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자고 덤비는 것 보다... 취미로 재미있게 하는 일이 더 결과가 좋을 때가 있습니다. 부담감도 덜하고 무엇보다도 ‘사활을 건다’라는 마음가짐이 아니니 오히려 상업성을 배제한 음악이 나올 수도 있고요. 대부분은 전공자가 아니기 때문에 멜로디나 가사 역시 아주 신선하게 나올 수 있답니다.
출처 - http://http://www.xiami.com/
뭐 다른 사람들은 ‘곰 PD? 라디오 PD가 뭐 어쩌라고.’ 라고 시큰둥한 표정을 지으시는 분들도 있을지 모릅니다만... ‘라디오’라는 매체는 확실히 뭐가 좀 다르답니다. 곰PD가 그래서 라디오국 PD를 지원했는지도 모릅니다. 예전 잡지기자 시절에 제가 기억하는 곰PD는, 애플에서 제안한 신개념 콘텐츠 서비스를 KBS 라디오국에 처음 도입한 PD랍니다. 뭐 그런 건 중요한 게 아니고...
'곰PD와 절묘한 친구들' 앨범
현직 라디오 PD가 작사/작곡과 프로듀싱을 맡은 ‘곰PD와 절묘한 친구들’이라는 음반의 특징은,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일반 사람들이 느끼는 담담한 일상적인 감정’에 있습니다. 물론 ‘곰PD’가 음악 방송 PD이고 음악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곰PD는 일반적인 전업 뮤지션들의 시선과는 그 궤를 조금 달리 합니다. 어떤 ‘특별한’ 생각 보다는,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정리한 음악은... 다른 어떤 멜로디보다도 마음에 와닿습니다.
출처 - http://www.nowhere333.com/
마지막 한잔의 커피 마시지 말걸 그랬어
드라마 마지막 편도 다음에 볼걸 그랬어
누군가에겐 익숙하지만 내게는 낯선 새벽 세시
잠못 드는 이밤 비도 내리지 않고 아른아른 빛나는 별 하나
천천히 내게 다가와 살며시 꺼낸 우리 이야기
해묵은 기억들 하나둘씩 떠올라 별빛 따라 반짝이네
골목길 가로등 아래 서서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
우리함께 나눈 비밀스런 얘기들 새벽바람 따라 실려오고
천천히 내게 다가와 살며시 꺼낸 우리 얘기
해묵은 기억들 하나둘씩 떠올라 바람따라 일렁이네
나지막히 불러보는 너의 이름은 새벽공기처럼 낯설고
아득한 기억너머 너의 모습 그리다 아침이 오겠지 아침이 오겠지
어느덧 벌써 굿모닝 이제 우리는 굿바이
새벽 먼지 따라 흩어지는 기억들 졸린 눈을 비비며 안녕 안녕
졸린 눈을 비비며 안녕 안녕
일반적인 노래 가사처럼 반복되는 구절도 없고, 최강희가 무덤덤한 듯 뱉어내는 가사는 우리가 일상적인 일을 쓰듯 뇌까리는 독백같습니다. 사람들의 시선마다 조금씩은 다르겠지만, 최근 한글 쓰임새의 트렌드를 거슬리지 않으면서도 이처럼 작사자가 제목을 통해 나타내고자 하는 의도가 명확히 드러난 노래는 처음일까 합니다.
잠 못드는 이 밤, ‘ 천천히 내게 다가와 살며시 꺼낸 해묵은 기억들’에 대한 설레이는 느낌들... <불면증>의 가사보다 잘 표현해내기는 쉽지 않을거에요.
이즈음 고백하건대, 저도 개인적으로 친구들과 기념을 위한 음악을 작곡/작사하고 있답니다. 음반으로 낼 계획은 아직 미지수지만, 개인 노트북과 장비들을 이용해 최대한 준비하고 있죠. ‘곰PD와 절묘한 친구들’ 음반 만큼은 못하겠지만, 덤덤한 일상을 담은 좋은 노래들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온한글 블로그 기자단 2기 이정민
ⓒ 온한글
'한글, 새로운 시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래 가사에서 찾은 잘못된 우리말 (1) | 2011.06.14 |
---|---|
페이스북의 영문 VS 한글 버젼 비교해 보니 (6) | 2011.06.07 |
자기소개서? 결국 한글이잖아요~~ (0) | 2011.05.17 |
는개, 작달비, 억수... 비에 관한 순 우릿말은? (3) | 2011.05.11 |
손발이 오글거려요? 오그라들어요? (2) | 2011.05.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