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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와 마케팅

통신 인프라의 진화를 따라 순항하는, 모바일 폰트



 지난 한 해 동안 우리 모바일 시장의 화두가 무선 인터넷과 3G폰이었다는 사실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이른 바 제 3세대 이동통신 시대의 도래와 함께 WCDMA냐 HSDPA냐를 놓고 통신사들은 물론 단말기 제조사들의 안테나가 바쁘게 움직이더니 한편에선 역으로 논위피(NON-WIPI)폰 시장을 마련해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리고 마침내 제 3세대 이동통신 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는 시점에 이르렀다.

 휴대폰으로 대표되는 모바일 인프라의 이러한 다각적인 진화가 사용자들에게 가져다주는 즐거움은 고통스러울 정도로 크다.상차림이 훌륭해지는 것을 마다 할 사람은 없는 법. 관련 컨텐츠 사업자들 역시 사용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혹은 전혀 새로운 아이디어로 사용자들을 유혹하기 위해 보다 흥미로운 컨텐츠를 속속 내놓고 있는 것이다.

 휴대폰 시장에서 매출에 제대로 기여하고 있는 구매층은 고가품 선호도가 높은 20~30대층이지만, 트렌드에 가장 민감한 연령층은 역시 10대들이다. 몇 년 전 한 IT 전문기관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10대들이 평균 6개월 단위로 휴대폰을 바꾸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최근엔 그것도 3개월 꼴로 단축되는 양상을 보인다는 일견도 있다.
  
 이들이야말로 제품의 사이클을 단축시키며 신제품 출시를 부추기고 있는 장본인인 것이다. 업계에서 그들을 주목하는 이유는 또 있다.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는 컨텐츠 서비스 수익률의 중심에 그들이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 컨텐츠의 범위는 초기 뉴스, 날씨 등 텍스트 기반의 정보제공으로 시작해 벨소리, 그림, 채팅, 게임 등의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섭렵한 뒤 최근 몇 년 간은 카메라와 MP3, DMB 등의 멀티미디어 군에서 정점을 이루었다. 그리고 이제 화상통화까지 가능한 3.5세대 통신으로의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시점에서 멀티미디어 군이 아님에도 눈여겨볼만한 의외의 분야가 있으니 ‘폰 꾸미기’컨텐츠 그것이다. 




‘완소친’을 위한 즐거운 메이크업
 

  이 시대의 휴대폰이란 ‘들고 다니는 전화기’ 이상의 의미를 갖는 물건임에는 틀림없다.IT 산업의 총아로 군림하고 있는 절대강자답게 고품질 통화는 물론 촬영, 음악감상, 실시간 TV 시청, 영화감상, 게임 등 멀티미디어의 활용과, 지식 검색, 어학 등의 학습, 혹은 메일, 채팅 등의 커뮤니티, 심지어 쇼핑이나 뱅킹까지 안 되는 것이 없는 만능기기인 것이다. 급기야 애완동물 키우기 컨텐츠까지 있다니 그야말로 세상에 둘도 없는 ‘완소친’이 아닌가?

 그래서일까? 이미 적지 않은 금액을 지불하고 장만한 것이지만 그 소중한 친구를 위해서라면 고급 스킨이나 액세서리로 치장해주는 데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는다. 그뿐 아니라 특히 10대들은 수시로 ‘폰 꾸미기’를 들락거리며 좀 더 새롭고 다양한 메이크업까지 해주곤 한다.블로그나 미니 홈피가 웹에서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구현하는 공간이라면, 한시라도 손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휴대폰이야말로 자신의 모습을 실시간 투사할 수 있는 ‘거울’이며 ‘자기 메시지의 발신지’ 일 것이다.

 이러한 마인드를 가진 소비자들이 주어진 환경에 순응할 리 만무다. 아무리 친절한(?) 메뉴를 가졌더라도 대량생산된 단말기라는 사실이 못내 마땅치 않다. 그래서 마침내 보다 적극적으로 ‘남다른 나’를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나서는 것이다. 

 ‘폰 꾸미기’용 컨텐츠가 처음엔 단말기 제조사들이 사용자의 취향에 맞는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제공한 옵션 기능 중 하나로 시작되었지만, 이제 단말기 제조사뿐 아니라 이동통신사들에겐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된 것은 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변덕스러운 소비자들이 많을수록 디자인 관련 컨텐츠는 활성화될 수밖에 없다. 그중에서 벨소리 다음으로 신장세가 두드러지는 것이 모바일 폰트이다.

 모바일 폰트라 하면 휴대폰은 물론 PDP, PMP 등 모든 모바일 기기 안에서 사용되는 폰트를 총칭하는 것이지만, 특화된 명칭으로 불리게 된 것은 모바일용 폰트가 따로 상품화되고부터였다.단말기 사용에 필요한 기본적인 글자로서 장착되었을 때만 해도 개별적인 개념을 가진 ‘용어’는 아니었고, 메세지 송수신이 가능해진 이후에도 한동안은 그 기능 자체에 집중했을 뿐 글자체의 스타일은 논외였던 것. 그 이전까지는 단말기에 기본으로 셋팅되어 있는 두어 가지 디폴트 폰트로 명암이나 컬러, 크기 등을 조절하는 단계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러던 중 2000년대 초반에 SKY폰이 디폴트로 제공했던 광수체가 모바일 폰트 시장에 불을 지폈다.시장이 경쟁체제에 본격적으로 돌입한 것은 2005년 싸이월드가 폰트 판매 서비스를 실시하면서부터. 동종업계로서는 다소 늦은 출발을 보였지만, 싸이월드의 폰트 서비스는 업계 최고의 가입자 수를 발판으로 시작부터 일반 소비자들의 폰트 구매력을 확인시켜 주었고 모바일 시장까지 파도타기를 하게 했던 것이다.

 SKY폰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광수체는 지금까지도 모바일 폰트계의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양적으로 보면 단말기 판매량이 절대적으로 많은 애니콜의 폰트 사용자를 누르지는 못할 것이다.
 광수체 이후 이렇다할 후속타를 내놓지 못하는 SKY와 달리, 애니콜의 경우 현재 애니콜체, 고딕체, 쉬리체, 구름체, 손글씨체, 판화체, 아이리스, 초코쿠키, 쿨재즈 등 9개의 폰트를 가지고 있으며 폰트 친구 메뉴로 들어가면 두 가지 폰트를 추가로 다운받을 수 있다. 

 LG싸이언의 단말기 시장에서 입지를 한 단계 올려준 샤인폰의 경우 싸이언체, 인연체, 발꾸락체, 자유체, 회상체, 신비하늘체, 멜로디체, 둥근마음체, 그림일기체, 센티멘탈체 등 10가지의 디폴트 폰트를 제공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단말기 외관 디자인 면에서 상표충성도가 가장 높다고 평가받고 있는 SKY폰이 디폴트 폰트를 2~3가지 이상 공급하지 않는 것이 이상해 보일 정도다. 
 

단말기 선택의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는 폰트
 
 놀라운 사실은 폰트 때문에 단말기를 바꾸는 사용자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다.
 디폴트 폰트의 수만큼이나 폰트 다운로드 서비스 기능의 여부가 단말기를 혹은 통신사를 선택하는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 폰트를 다운로드할 수 있는 환경이 단말기 기종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도 있기 때문. 폰트에 신경을 가장 많이 쓰고 있는 애니콜랜드를 비롯해 클럽싸이언, 마이모토로라 등 단말기 제조사들이 운영하고 있는 서비스 사이트에 들어가면 보다 다양한 폰 꾸미기 아이템들을 만날 수 있지만, 원한다고 모든 단말기에 지원되는 서비스가 아닌 것이다. 이용료를 지불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용자들에겐 맥 빠지게 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통신사들이 제공하는 폰트 서비스나 몇몇 포털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폰트 서비스도 모든 휴대폰에 적용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지난해 하반기부터 ‘폰트 친구’라는 서비스로 이 사업에 뛰어든 SKT의 경우, 처음부터 41종이나 되는 물량공세로 진출하더니 스타 폰트 서비스까지 속속 선보이며 트렌드에 민감한 사용자들의 주목을 끌었다. 더구나 핸드폰 상의 서체 지정 뿐 아니라 Nate나 June과 같은 무선인터넷 화면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이점까지 있어 모바일 폰트 시장의 새로운 다크호스처럼 비쳐졌지만, 이 역시 모든 단말기에 가능한 서비스가 아니라는 한계를 안고 있기는 마찬가지여서 사용자들로 하여금 관련 질문을 쏟아내게 하고 있다.

 그 결과로 폰트에 애착이 강한 사용자들이 결국 단말기를 바꾸고야 마는 현상을 업계에서 문제점으로 받아들일지 아니면 오히려 새 단말기 매출로 이어지게 하는 촉진제로 여길지는 모를 일이지만, 폰트 적용 엔진과 UI의 기술력에 대한 논의를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문제는 사용자들의 문의뿐 아니라 폰트 디자인 회사들의 불만과도 관련되어 있다. 비트맵 폰트든 벡터폰트든 아무리 세심하게 디자인한 서체라도 납품되는 단말기의 UI나 엔진에 따라 글자의 간격 등 그 룩이 달라지기 때문에 애초의 디자인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개발단계보다도 수정할 부분이 많다는 것인데, 더구나 MMS 환경에서는 폰트의 컨셉이나 디자인이 원래대로 구현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 예상되어 지금보다 손볼 게 훨씬 많아질 것이라는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디폴트 폰트, 단말기의 컨셉을 보여주는 얼굴
 
 그렇다면 과연 사용자들이 원하는 모바일 폰트는 어떤 것일까? ‘지겨워서’ ‘서비스 기간이 종료된 시점에 바꾸어보려고’ ‘새 상품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등 단순변심이나 호기심에 의한 재구매가 많은 분야라고는 하지만, 사용자들의 구매내용을 잘 살펴보면 그 안에서도 스테디셀러와 트렌드 상품을 파악할 수 있다.
 
 폰트 사업의 선두에 있는 애니콜의 MCP인 윤디자인연구소에서 몇 년 전 10~40대 사용자 3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던 결과에 따르면, 사용자 맞춤 기능을 열심히 활용하는 10~20대의 젊은층들은 자연스러운 필기체 스타일을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얼마 전에도 미술대생과 고등학생 400여 명에게 웹 폰트와 모바일 폰트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내용을 분석중이지만 그 결과 역시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최근 단말기 제조사들이 디폴트 폰트로 손글씨 스타일들을 넣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이러한 경향을 반영한 것이다.또한 스타들의 글씨를 상품화한 스타폰트 판매율이 꾸준한 것도 이 같은 트렌드와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스타 폰트의 경우 연예인들의 인기도에 따라 판이 다르게 짜여진다는 점에서 폰트 자체의 트렌드보다는 선호하는 연예인에 대한 트렌드가 배경이 될 것이지만,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관심이 높은 10~20대의 모바일 사용자들에겐 폰트의 선택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될 것임을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 

 스테디셀러로 꼽히고 있는 상품들도 이들 트렌드 군들이 배출한 것들이다. 애니콜의 경우 ‘은하수’와 ‘친절한 연자씨’‘봄의 왈츠’등의 폰트들은 신상품들이 쏟아지고 있는 중에도 꾸준하게 인기를 끌고 있는 서체들이다.
 또 싸이언의 ‘새봄체’와 ‘발꾸락체’, SKY의 ‘광수체’등도 여전히 밀려나지 않는 서체들로 기록되고 있다. 
 
 이들처럼 스테디셀러가 되기 위한 가장 우선적인 조건은 ‘가독성’이다. 여기에 쉽게 싫증나지 않는 미려한 스타일이 가미되어야 한다. 갈수록 장식적인 요소와 개성에 치중한 폰트가 많아지고 있는 트렌드와는 사뭇 다른 방향이지만 폰트 공급자들에겐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덕목임에 틀림없다.

 사용자들의 구매패턴에 대해서라면 삼성 모바일 GUI팀 이창훈 팀장의 분석도 눈여겨볼만 하다.
“선택의 폭이 넓은 UI 환경의 단말기일수록 80~90% 이상의 사용자들은 놀라울 정도로 디폴트로 설정되어 있는 폰트를 그냥 쓰고 있습니다.” 

 즉 많은 사용자들이 UI에 기본적으로 주어진 애니콜체(윤고딕)를-심지어는 바탕화면까지도- 폰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그대로 쓴다는 것. 이는 디폴트 폰트가 사용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폰과 브랜드에 대한 느낌을 고정관념화 하는 데 일조한다는 반증이며, 따라서 제조사들은 마케팅 포인트 별로 정확한 타깃 설정과 그에 따른 GUI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이 팀장의 말이다. 

 또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발비용이나 유지보수 관리 문제 등 제반되는 부담이 따르기 때문에 주로 ‘보편성’과 ‘가독성’이 있는 고딕 스타일들을 디폴트로 선정하고, 튀는 스타일들은 옵션으로 돌려온 것이 사실이라고
말한다.

 

  ‘폰의 컨셉과 타깃에 맞는 디폴트 폰트’에 대해서라면 폰트 공급자들도 할 말이 많다.폰의 아이덴티티 기획 단계부터 참여하는 구도가 된다면 보다 양질의 컨텐츠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 지금까지는 아무리 차별화되고 세련된 컨셉의 폰이어도 그것을 위한 특별한 폰트를 디폴트로 앉히지 못하고 단말기 출시 직후 뒤늦게 다운로드 서비스용으로 주문받는 구도여서 완성도면에서 아쉬운 점이 많았다는 것이다.


모바일 폰트에게 주어진 특별한 과제들
 
 단말기의 컨셉과 품질에 따른 차별화된 GUI를 제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과제인지는 제조사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터. 그들의 고민 중에는 분명히 폰트에 대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어쩌면 MMS 환경의 가속화에 따른 메시징에 대한 고민이 더 많을 수도 있다. MMS 관련 기술적 비용적 부담이 현재의 SMS 수준으로 정착될 수 있다면 벨소리 시장 못지않은 규모로까지 성장할 수 있다 는 전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모바일 폰트가 웹 폰트보다 훨씬 특화되고 그만큼 CP들의 역할이 커질 것이다. 그렇다고 단말기의 GUI가 지금보다 더 섬세해지리라는 법은 없다. ‘튜닝 매니아들이 무난한 차를 구입하듯 오히려 임베디드 되는 폰트의 수나 내용에 비중을 두지 않고 아주 기본적인 것만 탑재해주는 반대현상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 단말기 제조사의 입장인 것이다.

폰트 디자인 회사들도 다양한 과제를 안고 있다. 윤디자인연구소를 필두로 한양, 모리스, 산돌 등 30여 개에 이르는 모바일 폰트 회사들이 해결해야 할 가장 우선적인 과제는 두 말할 것도 없이 통신 인프라의 흐름에 맞고 폰트 사용자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상품을 내놓는 것이다

 그러기위해서는 단말기 제조사들이나 통신사 혹은 인터넷 포털 업체 등 그 상품의 유통경로가 될 회사들과의 긴밀한 관계를 통해 폰트 컨텐츠의 활로를 계속해서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다.

 가령 당초의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스타폰트의 한계를 지적할 수 있다. 그 스타에게서 느껴지는 이미지와 자필의 느낌이 너무 다른 경우나 자필이 너무 악필이어서 가독성이 문제가 될 정도인 경우도 있지만, 엉뚱하게도 특정 연예인의 팬임을 알리고 싶지 않아 그 스타폰트가 좋아도 일부러 쓰지 않는다거나 혹은 안티 팬들의 이유 없는 저항 등 민감한 사안들이 섞여 있어 생각만큼 만만한 분야가 아니다. 따라서 스타들의 자필 퀄리티와 소속사들의 매니지먼트방향, 그리고 유저들의 요구를 종합한 합일점을 찾는 것이 관건일 것이다.

 이러한 와중에 사용자 개개인의 자필로 주문제작한 맞춤 폰트의 상용화도 거론되고 있다. 일부 개인의 손글씨를 폰트화하는 업체들이 모바일에도 구현해보려고 하지만 아직까지는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시도단계에 불과하고, 앞으로 다운로드 서비스의 기술력이 좋아지면 언젠가는 감당해야 할 분야가 될 것이다.  

 그리고 시장의 규모가 급성장하고 있는 분야임에도 의외로 모바일 게임용 폰트는 아직까지 전문화되고 있지 않다는 점도 염두에 두고 있다. 멀티미디어 컨텐츠를 즐기는 사용자들로부터 게임용 폰트에 대한 바람이 들려오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이 부분은 게임 개발자들의 이슈로 남겨져 있었을 뿐 폰트 디자인 회사들이 모바일 게임 전용까지는 엄두도 못 내고 있었던 것이 현실이다.
 사용자들의 입맛에 민감한 의식 있는 게임 개발자들이 나오기만을 바랄 뿐이다. 얼마전 KTF에서 선보여 화제가 되고 있는 한글 게임 ‘이도 1443’도 전용 폰트의 개발이 뒷받침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마지막으로 국외 시장용 모바일 폰트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한 노력은 단말기 제조사와 폰트 회사가 다 같이 안고 있는 과제일 것이다. 우리 단말기의 해외 시장 진출의 범위만큼 폰트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결국 세계의 거의 모든 문자에 대한 연구와 그에 따른 기술적 지원이 필요하다.그에 따라 유니코드의 라틴 베이직 계열 폰트는 다 공급하고 있고, 헬베세고 나 유로스타일 등의 글로벌 폰트를 개발해 구현하기도 했다. 또한 아랍권까지도 거의 커버하고는 있고 한자권인 동북아권만 현지의 한자 폰트 회사로부터 수입한 상품을 재공급하고 있다.

 공급의 범위를 보면 현재까지는 우리 모바일 폰트가 기대치 이상의 일을 해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시행착오도 많이 겪고 있다.같은 글로벌 폰트여도 언어권별로 다른 사이즈가 필요하고 이탤릭체나 굵기 등 상황에 따라 다르게 수정되어야 할 것들이 많아 비트맵 폰트만 100여 종에 이르지만, 아직까지도 현지 사용자들에겐 완벽한 환경을 제공하지는 못하고 있고 문자의 스타일이 불분명한 언어권은 더 난항을 겪고 있다.
 단말기 제조사들조차도 수출국가의 언어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어서 현지인들의 피드백을 수차례 받아가며 작업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문자를 제대로 표현하려면 먼저 그 나라의 문화를 알아야 한다.”
는 어느 국외향 폰트 디자이너의 말이 크게 들리는 것도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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