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략...... 군더더기라 느껴지는 건 망설임 없이 없애거나 좀 더 간결한 표현으로 바꾼다. 나는 중언부언 하는 것만 군더더기라 생각하는 게 아니라 쓸데없이 화려한 표현도 군더더기라 생각한다. 그리고 부러 반복 효과를 내려는 게 아니라면 같은 글에선 같은 단어를 쓰지 않는다.
......중략...... 동시에 리듬을 만들어간다. 거창하게 말해서 운율을 맞추는 건데, 눈으로 소리 내어 읽으면서 리듬감이 흐트러지거나 호흡이 끊기는 부분은 글자 수를 고치거나 단어를 바꾼다.
......중략...... 또 하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쉽게 쓰는 것이다. 나는 왜 거의 모든 글쟁이들이 글은 쉬우면 쉬울수록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지 그 이유가 궁금하다. 배운 사람들이나 알아먹는 어려운 말을 이유 없이 쓰지 않는 건 물론이려니와 되도록 한자말을 줄이려고 애쓴다.
......중략......
-김규항 '문장론' 중-
몇 년 전이던가? 평론가 김규항 선생님의 블로그를 읽다가 마음에 깊이 꽂히는 포스팅을 발견했습니다. 제목은 ‘문장론’입니다. 사람들의 블로그를 돌아보다 보면, 건방진 생각인지는 몰라도 자신의 포스팅에 대한 어떤 뚜렷한 기준이 없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글을 잘 쓰고 못 쓰고를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한 사람이 관리하는 블로그의 글을 읽었을 때, 느껴지는 어떤 일관된 느낌이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겁니다. 앞서 예를 든 김규항 선생님의 ‘문장론’ 처럼, 어떤 ‘포스팅론’을 세우고 블로그에 글을 쓰자는 것이죠.
일단, 제 ‘포스팅론’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한 포스팅의 글자 수는 1500~2000자로 맞춥니다. 만약, 내용이 많아 어쩔 수 없이 2000자 이상을 넘어갈 경우에는 두 개 정도로 글을 쪼개 나눠 포스팅합니다.
제 블로그에서 글을 보는 사람들이 최대한 스크롤에 지겨워하지 않도록 한 배려랄까요? ^^
1500자 정도면 폰트 12로 했을 때 A4지 1장이 조금 넘는 분량이니 그다지 읽는 데 부담이 되지 않을꺼라고 생각한거죠. 마찬가지로, 가독성을 위해 글씨 크기는 웹에서 10pt, 자간은 180% 정도로 지정합니다.
굳이 이미지가 상관 없는 글일지라도, 반드시 삽화 역할을 하는 이미지를 두어 컷 씩은 넣어줍니다.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하는 것이 사람들이 글을 읽다 말고 창을 닫거나 백스페이스 버튼을 누르는 것을 막는 훌륭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최대한 읽기 편한 글을 쓰려고 노력합니다. 제가 문학 학도가 아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간결하고 아름다운 표현으로 전달하지는 못한다는 생각을 늘 합니다.
그때마다 저는 김규항 선생님의 ‘문장론’을 떠올립니다. 제가 쓴 글을 읽어봐서, 조금이라도 멈칫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은 바로 어떤 방식으로든 수정을 합니다. 제가 쓴 글을 제가 읽었을 때 막히는 부분이 있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그 부분은 단박에 이해하기 힘들게 마련이거든요.
이 정도가 제가 블로그에 글을 포스팅하는 ‘포스팅론’이었습니다. 블로그는 단순한 자신의 일기장일 수도 있지만, 비공개 글만 있는 게 아니라면 RSS 구독자가 몇 명이건, 하루에 몇 명이 방문하건 많은 사람들이 포스팅을 읽고 공감할 수 있는 ‘1인 미디어’가 바로 블로그입니다. 이제 한 번 여러분의 블로그나 미니홈피를 통해 보여주세요. 여러분의 ‘포스팅론’은 어떤건가요?
온한글 블로그 기자단 2기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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