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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어'에 해당되는 글 6건
2011. 10. 31. 08:58

저희 동네에는 '콩짜장'이라는 중국 음식점이 있습니다. 가격도 일반 중화요리 전문점에 비해 저렴하고, 맛도 담백해서 남녀노소 불문하고 항상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어요. 그런데 상호 명에 '짜장'이 들어갑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비표준어인 단어였죠.

예전, 어느 방송사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자장면'과 '짜장면' 중 어느 것이 더 친숙한가에 대한 조사를 방송한 적이 있었습니다. 결과는 당연히 '짜장면'의 압도적인 승리였고요. 조사 과정 중 어떤 이는 '자장면' 이라고 하면 좀 어색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낮 간지럽다고까지 표현하시더라고요. 

시인 안도현은 2002년 펴낸 어른용 동화 [짜장면]에서 ‘어떤 글을 쓰더라도 짜장면을 자장면으로 표기하지는 않은 작정’이라고 쓰셨답니다. 그리고는 “짜장면을 먹자고 해야지 자장면을 먹자고 하면 영 입맛이 당기지 않을게 뻔하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네이버 백과사전 ⓒ doopedia.co.kr [출처] 조리 [調理, cooking]

한국인들의 실제 삶에서 써오는 말과 맞춤법 사이에서 혼란과 불편이 컸던 단어들이 이제는 표준어로 등재되었습니다. 국립국어원(원장 권재일)은 그동안 표준어로 인정받지 못하던 39개 단어를 표준어로 인정하고, 추가된 새 표준어는 인터넷 ‘표준국어대사전(stdweb2.korean.go.kr)에도 반영될 것이라고 공표했어요.

지금까지 틀린 표기나 방언으로 규정해온 단어나 표현이 표준어 지위를 획득한 것은 1988년 표준어 규정 고시 이후 처음이라고 합니다. 이번에는 어문 규정에서 정한 원칙과 다른 사례와의 관계, 실제 사용 양상 등을 조사해 2010년 2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국어심의회(위원장 남기심)에 상정했고, 올해 8월 22일 최종 확정을 받아 표준어로 인정받았다고 하네요.

국립국어원 측은 “이번 결정으로 규범과 실제 언어 사용의 차이로 인해 생겼던 언어생활의 불편이 상당히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이에, 저희 온한글에서도 표준어로 새로 등재된 단어로는 어떤 것이 있는지 정리해드리려고 합니다.


새로운 표준어는 다음과 같이 3가지 경우로 분류되었네요.  

첫째는 두 가지 표기를 모두 인정하는 단어(3개).

둘째는 현재 표준어와 같은 뜻으로 추가되면서 표준어로 인정되는 단어(11개)


셋째는 현재 표준어와 뜻이 다른 별도 표준어(25개)도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표 출처 : 동아일보 / www.donga.com

가장 눈에 띄고 반가운 단어는 단연 ‘짜장면’입니다. 지금까지 외래어 표기법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인정받지 못하다가 이번에 ‘자장면’과 나란히 복수 표준어로 인정받았어요. 그 외에‘택견’과 ‘품새’도 기존 표준어인 ‘태껸’ ‘품세’와 함께 표준어가 됐고요. 이들은 첫 번째 분류에 의해 인정되었습니다.

‘간지럽히다’의 경우 ‘간질이다’와 같은 뜻으로 많이 쓰여 표준어가 됐어요. 두 번째 케이스이죠. 이처럼 같은 뜻으로 많이 쓰여 표준어가 된 단어는 ‘남사스럽다(기존 표준어 남우세스럽다)’ ‘등물(목물)’ ‘맨날(만날)’ ‘묫자리(묏자리)’ ‘복숭아뼈(복사뼈)’ ‘허접쓰레기(허섭스레기)’ 등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분류에 해당되는 ‘어리숙하다, 먹거리, 두루뭉실하다, 연신, 눈꼬리’ 등 25개는 ‘어수룩하다, 먹을거리, 두루뭉술하다, 눈초리’와 어감이나 뜻에 각각 미묘한 차이가 있는 단어로 인정돼 기존 표준어 외에 추가로 표준어로 선정됐고요.

새로 선정된 39개 표준어는 발표가 나온 시점부터 표준어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기존 단어들과 함께 교과서나 공문서, 신문 등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더 추가되지 못한 단어와, 복잡한 표준어 맞춤법 규정 등을 예로 들면서 미흡함을 지적하기도 합니다.

아시다시피,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들의 숫자가 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 이전에 한국인에게 익숙하고 쉬운 한국어가 우선이겠지요. 그래도 실생활에서 자주 사용되지만 표준어가 아닌 단어를 조사하여 새롭게 표준어로 등재했다는 점은 반가운 일입니다.

아무튼, 이번 발표를 보면서 말입니다. 지속적으로 일반 국민이 맞춤법을 쉽게 익히고, 따라 할 수 있게끔 경직된 언어정책이 좀 더 유연해졌으면 하는 바람이 생기네요.  

 

[자료 및 사진 출처]

동아일보 / www.donga.com
중앙일보 / www.joins.com
네이버 백과사전 ⓒ doopedia.co.kr [출처] 조리 [調理, cooking] 


온한글 블로그기자단 3기 배윤정

받아는 들입니다만 | 2011.10.31 19:07 | PERMALINK | EDIT/DEL | REPLY
좀 아쉬운 부분이 있네요~
특히 짜장면은 좀.. 여러가지로 안타깝기까지 합니다!
인정을 하지 않는 건 아니자만 그래도 좀...

그나저나,
제가 어렸을 때 배울적엔,
오손도손ㅡ>오순도순, 바동바동ㅡ>바둥바둥...
이건 그냥 어감을 강하게 하는.. 그런 기능을 가진 의태어(?)들 아녔나요?
그냥 죄다 표준어인줄 알았더만, 그게 아녔었나 보네~
정말.. 충격이다, 충격!
틀림없이 어렸을 적엔 그리본 거 같은 데 말이죠...
어렸을 적, 제 눈.. 삐었었던 걸까요? @,.@

또 하나,
아동바동에서 아둥바둥으로 변화는 게 아닌가?
바동바동은 또 뭐야?
이건 찾아보면 나오려나?
쩝...

암튼 좀 그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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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 28. 09:44


작년에 중국어 어학원에 다녔을때 일입니다. 제게 중국어를 가르쳐주시던 중국인 선생님께서 한국어시험을 보러가신다고 하신적이 있습니다. 저를 포함한 학원생들은 "한국어 문법은 한국인들도 어려워해요!" 라고 말한적이 있는데요. 중국어선생님께서는 한국인이 한국어를 왜 어려워하냐며 의아스러워 하셨습니다.

한국어 맞춤법에 있어서 한국인들조차 헷갈리는 부분들이 참 많은데요.

그럼 여기서 질문,
헛갈려? 헷갈려? 뭐가 맞는 말일까요?





사실 저는 -일반사람들이 '헷갈리다'를 많이 쓰지만, '헛갈리다'가 표준어일 것이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정답은 헷갈리다와 헛갈리다가 복수표준어로, 두개 다 맞는 말입니다!



헷갈리다≒헛갈리다!
‘헷갈리다’와 ‘헛갈리다’는 현재 복수표준어입니다. 사전마다 표제어 등재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둘 중 하나가 등재되어 있지 않았다가 이후에 사전 개정에서 나머지 하나가 추가로 등재된 사전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묻고 답하기 게시판이 근거로 삼고 있는 <표준국어대사전>의 경우는 1999년 초판부터 두 단어를 모두 등재해 오고 있습니다. -국립국어원



위의 인용문장은 온라인가나다에 올라온 수많은 '헛갈리다vs헷갈리다' 질문에 대한 국립국어원의 답변입니다. 예전에는 사전마다 각기 하나의 말만 표준어로 기록하고 있었지만, 1999년 이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두 단어를 모두 표준어로 등재하고 있다는 답변입니다. 

이제 헛갈려를 헷갈려하지 마세요!
두 단어 마음대로 쓰시면 되니까요!




출처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
http://stdweb2.korean.go.kr/main.jsp
국립국어원 온라인가나다 : http://www.korean.go.kr/09_new/minwon/qna_list.jsp

 

 
온한글 블로그 기자단 1기 이세진

ⓒ온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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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 21. 09:12


어릴 적, 저희 어머니께서는 소소한 반찬거리 심부름을 시키실 때마다 행여 잊어버릴까 봐 메모지에 사올 거리를 적어 주셨었습니다. 그 중, 지금까지 참 의아했던 것이 ‘겨란 한 판’이었어요. ‘겨란’이라고? ‘계란’을 편의상 그렇게 발음한다고 치더라도, 말 그대로 옮겨 적는 것을 보고선 왠지 부끄럽기까지 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어머니는 '겨란‘이 ‘계란’ 또는 ‘달걀’임을 알고 계셨지만 ‘겨란’이 더 익숙하므로 그렇게 하셨다는 겁니다. 저희 어머니는 서울에서 나고 자라셨거든요. 아버지도 마찬가지 시구요. 저 역시 서울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저희 집안은 현재 확인되는 것으로 3대가 대대로 서울에서 나고 자란 서울사람입니다.

요즘 초중고교들에서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제가 학교 다닐 때는 국어 혹은 문법 시험에 ‘표준어의 정의’를 묻는 주관식 시험이 종종 출제되곤 했습니다. 지금까지 그 의미를 기억하고 있는 걸 보면, 학년을 거듭날수록 자주 출제되었던 문제였기 때문에 머릿속에 입력이라도 되었나 봅니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 대사전에서 의하면, 표준어에 대한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 표준어 : 한 나라에서 공용어로 쓰는 규범으로서의 언어. 의사소통의 불편을 덜기 위하여 전 국민이 공통으로 쓸 공용어의 자격을 부여받은 말로, 우리나라에서는 교양 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로 정함을 원칙으로 한다. ≒대중말ㆍ표준말.

또한, 국립국어원 측이 발표한 바로는, 우리가 현재 쓰고 있는 한글 맞춤법과 표준어 규정은 1933년부터 조선어학회에서 만들어 써 오던 ‘한글맞춤법통일안’을 1988년에 정부 차원에서 처음 개정한 것으로서, 그 이후로는 개정된 바가 없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표준어로 명시된 서울말이 사투리라니요?”라고 반문하는 이들이 많을 겁니다. 저도 표준어의 개념상 서울 사투리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표준어의 개념은 앞서 언급했듯 교양 있는 서울 사람들이 쓰는 말이지요. 대부분 사람들은 이 같은 표준어의 개념 때문에 서울 사투리가 있다는 것을 잘 모릅니다. 처음, 저희 집 얘기를 꺼내면서 잠시 말씀드렸지만, 서울말도 몇 가지는 사투리로 분류되는 단어가 있습니다.

한 예로, 서울 사람들은 '~하구요'라는 말을 잘하는데, 이것은 전형적인 서울 사투리의 일종입니다. 서울말은 ‘오’가 ‘우’로 바뀌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미에서 ‘있고요’를 ‘있구요’로 말하는 것이지요. 즉 표준어는 '~하고요'이지만, 서울 사람들은 ‘~하구요’라는 말을 더 많이 쓰고 있지요. ‘-했걸랑’ 같은 표현도 서울 사투리랍니다.

‘댕기다’같은 동사의 경우도 표준어에서는 ‘불이 옮아붙다’라는 뜻이 있지만, 서울 사투리로 넘어오면 ‘다니다’로 그 뜻이 바뀝니다. 이 외에도 개와집(기와집), 부주(부조), 해필(하필), 삼춘(삼촌), 가우(가위), 쨍아(잠자리), 중신(중매), 구녕(구멍), 낭구(나무), 겨란(계란) 등으로 발음하는 것이 모두 서울 사투리에 해당합니다.

서울말도 전라도나 경상도 말처럼 서울 토박이가 사용하는 방언(方言)에 불과합니다. 언어학적으로 ‘토박이’는 3대째 이상 한곳에서 거주한 사람들을 기준으로 말한답니다. 이젠 서울 토박이에 대한 개념이 바뀌고 있습니다. 압축적인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라 지방에서 서울로 인구 유입이 가속하면서 서울 토박이는 퇴조하고 있다고 하네요. 어떤 이가 지방 출신이라도 그의 2세, 3세는 서울사람이 된다는 뜻이지요.

서울 방언 중 70%는 표준말에 편입됐지만, 나머지는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소중한 지방 방언과 함께 조금씩 사라져가는 서울 방언을 되살리는 데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겠습니다.


 
온한글 블로그 기자단 1기 배윤정

ⓒ온한글

   
      
BlogIcon 이세진 | 2011.01.21 10:39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아... ~하구요 라는 말이.. 서울 사투리였군요.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흥미있는 글 잘 보고 갑니다^^
BlogIcon 온한글 | 2011.01.24 09:09 신고 | PERMALINK | EDIT/DEL
세진님 안녕하세요.
서울말에도 사투리가 있다니
신기하죠? ㅎㅎ
자주 찾아와 주세요 ^^
BlogIcon ㅇㄴㅇㅁㄴ | 2011.05.26 09:09 | PERMALINK | EDIT/DEL | REPLY
서울말좀 ㅠㅜ 제발요 ~~~~~~~~~~~~~
]
BlogIcon 낼름:P | 2011.10.28 10:13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안녕하세요?
SKT 대학생 자원봉사단 Sunny입니다.
저희 써니에서는 현재 활동하고 있는 봉사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즐거운 대학문화를 만들기 위해 다방면의 이야기를 쓰면서 나눔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써니블로그 - blog.besunny.com)
또한 일주일에 한 번 대학생들이 공감할만한 주제를 엮어 오픈캐스트(opencast.naver.com/SK031)를 발행하기도 합니다~
이번주의 주제는 '사투리'였는데요, 이 블로그의 컨텐츠와 저희 주제가 잘 맞는다고 생각되어 오픈캐스트에 함께 실었습니다^.^
저희 블로그와 오픈캐스트에도 놀러오셔서 재미있는 이야기 읽고 가세요^^
그럼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박성철 | 2012.09.03 17:46 | PERMALINK | EDIT/DEL | REPLY
부주, 삼춘, 중신, 낭구, 구녕, 겨란... 이런건 제 생각에 충남 사투리 같습니다. 저는 충남에서 20년 서울에서 20년 살았습니다. 이런말들 서울 사람들 거의 못알아 듣습니다. 그러나 저는 아주 어렸을때부터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낭구, 구녕 등의 서울 사람들이 아예 추정조차 못하거나 속어의 느낌이 나는 말은 이젠 저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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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4. 20. 10:17
 우리나라 사람 누군가에게 소설가 이효석의 대표적인 작품을 얘기해보라고 한다면, 단연 '메밀꽃 필 무렵'을 얘기할 것입니다. 이 작품은 한국 현대 단편소설의 최고봉이라는 평가와 함께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많은 이로부터 두루두루 사랑을 받아 왔습니다. 또한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려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작품의 원(原)제목을 아는 분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학생시절부터 '메밀꽃 필 무렵'이라고 배워왔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접하게 되는 것 역시 크게 다를게 없었기 때문입니다.

대학교 도서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대학교 도서관이나 서점 등에서 이효석의 작품집을 찾아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 작품명에는 '메밀꽃 필 무렵'이라고 표기가 되어 있습니다.

몇 권 찾아보았지만 '메밀꽃 필 무렵'이라고 표기한 책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이효석이 <조광(朝光)>12호(1936.10)에 발표한 '메밀꽃 필 무렵'의 원제목은 '모밀꽃 필 무렵'입니다. '모밀'은 현재 표준어로 쓰이고 있는 '메밀'의 방언으로써 당시 작품을 발표한 잡지에는 '모밀'로 표기가 되어 있습니다. 다르게 생각해보면 방언으로 표기된 것을 표준어로 바꾼 것이 크게 문제가 되느냐고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하나의 단어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문학작품이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고민해 볼 문제입니다.

 이효석의 장녀 이나미 씨는 일전에 출간하였던 자전적인 수필집에서 그와 같은 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습니다. 그 부분을 여기에 옮겨봅니다.

 이 무렵의 아버지는 작품 구상을 위해 틈만 나면 가족들과 여행을 떠나셨는데 주로 찾은 여행지는 주변의 독진해변과 주을온천이 가까이 있는 나의 외가 경성이었다.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것은 평양에서 기차를 타고 북쪽의 경성으로 올라가다 보면 차창 밖으로 흰꽃들이 마치 겨울눈을 맞은 것처럼 하얗게 피어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었는데 나의 아버지는 그 꽃들이 바로 모밀꽃이라고 들려주시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아버지께서 이미 단편 '모밀꽃 필 무렵'을 발표하셨던 때였는데, 여기서 한 가지 분명히 밝히고 싶은 것은 나의 아버지 원제는 '모밀꽃 필 무렵'이지 '메밀꽃 필 무렵'은 아닌데 어떻게 원작자의 의도를 무시하고 제목까지 제멋대로 바꾸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 이나미,『마지막 날의 아버지 이효석』(창미사, 1999), 95쪽.


<조광(朝光)>12호(1936.10)에 실린 '모밀꽃 필 무렵'의 첫 페이지 모습.
 
창미사에서 출판한 '새롭게 완성한 이효석 전집(2003)'에는 원제목 그대로 실려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나미 씨의 회고에서도 볼 수 있듯 이효석이 얘기하는 '모밀꽃'은 그들의 가족여행에 앞서 몸소 접해본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소설 내 여러 장치 중 하나로 사용된 것을 으레 짐작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언급하는 것은 '모밀'이라는 단어 단 한 가지입니다만, 이것이 작품 안에서 쓰일 때엔 달리 생각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분명 거기엔 작가의 창작 의도가 깃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작품 안에서 쓰인 말을 현재의 잣대로 생각해보기 위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하는 방법을 고려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모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붉은 대궁이 향기 같이 애잔하고 나귀들의 걸음도 시원하다.
                                       - '모밀꽃 필 무렵' 중


 (문학작품을) 현대 표준어법에 고치는 것작가의 의도를 존중해주는 것,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가요.


* 참고 문헌
1. 이효석문학연구원 엮음,『새롭게 완성한 이효석 전집』(창미사, 2003)
2. 이나미,『마지막 날의 아버지 이효석』(창미사, 1999), 95-96쪽.
3. 이재춘,「문학작품 원본의 오류와 변개 양상」,『우리말글』제16호(우리말글학회, 1998)
4. 이상옥,『이효석의 삶과 문학』(집문당, 2004)

온한글 블로그 기자단 2기 조성경

ⓒ 온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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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5. 28. 09:33

지난 [한글 무료 강좌] 5월 '국어 바로 쓰기' 강좌를 듣고 싶었는데
시간대가 안 맞아 참여 못 하신 분들 있으시죠? 

그런 분들을 위해, 온한글이 6월 '국어 바로 쓰기' 강좌 소식을 알려드리려구요.  

사단법인 국어문화운동본부와 국어문화원이 함께 하는 6월 '국어 바로 쓰기' 강좌
특히, 직장인 및 서민을 위해 저녁 7시에 강좌를 열 것을 추진중에 있답니다.
단, 신청자 수가 어느 정도 있어야 되겠죠. 

직장인분들!!
정말 좋은 기회 아닌가요? ^ ^
강좌를 듣고자 하는 분은 7시 강좌 신청이라고 의사 표시를 하여 미리 신청하세요   

 

* 대상: 모든 시민

* 일시
: 6월 16일(화) 오후 2시-3시 30분(90분간) / (당일 저녁 7시에 시작하는 강좌를 열 것을 요청하는 분이 있어서 신청자 수가 어느 정도 되면 강좌를 연다고 합니다.
7시 강좌에 참석하실 분은 7시 강좌 신청이라고 의사 표시를 하시면 됩니다.)

* 장소: 국어문화원 강의실(서울 종로구 내수동 72번지 경희궁의 아침 오피스텔 3단지 201호)

* 내용: 국어 바로 쓰기(맞춤법, 표준어, 바른 문장, 어휘 구별하기)

* 교재
: 국어문화원 문장 교본 ‘고마운 문장'

* 신청
: 아래 전자주소로 신청의사를 보내거나 전화로 신청하면 됩니다. 신청하지 않으면 강의실이
차서 강의를 듣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 연락처 : (사)국어문화운동본부
국어단체연합 국어문화원
baro@barunmal.org
전화: 02-735-0992 (담당자: 구혜영)
서울시 종로구 내수동 72번지 경희궁의 아침 오피스텔 3단지415호(지하철 3호선 7번 출구,
5호선 1번 출구, 서울경찰청 앞)

 


 ⓒ 윤디자인연구소 온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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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2. 18. 09:27



 사투리를 흔히 지방의 시골마을에서 노인들이나 쓰는 말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것은 사투리에 대한 매우 좁은 생각이다.
 필자는 누구나 일상생활에서 쓰는 말, 즉 생활어가 바로 사투리라고 말하고 싶다. 표준어란 언어정책적 관점에서 생활어 중 지역 간의 차이를 없앤, 추상화되고 단일화된 것이다. 그래서 우리 한국어의 속살을 풍부하게 담아내지 못하며, 표준어만으로는 우리의 정서를 살뜰하고 온전하게 표현하기 어렵다. 일상생활에서 어느 지역에서나 누구나 편하고 쉽게 쓰는 생활어가 사투리인 것이다.
                              


                                




 사투리는 우리 한국어의 문화와 역사, 한국인의 정서가 담겨 있는 보물창고다. 따라서 표준어를 지나치게 강조하고 사투리를 무시하면 다양하고 풍부한 생활 속의 한국어를 모두 죽이게 될 것이다.

 세계에서 우리나라만큼 표준어를 중시하는 국어정책을 펴는 나라도 드물다. 수십 년 동안 이어진 이런 정책 때문에 표준어가 교양 있는 서울 사람들이 쓰는 말이라는 의식이 뇌리에 박히게 되어 사투리를 홀대하는 국민의식이 팽배해지는 결과를 낳았다.
 이것은 앞으로 우리말이 풍부하고 다양하게 발전하는 데 큰 장애가 될 것이다. 과도하게 강조된 표준어 의식과 표준어 교육 때문에 스스로 우리말의 풍부한 자원을 상실해 가고 있는 것이다.

 학교 교육과 방송과 같은 대중매체의 보급 등이 어우러지면서 지방 고유의 사투리는 급속도로 위축되어 버렸다. 특히 제주도 사투리는 소멸의 마지막 단계에 와 있다. 지금의 노년층이 떠나면 제주도 사투리는 사라질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이런 상황은 제주도 사람들과 제주도의 발전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이런 상황은 꼭 제주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다른 방언도 비슷한 처지일 것이다.

 필자가 『국수는 밀가루로 만들고 국시는 밀가리로 맹근다』를 간행한 것은 이러한 사투리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을 변화시키고 그 속에 담겨 있는 소중한 것을 찾아 세상에 알려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사투리의 가치와 진정한 의미가 어디에 있는가를 널리 알리고 싶었다.

 사투리에 대한 필자의 관심은 본인이 쓰는 말이 바로 사투리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비롯된 것이었다. 경상도 성주고을의 연산마을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어머니로부터 그곳의 사투리를 그대로 배웠던 터였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쓰는 말에 관심과 흥미를 갖고 있다.

 어렸을 때 어머니로부터 여러 번 들었던 ‘말뜩다’라는 말이 세종대왕 시절의 『석보상절』에  ‘’로 나오고, 이것이 현대어에서 ‘마뜩치 않다’로 연결되는 것을 발견했을 때 느낀 경이로움은 실로 큰 것이었다.
 또 동네 할아버지 입에서 튀어나오던 ‘그르매’(그림자)는 현재까지 조사된 어느 방언사전에도 올라가 있지 않은 낱말로, 『두시언해』초간본에서만 잠시 보일 뿐이다.이런 희귀어가 방언 속에 살아있음을 발견하면서 방언연구의 가치를 재확인하게 되었다.

 주변의 지인이나 혹은 모르는 사람이 전화로 사투리에 대해 묻기도 한다.
 가령 “포항에서 쓰는 ‘오졸없다’(혹은 ‘오질없다’)라는 말이 도대체 무엇입니가?”, “대구 사람들은 ‘계추’라는 단어를 많이 쓰는데 이게 어디서 온 말입니까?” 등의 질문에 대해 답하고 풀이하다 보면 사투리가 지닌 깊은 역사성과 그 가치를 더욱 실감하게 된다.

 사투리가 아닌데도 사투리로 잘못 알려진 낱말을 발견할 때도 있었다.
 ‘부산 사람들의 성격은 아싸리하다’라는 표현이 있는데, ‘아싸리’가 경상도 사투리인 것으로 아는 사람들이 많다. <표준국어대사전>에도 ‘아싸리’를 표제어로 싣고, ‘차라리’의 비속어라고 풀이하고 있는데, 이는 명백한 잘못이다. 옛 한글 문헌 어디에도 ‘아싸리’와 연결될 만한 말이 없다. 이것은 일본어인 あっさり를 차용한 낱말임이 확실하다.

 필자가 사투리 연구를 하기 위해 현지조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1981년부터였다. 금릉군 (현재의 김천시) 감천면의 농촌 마을에서 어느 할배와 할매의 말을 조사한 것이 처음이었다. 그 후 학생들과 여름방학 때 현장조사를 하거나 방언학 수업의 일부로 현지조사 실습을 하는 방법 등을 통해 방언자료를 모으곤 했다. 

 또한 사투리를 반영한 옛 문헌도 적지 않게 찾아보았다. 예컨대 18세기 때 유의양이라는 분이 남해로 귀양 가서 지은 『남해문견록』에는 당시 남해 방언어휘들이 실려 있다. 16세기 후기에 영주 희방사에서 간행한 『칠대만법』에는 ‘가시나’(딸아이), ‘통시’ (변소)와 같은 방언형이 실려 있다. 18세기 초기에 예천의 용문사에서 간행한 『염불보권문』에는 당시의 보통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쓴 발음형도 많이 표기되어 있다. 이런 문헌은 사투리는 물론 우리말의 역사적 연구에 좋은 자료가 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자료는 지금의 일상생활에서 듣는 사투리들이다. 주변에 계신 어르신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다가 흥미로운 표현을 들으면 적바림해 두곤 하였다. 주변의 친지들이나 어르신의 말씀들이 모두 공부의 대상이 된 셈이다.
 그리고 이미 간행된 방언사전들과 ‘21세기 세종계획’ 사업의 결과로 나온 ‘한민족언어정보화 통합검색 프로그램’이 사투리 연구에 큰 도움이 되었다.특히 ‘한민족언어정보화 통합검색 프로그램’은 눈 깜짝할 사이에 전국의 방언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도구이다.

 사실 국어학자들이 사투리를 연구한 학술서적은 적지 않게 간행되어 왔다. 방언사전도 각 지역 별로 나와 있고, 방언의 말소리, 어휘, 문법 등을 깊이 있게 연구한 학술 논저들이 축적되어 있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알고 싶어 하는 것은 대부분 자기가 알거나 쓰고 있는 사투리 속의 특이한 낱말들이다. 가령 타 지역에서는 안 쓰이는 특이한 낱말들이 왜 자기네 사투리에 있는지, 그런 낱말의 유래가 무엇인지를 궁금해 한다. 『국수는 밀가루로 만들고 국시는 밀가리로 맹근다』는 그런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풀어주고자 만든 책이다.

 책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경상도 사투리에서 쓰이는 특이한 낱말과 표현을 중심으로 그 어원과 용법 그리고 역사적 연원을 풀이한 책이다.
 각각의 낱말들이 쓰이는 상황을 제시하고, 그것들이 쓰이는 살아 있는 의미를 느낄 수 있도록 내용을 구성하고 문장을 다듬었다. 아울러 지역주민의 일상생활 속에서 이 낱말들이 가지는 정서적 가치를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는 방식을 취하였다.
 그리고 쉬운 문장으로 된 짤막한 글을 기본으로 하고 내용과 연관된 사진을 넣음으로써 독자에게 친숙히 다가가고자 했다. 개별 낱말을 차례대로 설명하기는 했으나, 구성이 자유로워 아무 쪽이나 펼쳐서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나갈 수 있는 책이다.

 그 중 책 끝머리에 있는 ‘왜 사투리가 뜨는가’는 일종의 언어 시평(時評)의 관점에서 사투리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분석한 글이다.
 우리말을 연구한 학술서는 많지만 대중 교양서는 적은 우리의 현실에서 이 책은 나름대로 일정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표준어에 대한 지나친 집착을 털어내고, 사투리에 대해 보다 객관적이고 바람직한 인식을 확산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윤디자인연구소 온한글

BlogIcon 실비단안개 | 2009.02.18 10:42 | PERMALINK | EDIT/DEL | REPLY
좋은 기사 잘 읽었습니다.
경상도 시골에 사는데, 경상도도 지역에 따라 사투리가 다르지요.
시집에 처음 갔을 때, 어머니께서 "아가, 오가리 가꼬 온나"하시더군요.
오가리?
오가리는 작은 솥(냄비가 아닌)이었습니다.

요즘은 인터넷 덕분에 사투리를 자연스레 쓰지만, 그래도 사투리를 많이 쓰는 사람은 세련되지 못한 사람으로 생각하는 듯 합니다.^^/
BlogIcon 온한글 | 2009.02.18 10:51 신고 | PERMALINK | EDIT/DEL
실비단안개님 좋은글 감사합니다ㅎㅎ
저도 사투리를 보면 할머니도 생각나고
정겨워요 ^ ^
BlogIcon jez | 2009.02.18 13:38 | PERMALINK | EDIT/DEL | REPLY
트랙백 감사합니다. ^^ 이렇게 재밌고 좋은 글이 많이 있었군요!
자주자주 오게될 것 같습니다 ^^
BlogIcon 온한글 | 2009.02.18 17:15 신고 | PERMALINK | EDIT/DEL
jez님 반갑습니다.
찾아와 주셔서 감사해요ㅎㅎ
저도 자주 놀러갈께요 ^ ^
BlogIcon fallmorning | 2009.03.21 08:09 | PERMALINK | EDIT/DEL | REPLY
http://blog.naver.com/fallmorning/60064381142

혹시 ↑ 이게 사투리인지 아닌지 좀 봐주세요^^
BlogIcon 온한글 | 2009.03.23 20:18 신고 | PERMALINK | EDIT/DEL
ㅎㅎㅎ fallmorning님.
블로그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 ^;;
황재룡 | 2013.01.11 21:56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온한글님~!

사투리는 우리 문화의 보물창고라는 말에 공감하며 글 내용 모두에 대해 공감합니다.

사투리도 한국어입니다. 그런데 사투리는 서서히 사라져 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사투리는 사투리대로 보존해야 한다고 봅니다. 귀중한 문화유산입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사투리를 현대한글로 표기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고 합니다. 보존을 해야 하는데 그 소리를 한글로 표기를 못 하다니?

그래서 “한글확장”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글확장연구회”라는 모임이 생겼습니다. 저는 “한글확장연구회” 총무입니다. 저희는 경상도, 전라도, 제주도 방언, 그리고 다른 지역 사투리 까지 완벽하게 현대한글로 표기할 수 없다는 문제점을 보고 훈민정음이나 옛한글을 이용하거나 무슨 방법을 써서 방언을 제대로 다 표기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이를 정부에 청원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모임입니다.

혹시 관심이 있으시면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황재룡 드림
(010-5381-3536 newysh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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