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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지킴이 또바기의 한글신문'에 해당되는 글 1건
2009. 2. 26.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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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을 소재로 한 그림책

 소리나 그림에 의존해 책을 읽던 아이들이 문자를 통해 책을 읽으려면 우선 학습되어야 하는 것이 ‘한글’이다. 그런데 그 학습을 조금 더 쉽고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수단 중 하나로 그림책이 이용되기도 한다. 한글 깨치기는 누구나 거쳐야 할 기본적인 학습이기 때문에 이러한 학습용 그림책의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으며, 이에 비례해 한글낱말 카드, 학습지, 한글공부를 위한 학습교구, 포스터, 퍼즐 등 다양한 교재들의 개발도 활발해지고 있다.

 비룡소에서 출간한 한글학습 관련 그림책만 해도 12종에 이른다. 그 중 최고의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은 『기차 ㄱㄴㄷ』은 97년 출간된 이후부터 21만 5천 부 이상 팔렸으며 지금까지도 유아들을 위한 필독서로 꼽힐만큼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그림책들이 왜 인기가 있으며 끊임없이 만들어지는가?

 ‘그림책’이기 때문이다. 그림책은 학습이란 목적을 빼고도 한 권의 책으로서 작품적으로도 그 완성도를 추구하기 때문인 것이다.『기차 ㄱㄴㄷ』 만 보더라도 하루 동안 기차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 책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기차’를 타고 가듯이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자음이 하나씩 나오면서 다양한 배경이 등장한다.

 ㄱ-기다란 기차가, ㄴ-나무 옆을 지나, ㄷ-다리를 건너서, ㄹ-랄랄랄 노래를 부르며, ㅁ-마을을 거쳐서, ㅂ-비바람 속을 헤치고, ㅅ-숲 속을 지나, o-언덕을 넘어서, ㅈ-자동차 사이를 빠져 나와, ㅊ-창문을 닫고, ㅋ-커다랗고 컴컴한, ㅌ-터널을 통과해서, ㅍ-넓은 풀밭을 가로지르면, ㅎ-해는 벌써 지고 있어요.(전문)


 이처럼 다양한 장면이 다양한 구도로 이어지는 동안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또 이어 부르는 노랫말처럼 흥겹고 글자와 이미지가 함께 연상되어 단어가 쉽게 기억되도록 한다.
 이러한 그림책의 목표는 한 번 보고 끝나는 학습지 개념이 아닌 아이들이 보고 또 볼 수 있는 완성도 있는 구성에 있다. 일러스트레이션 또한 책의 완성도를 좌우하는 중요한 부분으로 그 자체의 완성도부터 보장된다. ‘한글공부’책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에 판권이 팔리기도 했던 데에는 이러한 장점들이 작용했다.


다양하고 색다른 시도들

 한글을 소재로 한 그림책들은 주로 ‘자음’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그러한 예를 살펴보면, 우선 『기차 ㄱㄴㄷ』처럼 각 자음으로 시작하는 단어를 나열하면서 그 위에 재미난 이야기를 덧입히는 식이 있다. 가장 흔하면서도 아이들이 이해하기도 쉬운 형태로, ㄱ하면 ㄱ으로 시작하는 단어와 그림, ㄴ하면 ㄴ으로 시작하는 단어와 그림 등을 구성하곤 한다.
『개구쟁이 ㄱㄴㄷ』(사계절), 『과자 ㄱㄴㄷ』(여우고개),『하마의 가나다』(비룡소) 등이 이에 해당되는 책들이다.  다음으로 조금은 더 실험적이고 색다른 시도가 엿보이는 그림책들도 있다. 『이상한 집』(비룡소), 『숨어 있는 그림책』(보림), 『기역은 공』(마루벌), 『움직이는 ㄱㄴㄷ』(천둥거인) 등으로, 이들은 이미지 속에 한글을 숨겨 놓고 아이들이 찾아보도록 유도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혹은 숨은 그림형식으로 만들어 해당 자음에 속하는 단어의 그림과 책에 나열된 단어를 하나 하나 확인하면서 한글을 익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숨어 있는 그림책』(보림)은 한글공부 책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책에서는 한글이 활자화 되어 나오진 않는다. ㄱ부터 ㅎ까지 모두 이미지 속에 그 형태를 숨겨 놓고 맨 마지막에 답을 확인할 수 있는 페이지가 한 장 나올 뿐이다.
 이수지 씨의 『움직이는 ㄱㄴㄷ』(천둥거인)은 자음에 동사 혹은 형용사의 이미지를 실었다. 가령 ㄴ을 위해 ‘녹다’라는 단어를 썼으면 ㄴ이 녹아내리는 형상의 그림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렇게 한글공부 책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책들은 ‘한글학습’이라는 제한된 목적과 소재에도 불구하고 단어가 주는 느낌이나 이야기를 좀 더 세련되고 깊이 있는 내용으로 접근하고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또 아주 원초적으로 접근한 그림책도 있다. 『소리치자 가나다』(비룡소)는 아이들의 입말에서 시작된다. ‘저리 가! 할 때 가’ ‘나야 나 할 때 나’ ‘다 내 거야 할 때 다’ 등 아이들이 주로 하는 일상어에서 착안해 엄마가 말을 해주는 듯한 형식으로 접근한다. 하지만 글자는 단순하고 명쾌하게 가, 나, 다, 라…만 나열되며 이야기는 그림 속에 숨어 있다. 또한 ‘가, 나, 다’의 자음들의 변형과 글자 자체에 다양한 색을 입히는 등의 과정을 통해 좀 더 보는 재미를 주려고 시도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글자체의 어려움

 하지만 이러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한글’이 가진 제한된 틀 때문에 결국 한계점에 부딪히곤 한다. 한글을 처음 접하고 배우는 아이들이 주 독자층이기 때문이다. 다양하고 멋스러운 타입의 시도에 있어서도 ‘가독성’ 문제와 아이들의 ‘인지력’과 ‘이해력’ 등이 항상 그 기준점이 된다.

 글자체의 심한 변형은 ‘한글’ 모양 자체에 대한 정확한 인지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가장 쉽고 편안한 글씨체인 명조나 단순한 고딕 계열이 주를 이룬다. 또 아이들은 어른들과는 달리 빠른 시간 내에 반복적으로 책을 읽기 때문에 자주 보아도 질리지 않는 서체를 선호한다. 더욱이 알파벳과는 달리 변용이 어려워 서체를 정할 때 늘 애를 먹곤 한다.


꾸준한 연구와 노력들
 이러한 한계성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변형, 조금 더 재미난 시도는 꾸준히 연구되고 있다. 아이들도 단순한 낱말 카드나 한글공부에서 벗어나 ‘생각하면서 익히기’에 점점 더 익숙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어린이책에 대한 부모들의 평가수준이 높아졌고 더불어 아이들의 독서 능력 또한 갈수록 향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글’을 소재로 한 그림책은 유명 일러스트레이터들이라면 한 번쯤 욕심내는 분야이기도 하다. 어렵지만 그만큼 매력적이며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고, 그래서 세대가 바뀌어도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연구되어는 분야이기도 하다. ‘한글’이라는 글자는 변함이 없지만 문화와 생활환경은 늘 변화하고 있다.
 이에 발맞추어 ‘한글 그림책’ 또한 그 문화를 반영하는 시도를 꾸준히 이어가야 할 것이다. 다양한 구성과 내용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아름답고 갖고 싶은 책으로 완성도 있게 말이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케이스 스터디
<우리말 지킴이 또바기의 한글신문>
 글_김미정(온한글 편집부)

 신문도 아니면서 한글신문이라는 제호를 달고 있는 책도 있다. 제목부터 예사롭지 않은 <우리말 지킴이 또바기의 한글신문>이 바로 그 장본인이다.

 독서교육연구회장 이소영 씨가 기획하고 만든 이 책은 어린이를 위한 한글 백과 신문이다. ‘한글 백과 신문’이라는 너무나 포괄적인 개념의 표현이 이 책에 들어맞는 것은 그야말로 한글에 관한 온갖 지식과 정보들이 방대하게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제목에 굳이 신문이라는 표현을 쓴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아이디어 회의를 하면서 어린이들에게 한글이란 너무 쉬운 것으로 치부될 것이고 또 훈민정음은 너무 어려운 대상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모아졌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신문이라는 용어를 붙여줌으로써 시사적인 느낌도 주면서 다른 책들과 차별화된 편집방법을 보여주자는 것이었다.
 책 전체를 이끌어 가는 주인공인 ‘또바기’의 캐릭터 만들기, ‘기자의 눈’과 같은 평론성 기사나 인터뷰 기사 형식의 원고들, 삽화나 네 칸 만화, 특정한 주제에 대한 각계의 반응을 보여주는 시사토론 형식의 페이지, 신문광고 형식의 구성, 생활정보 기사나 팁 기사의 삽입 등 신문이 갖추고 있는 여러 가지 요소들과 신문 스타일의 레이아웃 등이 그러한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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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용은 크게 신문 섹션과 그 신문의 내용을 토대로 좀 더 지식탐험도 하고 놀이도 하는 확장학습 개념의 섹션 등 두 가지 카테고리가 한 벌로 구성되며, 이렇게 짜여진 컨텐츠가 ‘ㄱ신문’ ‘ㄴ신문’ ‘ㄷ신문’ 등으로 이름 붙여져 권 당 세 벌씩 들어 있다. 애초 오방색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5권의 주제별 시리즈물 책으로 기획되었으나 현재까지는 ‘우리말 기지개’와 ‘우리말 터잡기’ 등 두 권 까지만 발행된 상황이다.

  “국제화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시점에 ‘내가 가진 것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세계화를 위해서는 우리 자신부터 든든한 무엇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한글이라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것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얼마나 훌륭한 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미래를 가질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는 누구라도 한 번 쯤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할 문제라고 생각했고, 그 생각을 실천에 옮긴 책이 바로 <우리말 지킴이 또바기의 한글신문>이다.”

 전문가들의 호평도 기뻤지만 어린이들도 좋아하는 책을 만들어냈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는 이소영 씨. 후속책으로 기획되었던 ‘일제시대의 한글’편이 하루속히 제작되어 ‘ㅅ신문’ ‘ㅇ신문’ ‘ㅈ신문’ 등도 이어 펴내는 것이 그녀의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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