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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정

어린이 잡지와 한글 ‘특정한 제호(題號) 아래 각종 원고를 수집, 일정한 간격을 두고 정기적으로 편집 ·간행하는 커뮤니케이션 미디어’인 잡지가 어린이와 만나기 위해서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일은 두 말할 것도 없이 바로 그 ‘특정한 제호’이다. 특히 그 책의 독자가 어린이임을 제호에서 얼른 밝히거나 혹은 뉘앙스라도 풍겨야 할 일이다. 그렇지 않으면 어른들을 위한 수많은 정기간행물들의 숲속에서 길을 잃기 쉽다. 하지만 잡지의 제호에 어린이라는 단어가 혹은 어린이를 뜻하는 다른 용어가 들어갔다고 해서 무조건 어린이 잡지라고 할 수는 없다. 가령 시중에 나와 있는 어린이 문학 평론지나 어린이 패션 잡지임을 표방하는 것들 중에는 책 속에서 다루고 있는 대상물들이 어린이용일 뿐 정작 그 책을 읽는 독자는 관련 분야의 어른들이거나 부.. 더보기
서울시 전용서체 개발의 의의와 비전 지난 7월 15일 발표된 서울한강체라는 서울시 전용서체는 앞으로 세계디자인수도로 거듭나려는 서울시의 의지를 담아낸 상징적인 결과물이다. 서울서체가 만들어지기까지 논란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마침내 태어나게 된 서울서체를 통해 시민들은 시정에 참여하고 소통하며 디자인서울을 함께 만들어가게 될 것이다. 새롭게 변화될 서울시의 모습을 그려보며 서울시 권은선 공공디자인 담당관(서체 담당)을 통해 ‘서울시 전용서체 개발의 의의와 비전’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자 주) 우선, 서울시의 공공디자인 개선을 위한 주요 정책으로서 전용서체 개발에 거는 기대가 큰 것 같습니다. 서울시를 위한 전용서체의 필요성이 보다 구체화되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였습니까? 필요성은 이전부터 꾸준히 재기되었으나 구체적으로 시작된 것은 디자.. 더보기
'감성 마케팅'의 선두주자, 손글씨 마케팅은 과학이다. 철저한 분석을 통해 시장의 요구를 읽어내는 묘수를 두어야만 성공확률이 높아진다. 시장의 주체는 '사람'이다. 디지털 제국을 건설해놓고도 아직 예의 그 심장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이다. 36.5°C의 심장. 바로 캘리그래피가 존재하는 이유다. 경제논리로 따지자면 합리성과 효율성 면에서 디지털 활자를 따라갈 수 없을 테지만, 좀 덜 반듯하고 덜 치밀하더라도 사람 냄새가 나는 글씨에 반응하는 것이다. 사람의 체온을 가진 내러티브로 승부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캘리그래피라는 영역이 자리 잡게 된 것은 디지털 서체의 발전이 가져온 결과였다. 서체들이 완성도에 공을 들이고 있는 동안 사람들은 오히려 언젠가부터 도외시해왔던 육필에 눈을 돌리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하나 둘 쓰다 보니 기대 이상의 효과를.. 더보기
1년여의 산고 끝에 탄생한 서울서체 '서울의 역사성과 전통성, 문화성, 사회성 등의 심층적 고찰을 바탕으로 보다 세련되고 현대적인 감성을 담아낸다’는 것이 서울서체의 지상과제였다. 구조적으로 단순하고 형태적으로 간결하여 여유로운 멋과 편안함을 보여주며, 명조와 고딕의 글꼴구조를 통일시킨 가족군으로 태어나야 했다. 디자인 컨셉과 후보안의 도출 이를 위해 먼저 각종 문헌 및 현장조사를 통한 학술연구와 학계 및 디자인 전문가들의 자문을 바탕으로 디자인 컨셉과 그에 따른 후보안이 도출되었다. 단아한 여백의 아름다움을 담은 ‘비움’ 안 두 가지와 서로 어울려 살아가는 마음을 담은 ‘열린 마음’, 다양함 속에 유연함과 통일성을 담은 ‘어울림’ 등의 네 가지 안이었다. 그리고 이들을 놓고 자문위원들의 냉정한 평가가 가해졌다. “본문용 서체에서는 정형화.. 더보기
[인터뷰] 노승관-한글의 구조적 미학 탐구하는 영상디자이너 도시란 거대한 캔버스다. 시간의 흐름을 갖는 움직이는 캔버스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 디자이너 노승관 씨에게 도시란 창작의 원천이며 작품을 표현할 수 있는 무대이다. 오히려 무질서하게 범람하는 이미지들과 소음이 안락함과 재미를 준다. 그중에서도 특히 네온사인들의 발광 속에서 부유하는 한글에 묘한 매력을 느껴 실험적인 미디어 작업을 하고 있다. 얼마 전 ‘이상한글’전에 출품한 작품의 제목이 ‘한글 패브릭’이었는데, 이는 한글이 씨실과 날실처럼 얽혀 만들어진다는 구조적인 특징을 암시하고자 함이었나? ‘한글 패브릭’은 그러한 거창한 의미를 암시하기보다 편안한 패브릭을 떠올리며 만든 작품이다. 언젠가 남산공원에 오르다가 내려다본 서울의 전경이 누.. 더보기
한 농학박사의 우리말 사랑 <성제훈의 우리말 편지> ‘비료를 많이 주면 잘 쓰러진다’고 해야 할 것을 ‘다비하면 도복한다’고 표현하는 바람에 만들어진 책이 있다. 가 바로 그 책이다. 농학박사인 저자는 농업 관련 잡지에 기고하던 글을 읽은 한 농부로부터 문의전화를 받고서야 그동안 우리말로 쉽게 쓸 수도 있는 말을 ‘당최 알 수가 없게’ 써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것을 그저 일본식 용어가 많은 서적들을 참고하다 보니 생긴 단순한 일로 치부해버리고 말았더라면 라는 책은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순박한 농부의 솔직한 충고를 겸손하게 새기면서 우리말에 대해 공부하게 되었고 그 내용들을 주위 사람들과 나누고자 전자우편을 보내기 시작한 것이 ‘우리말 편지’의 시작이었다. 그렇게 2003년부터 보냈던 편지들 중 일부를 엮은 책이 바로 이다. 지금도 저자는.. 더보기
[인터뷰]<건방진 우리말 달인>의 저자 -엄민용 한국인들이 우리말과 글을 잘못 쓰는 이유는 과연 무엇이고 주로 틀리는 것은 어떤 것들일까? 20여 년 간 일간지 교열기자로 일해온 현장경험담을 이라는 책에 생생하게 담은 엄민용 기자(스포츠칸 생활문화부)라면 그 해답을 들려줄 수 있을 것 같다. 표준국어대사전이나 국어교과서 등 우리말글살이의 기준이 되어야 할 책들 속에서도 잘못된 점들을 찾아내 바로잡아온 우리말 달인으로서 따끔한 충고를 아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책의 머리 부분인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라는 글에서 재미를 위한 도구로 반말을 사용했다고 밝히신 것이 인상적입니다…? 우리말에 대해 공부하기 위해 관련 책들을 읽으면서 가장 답답하던 것이 바로 ‘너무 재미가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딱딱한 문장에 난해한 설명이 국어 공부를 방해하는 걸림돌처럼.. 더보기
[인터뷰] 이상규 국립국어원장-한글날 큰잔치 조직위원회 국립국어원,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외솔회, 한글학회 등 우리말글살이 일선의 4개 단체들로 구성된 '562돌 한글날 큰잔치 조직위원회'는 2008년 10월 4일 경복궁 수정전 앞뜰에서 한글주간 선포식을 거행했다. ‘한글, 피어나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선포식은 그동안 각 기관이나 단체들이 개별적․산발적으로 행해 온 한글날 관련 행사들이 앞으로 한글주간이라는 이름 아래 집결될 것임을 알리는 행사이기도 했다. 그 어울림에 구심점 역할을 했던 국립국어원의 이상규 원장을 만나보았다. ‘한글, 피어나다’라는 주제로 한글단체들의 힘 결집 우선, 한글날 큰잔치 조직위원회라면 몇 년 전부터 그 해의 한글날 행사를 위해 결성되곤 했던 조직인데, 특별히 올해 한글날에 즈음해 처음으로 한글주간 선포식을 갖게 된 배경은 무엇입.. 더보기
시즈널 폰트, 특별한 시즌을 위한 글자 이벤트 글꼴이 보여주는 것은 단순히 ‘꼴’뿐이 아니다. 애초에 그것은 디자이너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배경-이를테면 그만의 스타일이나 지식 등-을 보여주는 것이며, 그 글꼴을 선택해서 쓰는 사용자의 취향이나 의도까지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느낌’이나 ‘~스타일’이라는 말을 빌려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과 범위는 알고 보면 다분히 주관적이며 광범위하다. 그럼에도 그러한 표현들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것은 그 말 어딘가에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설득의 통로는 과연 어디에 있는 것일까? 디자인 작업이 그 통로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면, 어느 특정한 시즌을 겨냥한 작업은 좀 더 쉽고 정확하게 그 통로를 찾아낼 것만 같다. 시즌이 있는 곳에 글꼴이 모.. 더보기
[인터뷰] '한글 손글씨, 거리를 물들이다'의 주역, 캘리그래퍼 강병인 2008년 10월 9일 한글날을 기념했던 다양한 행사들 가운데 ‘한글 손글씨, 거리를 물들이다’는 KT&G 같은 대기업과 전시그룹 글+책+말, 윤디자인연구소 등이 대거 참여했다는 점에서 디자인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2350명이나 되는 일반인의 손글씨를 한 자리에 모았다는 점에서도 단연 화제였다. 한글문화단체가 아니라 기업과 디자이너와 일반인들이 함께 이뤄낸 ‘새로운 한글날’로 기록될만한 사건이었던 것이다. 그 사건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이 바로 캘리그래퍼 강병인이다. 우리 디자인계에서 한글 캘리그래피로 새바람을 일으켜 온 그의 경험과 디자인 철학을 들어보았다. 지난 562돌 한글날에 마련된 ‘한글 손글씨, 거리를 물들이다’는 한글과 캘리그래피에 대해 일반인들의 관심을 환기하는 계기였다. 기획.. 더보기
통신 인프라의 진화를 따라 순항하는, 모바일 폰트 지난 한 해 동안 우리 모바일 시장의 화두가 무선 인터넷과 3G폰이었다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이른 바 제 3세대 이동통신 시대의 도래와 함께 WCDMA냐 HSDPA냐를 놓고 통신사들은 물론 단말기 제조사들의 안테나가 바쁘게 움직이더니 한편에선 역으로 논위피(NON-WIPI)폰 시장을 마련해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리고 마침내 제 3세대 이동통신 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는 시점에 이르렀다. 휴대폰으로 대표되는 모바일 인프라의 이러한 다각적인 진화가 사용자들에게 가져다주는 즐거움은 고통스러울 정도로 크다.상차림이 훌륭해지는 것을 마다 할 사람은 없는 법. 관련 컨텐츠 사업자들 역시 사용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혹은 전혀 새로운 아이디어로 사용자들을 유혹하기 위해 보다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