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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로학문하기의고마움'에 해당되는 글 1건
2009. 5. 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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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울 좋은 지금의 언어 정책은 단지 경제 수단일 뿐이다.
우리말글을 갈고 닦아야 진정 우리나라를 드높일 수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리말로 학문하기의 고마움'』은  「우리말로 학문하기 모임」(이하 우학모)이 해마다 벌이는 말나눔 잔치에서 발표된 글들을 문집 형태로 묶어 낸 것입니다. 2008년에는 「우리말로 학문하기의 사무침」을 출판하기도 했지요.

 현재 우학모 회장을 맡고 있는 정현기(세종대 초빙교수, 전 연세대 교수) 교수는 이 책의 출간 의의를 "문화 지키기"이자 "자기를 찾아나서는 일"이라고 규정하고 있는데요.

 우리의 말, 한글.
소중히 해야 할 우리만의 문화이자, 컨텐츠인 한글로 학문하기란 어떤 의의가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책을 펼치면 여러 외침들이 빼곡히 실려 있습니다.

먼저 이명박 정부의 영어몰입교육 정책을 세종 때 집현전 부제학을 지낸 최만리의 상소문에 빗대어 꾸짖는 건의서가 눈에 뜨입니다.


 이명박 정부가 정권 인수 위원회를 통해서 주창하는 영어 공교육 강화 정책은, 564년 전 중국 문물에
중독된 탓으로 역사의 반동자가 되어 버린 최만리 등의 주장과 상통하는 점이 아주 많다.

한 가지 다른 것은, 중국이 미국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왜정 때 일본이 영구히 발전하고 팽창할 줄만
 알았다고 변명하던 친일파 위인들의 현실주의적인 선택과 조금도 다를 바 없다. 

                                                                                             ―본문 14페이지 中


  그리고 박영식 전 교육부 장관이자 현재 학술원 부회장이 쓴 두 편의 솔직하고 신선한 글도 그냥 넘길 수 없는 새로운 자극을 줍니다. 대한민국이 개항과 더불어 미국식 교육을 그대로 답습하게 된 아픈 현실과 영어로 학문하는 것의 고달픔, 어려움을 허심탄회하게 전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말로 학문했었더라면 뭔가 창조적인 이론을 수립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 등을 시원하게 말해주고 있습니다. 

 임재해 안동대 교수와 양권석 성공회대 총장의 글에서는 모국어 운동이 학문과 문화 그리고 국가의 발전에 큰 영향을 끼쳐왔다는 것을 민속학과 성서해석학 차원에서 잘 드러내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저마다의 빛깔을 갖춘 채 저마다의 우리말에 대한 생각을 전하고 있습니다. 읽을 수록 같이 깊은 생각을 하게되는 책입니다
.

 이 책의 세 번째 부분은 원전 찾기라는 제목이 붙어 있습니다. 

 우리에게 고전(古典)이 될 만한 원전을 찾아내고, 그것을 우리말로 새롭게 풀어내며, 그로써 우리말로 학문하기를 펼쳐가는 것이 우학모가 할 중요한 일임을 전하고 있습니다. 

 하늘을 다스린 미리들의 노래(용비어천가), 즈믄 가람을 비춘 달의 노래-월인천강지곡(김정수, 한양대), 석보상절(김 두루한, 상명대)을 우리말글로 풀이하여 이해하려는 시도는 값지다고 평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시가에 담긴 세계관과 그 말의 본바탕을 밝혀 깨우치는 윤덕진(연세대, 국문학) 교수의 글은 우리 노래의 고전을 맛보게 해주고, 반대로 오규원의 시를 분석한 박경혜(연세대, 국문학) 교수는 우리말 의태어와 의성어가 그 나름의 독특한 의미 체계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드러내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다음 셋에 마음을 써야 한다.

하나는 한자로 쓰인 우리의 고전 고문서 서책 등을 우리의 소중한 문화적 학술적 유산이요 자산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광맥에서 학술적 문화적 보석들을 캐내려고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자로 된 그 자료들을 한글로 옮길 때는 한자를 한글로 문자적으로 옮기는 것이 아니고, 뜻에 따라 옮겨야 할 것이나, 한글화의 욕심에 가려 비행기를 날틀로, 대학교를 큰 글방으로 옮기는 어리석음을 저질러서는 안 될 것이다.
 
그 둘은 외국서적을 옮길 때도 물론 글자를 글자로 직역해서는 안 될 것이요, 
 일본 번역이나 중국 번역에 맴돌아서도 안 될 것이다. 

 그 책을 충분히 이해하고 소화하여 문장 하나하나를 우리의 말로, 사고로, 느낌으로, 논리로 풀어 옮기는 창작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번역이 제2의 창작이라는 말이 실감나게 해야 할 것이다. 

 그 셋은 우리말로 학문하기가 언어적 단계에 머물러서는 안 되고, 학문의 수준으로 올라가야 한다는 것이다. 남의 이론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우리의 이론을, 학설을, 사상을 세워 펴나가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말로 학문하기가 궁극적으로는 우리의 학문을 세계에 내놓는 일에 맞닿아야 할 것이다.  
 

― 본문 58페이지 中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업적 평가를 위해 독백적으로 쓴 글들이 아니라 우리말로 학문하기의 운동을 위한 뜻으로 쓰고 모은 글들입니다. 

 그래서 일까요? 글마다 힘이 있고, 뜻하는 방향이 있고, 외침과 설득이 있으며, 읽는 맛과 멋을 마음껏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말로 학문하기의 고마움」은 우리말이 우리의 문화를 얼마나 드높여 주는지를 새삼 깨닫게 해줍니다. 

 이 책의 고마움의 대상은 우리말글을 갈고 닦아온 모든  분들뿐 아니라, 앞으로 우리말글을 이어갈 다음 분들에게도 전하고 있습니다. 

 고마움은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가장 깊고 넓고 높은 마음, 즉 우리를 가장 크게 하나 되게 해 주는 마음이니, 우리 모두 이 책을 통해 우리말로 하나가 되기를 바래봅니다.   


 ⓒ 윤디자인연구소 온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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