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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2. 24.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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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균
˙ 북디자이너
˙ 국민대학교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교수







ㄱ.김경균

이름 첫머리에 ‘ㄱ’이 3번이나 반복되어 친한 사람들은 나를 K3라고 부른다.

ㄴ.나눔

진정 나눔으로써 커지는 디자인을 하고 싶다.

ㄷ.대화

대화를 통해 상대방의 마음을 읽으려 하지만 언제나 내 마음을 먼저 읽힌다.

ㄹ.라면

질릴 만도한데, 아직도 가끔 땡긴다.

ㅁ.마음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가 그립다. 

ㅂ.비움 

비움,이제 채우는 것보다 비우기 위해 노력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ㅅ.술

술을 좋아한다. 특히 여행하면서 술 마시기 좋아한다.
 




ㅇ.여행

여행을 좋아한다. 특히 혼자 여행하면서 책 읽기를 좋아한다.

ㅈ.지도

과연 내 인생의 지도는 언제쯤 그릴 수 있을지... 

ㅊ.책

책을 좋아한다. 그러니까 혼자 여행가서, 술 마시면서, 책 읽으면 최고다.

ㅋ.카메라

언제부터인가 카메라 없는 여행이 편해졌다.

ㅌ.태도

디자인에 대한 태도를 자주 이야기 하는 걸 보니 나도 꼰대가 되었나...

ㅍ.파주

파주로 이사한 뒤로 생각에 좀 더 여유가 생겼다.

ㅎ.하기 싫은 일 

하기 싫은 일을 죽여도 안하지만, 하고 싶은 일은 죽어도 해야 직성이 풀린다.







온한글. 현재 ‘정보공학연구소’를 운영하고 계시는데요. 정보공학연구소에서 진행하시는 주요 업무는 어떤 것인가요?

김경균. 2000년 이후로는 기업의 일은 하지 않습니다. 주로 공공디자인에 관련된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외형적으로 보이는 주요 업무는 출판입니다. 감성마케팅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출판을 시도하고 있습니다.하지만, 궁극적인 모습은 출판과는 조금 다릅니다.

 국내외 컨퍼런스를 포함해서, 정보화 사회에 커뮤니케이션을 주도할 수 있는 인포메이션 아키텍쳐를 주로 다루고자 합니다. 지금부터 천천히 기반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미래학자, 인문학자, 디자이너 등 1년에 2차례씩 봄과 가을에 해외 연수를 하고 있습니다. 현장에 가서 컨퍼런스도 듣고, 전시도 보고, 서점에도 책을 보며, 여러 분야의 새로운 시각을 접하고자 노력합니다. 인포메이션 아키텍처와 관련되어 현재의 미디어 하이브리드 상황에 맞춰서 웹과 모바일의 특성에 중심을 둘 예정입니다.


온한글. 수년간 ‘디지털 미디어 사회에서의 정보문화’라는 주제로 다수의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흔히 말하는, ‘인포메이션 그래픽스’(정보디자인)은 무엇이라 정의하시는지요?

김경균. 
어려운 문제입니다. 정보는 어디에든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보통 뜨거운 음료는 빨대로 마시지 않고, 불어서 식혀 마시기 때문에, 컵에 꽂혀 있는 빨대는 음료의 온도가 뜨겁지 않음을 알려주는 정보가 됩니다. 반대로, 커피가 담긴 컵에 덧대어 있는 스폰지는 그 음료가 뜨겁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이렇듯 정보디자인은 어디에도 녹아 있습니다.

 정보디자인은 북 디자인, 패키지 디자인일 수도 있습니다.서울시 장애인 사인(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디자인 모두) 체계, 학교, UI 디자인 등 모두 포함됩니다.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디지털 TV나 휴대 전화기의 UI도 모두 정보디자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온한글.
그럼 정보디자인에 관련된 일도 많이 하셨을 텐데요.

김경균. 상업적인 내용은 최대한 배제를 하고 있습니다. 상업적으로 관련 있는 일, 예를 들어 광고는 정보를 전달하기 보다는 제품의 본질을 포장해서 전달하기 때문에 정보에 왜곡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일은 정보디자인이라고 부르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디지털 TV나 휴대전화기의 UI처럼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작업은 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정보디자인의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UI는 정보를 시각적으로 훌륭하게 전달하는 기능을 가지면서 편리하고, 직감적인 조작이 가능하도록 구성해야 합니다.


온한글. 최근 진행중인 산학협동 프로젝트가 있는지요?

김경균. 디스플레이 사업단의 일을 홍익대, 서울대, 이화여대 등 각 대학의 장점을 살려서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중입니다. LCD와 PDP 그리고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인 유기 EL 등 다양한 분야의 디스플레이 기술을 각각 연구하여 그 성과를 공유하는 겁니다.

 인터렉션TV인 하나TV같이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TV도 매우 흥미로운 부분입니다. TV의 환경은 항상 변화하고, 그 변화에 맞추어서 정보디자인도 바뀌어야 합니다.

온한글. 일본과 관련된 전시나 세미나도 많이 진행해오셨는데, 현재 준비하고 계시는 프로젝트가 있으신지?

김경균. 
일본의 아끼야마 다카시 교수가 먼저 제의를 했고, 협회 VIDAK(시각디자인협회)국제부가 함께 진행중인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출판과 전시와 세미나를 한 번에 기획한 것으로 “한, 중, 일 근현대 포스터전”입니다.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의 포스터 중에 일러스트로 표현된 것만을 모아 전시할 것입니다. 일러스트로만 이뤄진 포스터를 보면서, 3국의 문화를 비교 분석해보는 시간이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중국의 경우 문화대혁명 당시의 포스터도 있습니다. 전시뿐 아니라, 출판과 세미나도 기획되어 있습니다.
동경의 라마미술관에서 처음 전시를 했었고, 한국에는 2007년 가을쯤에 광주비엔날레와 관련되어 전시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온한글. 우리나라는 정보디자인에 관련된 시장은 초기상태인데요.

김경균. 디자인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으면 합니다. 디자인이란 '계획, 설계하다'라는 의미입니다.
우리나라의 자동차, TV, 냉장고, 휴대전화기 등 제품 디자인은 세계적인 수준입니다. 그 외관도 미려하고, 제품의 성능을 잘 살려주어 세계 시장에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퍼블릭 디자인을 보면 다릅니다.

 자신의 것이 아닌 공공장소로 나오면 그 디자인적 요소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미려하지 않을 뿐 아니라, 구조적이지 않습니다.


온한글. 그럼 우리의 공공디자인이 발전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요?

김경균. 시민의식이 성숙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종로의 간판들이 너무 현란하여, 간판에 붉은 색 사용을 제한했습니다.간판 전체에서 붉은 색이 차지하는 비율을 낮춰야 하는 규제였습니다.

 맥도날드, KFC 등 다국적 기업의 간판은 대부분이 붉은 색인데 규제 대상 비율을 초과했었습니다. 그래서 간판의 일부를 흰색으로 둔 상태에 붉은색 천을 데어서 규제를 통과합니다.

 또, 신도시에 가보면 여러 가지 옥외 광고물을 볼 수 있습니다. 시에서 그것들을 철수해가면 다음 날 더 크고 무거운 옥외 광고물이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옥외광고물들이 효과가 없다는 것은 설치하는 업주나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규제로 풀어갈 문제가 아닙니다. 스스로 공해라 생각되는 부분을 자정하여 나타난 결과물. 이것이 공공 디자인입니다.

 좋은 예로, 광화문에 보면, 옥외광고를 정해진 장소에 나란히 설치해놓은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한 곳에 모여 있기 때문에 관리도 쉽고, 시각적으로도 단정해 보입니다.

 공공디자인이란 관공서에 의한 디자인이 아닙니다. 우리가 만든 디자인입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디자인이 더 멋있고, 편리한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 되는 겁니다.





 ⓒ 윤디자인연구소 온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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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2. 17.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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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성재
˙ 서울대 응용미술과와 영국 UAL Camberwell College MA Bookart 졸업
˙ 대한민국 산업디자인전 초대작가, VIDAK 이사,
˙ 현 호서대 시각디자인학과 교수
˙ 저서 <디자인 아방가르드 허브 루발린>, 
  역서 <언어와 타이포그래피>, <타이포그래피의 역사> 등


ㄱ.감성.

emotion과 sensitivity, 또는 sensibility는 여전히 헷갈린다.
그저 ‘감상적 반응을 구할 것이냐.’, ‘삶의 진실을 전할 것이냐.’의 선택이다.
목적을 가지고 감성을 움직일 수 있을까?




ㄴ.나.

김광석 (....),
브루흐의 콜니드라이(현악기를 좋아하게 한...유태 장송곡),
줄리어스 베르거(CD 한장에 뻑간 독일 첼리스트),
토토의 천국(제8요일 감독 자크도마엘의 데뷔작),
현위의 인생(영화광도 아닌데 10번을 다시 본 첸카이거 작품),
브래드 홀랜드,
원산도(양지바른 섬),
데보라 윙거(도시의 카우보이, 애정의 조건을 보라),
無何有之鄕(장자),
판콜A(비상상비약),
여행용 워터픽(나이들면...),
도쿄 맑음,
無印良品...


ㄷ.돈.

등산가는 산에서 죽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한)다.
음악가는 노년까지 연주에 열정을 바친다.
비록 (돈을 버는 일이) 직업이라 해도
죽음에 임박해서까지
돈에 연연하는 사람의 모습을 아름답다고 하지는 않는다.
그 일이 옳고 그름, 가치 있고 없음은 무엇으로 가늠할 수 있을까?
예술과 돈을 향한 집념은 어떻게 다른 것일까?
엉터리 예술가와 수전노가
자신의 일이 숭고했노라고 확신에 찬 진술을 한다면 어찌할 것인가?


ㄹ.라면.

아버지는 아들이 라면을 좋아할 줄 알았다.
나이를 구분하는 입맛이라 믿었는데 시대를 구분하는 증거였다.
아들은 아버지에게, 라면보다는 피자가 맛있다고 말한다. 헐


ㅂ.바보.

어느 건물을 들어서다 유리문에 머리를 부딪쳤다.
안경이 무사해 다행이다.
역시 사람보다 사회간접자본(?)이 더 중요하다.
사람은 새로 태어나고 스스로 회복도 하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이 불완전하기 때문에
신은 늘 새로운 생명으로 이들을 대체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성장한 사람은 지켜주지 않는다.
그들은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

ㅅ.사람.

다른 피가 섞이면 응고돼 죽는다니 당신과 내가 같은 종일 수 있을까?
O형...건물의 기둥, 골조와 같다. 사회의 형태와 존재여부에 결정적이다.
A형...전기, 상하수도 등의 배선처럼 드러나지 않으나 사회가 살아 움직이게 하는 요체다.
B형...유리창, 조명, TV 등등 삶의 외양들이다. 사회를 정체에 머물지 않게 한다.
AB형..그림이나 음악, 혹은 벽지, 나무처럼 필요할 수도 아닐 수도 있는, 전형 없는 모양과 기능들이다.
술 마시며 떠오른 생각이니 진위야 상관있으랴...



ㅇ.이상.

인(隣)과 인(認) - 베품과 받아들임

ㅈ.좌우명.


왕휘지는 눈 내리는 밤에 술 마시고 있다가
문득 대규가 그리웠다.
그는 사공에게 밤새 배를 몰게 해 새벽녘에서야
대규의 집에 이르렀으나 문도 안 두드리고 돌아섰다.
누군가가 갔으면 만나야지 왜 그냥 돌아왔느냐는 말에
흥을 타고 갔다가 흥이 다해 돌아왔을 뿐 (乘興而行興盡而返)
이라고 말했다.


ㅊ.처음.

운전을 하던 어느 선배의 말,
"출발에서 도착까지 손님에게 차를 타고 있다는 느낌을 최소화 하는 것, 그것이 최고의 운전기술이다"
그가 길 위의 성자(聖者)라 생각했다.


ㅋ.크리에이티브.

영화 Before Sunrise와 Before Sunset을 만드는 재주.
어떤 소설가와 감독과 연기자가 우리를 감동시키는 이유는 그들이 천재여서라기보다 우리와 너무 닮았기 때문이다. 나와 같지 않고야 어찌 나의 아픔과 기쁨을 그렇게 표현할 수 있을까.





ㅌ.터.

구름이 수종사에 내려 덮였다.
구름 속에서 맞는 비는 구름으로부터 내려온 것이 아니라
구름으로부터 내려가는 것이다. 비가 하늘과 땅을 섞는다.
천천히 산을 떠나 내가 사는 곳으로 돌아왔다.

ㅍ.파파라치

집념과 몰입을 업으로 삼는 삶은 가치가 있다.
대상은 무엇이든 상관없다.

ㅎ.희망.

부담+불안+질투+반성=희망
절망에 대한 거부나 저항은,
결국 희망과 에너지의 다른 이름이 될 수 있다.
결과의 변수는 '반성'이다.
자동차의 브레이크를 밟는 것은
그만큼 불필요하게 소모된 연료의 양을 의미한다.
무엇 때문에,
왜, 얼마큼 페달을 밟느냐가
진로와 목적지를 결정하고
거기까지
도달하는 시간과 남은 에너지의 양을 좌우한다.




 ⓒ 윤디자인연구소 온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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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2. 16.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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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동원
˙ 홍익대와 동대학원 시각디자인과 졸업 후 독일 에센에서 디자인 공부를 함.
˙ 조선일보, 국민일보, 스포츠투데이, 파이넨셜뉴스, 일간스포츠, 한겨레 디자인 대표
˙ 대한민국 산업디자인전 초대작가
˙ VIDAK 부회장(출판담당)






 ⓒ 윤디자인연구소 온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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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 2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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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비닥수’로 불리는 ‘VIDAK(한국시각디자이너협회) 수요토론회’는 최근 한글 폰트 제작자와 이 폰트를 시각물의 디자인 현장에서 직접 사용하는 디자이너들 간의 모임을 주선했다. 한국 현대 디자인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온 폰트 디자인계는 그동안의 공급자 주도형의 체제를 벗어나 수요자의 요구에 좀 더 귀 기울이고자 노력해 왔다.
 이번 토론회는 오래 전부터
폰트 제작자와 사용자가 직접 만나 실질적인 대화를 나누기를 고대해 온 디자인계의 바람이 실현된 첫 번째 자리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 했다. (편집자)

토론자 :
손동원(폰트뱅크 대표)
천대필(윤디자인연구소 영업부장)
김원준(폰트릭스 대표)
오진경(북 디자이너)
이충호(SW20 대표)

사회 :
이용제(활자공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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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용자의 입장을 고려한 폰트가 좋은 폰트


 사회자 오래 전부터 이런 자리가 한 번 쯤 있으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우리 폰트 상품들이 완성도 문제를 지적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컴퓨터 시스템의 변화나 불법복제, 시장성등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 아직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오늘 폰트 제작자와 사용자의 만남을 주선했으니 보다 실질적인 의견들을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우선 ‘좋은 폰트란 어떤 것이냐 데에서 얘기를 시작하면 어떨까요? 

 
 손동원 15년간 마케팅과 영업만 담당한 사람으로서 말씀드리자면, 많은 사람이 특히 오피니언 리더들이 요구하는 상품이 좋은 폰트의 1차적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작사가 애초의 의도를 잘 살려내야 한다는 조건이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천대필 용도에 따라 좋은 폰트의 기준이 달라질 겁니다. 디자이너들은 자기 디자인 상품의 가치를 올릴 수 있는 폰트가 좋다고 생각할 것이고, 크리에이터들은 아무래도 앞선 트렌드 감각이 있는 폰트가 좋다고 여기겠지요. 또 한 가지는 유니코드 환경에서의 광범위한 사용 가능성, 이것이 ‘좋은 폰트의 조건’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김원준 저는 먼저 한글을 활용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되묻고 싶습니다. 소통이 아닐까요? 시각 디자이너와 폰트 디자이너 간의 소통을 통해 필요한 부분을 개선해나간다면 좀 더 나은 폰트를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오진경 폰트 사용자의 한 사람으로서 보면, 좋은 폰트는 개발자가 50%, 사용자가 50%를 만든다고 봅니다. 시장성을 점치며 개발자가 내놓은 상품이 사용자의 손에 들어가 다듬어지며 디자인 작업물에 조화롭게 쓰일 때 비로소 좋은 폰트로 거듭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충호  디자이너의 입장에서 굵기, 기울기 등의 다양성과 견고성을 겸비한 폰트를 꼽고 싶습니다. 그래서 여러 종류의 폰트를 쓰지 않고도 한 프로젝트를 완성할 수 있다면 좋은 폰트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여러 사용환경에서 잘 구현되는 적합성 여부도 중요하겠지요.


 사회자 모두 목적성이나 적합성, 견고성 부분에 크게 공감하시는 것 같은데, 한 마디로 하면 사용자의 입장을 생각한 폰트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다면 두 디자이너들께서는 어떤 폰트를 가장 많이 사용하시는지요?

 이충호  제 경우 윤고딕을 가장 많이 씁니다. 110, 120, 130 등 패밀리의 구성이 다양해서 견고성을 더 쳐줄 수도 있고, 개인적으로 형태적인 면보다 메시지의 전달력을 우선시 하기 때문입니다.


 오진경 저는 sm 중고딕체를 많이 쓰는데, 특히 본문용으로 포맷을 잡을 때 호흡이 길어지거나 진지한 부분에서 가장 적당한 태도와 뉘앙스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커버 디자인이나 타이틀 작업에서는 제한 없이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편입니다.



양적 성장만큼 질적으로 완성도 갖춘 폰트

 



 사회자 그렇다면 요즘 한글폰트 시장의 상황은 어떤지요?

 손동원 역사적으로 보자면, 폰트의 필요성이 대두한 것은 90년대 초 매킨토시 컴퓨터가 들어오면서부터였지만, 본격적으로 시장이 형성된 것은 아래아한글 등 소프트웨어 불법복제에 대한 단속이 시작된 무렵이지요. 그때부터 폰트시장은 몇 배씩 성장하기 시작합니다.
 저희에게 사용자란 1차적으로 디자이너, 2차적으로 필름출력소일 텐데,97~98년 무렵 IMF 외환위기를 지나면서부터는 그 가운데 출력소들이 점차 폰트 구매력을 상실하고 사용자층이 다양해지는 가운데 웹, 모바일 등의 디지털시장이 팽창하기 시작합니다. DPT시장이 구체적인 목적을 가진 디자이너들이 선택하는 시장이라면 웹, 모바일 시장은 불특정 다수, 특히 젊은층이 선택하는 시장으로 질보다는 감각과 패션을 좇는 시장입니다.
 그때부터 제작사들도 사용자의 니즈를 좇아가고 전체 시장의 규모도 300억 규모로 커져갔지만, 양적인 성장만큼 질적인 성장이 뒤따르지 못했다는 사실 때문에 오늘과 같은 자리가 마련되었겠지요.

 사회자 OS환경이 변하면서 폰트에 따라 구현이나 운용상의 어려움이 따르는 등 사용자들의 불편도 불가피할 텐데요….

이충호 일단 매킨토시를 사용할 때 OS9 이상이냐 이하냐에 따라 구현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컴퓨터를 바꾸면 소프트웨어를 새로 설치해야 하는 점 등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또 특수기호를 넣을 때 자간에 불필요한 공간이 발생하는 문제도 있고요. 그럴 땐 아예 한글 폰트를 빼고 영문을 넣기도 하는데, 한글은 그러려니 하면서 쓰고 있는 형편입니다.
오진경  저는 출력소와 출판사 등 이전 데이터와의 호환성 때문에 OS9을 쓰고 있는데요, 가령 OS10에서 오프타입의 서체를 쓰다 보면 기존 서체 약물의 생김새 때문에 엄청난 ‘노가다’ 일을 해야 합니다. 영문으로 바꿔도 조화롭지 않은 부분이 많기 때문에 일일이 기준선을 바꿔줘야 하고, 또렷하게 쓰고 싶어 산돌체를 쓰지만 수평의 기준이 들쭉날쭉하고 세로쓰기를 위해서는 일일이 기준선을 조정해야 하는 등의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트렌디한 서체들은, 특히 모바일의 경우 제품의 사이클이 짧기 때문에 유저들에게 빨리 어필해야 한다는 강박감으로 내놓는 것 같은데, 그중에 가끔 조형적으로 눈에 띄는 것이 있어도 막상 문장으로 구성하면 조화롭지 않은 경우를 봅니다. 게다가 약물 등 나머지 완성도에는 신경을 덜 쓰기 때문에 프린트해야 하는 디자이너들은 필요한 것들을 하나하나 따서 써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사회자   혹시 그렇게 상품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부분에 대해 폰트회사에 수정을 요청해본 적 있으세요?

오진경  한글은 없고, 영문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적은 있습니다. 약물이 아니라 글자 구현 시 높이가 달라지는 문제에 대해 제작사에 전화했더니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는 요령을 알려주더군요. 아직까지 완벽하진 않지만 제작사들도 나름대로 문제를 인정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아직 업그레이드 버전을 내놓은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김원준 여기서 몇 가지 오해의 소지가 있음을 말씀드려야 할 것 같군요. 출력이나 편집 혹은 문서작성 때 폰트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으면 대부분은 폰트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물론 폰트에 결함이 있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프로그램 상에서 지원이 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저희 제작사들도 쿽이나 어도비사에 불평하곤 하는데, 아직까지 1바이트를 쓰는 라틴어권보다 2바이트권의 언어들은 프로그램 수정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또한 오픈타입의 경우 시스템의 특성상 원도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담보하기 위해 남겨둘 수밖에 없는 문제들도 있습니다.



개발자-유통자-사용자가 함께 만드는 폰트 환경

 
사회자   그렇다면 사용자들의 요구가 반영되는 범위는 어디까지일까요?


천대필  똑같은 윤고딕이라 하더라도 쓰이는 매체에 따라 다른데, 문서제작용 폰트의 프로세스를 모바일이나 웹이나 다들 쓰고 있습니다. 100~500번대 중 가장 많이 쓰이는 120번의 경우 약물 부분이 수정된 125번이 나왔고 그 뒤에 500번대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가령 120-1 이라는 폰트가 나와 디자이너들에게 쓰인다 해도 출력소에는 없어서 관리가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처럼 상업적인 폰트의 수정은 전체적인 출판환경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다수의 요구와 환경이 마련되지 않고서는 쉽게 진행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음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손동원  말씀하신대로 한 번 출시된 폰트는 어떤 문제가 있어도 수정판을 내놓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다만 이런 경우는 있었지요. 개똥이체 만들 때 ‘달’이라는 글자에서 원도의 제공자인 여태명 선생이 독특하게 ㄹ을 뒤집어 쓴 것을 그대로 살렸더니 아동출판사들이 인쇄사고라고 항의하더군요. 그래서 원작자의 개성임을 이해시켰지만 아동출판물의 경우 한글 맞춤법 교육에 저해된다고 난색을 표하는 바람에 회수해서 그 부분이 수정된 버전으로 재출시했던 적이 있습니다.

김원준 그래도 불만사항이 있으면 지속적으로 지적해주셔야 합니다. 그래야 제작사들도 무엇이 얼마나 문제인지 알 수 있고 그 데이터들이 결국 폰트 환경을 개선하고 다음 작품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자   지금의 유통구조가 달라질 수 있는 길이 있을까요? 가령 모바일 폰트처럼 한시적으로
쓰는 상품을 만든다면 업그레이드 관리가 가능할까요?

천대필  기존의 상품들, 특히 패키지 상품들은 유저관리가 어렵습니다. 정품 사용자들은 유저로서 고유번호를 인증받으면 관리가 가능하지만 인증을 받더라도 불법복제 등의 우려에 따라 판매관리도구로서 프로텍션을 걸어두었기 때문에 재설치할 경우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윈도우용 트루타입의 경우 제품관리 시스템이 아닌 유저관리 시스템으로 전환해 기간제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구입 후 3년 동안은 어디서든 접속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인데, 아직 완성단계는 아니지만 상용화되고 있으니 앞으로 안정화될 겁니다. 일본의 경우 5년 전부터 ‘뉴 제너레이션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소프트 업체와 하드 업체의 협업에 의해 상품 출시 전에 먼저 실험을 충분히 해보는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더군요. 우리 시장은 규모가 작기 때문인지 아직 그 단계까지는 진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손동원  앞서 말씀하셨던 사용자와 개발자의 역할과 기여도가 5:5 정도라는 말은 유통구조에도 적용할 만합니다. 디자이너의 크리에이티브란 전혀 새로운 것의 창조가 아닌 널려 있는 소스를 적재적소에 사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공급자 일변도였던 서체시장은 주로 패키지 상품 중심이었기 때문에 디자이너들이 때론 불필요한 것까지 할 수 없이 묶어서 사야 하는 상황이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러던 것이 최근 원하는 서체만 단품으로 구입할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것은 큰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시스템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면 폰트의 판매내용에 대한 데이터가 생기게 되고 그것이 서체 개발자들의 다음 작품에 아이디어를 줄 수 있는 구도를 마련해 줄 겁니다. 공급방식에 있어서도 시간제에 따라 가격에 차등을 두는 방법도 도입하게 될 겁니다.

천대필 

일본의 경우 이미 렌탈 개념이 도입되었더군요. 소유권한은 없지만 지속적인 업그레이드와 A/S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는 것을 보면서 우리나라에도 여러 가지 시도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사회자   사용자의 입장에서 폰트상품의 가격이 어느 정도면 적당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오진경  제가 많이 쓰는 서체는 얼마라도 지불할 의향이 있지만 사용빈도가 낮은 상품을 같은 가격 주고 사는 것은 생각해봐야겠죠. 그래서 앞서 말씀하신 기간별 렌탈 시스템도 괜찮은 방법일 것 같아요.

 

이충호  어느 정도의 가격이 적정한지 모르겠지만, 오래 쓸 폰트가 있는가 하면 일시적으로 쓸 폰트도 있으니 구매용과 렌탈용, 패키지와 단품 등의 다양한 상품구성이 이뤄지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한글폰트가 1000여 종이 넘지만 사용하던 것만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디자이너들을 위해서라도 잡지 부록처럼 한 번 씩 번들상품을 쓸 수 있는 마케팅을 해주시면 어떨까 싶네요.



불법복제 단속만큼 올바른 시각문화 정착이 중요하다


사회자   불법복제의 근절을 위한 업체들의 대응방법은 무엇입니까?

천대필  저희 윤디자인의 경우 세 가지 측면으로 단속을 하고 있습니다. 상품을 무단배포하는 블로그나 카페들은 아르바이트생들을 통해 모니터링하고 있고, 대행사들은 전문법무법인을 활용해 단속하는데 대형 기획사일수록 단속의 타겟이 되기 쉽습니다.
 컴퓨터 장비의 내용에 소프트웨어가 몇 개나 있는지, 라이센스가 있는지 등의 자료가 노출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출력소 쪽에는, ctp장비 자체에 출력용 폰트가 설치되는데 이를 유지·보수하는 업체들이 카피를 하고 있어 이를 단속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적발되더라도 대상자가 미성년자라든지, 유료나 영리행위로 다운로드 하지 않은 경우에는 소송을 취하하고 민형사소송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손동원  여기서 뭐가 적법이고 불법인지 개념정리부터 해야 하는데 사실 폰트에는 저작권이 없습니다. 서체회사들이 말하는 저작권이란 과거부터 이어온 프로그램보호법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2년 전부터는 디자인법으로 보호를 받고 있는 정도입니다.

사회자   디자이너들은 이 사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손원  최근 폰트업계에서 협의체를 구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참 반갑습니다. 그런데 디자이너의 입장을 말씀 드리자면, 서체란 생산자와 유저 간의 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시각문화라는 큰 틀 안에서 국가의 공공재산으로 관리돼야 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

 

오진경  저는 대학에서 디자인을 공부하면서부터 다양한 한글을 접할 수 있었는데, 그 당시만 하더라도 컴퓨터를 구입하면 한글 서체들이 다 깔려 있어 폰트 자체를 사야 한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디자인 프로젝트를 맡기는 클라이언트들도 디자이너들이 폰트를 사서 쓴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제 세상이 달라져 어린 친구들까지 싸이월드 등에서 도토리로 폰트를 구입하는 시대가 되었으니 앞으로는 ‘구입문화’에 대한 인식이 자연스럽게 정착될 날이 오지 않을까요? 영국에서는 음악 CD를 구입했다가 마음에 안 든다고 하면 환불해주는데 우리도 단속보다는 그런 문화에 대해 한 번 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회자   디자이너의 입장에서 ‘꼭 있어야 할 폰트’ 어떤 것일까요? 

 이충호 요즘 어린이들은 한글의 다양성을 일찍 알 수 있는 기회가 많은데 그 아이들이 한글과 친숙해질 수 있는 폰트가 나와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한글을 더 폭넓게 응용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리고 전문가들을 위해서도 좀 더 특별한 프로젝트를 위한 개성 있는 폰트들이 다양하게 개발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진경  웹용 디자인 폰트의 제작은 학생들이나 젊은 디자이너들에게 맡기고, 전문회사들은 sm체나 윤서체 등과 같은 기본 서체들의 완성도를 위해 노력해주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들과 견줄 만하면서도 조금은 덜 진지한 명조체들도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상생의 관계가 한글폰트를 살찌운다



사회자   마지막으로 한글폰트를 비롯해 우리 시각문화가 더욱 좋아지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들이
필요할지 한 말씀씩 부탁합니다. 

손동원  저는 한글만이 우리가 만들어야 할 폰트냐는 질문으로 답을 대신하고자 합니다. 같은 한자문화권에 속해 있음에도 우리만 한자 개발을 등한시하기 때문에 시중에서 우리가 보는 한자는 중국이나 일본 것들 일색입니다. 심지어 호태왕비서체라는 일본체를 많이 쓰고 있는 실정입니다. 요즘 어린아이들이 한자를 많이 공부한다니 그래도 다행이지만, 우리도 한자문화권에 속해 있다는 사실을 의식해서라도 한자서체의 개발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김원준  저희 회사는 올해 한글날에 1년 2개월 동안 개발한 국민체 2종을 배포할 예정입니다. 타겟이 국민 대다수이기 때문에 화면에서 잘 보일 수 있도록 만들었는데, 새로움과 보편화의 갭 속에서 지속적인 업그레이드가 될 수 있도록 많이 지적해주시기 바랍니다.

오진경  작은 시각물 작업을 할 때 영문폰트로는 되지만 한글폰트로는 안 된다는 디자이너가 많을 텐데, 우리가 영미권 전체를 따라잡을 퀄리티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개발자와 사용자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비단 폰트의 약물이나 한 벌의 완성도뿐 아니라 용도의 적정성과 아름다운 가치의 발견을 위해서라도 이해관계 보다는 상생의 관계로 발전시켜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충호  ‘나쁜 폰트는 없고 나쁜 디자이너만 있다’는 내용의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한글은 한국인이라면 평생 써야 할 글자임에도 항상 우리 곁에 있었기 때문에 무관심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반대로 한글에 억압되거나 한글을 대단하게 다루어야 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어렵게 느끼는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학교에서부터 다양하게 사용할 기회를 많이 주는 것이 타이포나 폰트 개발의 미래를 밝게 하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윤디자인연구소 온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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