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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판

‘門化光’ 말고, 그냥 광화문은 안되는건가요? 제가 어렸을 적에, 한글 이름을 짓는게 유행이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정민’이라는, 당시로써는 지극히 평범한 한문 이름을 가지고 있었지만, 주변에는 ‘아롱’, ‘새로운’, ‘한듬’같은 이름이 많았습니다. 한글과 한문이 결합된 '새로훈’이라는 이름을 가진 선배도 있었어요. 아무리 유행이었다지만, 그래도 대다수는 한문 이름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한글 이름을 둘러싼 웃지 못할 일들이 많이 벌어지곤 했어요. 중학교 3학년 말, 친구중에 ‘한빛’이라는 이름을 가진 녀석이 있었습니다. 예쁜 이름처럼 얼굴도 곱상한 남자 녀석이었죠. 하루는 이녀석이 고민을 털어놓더군요. “야. 나 한문 이름 어떻게 써야 하지?” 1993년... 당시에는 박정희에서 전두환 정권을 거쳐 살아남은, ‘교련’이라는 군사훈련 과목이 엄.. 더보기
이름이 있는 집 - 현판 특별 전시 '선비의 꿈展' 이번 글에서는 볼만한 전시가 있어 소개하려 합니다. 요즘 전시는 많이 보러 다니셔도 서예전은 보러 가시는 분이 드무시죠? 그러나 그림도 실물을 보았을 때 느껴지는 게 다르듯이, 글씨 역시 실물을 눈앞에 두게 되면 사진으로 볼 때 느낄 수 있었던 것 이상으로 여러 감상이 떠오릅니다. 연세대학교 1층 박물관에서 11월 30일까지 만산 고택 현판과 연세대학교 박물관 소장 현판을 선보이는 현판 전시회를 합니다. 현판이라고 하면 현대에는 거의 남아 있지 않은 문화인데요, 방이나 공간에 따로 이름을 붙여주기보다는 거실, 큰방, 작은방, 현관, 부엌 등 표준화된 이름으로 부르는 게 일반화되어 있죠. 그 이름들은 주로 생김새나 용도에 따른 것이고요. 그렇지만, 이전에는 방 하나, 공간 하나에도 이름을 붙여 놓았다고 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