글을 발견한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그렇다고 클라이언트가 한국의 기업이나 단체일 것 같지는 않아 보였는데, 그렇다고 그 감성이 한국인 디자이너의 작품으로는 볼 수 없는 프로젝트들이었다.
 그 중 하나는 ‘수트맨’이라는 한글이 정확하게 찍힌 향수병의 패키지 디자인으로, 디자이너 자신이 만든 폰트를 썼는데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맛스러운 한글이었다. 그 사람이 한국인이라기보다 미국인에 가까운 교포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시간이 한참 지난 후였다.


                                 


 
이 경우를 비롯해 무슨 의미인 줄도 모르면서 단순히 조형적인 면에 집중했을 뿐이지만, 한국인인 나도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한글 특유의 맛이 남의 손으로 요리된 작업들을 보는 것이 썩 기분 좋은 일은 아니었다. 우리가 런던이나 북유럽의 타이포그래피들을 흠모하며 날을 세우고 있는 동안, 모아쓰기를 하는 구조 때문에 이미지 작업들과 조형적으로 예쁘게 조화되기 힘들다는 그 한글을 그들은 오히려 ‘조형적인 매력’을 이유로 자유롭게 ‘즐기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밖에 나가 그들의 생활 속에 있는 알파벳, 한자, 아라빅 문자 따위들을 열심히 디카로 찍어 우리 작업에 응용하는 것이나 그들이 우리의 문자를 자신들의 문화에 잘 버무려 맛스럽게 작업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나 크게 다른 일은 아니다.
 그런데 우리는 얌전하고 단정한 것 외의 좀 더 자유로운 감성의 한글에 대해서는 어려워만 하거나 가볍다고 혹은 우악스럽다고 치부해버리는 소심한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나 싶다.


맛있는 요리는 즐거운 요리사가 만든다

 나는 디자인을 즐긴다.
 어머니들이 집안에 앤틱 가구를 들여놓고 흐뭇해하시거나 벽지 하나를 바꾸고 즐거워하시듯, 혹은 젊은 여성들이 좋은 옷과 액세서리를 코디하고 즐거워하듯 디자인이라는 행위 자체는-물론 충족시켜야 할 여러 가지 현실적인 조건과 가치가 있지만- 분명 대상에 애정과 애착을 가지고 즐길 때 좋은 결과물이 나온다고 믿는다. 

 한글도 마찬가지다.
 한글의 형태와 생김새에 매력을 느끼고 한글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감성을 좋아할 때 그 결과물도 좋아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대부분의 모션그래픽 디자이너나 아티스트들은 아직 달구어지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다.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타이포그래피를 가르치면서도 비슷한 것을 느꼈다. 내가 배워온 대로 반드시 알아야 할 영문문자들을 한 학기동안 가르쳤으나 디자인학교에 갓 들어온 학생들에게 외국의 문자들을 느끼게 하고 볼 수 있는 안목을 갖게 하기에는 시간이 빠듯했다.
 게다가 올해는 한글까지 다루게 되었으니 그래픽디자인만이 아닌 영상디자인 전체를 아우르는 능력을 습득해야 할 학생들이 한글의 맛을 알고 느끼기에 1년이라는 시간도 짧기만 했다.

 이번 학기에 진행한 프로젝트는 좋아하는 음악을 선곡해 한글이든 영문이든 문자만으로 재미있는 뮤직비디오를 구성해보는 것이었다. 그런데 예상과 다르게 학생들이 그 작업을 힘겨워했다. 지켜보니 음악은 대부분 한국음악을 들으면서 정작 한글작업을 하는 학생은 전체의 15%정도이고 나머지는 영자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는 외국음악을 가지고 작업하려니 흥이 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나마 한국음악을 선택한 학생들도 서체를 변형하고 응용할 엄두를 내지 못해 듣지도 보지도 못한 괴상한 서체들과 씨름하고 있었다.

 먼저 음악을 즐기고 그 맛을 느껴야 작업 전체의 감성을 디자인할 수 있고, 그렇게 한글을 만진다면 비록 문자 하나하나의 조형성은 아쉽더라도 ‘수트맨’ 같은 개성 있고 유쾌한 작품이 나올 수 있으리라 기대했건만 사실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그래도 한 학기가 끝나가는 지금 그 15%의 학생들 중 몇몇은 서체를 만들어보기도 하고 엉성하고 투박한 솜씨지만 한글을 만져가며 조금씩 맛을 느끼고 있다. 한글의 맛도 못보고 심지어 그러한 맛이 있는지조차 모른 채 졸업한 사람들이 디자인 현장에서 한글을 이용한 작품을 제대로 해낼 리 없다.
 윤디자인을 비롯해 안상수, 홍성택 또는 금누리 선생 같은 분들이 디자인 분야에서 한글의 변형과 확장을 시도했던 것처럼, 모션그래픽 1세대라고 할 수 있는 30대 초·중반의 의식 있고 욕심 있는 디자이너들이 꿈틀거리며 다양한 시도를 하는 과정에 있다.


솔직담백한 한글이 스타급 모델로 떠오른다

 디자이너들이 한글을 좋아하는 이유는 각자 다르겠지만 나는 닿자와 홀자, 받침자의 조합에 매력을 느낀다. 각각의 요소가 합쳐지며 하나의 글자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멋스럽다. 그렇게 생성된 한 자 한 자가 모여 단어가 되고 문장을 이루고 문단을 만드는 과정은 분명 다른 문자들이 지니지 못한 묵직한 힘을 지니고 있다.

 2007년부터 2년간 진행했던 모 은행 프로젝트는 1년 동안의 홍보물을 비롯해 국내외 각종 행사에 사용될 은행의 이념과 실적, 구체적인 활동까지 수많은 정보를 담아야 했는데 거기에 사용될 한글의 양은 그 어떤 작업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방대했다.
 이러한 여건에서 내가 선택한 방법은 허공에서 홀소리와 닿소리, 받침들이 느리고 여유 있게 합쳐져 문장을 이루고 그 문장이 이미지로 변화되는 화면에 최소한의 소리를 곁들이는 것이었다. 그렇게 파격적인 방법으로 진행된 프로젝트였지만, 기업에 대한 정보를 잘 담아내면서도 딱딱할 수밖에 없는 금융기관의 이미지를 감성적으로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나의 예에 불과하지만 그렇게 하나씩 풀어 가면 되지 않을까 싶다.

 다행스럽게도 파괴되고 천대받는 한글 대신 어렵지 않고 ‘쾌(快)’한 한글들이 TV와 스크린, 웹 등 생활 속 다양한 미디어들을 통해 선보이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불황의 여파로 이러한 결과가 생기고 있다는 점이다.
 광고계는 로케나 스타급 모델의 기용을 줄이면서 이미지와 카피만으로도 좋은 광고들을 만들고 있고, 음악계에서도 제작비용을 줄이기 위해 모션그래픽만으로 구성된 뮤직비디오를 만들고 있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화려한 무대와 배우 대신 이미지와 뒤섞이며 춤추는 문자들이 어설픈 내용의 작업들보다 한결 부드럽고 보기편한 작품들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다양한 미디어의 등장은 정말 많은 컨텐츠를 필요로 하게 되었고, 그만큼 수요가 늘고 있지만 그럴수록 양질의 작업들이 절실한 시기다. 메이저 디자인 집단을 올려다보며 날만 갈고 있던 변방의 의식 있고 스타일 있는 디자이너들에게는 이 거대한 파도가 한번 신나게 올라타 볼 만한 절호의 기회일 수도 있다.

 어떤 분야든 어려운 포장이나 장식적인 표현보다 명쾌하고 솔직담백한 표현이 보는 이에게도, 작업하는 이에게도 더 즐겁다.
 이 시기야말로 쉽고 간결한 한글디자인이 미디어들 속에서 다양하게 피어나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한글에 대한 울렁증은 이제 그만! 애정이 듬뿍 담긴 즐거운 실험들이 점점 더 많아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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