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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잡스, "내 인생의 전환점은 타이포그래피 수업이었다"

스티브잡스, "내 인생의 전환점은 타이포그래피 수업이었다." 

2005년 스탠포드 졸업식 연설에서 그는 자신 인생의 전환점은 학창시절의 타이포그래피 수업이었다고 했습니다. 타입과 타이포그래피의 아름다움에 매료된 것이 지금의 애플을 만들게 되었다고...

 

스티브잡스는 익히 알고 있듯이 양부모님의 손에서 자라났습니다. 대학에 입학하여 양부모님으로부터 비싼 학비를 받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다니던 리드 컬리지를 1학기 다니다가 중퇴를 하게 되는데 더이상 정규 과목을 들을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대신 관심을 갖고 있던 수업들을 골라서 마음껏 도강을 하고 다녔다고 합니다. 그 중 그가 가장 좋아했던 과목이 바로 '타이포그래피' 서체 수업이었습니다.

세리프와 산세리프체, 글자간의 자간과 행간 그 여백의 다양함이 타이포그래피를 어떻게 위대하게 만드는지를 연구하게 되었고, 이것은 과학적으로 설명하기 힘들지만 표현할 수 없이 예술적으로 오묘한 것이라 그 아름다움에 매료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것이 훗날 애플 창조의 핵심 에너지로 작용하여 그는 첫번째 매킨토시를 구상할 때 그 기능들을 집어넣게 되었고 그것이 고스란히 빛을 발하였던 것입니다. 만약 잡스가 서체 수업을 듣지 않았다면 오늘날 컴퓨터에는 그런 기능이 없었을 것이고, 매킨토시 운영 방식을 따라한 윈도우도 그런 기능이 없었을 겁니다.


스티브잡스의 타이포그래피에 대한 관심은 매킨토시에서 훌륭한 기능으로 나타났습니다. 예를 들면, 자동 자간조절(Kerning)기능과 쿽(Quark Xpress)를 이용한 좋은 편집물을 제작할 수 있게 하였고, 키노트(Keynote)로 좋은 프리젠테이션을 할 수 있게 하는 등 desktop publishing이 가능케한 것이에요.

1980년대 미국에 IBM이 컴퓨터 시장을 지배하고 있을 때, 애플사의 컴퓨터는 사용성을 현저하게 높여 편리한 사용성을 마케팅 포인트로 한 인터페이스 디자인으로 단숨에 주목을 받게 되는데 그 철저하게 계획된 시각 커뮤니케이션의 주요 목소리를 담당한 것이 바로 Garamond 서체였습니다. 애플은 기존의 Garamond를 현대적 감각에 맞추어 보다 날씬하게 변형시킨 Apple Garamond를 제작하여 제품, 제품패키지, 광고캠페인에 적용하여 애플 만의 독자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게 됩니다. 

Apple Garamond(애플 게라몬드)

애플은 책상 위 환경을 옮겨온 듯한 이해하기 쉬운 아이콘 중심의 인터페이스 디자인과 아름다운 서체를 탑재하면서 컴퓨터를 차가운 기계가 아닌 '갖고 싶은 친구'로 느끼게 했으며 그러한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큰 역할을 한 것이 Think Different의 Apple Garamond 였습니다.  



Think different, 애플 게라몬드 세리프 서체

 
Think different 시리즈 광고 캠페인
(1, 피카소  2.마리아 칼라스 3.오노요코&존레논 4.간디) 


Think Different는 스티브잡스가 자기가 세운 애플에서 쫒겨나고 다시 복직했던 1997년에 내세웠던 어구로, 한 때 독특한 그래픽을 자랑하며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컴퓨터 매킨토시가 IBM에게 밀려버리게 되자 새로운 시대를 선포하며 Think Different라는 광고를 통해 파괴적이고 혁신적인 애플의 브랜드 가치를 다시 세웁니다. 위의 Think Different 애플의 광고는 1997년 TV CF의 '미친 자들에게 건배를'의 장면.


잡스는 이렇게 복귀와 함께 '다르게 생각하라'는 혁신적인 광고 캠페인으로 기타 컴퓨터 산업군으로 밀렸던 애플의 인식을 새롭게 하며, 무엇보다 이 광고 후 애플은 정말  아이맥, 맥 OS X,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 정말 혁신적인 제품을 연달아 히트하며 정말 세상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애플은 제 2의 전성기를 맞아 1세대의 시각적 목소리 역할을 했던 Apple Garamond를 버리고 따듯한 인상의 산세리프 서체인 Myriad를 2002년 전격 전용 서체로 채택하며 새롭게 이미지를 쇄신하며 현재까지 애플의 신화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서체 Myriad는 애플 제품의 간결한 형태와 완성도 놓은 소재의 마감이 주는 느낌과 시각적 일체감을 이루며 제품과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의 상생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Myriad 미리아드 산세리프 서체, 현재 애플은 총 9종의 Myriad 패밀리 폰트를 사용한다. 


Apple.com의 현재 Myriad 서체 

이 외에도 애플에는 Motter Tektura, Myriad, Universe, Gill Sans, VAG Bounded,  Helvetica 등이 쓰였는데, 현재 맥에는 Myriad Pro 패밀리폰트와 아이폰에는 Helvetica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애플은 서체를 가지고 새로운 목소리를 내며 발전해왔으며 제품들을 한창 더 돋보이게 하는 전략을 구사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어쩌면 대학 때 들었던 타이포그래피 수업과 서체에 대한 순전한 호기심,  그리고 그것을 직감적으로 사업의 아이템으로 끌어올 수 있도록 했던 후회없는 선택이 지금의 스티브잡스와 애플을 있게 한 것입니다. 그는 대학도 중퇴했고 자신이 세운 회사에서 해고도 당하고 그래서 인생의 초점을 잃어버렸고 뭐라 말할 수 없는 참담한 심정에서도 여전히 그가 하고 있는 일을 사랑했다고 합니다. 인생 최고의 참담한 사건을 겪을 때마다 초심자의 마음으로 돌아가 자유를 만끽하며 오히려 그의 인생 최고의 창의력을 발휘하는 시기로 돌아갈 수 있었다고 합니다. 스티브잡스를 보면서 인생의 전환점이라는 것은 바로 열정어린 관심이고 그것이 다르게 생각하게 하고 세상을 바꾸게 되는 것!이라는 진리를 깨닫게 됩니다.  

 

온한글 블로그 기자단 2기 최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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