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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티셔츠'에 해당되는 글 2건
2011. 9. 2. 09:15
지난 7월 말, 이천의 지산 포레스트 리조트에서 열린 제 3회 '지산밸리 록 페스티벌'에 다녀왔습니다. 첫 해부터 ‘오아시스’와 ‘패티스미스’ 같은 거물급 뮤지션들을 영입해 엄청난 지지를 이끌어냈던 지산밸리 록 페스티벌은, 후지 록 페스티벌과 연계해 헤드라이너에 대한 출연 정보를 서로 공유하는 것은 물론, 알찬 뮤지션들을 무대에 올려 알려지지 않았던 보석과 같은 뮤지션들을 한국에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답니다.  


저는 일정상 첫날과 둘쨋날에만 참여했어요. 그런데, 여기저기 스테이지를 돌아다니며 공연을 즐기던 중 재미있는 광경을 발견했어요.  


제가 카메라를 들이대자 일제히 '데빌 핸드'를 만들며 웃는 일행... 그 중 한명 가슴에는 우리가 자주 보던 '오뚜기' 마크가 새겨져 있고, 아래에는 저렇게 써있었습니다. '맥주줘' ;-) 그렇죠! 록 페스티벌에 맥주가 빠질 수는 없죠. 사진을 찍은 후, 저 일행들과 식음료 부스로 가서 시원하게 맥주 를 한잔 했답니다. 한껏 기분이 좋아져서 여기저기 둘러 보는데, 또 하나 재미있는 광경 발견!! 


궁서체로 등판에 커다랗게 써 있는 '보균자' 라는 단어 덕분에 한참을 웃었답니다. 위의 사진을 찍을 당시 뭔가 퍼포먼스를 한 것인지, 네명이 소위 '각'을 잡고 앉아있는 모습이라니... ;-) 지산밸리 록 페스티벌이 끝나고서도 한글 티셔츠에 대한 생각이 자주 나 인터넷을 찾아보니 재미있는 것들이 아주 많더군요.  


이 티셔츠는 몇 년 전, 인터넷에서 보고는 한 눈에 반해 구입한 티셔츠입니다. '음악이 있는 곳에 나 있네'라는 강렬한 문구는 현재 영국에서 공부중인 뮤지션 '윤키'의 방 벽에 있는 글을 그대로 옮겨온 것이랍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곱씹어볼 문구가 아닐까요? 아쉽게도 현재는 팔고 있지 않습니다만... 


인터넷 사이트에서 한참 화제가 되 티셔츠입니다. 앞쪽에는 직급별로 이름이 써있고 등판에는 재미있는 문구가 박혀있습니다. '이사' 티셔츠에 박혀있는 문구가 눈에 확 들어옵니다. '졸다 걸리면 퇴사'! 무섭네요. ;-( 넘기 어려운 진급의 벽, 부장 티셔트에는 윗사람에 대한 아부와 아랫사람에 대한 질책이 모두 적혀있습니다. '나도 지켜보고 있다. 사장님 사랑해요'.

이런 티셔츠를 평소에 입고 다니는 건 조금 무리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가끔 회사 워크샵 등 단체로 즐거운 마음으로 놀러갈 때 이런 옷을 맞춰입는다면 더욱 재미있는 행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번 가을 소풍에는 어떠신가요?

온한글 블로그 기자단 2기 이정민

ⓒ 온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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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1. 18. 09:14

제가 어렸을 적에, 한글 이름을 짓는게 유행이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정민’이라는, 당시로써는 지극히 평범한 한문 이름을 가지고 있었지만, 주변에는 ‘아롱’, ‘새로운’, ‘한듬’같은 이름이 많았습니다. 한글과 한문이 결합된 '새로훈’이라는 이름을 가진 선배도 있었어요. 

아무리 유행이었다지만, 그래도 대다수는 한문 이름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한글 이름을 둘러싼 웃지 못할 일들이 많이 벌어지곤 했어요. 중학교 3학년 말, 친구중에 ‘한빛’이라는 이름을 가진 녀석이 있었습니다. 예쁜 이름처럼 얼굴도 곱상한 남자 녀석이었죠. 하루는 이녀석이 고민을 털어놓더군요. 


“야. 나 한문 이름 어떻게 써야 하지?”


1993년... 당시에는 박정희에서 전두환 정권을 거쳐 살아남은, ‘교련’이라는 군사훈련 과목이 엄연히 살아남아 있던 시절이었어요. 남학생들은 고등학교 진학하고 몇 주 후면 당연히 교련복을 준비해야 했던 시절입니다. 

당시  저희 학교는 교련 선생님의 명령으로 교련복 왼쪽 가슴에는 꼭 한문으로 속칭 ‘오바로크’라 했던 자수로 박은 이름을 새겨야 했습니다. 이름이 ‘한빛’이고, 한자 로 표기할 수도 없다보니 엄청 고민이었던거죠. ‘미친 개’라는 별명의 교련 선생님께 여쭤봤자 한대 얻어 맞기나 할 것 같고 말이죠. 

출처: 한겨레 인터넷 기사 '민족분열 최전선 국민교육 있었다' http://bit.ly/dezn5r

시간은 흘러 첫 번째 교련 실습 시간. 복장을 검사하던 ‘미친 개’ 선생님은 한빛이 앞에 서서 ‘오바로크’ 이름표를 보자, 순간 경직되시더니... 갑자기 미친듯 ‘빵~’ 웃음을 터뜨리셨습니다. 한빛이의 명찰에는 이렇게 써있었어요. 

“長 一 光”

하핫, 이 녀석! 엄청 고민한 끝에 결국 자기 이름을 한문으로 ‘번역’해 버린거죠! 나중에 물어보니, 녀석의 형도 비슷한 일을 당했다고 해요. 한빛이의 형 이름은 ‘한별’이었거든요. =)


며칠 전, ‘한글 학회’에서 발표한 <또다시 ‘광화문’을 묻는다>라는 글을 읽으며, 갑자기 한빛이에 얽힌 에피소드가 떠올랐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마음이 짠하게 아파옴을 느꼈습니다. 
(링크: http://www.hangeul.or.kr/board/view.php?id=cm01&no=518)

출처: 오마이뉴스 '광화문 현판 복원 3개월 만에 균열' http://bit.ly/cAOlE5

첫 번째로는, 우리나라의 대표 문화 유산이라는 광화문의 현판을 복원한 게 불과 몇 개월만에 찢어지고, 그 담당자들은 ‘날씨 때문’, ‘원래 나무는 그렇게 갈라지는 것’ 등 납득하기 힘든 이유를 대는것이었어요. 하지만, 더 마음이 아팠던 것은 한글로 현판을 써서 걸어도 충분할 듯 한 ‘광화문’ 현판을 굳이 ‘門化光’이라는 중국식 표기법까지 따라가면서 한자로 표시해야만 했냐는것이었습니다.  

문화재의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기 위함이다’라고 주장하는 것도 일견 일리는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 굳이 한문으로 복원하지 말고, 그냥 한글로 현판 달아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그때 당시야 ‘높으신 양반’들은 한글로 말을 하면서도 표기는 죄다 한문으로 하면서, 우리 글인 한글은 ‘언문’이라며 낮추던 시대라... 서민들이 많이 사용하고, 우리 음 그대로 읽는 ‘광화문’을 한자로 표기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21세기, 이제 신분과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모두 한글로 읽고 쓰는 시대입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사대주의’가 팽배했던 시절의 현판을 굳이 그대로 복원할 필요가 있을까요? 쳇... 그것도 제대로나 하지 말야...

부끄럽습니다만, 고백합니다

하지만 저도, 할 말 없습니다. 솔직히 고백합니다. 얼마전 제가 입으려 만든 기념 티셔츠에 당당한 한글 이름을 적지 못하고 ‘JMHendrix’라는 필명을 적고야 말았습니다. 에이, 그게 뭐 잘못한 일이냐고요? 아닙니다. 제가 필명을 적은 것은, ‘한글이 왠지 쪽팔릴 것 같아서’ 였거든요. 필명도 한글로 안짓고 영어로 지은 것도, 내심 비슷한 이유가 아니었나 합니다. 

이제 우리 젊은이들도, 한글에 조금 더 자부심을 가지고 예뻐합시다. 예전과는 달리, 서체도 예쁜 것 많잖아요? 당당하게 한글로 된 옷도 입고, 자기 이메일이나 트위터, 페이스북 프로필과 별명도 한글로 지어봅시다. 아, 저부터 한글 필명을 뭘로 할지 고민해봐야겠군요. 좋은 의견 있으시면 부탁 드려요!!


온한글 블로그 기자단 2기 이정민

ⓒ 온한글  

BlogIcon 이세진 | 2010.12.04 16:21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저도 이 의견에 동의합니다.. 굳이 ‘門化光’ 으로 써야만 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었거든요.. ㅎㅎ
BlogIcon 온한글 | 2010.12.06 09:44 신고 | PERMALINK | EDIT/DEL
이세진님 안녕하세요.
아직은 아쉬운 점이 많지만
차츰 나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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