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연체’라는 문체가 있었더랬죠. 국악으로 치면 ‘진양조’라고나 할까요? 글이 척~척~늘어지는... 하지만, 요즘 글의 트랜드는 짧고 간결하게, 압축된 문장을 쓰는 것이에요. 완전 보편화 된 SMS는 물론, 140바이트 이하로 텍스트를 작성해야 하는 트위터 같은 서비스가 보편화된 요즘에는 간결하고 압축된 문장이 완전 대세가 되었습니다. 그런 만큼, 줄임말의 쓰임도 늘고 있는데... 오늘은 줄임말을 사용할 때 자주 실수하는 표현들 몇 가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합시다.
“얘. 너 이번 달 국어 성적이 왜그러니?
계속 이렇게 떨어지면 안 되!”
어디가 잘못된 것일까요? 60초 후 정답을 공개합니다~!!
다들 아시려나요? ‘안 되’가 아니라 ‘안 돼’가 맞습니다. ‘되’와 ‘돼’는 발음이 비슷해 실수하는 분이 많아요. ‘돼’는 ‘되다를 활용해 ‘되어’로 쓰고, 이를 줄인 말입니다. ‘안 되’가 맞는지 ‘안 돼’가 맞는지 상황에 따라 간단하게 구분하시려면, ‘되’나 ‘돼’를 빼시고 그 자리에 ‘하’나 ‘해를 집어넣어 보세요. ‘하’를 넣었을 때 말이 되면 ‘되’가 맞는 거고 ‘해’를 넣었을 때 말이 되면 ‘돼’가 맞는거에요.
예) 안 되 -> 안하 (X), 안 돼 -> 안 해 (O)
이번엔 좀 비슷하지만 다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너 목소리가 왜 그래? 감기야? 빨리 낳았으면 좋겠다.”
“야, 넌 센스가 그게 뭐냐? 당연히 이거보다는 저게 낳지.”
‘핏~! 누가 이런 걸 틀려?’ 라고 코웃음 치실지는 모르겠지만, 은근히 이런 분 많습니다. ㅜㅜ ‘낳다’는 잉태된 생명체가 세상에 나오기를 바라는 말입니다. 질병이 호전되기를 바란다거나 비교로 쓰일 때는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와 ‘저게 낫지’가 올바른 표현이겠죠.
“아 나 쟤한테 돈 받을거 있는데 말을 못하겠네. 어떻하지?”
여기서 틀린 말은 ‘어떻하지?’입니다. 이 말은 ‘어떻게 하지?’의 줄임말로, 받침의 ㅎ과 다음 자음의 ㅎ이 만나 하나가 탈락되어 ‘어떡하지?’가 되는거죠. ‘어떻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떻게 해’의 준말로 ㅎ 탈락 현상이 일어나 ‘어떡해’가 맞는 말이에요.
“너 따위가 스타가 돼니?”
“걱정마. 우리 아버지도
어렵게 사업 하시더니 지금은 부자가 됬어”
어렵게 사업 하시더니 지금은 부자가 됬어”
이것도 많이 틀리는 줄임말이에요. 첫 문장에서 ‘스타가 돼니?’는 틀린 표현입니다. 이 문장 역시 ‘니’를 빼고 ‘어’를 넣어보면 간단히 확인할 수 있죠. ‘돼어’ 말이 이상하죠? 이런 경우는 ‘스타가 되니?’가 맞는 표현입니다.
두 번째 문장에서는 ‘지금은 부자가 됬어’가 맞는 표현입니다. 발음을 보면 ‘됬어’는 ‘되었어’를 줄인 것 같은데, ‘되었어’는 ‘되었다’라는 말이 원형이고, 이것을 줄인 말은 ‘됐다’입니다. 그러니 ‘지금은 부자가 됐어’가 맞는 표현이겠죠?
사람이 제일 없어 보일 때가, 맞춤법 한 두 자 틀릴 때라고 합니다. 업무상 메일을 주고 받거나 할 때, 저런 사소한 실수가 있으면 이미지가 확 깎이겠죠? 조금만 조심하시면 저런 실수를 막을 수 있어요. 이 네 가지 말고도, 아시는 팁이 있으면 댓글로 팍팍 달아주세요. 좋은건 모두 함께 공유해야 하잖아요?
온한글 블로그 기자단 2기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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