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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이 있는 작품

타이포 아키텍쳐


현대 그래픽디자인에는 두 가지 전통이 있습니다. 하나는 타이포그래피의 전통이고 다른 하나는 일러스트레이션의 전통이에요. 일러스트레이터가 화가에 가깝다면, 타이포그래퍼는 건축가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건축가가 머릿 속에 있는 아이디어나 어떤 형태의 모형을 자신만의 디자인 감각으로 스케치하고 제도를 하고 모형을 만들고 Mock-up(일종의 모형이나 실제 크기로 제작해봄)을 하듯이, 글자를 만드는 사람 혹은 글자를 가지고 멋짓을 하는 타이포그래퍼도 방한지에 집을 짓고 쌓고, 만들어보고 합니다. 글자꼴을 구축하기 위한 설계 작업입니다.

Paper Game Boy

 
저는 테트리스를 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테트리스 조각이 모두 한글의 자모음을 이루고 있다는 거에요. 다분히 유닛 블럭을 가지고 건물처럼 짓고 허무는 게임인데 이걸보면서 우리나라 글자의 구조가 떠오르는 것은 비단 저의 생각만은 아니죠?
 
외국 그룹작가(Mulho studio) 중 타입을 가지고 건축물을 언뜻 떠올릴만한 입면도로 창작을 한 사람이 있습니다. 이 작품은 브라질 영화 감독인 루이 카를로스 바스콘셀로스가 자신의 새로운 연극 <Retabulo>의 포스터 디자인을 'Mulho' 스튜디오에 맡긴 것이라고 하는데요, 건축가들이 기본적인 2차원적인 평면도, 단면도로 상상해 보는 것 다음으로 더욱 이해하기 쉽게 입면도를 만들어 보듯이 이 작가 그룹도 retabulo라고 하면 언뜻 떠오르는 건축양식을 3차원적인 입체 타이포로 내러티브하게 풀었습니다.  
 

Brazilian film and theater director Luis Carlos Vasconcelos commissioned Molho studio to produce a series of posters for his new play Retabulo. The pieces are based on “Avalovara,” a beautiful architectural narrative by writer Osman Lins. The posters were inspired by a Latin palindrome with a spiral structure from which all the chapters and sub-narratives in Lins’ books are developed. 

 

mulho: retabulo posters



'retabulo' poster

재미있는 발상이죠? 타이포그래피가 다분히 건축학적인 면이 있다는 에쎈스에 한걸음 나아가, 누군가는 이렇게 조형적으로도 건축조형물과 같은 형태로 타이포그래피 작품을 만들어내었습니다. 글자 조형에 담긴 내러티브함도 역시 빛납니다. 이런 재미있는 많은 작품이 타이포 작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혹은 일반인들에게도 사물을 달리 볼 수 있는 영감으로 작용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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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디자인붐 http://www.designboom.com
테트리스 http://vesselofbeauty.blogspot.com/2010/03/vob-concept-paper-game-boy.html 
최범, 디자인 평론가 - "안상수, 한글 건축가 ahn sang-soo, ahangeul architect "


온한글 블로그 기자단 2기 최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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