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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와 마케팅

트랜드 2.0, 가지고 놀고 싶은 글자 - (FontPark 2.0)

 글자는 원래 의사소통과 정보전달을 하는 도구입니다. 그런데, 글자가 가지고 놀고 싶은 엔터테인먼트적 도구가 된다는 상상 해보셨나요? 폰트파크(FontPark 2.0)는 유저들이 일본 서체를 가지고 분해하거나 회전하여 자기 원하는 형태로 그림을 만들 수 있도록 인터랙티브를 유도하여 재미있는 타이포그래피 놀이를 웹상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 일본 서체회사 모리사와의 fontpark 2.0 버전의 웹사이트-유고 나카무라 ]
 
일본의 타이포 회사 모리사와(Morisawa)는 세계적인 인터랙티브 디자이너 유고 나카무라와 손을 잡고 자사의 이색적인 웹마케팅으로써 폰트파크(FontPark 2.0) 플랫폼을 세상에 내어놓았습니다. 이것을 경험한 우리의 상상력은 이미 무한히 확장되어서, 글자는 단지 읽고 쓰는 것이 아닌 재밌는 게임기라는 말랑한 사고를 더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잘 알지도 못하던 모리사와라는 서체 개발 회사와 점점 더 거리감을 좁혀가게 되지요. 맘껏 가지고 놀아라! 그리고 즐겨라! 그러면 우리는 몰라보게 가까워져 있을 것이다!!!


[ 일본 서체회사 모리사와 ]

 기업과 소비자의 거리가 한층 좁아진 WEB 2.0시대. 기존의 사고와는 전혀 다른 형태의 기발함과 창의력을 마음껏 만끽한 소비자들은 이제 더 이상 일방적이고 재미없게 판매만 하는 기업은 멀리합니다. 이제는 개인에 맞춤화된 정보를 주는 웹 3.0에서 또 더 나아가 기술과 인간이 하나가 되는 웹 4.0의 시대로 이미 향해가고 있다고 할 정도이니까요.

 서체를 가지고 장난질하듯이 노는 서체 회사. 이 회사가 글자의 존엄성을 무시한다고 생각하나요? 오히려 글자의 활용 영역을 허물고, 글자 자체에 대한 애정을 키우는 ‘의미있는 즐거운 놀이’라고 생각이 되는데요. 이렇게 글자를 가지고 자유자재로 놀고 친근해 질 때 그 나라의 언어와 문화에 다가갈 수 있으니까요. 세계 최고의 문자인 ‘한글’도 내가 알고 있는 고귀한 천지인의 원리나 음양오행의 창제원리 등은 접어두고 이리저리 만지고 퉁퉁 튀기면서 내 손 안의 놀잇감이 될 수 있다는 상상을 한번 해보세요. 재미있지 않나요? 

[ 유고 나카무라-아마존닷컴 Amazetype 웹사이트 ]


 방대한 데이터를 가진 아마존닷컴에서 ‘TYPE'과 관련된 키워드를 가진 책 정보를 불러오고 있는 Amazetype. 그 중 하나의 책을 클릭! 하면 간단한 책 정보를 보여주는 인터랙티브 웹 플랫폼으로 이것 역시 유고 나카무라의 작품입니다.




 이번엔 DREAM을 쳐볼까요? 꿈(DREAM)에 관련된 아마존닷컴의 수많은 책과 DVD, CD가 차곡차곡 DREAM이라는 글자로 재편됩니다. 웹에서의 인터랙션과 전세계 사용자들간의 소통을 실현시켜주는 유고 나카무라의 Amazetype은 정말 꿈만 꾸는 아이디어를 현실이 되게 만들어주네요.



[ 유고 나카무라-일본 NEC의 ecotonoha 웹사이트 ]
https://www.ecotonoha.com/ecotonoha.html


 에코토노하는 네티즌이 참여해서 만들어내는 인터랙티브형 온라인 나무입니다. 일본 NEC에서 환경보호를 목적으로 만들었으며, 네티즌이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달면 이 메시지들이 나무의 잎이 되어 나무를 점차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집니다. 이 나무가 에코토노하인데 나무가 한그루씩 만들어질때마다 호주의 캥거루 섬에 실제 나무 한그루가 심어지게 되는 캠페인으로 가상공간에서의 클릭이 오프라인에서의 실제활동으로도 연계되는 웹 2.0 기반의 플랫폼입니다. 유고 나카무라의 작품을 보고 있자면 작은 모니터 속의 가상세계가 무한대로 이어질 것 같습니다. 디지털 장인인 그의 손에서 우리의 웹은 점점 진화하고 있네요. 그는 물론 플래시를 매우 잘 다루며 기술적인 측면도 매우 능하지만, 그의 웹이 정작 감탄스럽게 여겨지는 부분은 웹의 직관적인 컨셉과 유저와의 매우 자연스러운 인터랙션입니다. 즉, 폰트 회사의 인터랙션 웹 플랫폼은 바로 폰트를 가지고 노는 어플리케이션인 우리가 처음에 본 폰트파크(FontPark 2.0)가 가장 직관적이겠지요.




 폰트파크(FontPark 2.0)는 2008 일본 미디어예술제-엔터테인먼트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며 예술성까지 인정받았는데요, 우선 일본어 서체라고 하는 복잡한 소재를 섬세하게 분해할 수 있는 기술에 감탄하게 합니다. 또한 마우스를 움직이는 것이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지는 인터랙티브성 역시 대단히 혁신적입니다.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감각은 최신 게임기와 같은 만족을 주며 글자를 쓰면서 그림을 그려나가면서 일본어 서체가 가진 아름다운 곡선과 생각지도 못했던 디테일도 발견할 수 있어서 서체 메이커인 모리사와의 유구한 역사와 우수함을 다시 한 번 각성시켜 줍니다. 유저는 글자를 가지고 형태나 배치를 어떻게 할 것인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고민하며 단시간에 자신이 원하던 모양을 완성해 나가게 되는데 그 프로세스가 어느 누구하나도 똑같지 않고 매 페이지마다 신선함을 주기에 크리에이티브의 무한함을 경험하게 해줍니다.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능동적인 사람은 폰트메이커로 자기가 원하는 그림에 도전을 하겠지만, 구경만 하는 소극적인 사람도 있기에 그들을 위한 배려로 다른 사람의 작품을 감상한 후 별점을 주는 방식으로도 참여 유도의 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나카무라의 섬세함과 참여, 공유, 개방을 표방하는 웹 2.0의 트랜드가 곳곳에 엿보입니다.




[ 윤디자인 '엉뚱상상체' ]


 ‘플랫폼으로서의 웹(Web as platform)’의 등장으로 사용자 스스로가 생산한 컨텐츠를 웹에 등록하고 만인과 공유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흥미롭고 재미있는 콘텐츠일수록 훨씬 소통이 쉽고 빠르며 반응이 즉각적이죠. 위의 폰트파크(FontPark 2.0)의 사례로, 글자도 그리고 한글도 전세계인과 쉽게 인터랙션을 가능한 도구라는 사실을 알게되었습니다. 사실 저도 일본어 한글자도 읽지 못하면서 폰트파크(FontPark 2.0)에서 그림을 그리며 한참을 놀았거든요. 다시 한번 한글을 이리저리 만지고 퉁퉁 튀기면서 내 손 안의 놀잇감이 될 수 있다는 상상! 을 해봅니다. 다소 엉뚱한 상상을 하는 사람이 되어보는 것! 어쩌면 그것이 한글을 널리 알릴 수 있는 힘이 될지도 모릅니다. 

온한글 블로그 기자단 2기 최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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