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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한글 책꽂이

내가 오늘도 쓰고 있는 우리말, 과연 잘 쓰고 있는 걸까?

 
우리말 101가지 바로잡기
나채운 지음 / 경진

한국인이니까 당연히 한국어, 우리말을 잘하겠지 하는 생각을 하다가 이 책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조금 읽다보면 어느새 얼굴이 붉어 지는데요, 왜냐하면 그동안 제가 잘못 썼던 언어들이 많이 나열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국문과를 나왔어도 틀리는 글자들이 많이 있는데요, 거기다 저는 문예창작 쪽이라 더욱 실수하는 말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우리말 101가지 바로잡기'를 통하면 그게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게 해줍니다. 나채운 저자는 한글문화세계화운동 본부 부회장을 역임했었으며 한글날 국경일제정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도 했고 현재는 한국찬송가작가총연합회 공동회장 입니다. 그래서 더욱 우리말이 잘못 쓰이고 있음을 안타까워 하는 게 느껴집니다.

이 책의 101가지 예를 다 들기에는 이 면이 한정적이라 여기서 밝힐 수는 없습니다만 그 중 제가 보기에 흔히들 잘 틀리는 말을 몇개 소개하려고 합니다.

첫번째, 흔히 '상생의 정치' 라는 말을 정치권이라든지 언론에서 쓰고 있지요? 그러나, 그것이 과연 올바른 말일까요? 원래 '상생(相生)'의 뜻은 오행(五行)의 운행에서 금(金)은 물(水)을, 물은 나무(木)를, 나무는 불(火)을, 불은 흙(土)을, 흙은 금을 생기게 해주는 것을 뜻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상생'이라는 것은 '상극(相剋)'과 대응이 되는 말로서, 상극의 뜻은 위의 다섯 가지가 그 반대로 이기는(죽이는) 것을 뜻하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야가 서로 화합해야 한다는 정치로 쓰이고 있는 '상생의 정치'는 분명히 잘못 쓰고 있는 말입니다. 이럴 때는 '공생(共生)의 정치'라는 말을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서로 더불어 살아간다는 뜻을 써야 함에도 서로 죽이는 정치로 쓰고 있는 건 잘못이라는 거겠죠.

두번째, 시간과 시각을 잘 구분해서 쓰지 않는다는 것도 저자는 문제로 삼고 있는데요, 제가 이 부분을 두번째 예시로 든 이유는 저도 열차 시간표가 맞는지 열차 시각표가 맞는지가 확실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어떤 것이 맞는 것 같나요?
네, 열차 시각표가 맞습니다. 그 이유는 '시간'은 어떤 시점에서 다른 어떤 시점까지의 사이의 길이를 말하는 데, 대해 '시각'은 시간선상의 한 점을 가리키는 점에서 구별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열차 표를 끊었을 때 받는 그 표에는 열차 시간표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죠.

마지막 세번째는 '여러 가지 종류'와 '기간 동안'이라는 말에 대한 고찰입니다. 이 말들은 고유어와 한자어의 중복이라든지 아니면 같은 말인데 중복으로 쓰인 경우입니다. 흔히들 자주 실수를 하는 범위입니다. '여러 가지 종류'라는 말에서 '가지'와 '종류'가 중복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여러 종류'라고 쓰던지, '여러 가지'로 써야 합니다. '종류'는 한자어이고 '가지'는 고유어 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달리 써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웬만하면 고유어인 '여러 가지'를 더 많이 쓸 수 있었으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기간 동안'도 '기간'이 한자어이고 '동안;아 고유어 이기 때문에 어지간하지 않으면 '동안'이라는 고유어를 쓰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우리말 101가지 바로잡기'는 한글학회 추천도서로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을 따지면서 보지 않더라도 저에게 혹은 한국어에 관심있는 외국인에게도 분명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여러분이 쓰고 있는 우리말을 이 책, '우리말 101가지 바로잡기'를 통해 점검해보세요.
우리말일 수록 더 사랑하고, 더 올바르게 써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온한글 블로그 기자단 1기 김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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