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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한글이 만난 사람

[인터뷰]김은정-이야기가 있는, 하늘을 날고 싶은 소 '하늘소'



  김은정
  한양대 의류학 전공
  2002년 (주)디자인하늘소를 만들어 편집디자인 전문회사 시작
  북디자인, 관공서, 기업홍보물 등
  2006년부터 아티스트 프로젝트(ARTIST PROJECT)를 통해 
  아트문구 상품 기획   
 




함박웃음만큼이나 소탈하되, 그 웃음만큼이나 진정성을 잃지 않는 김은정 대표.
‘하늘을 날고 싶어하는 소’-디자인 하늘소를 운영하면서, 일반 디자인회사들이 꿈꾸어온 ‘아트문구 프로젝트’를 꾸준하고 당당하게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좀더 즐겁고 가벼우면서도 진정성은 잃지 않는’ 디자인을 진행해나갈 디자인 하늘소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 고마워요... - 늘 곁에서 함께 해준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
- 놀러가자 - 설레이는 말, 하고 싶은 말, 그리고 듣고 싶은 말
- 달력 - 멋진 그림만 보면 만들고 싶어진다
- 라일락 - 6월의 라일락 향기는 늘 나의 마음을 설레이게 한다
- 물고기 – ‘조제호랑이 그리고 물고기’ 좋아하는 영화
- 보물 – 예진, 유진 그리고 나의 일들, 하늘소, 친구들
- 소원 – 돈 좀 벌어보자. 이젠 좀
- 웃음 - 하하하
- 조금은 - 여유 일탈
- 친구 - 삼겹살에 소주 한잔
- 카메라 - 무거워. 가벼웠으면 좋겠다
- 토요일 - 뭘 할까 생각하면 늘 설레는 날... 결국에는 별거 아닌 것을 그리고 또 기다린다. 
                    다음 주를
- 하늘소 - 하늘을 날고 싶은 소. 나의 모든 것
 
 




온한글
 ‘디자인 하늘소’. 참 재미있는 네이밍인데요. 어떤 의미이며,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지?

김은정
  귀가 큰 당나귀를 보고 사람들은 당나귀가 하늘을 날고 싶어한다며, ‘하늘소’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습니다. 
 ‘하늘소’는 재미있는 상상력이 만들어 낸 이름입니다. 하늘을 날고 싶다는 의지와 꿈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렇다면 날기 위해 나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제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하늘소’라는 이름을 너무나 사랑합니다. 
 




온한글
  처음 디자인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자신만의 작품에 담고 싶은 것이 있다면?

김은정
  어린시절 늘 그림을 그리던 둘째 오빠를 보며 자랐어요. 그림을 그리고 또 그리고, 힘들지만 고집스럽게 자기 그림을 그리던 오빠의 모습이 늘 마음 한 켠엔 안타까움으로 있지요. 내가 하지 못한 것에 대한 미련, 집착, 부러움, 열등감 등이 어느덧 마흔 즈음에 연민이 되어 열심히 그림 그리는 친구들 보면 함께 하고 싶고 도움이 되고 싶고... 그래요. 
 그런데 개인적으로 그림을 안 하고 디자인을 하게 되어서 다행이다 싶어요. 디자인은 여러 사람과 나눌 수 있어서 좋아요. 전에는 디자인을 한다는 게 아주 특별한 거라 생각했지만 지금은 생활이고 삶이에요. 
 친구를 만날 때도, 아이들에게 밥 한 끼를 해주더라도, 클라이언트를 만날 때에도 늘 진심을 담으려고 해요. 앞뒤 따지기 보다는 의욕이 앞서 이런저런 제안을 하다가 사서 고생도 많이 하지만 그런 것이 디자인 하늘소를 끌고 온 힘이 아니었나 싶어요. 지금도 그렇지만 이후에 디자인 하늘소 이름을 걸고 나가는 상품들은 감성이 물씬 풍겼으면 좋겠어요. 
 ‘세련, 완벽, 명품’ 이런 단어, 별로 안 좋아해요. 꼬마들의 손 글씨처럼 삐뚤빼뚤해도 거칠어도 서툴러도 ‘살아 있는 느낌과 감동’을 담고 싶어요.




온한글
  지금까지 진행한 프로젝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김은정
   ‘ARTIST PROJECT’ 도전. 지난 10년간 편집디자인 전문회사인 디자인 하늘소를 운영하며 뒤돌아보면, 끝도 없는 소모전에 점점 지쳐간 것 같아요. 그래서 뭔가 변화를 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새롭게 디자인 하늘소의 꿈을 찾아 움직이고 싶었던 중 내가 좋아하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들을 찾기 시작했지요.
 2006년도 가을 안은진, 최경주 작가와 처음으로 ARTIST PROJECT란 타이틀을 달고 다이어리를 만들었어요. 아무것도 모르고 의욕이 앞서 일을 시작했고, 결과는 실패였습니다. 그 많은 다이어리를 짊어지고 이사를 두 차례나 하고 창고에 넣어두었던 첫 번째 다이어리를 모두 버리고 나니 가슴이 많이 아팠어요. 그때의 여파가 아직도 남아있기는 하지만 그런 시간이 있었기에 이후 하늘소가 움직이는 발걸음은 좀더 신중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온한글
  3년째 진행하고 있는 ‘ARTIST PROJECT’에 대해 좀더 소개해주세요.

김은정
  이 프로젝트의 슬로건은 ‘일상에서 젊은 예술가들의 살아있는 감성을 즐긴다’입니다. 예술가들의 작품을, 꼭 특정한 장소에 가야 보고 느낄 수 있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고 싶었어요. 작가의 작품이 내 가방 속에, 책상 위에 항상 머물도록, 뭔가 쓰임이 있는 작품으로 거듭났으면 좋겠다는 발상에서 시작하게 되었구요. 최경주, 안은진, 강태연, 한아롱 작가와 3년째 진행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과도 함께 하고 싶습니다.

 




온한글  앞으로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김은정
  한국적인 것에 새로운 제안을 할 수 있는 디자인을 하고 싶습니다. 그동안은 진지한 그 어떤 무엇을 고민한 시간이었다면, ARTIST PROJECT를 진행하면서 앞으로 우리 미래를 짊어질 젊은 친구들에게 재미있고 상상력이 무한한 한글이나 문화에 대한 젊은 인식을 제안도 하고, 저 또한 찾고 싶습니다.
 좀더 즐겁고 가벼우면서도 진정성은 잃지 않는 그런 디자인이요. 하늘소에서 움직이는 시간들이 작은 실천이긴 하여도, 앞으로의 시간들을 기대해 봅니다.
 그리고 디자인 북 카페를 하나 갖는 것이 저의 꿈이자 하늘소의 꿈입니다. 젊은 작가들과 디자이너들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꼭 갖고 싶어요. 그 곳에서 많은 기회를 서로 주고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윤디자인연구소 온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