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세종대왕기념사업회(회장 박종국)는 세종대왕 탄신 614돌 세종날(5월 15일)을 기념해 국내 대표 서예가의 글씨로 디지털 서체를 개발에 대한 보고회를 했습니다.
아람 이한순, 의당 이현종, 규당 조종숙, 한곬 현병찬, 난정 이지연 등 5명의 서예가가 참여해 직접 한 글자, 한 글자 손으로 그려 만들었습니다. 자음 모음과 약물, 기호 등 4,000여 자를 붓으로 하나씩 그려야 했기 때문에 지난해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꼬박 7개월의 시간이 걸렸다고 합니다. 차재경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상무이사는 “육필 그대로의 맛을 살렸기 때문에 좀 더 정감 있고 친근하고 인간적인 글씨가 완성됐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런 만큼 5개의 서체가 갖는 개성도 뚜렷하게 나타나는데요,
현병찬 씨의 글씨는 훈민정음 서체의 원필에 근거한 판본서체이지만 가늘거나 굵은 선으로 가로획에 변화를 줘 조형미를 살렸습니다.
이지연 씨의 글씨는 겉으로는 부드럽지만, 안으로는 강한 힘이 느껴지는 궁체입니다.
그리고 조종숙 씨는 궁체와 판본체를 접목한 새로운 서체로, 내리긋는 획을 조금 통통하게 그려 부드럽고 온화한 느낌이 듭니다.
또 이현종 씨의 글씨는 궁체의 정자체로서 자모음의 짜임새가 돋보이고, 이한순 씨는 약간 흘려 쓴 궁체 반흘림체로 글씨와 글씨 사이의 연결을 최대한 절제함으로써 멋스러우며 단정합니다.
기념사업회 측은 "지금까지 4,000여 종의 한글 디지털 서체가 개발됐는데 대부분 기계적이고 건조한 느낌의 글꼴이 많았다."며 "이를 보완해 보다 정감 있고 감성적인 글꼴을 개발하기 위해 서예가들이 참여했다."고 전했습니다.
수작업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오랫동안 붓글씨를 정통하신 서예가들에게도 고된 작업이었을 텐데요, 그럼에도 서예가들의 한글에 대한 자부심과 한글을 사랑하는 마음이 이렇게 멋진 서체를 개발할 수 있게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세종대왕님의 한글창제 정신을 담아 만들어진 한국을 대표하는 서예가들의 아름다운 서체가 개개인의 컴퓨터에 담겨 사용될 생각을 해보니 왠지 뿌듯한데요, 하루빨리 서체를 만나보길 기대합니다.
온한글 블로그 기자단 1기 김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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