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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울전9.0'에 해당되는 글 2건
2009. 10. 23. 09:04
'스몰 스튜디오'라고 들어보셨나요?

새로울 것 없는 말이라 설명하기가 쑥스럽지만, 스몰 스튜디오는 기존의 방식대로 취직해서 소속을 갖고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 맞는 인원들이 소규모로 그룹을 만들고 작업을 하는 형태를 말합니다. GRAPHIC이라는 잡지에서는 이슈로도 다뤘을 정도로 디자인 관련 분야에서는 이미 일반적인 작업 형태가 되고 있죠. 저는 주로 글을 쓰지만 이런 형태의 작업 방식이 부러워서 '글도 함께 쓸 수 있잖아!'라며 누가 방 하나 얻으면 어디 비빌 곳 없나 눈에 불을 켜고 있답니다. ^^;

이번 글에서는 주목할 만한 스튜디오, 단국대tw와 나눈 대화를 옮겨보려 합니다. 인터뷰는 한울전이 진행되고 있었던 10월 10일 토요일에 갤러리의 바로 아래층에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마침 토요일이라 tw 분들이 전부 오셔서 약 열 명의 인원 속에서 당황한 저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 홈페이지로 접할 수 있는 이미지는 '와, 세련된 느낌이다' 혹은 '대단하구나' 정도여서 대화하는 내내 바짝 긴장하여 있었어요. 이번 한울전에서 보았던 작품들 이야기와 함께 단국대tw의 활동에 대하여 이야기를 청해보았습니다.


tw 소개 부탁드려요.

단국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내부에는 애니메이션,일러스트,웹,타이포그래피,편집 등 매우 다양한 소모임들이 있어요. 흔히 떠올리는 동아리의 억압적인 이미지하고는 다르게 자유롭게 각자 작업을 하는 편이에요. tw는 생긴 지 얼마 안 되었는데요, 이전에 집현전이라는 글꼴 모임하고 t&e라는 편집디자인 모임이 합쳐져서 tw가 되었어요. 두 분야가 많이 겹치기도 하고요. 또, 수작업을 중심으로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해서 기획서를 써서 교수님께 찾아갔었어요. 그렇게 해서 지금의 공방이 탄생!


tw는 공방이라고 불러요. 동아리라고 하면 아마추어이지만 즐겁게 하는 취미 모임과 같은 이미지가 있는데요, tw 사람들은 누구나 진지한 자세로 활동 하기 위해 들어오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tw는 작업자들이 모여 있는 공방이라고 부르는 게 더 적합하다고 생각해요. 생긴 지 얼마 안 되어서 현재 졸업생 선배 분이 한 분 계시는데요, 그분도 이태원에 있는 스몰 스튜디오에서 일 하고 계세요. 

일주일에 한 번 집에 들어가나? (웃음) 공방에 침낭부터 세면도구까지 모든 게 있어요. 먹고 자고 먹고 자고 하면서 와서 작업실 쓰고 각자가 하고 싶은 일을 하죠. 상업적인 일을 맡아서 하기도 하고, 아이디어가 있으면 제안을 해서 즉석에서 두 세 명이 무언가를 시도해보기도 하고요. 공간을 공유하기 때문에 서로 쉽게 이야기를 나누고 물어보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 같아요.

크게 있는 연례행사 같은 것이 있나요?

한울전이 꽤 규모가 큰데요, 이번에는 11팀이 참가했는데 실질적인 기획기간은 3달을 넘어가는 것 같아요. 각 팀에서 나온 사람들이 이야기 하고, tw같은 경우에는 두 명이 나가는데요, 그 이야기를 발전시켜서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백 명이 넘는 사람이 다 같이 모여서 발표를 하고 의견을 교환해요. 기본적으로 tw의 모두가 참여 하고 한 작품당 약 네 명 정도로 같이 호흡을 맞춰요.

're-product' - ding exhibition, 2009

그것 말고는 '딩'이라는 것이 있는데요. '단국ing'를 줄여서 딩이라고 불러요. 맡은 사람은 딩장이라고 하는데 저기 계신 분(장수영)이 딩장... ('야, 욕 같잖아 -_-') 딩 전시는 10년에서 11년 정도 되었으니 꽤 오래되었죠? 보통 2월 말에서 3월 초에 열려요.

그 밖의 활동들은 장의 성격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고요, 멤버들 각자가 하는 작업들이 있어서 그 연장 선상에서 많이 협력을 하는 편입니다. 한 달에 한 번씩은 워크숍을 하기도 하고요.

tw에서 다른 팀과 같이 작업한 것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요?

온포스터 프로젝트라고, 서울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분들하고 얼마전에 다큐멘터리와 포스터에 관한 작업을 했었어요. 형식 실험이었는데요, 다큐멘터리가 갖고 있는 것과 포스터가 갖고 있는 것이 서로 다르잖아요, 그 두 가지가 교차하였을 때 어떤 것이 나올지 궁금했어요.

저희가 포스터 작업을 했고요, 서울대 분들이 오셔서 그걸 다큐멘터리로 찍었어요. 그러면 저희는 또 다시 그 다큐멘터리에 대한 포스터 작업을 하는 거죠. 어느 쪽이 완성되어서 다른 쪽으로 나아가는 그런 것이 아니라 꼬리에 꼬리를 무는 형태로 작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작업하는 사람들 역시 결과물이 어떠한 형태로 나올지는 알 수가 없어요. 다 같이 3일 동안 합숙도 했었고 재미있었어요.

정말 재미있는 건 그 프로젝트의 시작 스토리인데요, tw 내부의 분이 알고 계셨던 지인 분이 서울대 시각디자인학과셨는데 'tw가 어떻게 생겼는지 너무 궁금해!'해서 말 그대로 쳐들어오신 거예요. 공방에 처음 온 사람이 그 날 자고 가셨다니까요. (웃음)

그것 말고는 tw멤버 몇 명이 '가짜잡지' 출판하시는 분과 함께 계획하고 있는 작업이 있는데요, DRS(Design Research Society)라고 연구(Research)를 바탕으로 디자인 하는 게 기본 골자예요. 말로 설명하기에는 조금 어렵지만, 디자이너 개인의 영감이나 개념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조사와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여 디자인을 하는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번 한울전을 보면 '서체 재창조'나 '타이포그라피1234'과 같은 인터랙션 작품들이 꽤 있었던 것 같아요.

이번 한울전의 컨셉이 '반성하다'였는데요, 사실 한울전 하면 홍대의 한글글꼴연구회에서 출발했다는 부분이 크게 작용하고 있어서 사람들이 갖는 일정한 이미지가 있었어요. 'ㄱ, ㄴ, ㄷ, ㄹ'이라든지 '훈민정음 해례본'이라든지 한글과 관련해서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것들 있잖아요. 서체를 작업해서 조금씩 선보이는 작업들을 많이 했었는데, 완성형 서체를 만들지 않고 부분적인 부분만 보여주면서 귀엽고 아기자기한 글씨체들이 있는 전시회라든지 그런 것들도 포함해서요.

이런 출발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서 이번에는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작업을 해보았어요. 세미나 같은 경우에는 실제로 미술평론가 분께 부탁해서 같이 하기도 했었고요. 이번에 상호작용 작업이 많다고 하셨는데, 그럴 때는 내부에서 인력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일명 용병들을 많이 쓰죠.(웃음) 그렇게 하는 이유는 할 수 있는 것들을 중심으로 하지 않고 생각한 것들을 구현시키려고 하는 게 중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에요. 결과적으로 상호작용 작품들이 많이 나오고 훨씬 다양해졌죠. 누군가 너무 다양하다고 말하더라고요.


타이포그래피1234와 같은 경우에는 어떻게 작업하게 되신 건가요?

작업하는 사람의 처지에서 보면 인쇄될 때의 형태라든지 샘플만 접하게 되는데 실제로 디자인은 생산되고 소비되는 것이 중요하기도 하잖아요? 타이포그래피1234는 '소비'와 관련된 작업이었어요. 길거리에 붙어있는 광고나 스티커들 역시 어떻게 보면 아주 하찮고 낮은 단계에 있는 결과물인 것 같지만, 애초에 누군가가 작업을 했던 것이 바람에 닳아 찢어지고 떨어지고 하는 거죠. 그러한 형태로 많은 사람과 접하게 되는데 이것 역시 이미지로 소비되고 있다고 봐요.

한울전은 굉장히 대규모 전시인데 혹시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른 팀하고 충돌하는 일은 없었나요?

각 학교의 팀마다 지도교수님의 영향을 많이 받아 성격이 다르게 나타나는 게 있는 것 같은데요, 만나보면 정말 많이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지만, 워낙 멀리 떨어져 있고 대규모로 소통을 하다보니 엄청나게 부딪칠 일은 없어요. 그런 것들보다는 개개인이 힘들거나 다른 사정이 생겨서 '못 하겠다'라고 전화가 오든지 잠적해 버리는 일이 있죠. 한울전9.0의 경우에도 애초에는 120명이 참여하기로 했었는데요, 결과적으로는 80명이 참여하였어요.

개인적으로는 한글이라고 이야기하면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그런 것들에서 벗어나 고민한 흔적들이 보여서 좋았어요. 항상 그랬던 것은 아니었군요.(웃음) 한울전 전시 중에서 불법 다운로드와 관련한 작품의 발상이 재미있었어요. 어떻게 작업하시게 된 건가요?

보시는 분들이 많이 재미있어 하시더라고요. 이번 한울전 컨셉에 여러 가지 단어들이 있었는데, 저희는 그중에서 '현대성'과 관련된 작업을 하기로 했거든요. 현대에 있는 한글의 모습이 어떤 것일까, 생각을 하다가 늘 접하는 불법공유의 문제가 생각이 났어요.

저희가 작업을 한 것이 저작권 관련 운동이라든지 그러한 계몽적인 차원에서 관련 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금지어를 피해서 한글을 변용하고 일면 파괴시키고 하는 것들이 재미있게 느껴졌어요. 누구나 접하고 있는 현실이잖아요? 가치판단을 하기에 앞서서 한글이 일상생활 속에서 이렇게 쓰이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작업했어요.

맞아요, 저도 이번 한울전이 좋았던 것이 무엇이 좋다 나쁘다 라고 권고하는 교과서 같은 전시가 아니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tw내부에서도 우리는 한글만 써야 해! 라는 건 전혀 아니고요, 영문 타이포그래피도 많이 하고 헬베티카에 빠져 있는 친구도 있고 그래요. 한글이라는 게 우리나라 글자니까 써야 한다기보다는 문자 중의 하나로서 자리잡고 있는 거죠.


* 별도로 출처가 안 나온 이미지들은 아래 홈페이지에서 가져왔음을 알려드립니다.
* 타이포그래피1234의 홈페이지는 현재 사파리에서 제대로 구현되며 다른 브라우저는 작업 중입니다.
단국대tw: http://www.106tw.kr/

*  tw의 한울전9.0 출품작명과 작가
한글서체공장/ 장연지
놀이/ 강민정, 윤한웅
영화로만든 서체/ 문새별 
또 다른 시선/ 민경문, 이문형
변형된 타이포그라피/ 권계현, 정핑키, 차은경
재창조/ 고영석, 우태희, 이진욱, 이한나, 조윤희
타이포그래피 1234/ 신덕호, 이광무, 이숙경, 장수영

온한글 블로그 기자단 1기 조지은


ⓒ 온한글
개인적이지만 | 2009.12.19 02:17 | PERMALINK | EDIT/DEL | REPLY
네덜란드 wt공방을 그대로 따라한 이름인거 같고...tw공방이라고 하면서 그러는게 문제는 없는건지 궁금하네요.^^
BlogIcon 온한글 | 2009.12.21 09:21 신고 | PERMALINK | EDIT/DEL
오마주 정도로 생각해보는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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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0. 12. 09:09


10월 7일부터 13일까지 인사동 grau gallery에서 한울전 9.0이 열렸습니다. 사진 찍어도 된다 하여 팡팡팡 찍어왔고요.  +_+ 스크롤 내려갑니다~!

대중성; “대중과 친해지고 싶어.” 선입견; “날 어려워하지마.” 오락성; “나랑 놀자.”올바른 사용; “바르게 알아줘.” 재창조; “새롭게 태어나고 싶어.” 필요성; “난 꼭 필요한 존재야.” 현대성; “지금의 나를 찾아줘.”

한울전에서는 이렇게 다양한 각도에서 한글의 현재에 대해 탐구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반성하다'라는 말을 내걸고 그 동안 발전이 없었다는 것을 반성한다는 내용의 글이 붙어있었는데요, 반성한 것이라면 정말 아주 다양하고 철저하게 하셨더군요. ^^;; 무엇보다도 팸플릿이나 전시된 작품들을 보면 한글에 대해 다양한 수다가 오가는 기획팀의 모습이 상상이 가서 보는 사람도 즐거워지는 전시였어요그 중에 인상적이었던 것들을 정리해보았습니다.



넘치는 한글들에 대한 스케치와 연구

한글은 이미 이미지로서도 우리 생활에 넘쳐나고 있습니다. '좋다, 나쁘다, 예쁘다, 안 예쁘다'의 판단을 떠나서 우리가 움직이는 세상의 배경으로 자리하고 있는 것인데요, 이러한 모습들을 기록하고 분해하고 작은 단위에서 변화시켜보고 나아가서는 이를 알려보는 일까지 다양한 의도에서 만들어진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한글이 조형미가 뛰어나고 기하학적으로 우수하다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지 않으시나요말로만 들었을 때는 잘 와닿지 않는 한글의 조형미라는 것을 이렇게 한 폭에 끌어내놓은 결과물들을 보니 훨씬 더 이해하기가 쉬웠어요.

'또 다른 시선' - 민경문,이문형/단국대tw

시장길을 지나가다가 분식점이나 음식점의 매뉴를 보면 우동튀김떡볶이오뎅을 우튀떡오라고 읽게 되는 경험은 모두가 해보셨죠? 그래서 '또 다른 메뉴'라는 것이 탄생하게 될 때도 있죠. ^^; 제 친구 중 누구는 한글의 고질적인 자간과 행간의 문제!’라고 이야기를 하더군요. 누구나 공감하는 이러한 경험을 떠올릴 수 있도록 간판과 메뉴판을 모아놓은 작업물도 있었습니다.

‘나 가라고?-_-;’

'한글서체공장' - 장연지/단국대tw

요즘은 맑은 고딕이나 윤고딕많이 사용하시죠삐침과 같은 것이 없는 산세리프(sans-serif)체가 깔끔하고 멋있기는 한데요한글의 세리프체는 아직까지 바탕체 외에는 많이 사용되고 있지 않는 것 같아요바탕체와 굴림체 이외의 어떤 것이 더 가능할까요? 가가가가가가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기둥 등 라는 글씨 하나를 세리프체로 작업해보면서 각 글씨가 갖는 개성이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세밀한 부분들을 다듬으면서 그 차이를 느끼고 하나의 서체를 만드는 것도 결국은 이러한 가능성을 엿보는 즐거움에서 시작하지 않을까요?

'한글 브로슈어' - 이지홍,조문선,최미영/연세대 콜로폰

디자인을 하시는 분들 중에서는 타이포그래피가 많이 발전하여 있는 영문으로 디자인 하시는 것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요한글 서체 연구와 관련된 작업 중에서는 모아쓰기와 풀어쓰기 등 알파벳과 한글의 사이에서 쉽게 한글의 구조를 풀어 쓴 책자가 있었습니다텍스트를 읽지 않고 눈으로만 보더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차이점을 잘 풀어놓았더군요



감성 터치!

캘리그라피, 참 인기 많죠? 취미로 서예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손글씨는 대량 인쇄되는 활자체와 다르게 글자를 쓰는 사람의 감정이 전해진다는 강점을 갖고 있죠. 활자술의 발달로 인쇄되면서 누웠던 문자들이 유비쿼터스 시대에 와서는 다시 일어서고 있습니다. 일어난 글자들은 사람들이 만져보거나 느껴볼 수 있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한글 손글씨 교본' - 유요한,조예림/한성대 한성타이포연구회 + 이수정,정해정/원광대 붓소리

"지금 이 선을 긋는 붓은 단지 도구일 뿐이오. 붓에는 의식이 없소. 붓을 쥐고 있는 자의 욕망에 따를 뿐이오. 그런 점에서 붓은 '삶'이라 불리는 것과 닮아 있소. 세상을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은 자신을 인도하는 보이지 않는 손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다만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오."(…) 그랬다. 자기가 쥐고 글을 쓸 붓을 존중하다보면 자연히 글을 쓰기 위해 평상심과 품격을 갖춰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평상심은 그런 과정에서 나오는 것이다. <포르토벨로의 마녀>

'한글 복주머니' - 반달님/원광대 붓소리

'한글 복주머니' - 반달님/원광대 붓소리


위의 글자에서 그 느낌이 전해져 오세요규칙이나 약속이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덜덜덜과 므흣을 해석해보면 그 뜻이 서체의 느낌과 긴밀히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 재미있어요이 작업에서는 특히 인터넷에서 쓰는 썩소덜덜덜므흣뭥미오나전과 같은 감각적인 말들을 작업 대상으로 삼고 있는데요, 활자가 일어나기 시작하면서 그 자체로 감정을 전달하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는 점을 잘 캐치해내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좀 예쁘고 재미있게 만들어볼까?

가장 유쾌하고 명랑했던 파트는 한글을 놀이의 소재로 삼았던 작품들이었습니다글자를 만지기 시작하면 감정을 전할 뿐만 아니라 그것을 재료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싶어지는 것이 당연한 마음인 것 같아요촉감은 영감을 주는 원초적인 감각이니까요.

'한글 퍼즐하면서 놀자' - 길소담,장민주/원광대 붓소리

'한글 만지며 놀자' - 김슬기,임채형,임혜미/한성대 한성타이포연구회

'한글 퍼즐하면서 놀자' - 길소담,장민주/원광대 붓소리

'한글날에 놀자, 한글이랑 놀자' - 권윤혜,이상미/한양대 타입플레이

'한글날에 놀자, 한글이랑 놀자' - 권윤혜,이상미/한양대 타입플레이

'새김:달(月)' - 박진경,정영혜/원광대학교 붓소리

'우리말 사진 사전 프로젝트' - 김하림/중앙대 와이포


순수한글로만 단어를 바꿔보는 사진 사전 프로젝트도 재미있었어요. 골세레모니를 득점뒤풀이로, 하이파이브를 기쁨맞장구라고 하다니! 하하. 코믹하지 않으면서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 같았던 단어는 '라이터'를 '불쌈지'로 바꾼 것이었어요. 정겨운 어감이 꽤 마음에 들던 걸요.

개인적으로는 '타이포그래피'나 '커뮤니케이션'과 같은 단어까지 고유어로 풀어써야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데요, 사진 사전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재미있는 사진을 곁들여 놓아 말을 '순화해야한다'기보다는 일상생활에서 많이 쓰고 있는 외래어들을 한글로 바꿔생각해본다는 정도였기 때문에 유쾌하게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움직이고 만들어지는 한글 서체

'재창조 서체' - 고영석,우태희,이진욱/단국대tw


전시작품 중에서는 관객이 참여하여 함께 완성해 나가는 미디어아트와 같은 형태의 것들도 있었습니다. 특히 단국대tw에서 그러한 작품을 많이 보여주고 있었는데요, 위의 작품은 조작할 수 있는 몇 가지 옵션을 주고 그 옵션 내에서 관객이 선택을 하면 그에 따라 글꼴이 만들어져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글꼴이 바뀜에 따라서 포스터의 서체와 느낌도 바뀌게 됩니다.

이밖에는 불법다운로드와 관련하여 사람들이 금지어를 피해 어떻게 한글을 이용하고 있는지를 관객과 함께 시뮬레이션 해보며 아카이빙하는 작품도 있었습니다.




전시에는 정말 한글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것을 모두 모았다고 해도 과연이 아닐 정도로 다양한 주제의 작품들이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밝고 명랑한 분위기에 위트가 넘쳤어요. 뱃지나 교육용 한글 자료 등 출판디자인, 한글 타이포그래피 등에 관심있는 분들이 가시면 유용하게 얻을 수 있는 팁도 많았던 것 같아요. 사진 속에는 담겨 있지 않았지만 전시 작품 외에 참여작가분들 개개인의 명함 디자인 역시 세련되어 눈길을 끌더군요.

전시를 보면서 한 가지 떠올렸던 점은 한국어, 한글, 표준어 등의 개념들에 대한 세밀한 구분이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한글이 문자로서 갖는 장점과 '한국어, 표준어, 우리나라'라고 하는 부분이 쉽게 결합되는 것 같은데요, 기존의 한울전보다는 훨씬 다양한 분야에서 자유로운 작업물들이 나왔지만 한글과 한국어, 표준어 사이의 경계에 대한 고민이 이어지면 더 재미있는 작품들이 나올 것 같아요. 몇몇 작품들에서 보여주고 있듯이 문자로서 한글 그 자체는 억압적인 어떤 것이 아니라 언어와 문화에 있어서 변화와 생성을 촉진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으니까요.

작가의 개인전을 보러 갈 때와 다르게 이렇게 특정 분야의 단체전을 보는 것은 앞으로 5년, 10년 이후에 나올 작품들을 살짝 훔쳐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요. 대량으로 생산되는 판매품들이 아니라 아이디어 샘플들만 모아놓아 알짜배기를 보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이번 한울전 치르느라 정말 고생하셨고요, 앞으로도 풍성하고 유익한 활동 부탁드립니다. ^^

온한글 블로그 기자단 1기 조지은

ⓒ 온한글
| 2009.10.12 15:58 | PERMALINK | EDIT/DEL | REPLY
비밀댓글입니다
BlogIcon 온한글 | 2009.10.12 17:21 신고 | PERMALINK | EDIT/DEL
네~ 당연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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