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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0. 6. 09:12
아는 형 부부가, 술 한잔 거나하게 걸치고 싸운 실제 부부싸움 이야기입니다. 


"야!! 우리 **이는 나 혼자 보냐? 나도 회사에서 죽어라 일하는데 왜 맨날 우리 아들은 나 혼자 찾아오는데!"

"미안해, 요즘 야근에 회식에 정신이 없어서… 그래도 남편인데 왜이렇게 소리를 질러!!"

"이게 진짜!! 잘못했으면 사과를 하던지. 어따 대고 큰소리야, 진짜!"

"이 여자가! 왜 이렇게 오늘따라 시비야!!"

"시비라는 뜻, 알아? 바로 '시시비비'야. 알아?"
.
.
.

중략

.
.
.


이 후, 어떻게 결론이 났는지는 비밀에 부치겠습니다. 여기서 알게된 상식 하나. 바로 '시비'의 어원이랍니다. 시비는 '뭔가의 옳고 그름을 가린다는 말로, '시시비비'(是是匪匪)의 줄임말입니다. 처음에는 이 말도 '시시비비' 그대로 쓰였겠지만, 차츰 줄다 보니 '시비' 두 글자로 쓰이게 된거죠. 

그러나, 인터넷 시대인 요즘은… 아예 문장 자체를 줄이는 등 아예 없는 신조어를 만드는 것이 대세입니다. 예전에도 '청출어람'이라는 사자성어가 '청출어람 청어람'을 줄인 말이기는 했지만, 요즘 줄임말은 어찌 보면 도를 지나쳤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간단히 예를 들어볼까요?


후배 녀석이 보내온 약속 메일을 캡처한 것입니다. 무슨 메일에 내용은 없고, '정민형 내일 우리 오후 5시 홍대역 9번출구 만나요!(제곧내)' 이게 끝이라네요? 뭐… 약속 내용은 다 확인 할 수 있었지만, 대체 왜 내용을 쓰지 않은걸까요? 그 힌트는 줄임말 '제곧내'에 있습니다. '제목이 곧 내용'이라는 말의 머릿글을 딴거라고 하네요. 다른 예를 하나 더 들어볼까요?
 


'솔까말'? '브금'?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인지 모르시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솔까말'은 '솔직히 까놓고 말해'라는 세 단어에서 앞 글자만 따온 것입니다. 이건 이제 해결됐고, '브금'은 대체 무슨 말일까요?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BGM'을 영어 발음기호 대로 그냥 읽은 것이라고 합니다. 

요즘에는 티비 프로그램에서도, '미친 존재감 개화동 오렌지족'이라는… 정형돈을 지칭하는 말 역시 '미존개오'라는 줄임말로 부르고 있을 정도로 슬슬 줄임말이 대세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말을 줄여서 해야 하는 트위터 같은 소설미디어 덕분에 줄임말은 더욱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이게 다가오고 있어요. 

많은 국어 학자들이 '우리말이 파괴되고 있다'며 걱정을 하고 있답니다. 저도 일단은 같은 심정이랍니다. 특히, 특정 문장에서 한 단어에 의미를 함축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머릿말만 따 쓰는 이런 줄임말은 원래 문장을 파악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나중에 아름다운 우리 말이 영원히 잊혀질 수도 있는 것이죠. 그러나, 그렇게 부정적으로 볼 것만도 아닙니다. 언어 자체에는 사실 '용불용설'이 확실히 존재하기는 하니까요.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온한글 블로그 기자단 2기 이정민

ⓒ 온한글  
 

홍수형 | 2011.11.03 09:0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제곧내'가 무슨 말인지 찾아보다가 전혀 새로운 것 까지 알아가네요.
| 2011.12.20 01:1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우연히 들러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우리말과 글에 관심이 많은 분인 것 같아 주제넘게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던지'는 과거회상에, '~든지'는 선택이나 나열에 쓰입니다.

예) 그 친구 공부를 어찌나 열심히 하던지.
예) 열심히 하든지 대충 하든지 마음대로 해라.

따라서 위에 쓰신 '잘못했으면 사과를 하던지.'의 '하던지'는 '하든지'로 쓰는 것이 옳습니다.
'든가/던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잘못 쓰는 경우가 무척 많습니다. 심지어 지상파 방송의 간판 뉴스에서도 잘못된 표기의 자막을 내보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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