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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어

이젠, "짜장면"도 맞습니다. 저희 동네에는 '콩짜장'이라는 중국 음식점이 있습니다. 가격도 일반 중화요리 전문점에 비해 저렴하고, 맛도 담백해서 남녀노소 불문하고 항상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어요. 그런데 상호 명에 '짜장'이 들어갑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비표준어인 단어였죠. 예전, 어느 방송사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자장면'과 '짜장면' 중 어느 것이 더 친숙한가에 대한 조사를 방송한 적이 있었습니다. 결과는 당연히 '짜장면'의 압도적인 승리였고요. 조사 과정 중 어떤 이는 '자장면' 이라고 하면 좀 어색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낮 간지럽다고까지 표현하시더라고요. 시인 안도현은 2002년 펴낸 어른용 동화 [짜장면]에서 ‘어떤 글을 쓰더라도 짜장면을 자장면으로 표기하지는 않은 작정’이라고 쓰셨답니다. 그리고는 “짜장면을 먹자고 해야지 .. 더보기
헛갈려가 헷갈려? 작년에 중국어 어학원에 다녔을때 일입니다. 제게 중국어를 가르쳐주시던 중국인 선생님께서 한국어시험을 보러가신다고 하신적이 있습니다. 저를 포함한 학원생들은 "한국어 문법은 한국인들도 어려워해요!" 라고 말한적이 있는데요. 중국어선생님께서는 한국인이 한국어를 왜 어려워하냐며 의아스러워 하셨습니다. 한국어 맞춤법에 있어서 한국인들조차 헷갈리는 부분들이 참 많은데요. 그럼 여기서 질문, 헛갈려? 헷갈려? 뭐가 맞는 말일까요? 사실 저는 -일반사람들이 '헷갈리다'를 많이 쓰지만, '헛갈리다'가 표준어일 것이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정답은 헷갈리다와 헛갈리다가 복수표준어로, 두개 다 맞는 말입니다! 헷갈리다≒헛갈리다! ‘헷갈리다’와 ‘헛갈리다’는 현재 복수표준어입니다. 사전마다 표제어 등재 기준이 다르기.. 더보기
서울말 속에 숨겨진 사투리 어릴 적, 저희 어머니께서는 소소한 반찬거리 심부름을 시키실 때마다 행여 잊어버릴까 봐 메모지에 사올 거리를 적어 주셨었습니다. 그 중, 지금까지 참 의아했던 것이 ‘겨란 한 판’이었어요. ‘겨란’이라고? ‘계란’을 편의상 그렇게 발음한다고 치더라도, 말 그대로 옮겨 적는 것을 보고선 왠지 부끄럽기까지 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어머니는 '겨란‘이 ‘계란’ 또는 ‘달걀’임을 알고 계셨지만 ‘겨란’이 더 익숙하므로 그렇게 하셨다는 겁니다. 저희 어머니는 서울에서 나고 자라셨거든요. 아버지도 마찬가지 시구요. 저 역시 서울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저희 집안은 현재 확인되는 것으로 3대가 대대로 서울에서 나고 자란 서울사람입니다. 요즘 초중고교들에서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제가 학교 다닐 때는 국어.. 더보기
'메밀'과 '모밀'의 미묘한 신경전 우리나라 사람 누군가에게 소설가 이효석의 대표적인 작품을 얘기해보라고 한다면, 단연 '메밀꽃 필 무렵'을 얘기할 것입니다. 이 작품은 한국 현대 단편소설의 최고봉이라는 평가와 함께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많은 이로부터 두루두루 사랑을 받아 왔습니다. 또한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려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작품의 원(原)제목을 아는 분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학생시절부터 '메밀꽃 필 무렵'이라고 배워왔고,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접하게 되는 것 역시 크게 다를게 없었기 때문입니다. 대학교 도서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 대학교 도서관이나 서점 등에서 이효석의 작품집을 찾아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 작품명에는 '메밀꽃 필 무렵'이라고 표기.. 더보기
[한글 무료 강좌] 6월 '국어 바로 쓰기' 지난 [한글 무료 강좌] 5월 '국어 바로 쓰기' 강좌를 듣고 싶었는데 시간대가 안 맞아 참여 못 하신 분들 있으시죠? 그런 분들을 위해, 온한글이 6월 '국어 바로 쓰기' 강좌 소식을 알려드리려구요. 사단법인 국어문화운동본부와 국어문화원이 함께 하는 6월 '국어 바로 쓰기' 강좌는 특히, 직장인 및 서민을 위해 저녁 7시에 강좌를 열 것을 추진중에 있답니다. 단, 신청자 수가 어느 정도 있어야 되겠죠. 직장인분들!! 정말 좋은 기회 아닌가요? ^ ^ 강좌를 듣고자 하는 분은 7시 강좌 신청이라고 의사 표시를 하여 미리 신청하세요 * 대상: 모든 시민 * 일시: 6월 16일(화) 오후 2시-3시 30분(90분간) / (당일 저녁 7시에 시작하는 강좌를 열 것을 요청하는 분이 있어서 신청자 수가 어느 정도.. 더보기
사투리는 우리 문화의 보물창고 - <국수는 밀가루로 만들고, 국시는 밀가리로 맹근다> 사투리를 흔히 지방의 시골마을에서 노인들이나 쓰는 말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것은 사투리에 대한 매우 좁은 생각이다. 필자는 누구나 일상생활에서 쓰는 말, 즉 생활어가 바로 사투리라고 말하고 싶다. 표준어란 언어정책적 관점에서 생활어 중 지역 간의 차이를 없앤, 추상화되고 단일화된 것이다. 그래서 우리 한국어의 속살을 풍부하게 담아내지 못하며, 표준어만으로는 우리의 정서를 살뜰하고 온전하게 표현하기 어렵다. 일상생활에서 어느 지역에서나 누구나 편하고 쉽게 쓰는 생활어가 사투리인 것이다. 사투리는 우리 한국어의 문화와 역사, 한국인의 정서가 담겨 있는 보물창고다. 따라서 표준어를 지나치게 강조하고 사투리를 무시하면 다양하고 풍부한 생활 속의 한국어를 모두 죽이게 될 것이다. 세계에서 우리나라만큼 표준어를 중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