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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한글이 만난 사람

대신증권 서체 디자이너를 직접 만나보니

 요즈음 기업들이 홍보마케팅의 수단으로 기업전용서체를 만드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기업 이미지 통합과 정체성 강화를 위해 전용서체 디자인으로 마케팅 차별화를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브랜드 리뉴얼이 돋보이는 대신증권은 금융업계에서는 최초로 기업전용서체를 개발하였고 바로 그 서체 디자인을 한 곳이 윤디자인연구소입니다. 윤디자인의 디자이너 최미진 팀장님을 직접 만나 대신증권 디자인 프로젝트의 스토리를 들어볼 수가 있었습니다.

대신증권 서체를 개발한 윤디자인연구소

안녕하세요. 온한글 블로그 기자 최윤정입니다. 먼저 간략하게 자기소개 좀 부탁드릴께요

저는 윤디자인연구소 디자인 2팀을 맡고 있는 팀장 최미진입니다. 7년 차 디자이너이고 대신증권 서체와 같은 기업전용서체 담당과 모바일 폰트와 자사폰트를 디자인하고 있습니다.

대신증권 서체 디자인을 맡아 하셨죠? 직접 만나뵙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대신증권 서체 디자인에 관한 이야기를 좀 들어볼 수 있을까요?

예. 저도 대신증권 서체에 얽힌 재미난 스토리도 많고, 디자인하면서 애착이 많이 갔던 프로젝트라서 이렇게 인터뷰 하게 되어 기쁩니다. 대신증권 서체는 일반적으로 기업에서 잘 쓰지 않는 '얇은 서체'로 디자인 되어서 어떻게 보면 실험적이고 새로운 도전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신증권 서체는 제목용 서체로 총 3종을 개발하였습니다. 

윤디자인연구소 최미진 팀장님


완전 얇은 두께에서부터 완전 두꺼운 서체까지 디자인이 되었어요. 두께 테스트를 여러차례 거쳐서 탄생이 되었는데요. 왜냐하면 너무 얇으면 인쇄상 문제가 있을 수도 있고 두께에 따라 어플리케이션에 적용 했을 때의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많은 테스트를 거치지 않으면 안되었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개발한 대신증권의 '얇은 서체'의 이후 얇은 두께도 충분히 주목성이 높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이후 기업체에서도 서체의 두께를 다양하게 진행하는 추세로 가고 있습니다.
 


                                                                대신증권 한글 서체 3종

대신증권체를 디자인할 때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이 있을까요?
금융회사의 특징을 살려 안정감과 신뢰를 줄 수 있는 산세리프의 고딕형태로 디자인을 했어요. 형태적 자소에 있어서 정제되고 신뢰가 가도록 직선과 사선으로 모든 형태를 디자인하였고, 직선과 사선의 만남이 독특한 느낌을 자아내게 했습니다. 보통 고딕서체의 경우에도 ㅅ의 경우 굴림이 있는데 대신증권체는 전혀 굴림이 배제되어 있어요. 직선과 사선이 만들어낸 그 열림의 구조가 오픈된 마인드를 의미하게 되구요 고객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강조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이 서체의 가독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있었다면요?
대신증권 서체는 자소의 형태 변화가 큽니다. ㅊ,ㅎ 자소에 일반적으로 보지 못했던 유니크한 디자인 요소들을 많이 가미를 했어요. 그 대신 지극히 산세리프 형의 네모꼴 고딕형으로 만들었죠. 기존의 탈구조 형태의 서체들은 가독성의 부분에 있어서 사람들이 익숙치 못해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거의 네모틀에 가깝게 짜게 되었어요. 형태적인 모양은 재밌게 작업을 했지만 구조는 고딕형에 맞게 작업을 했습니다. 또한 시각적인 글줄의 흐름이 상단에 맞추어 지게 작업을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글을 읽을 때 글줄의 선이 위아래로 많이 움직이게 되면 리듬감은 뛰어날 수 있지만 눈에 피로를 주게 되기 때문에 가독성이 뛰어나다고는 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글줄에 대해서도 여러차례의 테스트를 거쳐 진행하였습니다.


 이것저것 많은 디자인 요소를 넣고 신경쓰지만 사실상 폰트는 그런 티가 많이 안 나야해요. 왜냐하면 글자는 가독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고 예쁘고 독특하기 보다는 잘 읽혀야 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우리는 보통 폰트를 디자인할때 나무를 보지말고 숲을 봐라. 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위에 ㅊ,ㅎ에 보면 윗부분이 사선으로 열린 특이한 디자인 요소가 있지만 그 부분이 많이 티가 나지 않게! 가독성을 고려한 것이죠.  


CI와의 통일성이 돋보이는데요 CI나 브랜드 디자인을 함께 공동진행한 업체와의 커뮤니케이션은 쉬웠나요?

대신증권 브랜드 아이덴티티 디자인 프로젝트는 영국의 펜타그램과 ZNP라는 크리에이티브 디자인 그룹이 함께 리뉴얼 작업을 했고 기업전용서체의 한글, 영문 서체 디자인 개발은 저희 윤디자인에서 맡았습니다. 서로가 각각 대신증권의 기존의 로고 타입만을 보고 따로 영국에서는 새로운 로고를 디자인하고 한국에서는 폰트 디자인을 각각 작업을 했어요. 디자인의 방향성에 대한 커뮤니메이션만 서로 된 상태였지 어떤 로고나 디자인 이미지 실체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저희 쪽에서는 폰트를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한글 폰트를 다 만들어 놓고 영국에서 보내온 로고 시안을 맞춰보니 너무 신기하게도 딱 맞아 떨어진거에요. 정말 신기한 사례죠.


대게는 현대카드 유앤아이체나 KT 올레체 같은 경우를 봐도 외국 유명업체에서 CI 리뉴얼을 하고 영문서체도 다 만들어 와요. 그리고 난 다음에 한국 서체 디자인 업체에게 영문서체와 유사하게 이러게 한글을 작업해주세요 하지만 기업의 아이덴티티가 충분히 드러날 수 있게끔요 라고 보통 의뢰가 들어옵니다. 

 근데 이 대신증권의 경우는 처음부터 한글, 영문 폰트 모두 윤디자인에 맡길 것이고, 로고타입 또한 전용서체를 이용하겠다라고 시작한 케이스입니다. 원래 로고는 로고타입, 워드타입을 따로 개발을 하게 되는데요, 영국 디자인회사에서 따로 워드타입을 개발하지 않고 그냥 저희 전용서체 나온 것을 그대로 사용을 하도록 진행을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부담감이 크기도 했지만 ZNP의 이규락 매니저님께서 중간세서 너무 커뮤니케이션을 잘해 주셔서 저희 윤디자인에서 충분히 영국 펜타그램과 설득이 가능했고 저희가 앞으로 꿈꿀 수 있는 대신의 프로젝트는 이런 느낌입니다. 라는 전달이 참 쉬워서 협업이 빛이 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이렇게 로고를 한글서체를 먼저 개발해서 쓰는 케이스는 여태까지 거의 없었어요. 대신증권이 어떻게 보면 최초 아닌 최초가 된 거죠. 하나금융그룹 같은 경우 로고타입이 있는 상태에서 그 로고의 형태를 확장해서 폰트를 만들었었는데 대신은 아예 없는 실체를 가지고 폰트를 만들었고 그것이 로고타입에까지 이용되었다는 것이 정말 재미있는 작업이었습니다. 왜냐면 모르는 상태에서 커뮤니케이션만으로 만들어낸 프로젝트니까요.

어떻게 보면 대신증권 측의 마인드도 한글에 대한 깨어있는의식이 있었던 거죠. 로고 타입도 영문이 아닌 한글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겠다고 의지를 보이셨고, 한글의 요소들이 로고에도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처음 컨셉을 잡을 떄 부터 방향성을 잘 잡았던 것 같아요.



듣고 있다보니 프로젝트가 흥미진진 합니다. 대신증권의 마인드도 엿볼 수도 있네요.
대신증권체는 어플리케이션에 적용하기는 어려움이 없었는지요?

더 재미잇는 얘기들이 많아요. 저희가 서체를 만들고 난 후 대신증권에서 한글과 폰트 디자인 사용에 관한 교육까지 진행을 했답니다. 보통 서체 디자이너들이 폰트를 개발을 하면 저희가 이것을 가지고 디자인을 이용을 하는게 아니라서 버스를 타고 지나가다보면 간판이나 인쇄물에 제가 작업한 서체를 종종 만나게 될때면 왜 저 서체가 저렇게 장평의 왜곡이 심하게 되었을까. 안타까운 경우가 되게 많아요. 누가 보면 폰트 왜 저렇게 만들었어. 라고 소리들을 수도 있게끔 의도와 상관없이 디자인에 사용되어 질 떄가 속상하거든요.

그 말씀을
시안나오고 완료보고 PT를 할 때 대신증권 마케팅팀에게 드렸어요. 이렇게 기업서체를 저희가 개발을 했지만, 기업에서 어떻게 사용을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라며 많은 비용을 투자해서 개발을 했는데 정말 제대로 활용을 하지 못하거나 잘못된 활용을 할 경우는 오히려 이미지에 타격을 입는다고 설득을 드렸드니, 그럼 방법이 뭘까요? 하고 저희에게 오히려 물어오셨어요. 그래서 저희 윤디자인의 이사님께서 사내 교육을 했으면 좋겠다고 제안을 하셔서 사내 마케팅과 디자인업무 관련자들을 모시고 서체를 인위적으로 왜곡해서는 안되는 이유와 한글에 관한 교육을 해드렸는데 이런 경우는 거의 없는 사례거든요. 회사 측에서도 폰트에 대한 이해가 없었는데 정말 도움이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대신증권체 이야기를 하다보니 시간이 금방 갔네요. 그렇다면이렇게 대신증권체와 같은 기업의 서체와 일반인 대상의 서체의 차이점이 있을까요? 우선 공통점을 말씀드리자면 기업이나 일반 사용자나 폰트를 통해 자기의 개성을 표출한다는 것이에요. 기업은 아이덴티티에 맞게 서체를 개발하게 되고 일반 유저들도 여러 폰트 가운데 자기의 개성에 맞는 폰트를 골라서 사용을 하기 때문이에요.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기업은 로고와 서체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때문에 가독성을 신경 안 쓸 수가 없겠지만 일반 유저들의 폰트들은 가독성은 좀 떨어져도 좀 더 재미있게 로맨틱한 느낌 등등 여러 형태로 작업이 가능하겠죠.

인터뷰 너무 잘 들었습니다. 끝으로 한가지! 폰트 디자이너로써 지녀야 할 자질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어떤 디자인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폰트는 단 한번만, 단 1년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아무렇게나 디자인해 내보낼 수가 없어요. 서체는 한 시즌이 끝났다고 다시 디자인을 하게되는 케이스는 거의 없거든요. 그래서 언제나 나와의 1:1 싸움입니다. 그래서 항상 우리는 폰트라는 작은 세계에 얽매여있는게 가장 독이 될 수있다고 얘기합니다. 다방면의 경험이 중요하고 끝임없는 자기개발이 필요해요.

저도 너무 디자인에만 빠져있는 것이 아닌가 해서 사고전환을 위해 학교에서 브랜드 매니지먼트 공부를 하고 있어요. 보통 폰트 디자이너는 연구자 아니냐고들 많이 말씀하시는데 맞아요. 하지만 기업전용서체와 같은 개발에 있어서는 디자이너의 브랜드 매니징 능력과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많이 요구됩니다. 요즘 저희 윤디자인의 디자이너들은 기획 단계부터 디자이너가 참여해서 끝가지 전담하여 프로젝트를 컨트롤하고 디자인 제안 및 개발까지 모두 다 진행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윤디자인이 많은 기업들과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고 디자이너의 역량 발휘를 장려하는 것이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윤디자인의 사무실에는 늦은 시각에도 많은 디자이너들이 업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 폰트 디자이너는 폰트 하나하나 애정이 안 갈 수가 없어요. 내 이름을 걸고 만드는 디자인을 하는데 누구한데
저 서체 왜 저래 라는 말을 듣지 않으려고 저희 디자이너들은 매번 고민을 합니다. 그래서 다들 이 시간에 집에 갈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이렇게 야근을 하고 있는 거겠죠."

라고 말씀하시는 최미진 팀장님과의 인터뷰는 서체 디자인이라는 고유의 영역에서 제대로 프로다움을 느낄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당차게 일하는 모습이 아름다운 디자이너와의 인터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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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온한글 블로그 기자단 2기 최윤정
사진: 김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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