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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에 해당되는 글 2건
2011. 6. 30. 08:59

‘한자문화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중국의 문자인 한자와, 고전어 한문을 받아들여 자국어에 고전 중국어의 어휘를 대량으로 받아들인 동아시아 지역을 일컫는 말이죠. 

Ariaski @ www.flickr.com


한국이나 일본은 당연한거고, 대만이나 일본, 넓게는 베트남이나 싱가포르까지 포함하고 있는 한자문화권... 이러한 한자가 우리 나라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한나라의 4군이 설치된 기원전 2세기 경으로, 이때는 이미 한자 문화가 한반도에 많이 전해졌다고 합니다. 중세 한국어에서도 당시의 구어 중국어가 많이 전해졌다고 해요. 예를들어 ‘이런 개차반!!’ 할때의 ‘차반’은 ‘茶飯’으로, ‘(좋은)음식’을 나타낼 때 쓰는 말이었다고 해요. 

현재 한글학회가 편찬한’큰사전’에 따르면, 우리 나라 어휘 중 16만 4천 125개 중 한자어는 8만 5천 527개로 약 52%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해요. 다른 한 편으로, 일제시대에 들어온 일본계 한자까지 포함할 경우 전체 어휘의 70%가 한자어가 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어요. 

일단, 중국의 지배 하에 있거나 입김을 받았던 우리나라나 베트남 등에는 나름 아픈 추억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는 나름의 장점이 있습니다. 서로 다른 언어를 쓰고 있어도 어느 정도의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거죠. 서로 다른 말을 쓰고 있지만, 한자를 이용한 필담을 통해 중국이나 일본등을 여행할 때는 어느 정도 기본적인 생활 회화를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되려 이 한자어 때문에 의사소통이 힘든 경우도 있습니다. 일단, 우리 나라에서는 한자어가 ‘교양있는 말’이라는 성격이 강합니다. 특히 학술적인 용어나 추상적인 개념, 공식적인 용어는 한자어를 사용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러한 것으로 ‘교양있는 사람들은 한자어를 많이 쓴다’는 비뚤어진 결론까지 이끌어낼 수 있을텐데요. 실제로도 쉽게 한글로 표현할 수 있는 걸 알아듣기도 힘든 한자어로 표현하는 예를 자주 봅니다. 


‘사람이나 음식물에 분사하지 마십시오’라고 굳이 한자어를 쓸 필요가 없어보이는데도, 제품의 공식적인 주의사항이라고 굳이 저렇게 쓴 모양입니다. 


‘아리수 음용률 향상 아이디어 공모전’ 카피라이터의 아이디어 부재는 일단 제껴두고, ‘음용률’, ‘향상’이라는 한자어가 괜히 문장을 어렵게 만듭니다. 사진은 없지만, 가끔 지하철이나 공공기관에 물을 마실 수 있는 시설을 보면 ‘음료취수대’라고 붙여있는 경우가 보이는데... 그것도 좀 웃깁니다. ‘물마시는 곳’이라고 붙여놓는다고 그 물의 ‘격’이 떨어지지는 않으니까요. 

출처: http://kr.blog.yahoo.com/dr_kaljaby/1587


이러한 말을, 그냥 한글로 편하게 표시하면 안되는걸까요? 비약인지는 몰라도, 약간 이런 생각도 듭니다. 옛날에 ‘양반’이라는 사람들이 ‘한글은 격이 떨어진다’며 ‘언문’으로 낮춰 부르고 ‘상것들이 쓰는 문자’로 취급했던 일이 있었잖아요. 지금 한글도 마찬가지 취급을 받는 게 아닐까요? 

공문서 같은 곳에 쓰인 한자어는 그렇다 치더라도,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말에도 한자어를 조금씩이라도 줄여보는 연습을 했으면 좋겠어요. 기업들이 국민 상대로 발표하는 보도자료나, 연설문도 그렇고... 대국민 담화문 같은 것도 그렇고요. 설마 저희가 모호하게 알아듣길 바라시는 건 아니겠죠?


*이 포스트는 어떤 학술적인 논지나, 근거 같은 것을 포함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제가 주장하는 내용이 ‘당연히’ 틀리거나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많은 의견들 댓글로 나눠주시면 좋겠어요. 
온한글 블로그 기자단 2기 이정민

ⓒ 온한글  
 

날치 | 2011.07.10 15:34 | PERMALINK | EDIT/DEL | REPLY
공무원들은 한자 단어에 찌들어있어....
쓸데없이 한자투 말을 쓴다.
전문직 세계는 더하지만...
BlogIcon 온한글 | 2011.07.15 10:07 신고 | PERMALINK | EDIT/DEL
날치님 안녕하세요.
아무래도 직업상 그럴 수는 있겠지만,,
좀더 쉬운 우리의 말을 자주 사용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살짝 남네요 ^^
jyl9kr | 2012.09.29 12:02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음용율 향상 이라는 말을 짧게 요약하고 싶으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전 도무지 우리말로는 생각이 나지 않는데요. 굳이 한국어로 바꾸고 싶다면 아예 '우리 모두 아리수를 마셔요 캠페인' 정도로 단어 자체를 바꿔야 할 거 같습니다. 이건 이미 단어가 아니라 문장이군요;;(참고로 캠페인이란 말도 한글이 아니군요. 그럼 '운동'이라는 말로 바꿔야할까요? 그런데 '운동'도 한글이 아니군요.)

한자어를 무조건적으로 배척하기보단 슬기롭게 받아들이는 편이 좋을 거 같습니다. 좋건 싫건 서기가 시작되기 이전부터 한국에 들어온 게 한자입니다.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지요. 물론 한자어의 도입이 고유어의 발전을 훼손했다고 볼 수도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과거로 시간을 돌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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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9. 3. 13:46

얼마 전 8월 말, SK텔레콤에서 운영하는 ‘알파라이징 대학생 블로그 리포터’ 면접을 구경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아무래도 사회 경험이 없는 그들인지라, 잔뜩 긴장해 들어오는 지원자들...
‘짜식들 많이 떨리지?’ 하는 생각은 안드로메다로... 어느새 저는 그들이 엄청 부러워졌습니다.
대학생들의 거침없는 대답과 자기표현, 툭툭 던지는 말 속에 녹아 있는 젊음이 마냥
부럽기만 했어요. 이제 제가 서른을 넘긴 탓일까요? ㅜㅜ

개인적인 관심사를 주로 풀어내는 블로거라던 ‘A’ 학생이 떠오릅니다. ‘아무도 관심을 보여주지 않을 것 같은 자신의 일상을 블로그로 풀어내는 이유가 뭔가요?’라는 면접관의 질문에, 까만 눈동자가 인상적인 그 친구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레알 잉여돋는 제 일상이지만, 제가 어떤 방식으로 대중에게 재미있게 다가가느냐에
따라 그것이 소소한 기쁨을 줄 수 있는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많은 면접관의 표정이 일순간 멍~해졌습니다. 그 학생의 생각에 감동한 걸까요? 아닐 거에요.
면접관들의 반응에 아랑곳없이 그 학생의 답은 계속됐습니다. 


“제 일상을 최대한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려고는 하지만, 제가 약간 필력도 모자라고 해서 아무래도 인기 있는 코믹 이미지나 상황에 맞는 사진을 짤방으로 넣어 방문자들에게 재미를 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면접관들이 눈빛이 더욱 흔들리며 고개를 갸우뚱 하는 가운데, 어떤 면접관 한 분이 떨리는 목소리로 A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저... A씨... 말씀 중에 죄송한데요... 잘 이해가 안 가서 그러는데, ‘잉여’ ‘짤방’이 무슨 말이에요? ‘돋는’ 건 또 뭐고요?”


세대 간 격차가 가장 많이 느껴질 때가, ‘그들이 하는 말을 못 알아들을 때’라고 합니다. 같은 한글을 사용하는데, 서로 그 말을 알아듣지 못하니... ‘아 내가 세대 차가 나서 쟤들 말을 못 알아듣는구나’ 하는 것이죠. 

이런 사람들을 잉여인간이라고 보통 부릅니다만...

‘잉여’라는 단어는 ‘쓰고 남은 것, 나머지’를 뜻하는 말로, 보통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쓸모없는 짓을 한다’는 뜻으로 쓰입니다.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소시민의 몇 가지 유형을 그린 손창섭의 소설 <잉여인간>이 모티브가 된 듯해요. 집에서 뒹굴뒹굴하는 걸 ‘잉여 짓 하고 있다’는 식으로 표현하는 거죠. 

‘돋는다’는 말은, 어떤 ‘느낌’을 나타내는 말로 ‘소름 돋는다’에서 온 말인 듯합니다. ‘오늘 카라 일본 데뷔 무대 봤어? 정말 미모 돋지 않아?’ 이런 식으로 젊은이들이 많이 쓰더라고요.

‘짤방’‘짤림 방지 사진’의 준말입니다. 예전 DC인사이드 게시판에서는, 글에 사진이 첨부돼 있지 않으면 관리자가 글을 삭제해 버렸습니다. 하긴, 거긴 게시판 이름이 아예 ‘갤러리’니까요.

이런 것도 짤방의 일종이죠?

그래서, 일반적인 글을 쓰더라도 글이 ‘짤리지 않도록’ 재미있는 사진을 아무거나 첨부했다고 해요. 이것이 바로 ‘짤방’이라는 말의 유래입니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한글도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유행어나 신조어들은 예전과 달리, 한번 인기를 끌면 빠르게 퍼져 나가 금세 ‘대세’가 되니, 그 속도는 더욱 빠르겠지요. 

한글 학자들을 비롯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지 몰라도... 저는요, ‘언어는 변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나랏말싸미 듕귁에 달아’, ‘어린 뷕셩이 니르고져홇배 이셔도’라는 말을 요즘에는 쓰지 않잖아요?

그러나 비슷한 연배의 세대나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가 아닌, 면접이나 상견례 등 자신과는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사람이나 다른 연배의 사람들과는 그런 말보다는 표준에 가까운 우리 말을 사용하는 것이 서로 소통하는 데 문제가 없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말이란 게 ‘소통’이 가장 큰 기능인데, 그 기능을 망각하는 일은 없어야 할 테니까요.

과연, A군은 합격했을까요? ^^;; 


온한글 블로그 기자단 2기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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