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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새로운 시선

버릇처럼 쓰는 욕설, 뜻을 알면 그럴 수 있겠어요?

아 씨발 짜증나 죽겠네…

왜 아침부터 지랄이야, 이년아.

집 나가는데 아침부터 아빠가 뭐라뭐라 잔소리만 잔뜩 하잖아. 

뭐라그랬는데. 맨날 하는 지랄 아침엔 좀 살살하지.

몰라 뭐 방을 치워라 어쩌라 열라 짜증나 씨발.

아 몰라. 나도 학교가면 담임한테 존나 잔소리 들을텐데… 좆같네.

억지스런 코미디 영화 한 장면을 옮겨 놓은 것 아니냐고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것은 얼마전 들은 어느 여고생 둘의 대화입니다. 과장이라고요? 전혀 아닙니다. 물론 모든 학생들이 이렇지는 않겠죠. 하지만, 제법 많은 학생들이 수시로 육두문자를 입에 올리고 있습니다. 

버릇처럼 쓰는 욕. 뜻을 알면 뱉을 수 있을까요?

그 학생들이 '난 욕을 입에 달고 살꺼야' 작정하고 거친 욕을 입에 달고 사는게 아닐거에요. 그 친구들 생각에 '씨발', '존나' 그런 말들은 욕이라기 보다는 그냥 '추임새' 또는 별다른 의미 없는 부사 정도로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과연 그 친구들이 그런 말들의 본 뜻을 알면 계속 그런 말을 쓸까요? 오늘은 포스팅이 좀 거칠어지겠지만, '씨발', '존나', '좆같다', '지랄' 같은 단어의 뜻을 한 번 알아봅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뜻을 알고 제대로 써라'라는 말이 아닙니다. 이런 '거친' 뜻을 가지고 있으니 쓰지 말라는 의미에요. 

출처: 온스타일 '여사부일체' 페이지 (http://www.onmoviestyle.com/mybossmylady/)

출처: 온스타일 '여사부일체' 페이지 (http://www.onmoviestyle.com/mybossmylady/)


'씨발'이라는 말은, 무슨 '아!' 정도의 감탄사 정도로 많이 쓰는 단어들이죠. 이 말의 본래 뜻은 '씹할'이라는 말입니다. 이 단어의 동사형은 '씹하다'에요. '씹'은 여성의 성기를 말하는 속된 말인데, 이게 왜 거친 욕으로 쓰였을까요? 사실 '씹할 놈'이라는 말은 앞에 몇 단어가 생략된 말입니다. 본래 문장은 '제미씹할 놈'으로, '제 어미와 씹할 놈'이라는 말이 줄어들고 생략된 말이에요.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 

요즘 학생들이 '무척' 정도의 뜻으로 쓰고 있는 '존나'라는 말은 '좆나게'란 단어가 줄어들어 변한 말입니다. 남자의 외성기를 뜻하는 '좆'이 갑자기 생길 정도로 큰 일이라는 뜻의 비어죠. '좆같다' 역시 남성의 외성기를 비하하는 표현으로, '별로 안좋은 상황, 또는 기분을 나타내는 말'이에요. 입에 담기 편한 어감은 아니죠?

출처: 다음 영화 '늑대의 유혹' 페이지(http://movie.daum.net/)

좀 유난한 행동을 하거나 할 때 '지랄하네' 하며 툭 뱉기 쉬운 단어 '지랄'은 사실, '간질'을 속되게 이르는 말입니다. 간질은 의식 상실과 함께 전신 경련 발작을 일으키는 심각한 질병인 '뇌전증'을 일컫는 말입니다. 친구에게 이런 무시무시한 병명을 함부로 말하긴 좀 그렇지 않을까요?

말은 자신의 인격입니다. 

이런 글을 읽고 학생들이 '존나 짜증나. 아주 지랄하네.' 한 마디 툭 뱉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생각해 보세요. 말은 자신의 인격을 대변합니다. 여러분의 입에서 나오는 말로 여러분이 100% 평가를 받는다면, 앞으로도 이런 말 계속 쓰시겠어요? 한 번 잘 생각해 보세요. 

온한글 블로그 기자단 2기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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