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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 한글

'김치'가 우리 고유어가 아니라고? 우리민족의 대표적인 전통 음식이자, 이제는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서도 국제식품 규격으로 승인받은 세계적인 음식이 되어버린 김치!! 그런데 "'김치'라는 단어가 우리 고유어가 아니다"라는 말을 들었는데요, 과연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일까요? 우리 선조들은 '김치'를 아주 이른 상고시대부터 먹어 왔습니다. 물론 초기의 모양새와 그 명칭은 지금과는 사뭇 달랐다고 해요. 초기에는 무, 부추, 죽순 등과 같은 남새(채소)를 그저 소금에 절인 형태였고, 이것을 '디히'라 불렀습니다. 지금의 고추를 양념으로 하는 빨간 김치가 나타난 것은 고추가 국내에 들어온 16세기 후반 이후의 일입니다. '디히'는 김치에 대한 순수 우리말이인데요, 옛 문헌에 보이는 '겨디히(겨울김)치'나 '앳디히(장아찌)'의 ‘디히'가.. 더보기
국어 교과서로 살펴본 우리민족의 100년 역사 국어 교과서를 통해 살펴보는 한민족 100년의 역사 - 국립국어원 ‘디지털 한글박물관’ 개최 - 국립국어원(원장 권재일)은 565돌 한글날을 맞이하여 여섯 번째로 디지털 한글박물관 특별기획전을 열었습니다. 이번 전시회는 국어 교과서의 과거와 현재를 아울러 살펴볼 수 있도록 으로 구성하여 진행하였습니다. 이번에 개최하는 디지털 한글박물관 에서는 근대 이후 우리의 말과 글을 교육하는 데 쓰였던 대표적인 국어 교과서 66종을 근대 계몽기, 일제 강점기, 건국기 및 교육 과정기의 세 시기로 나누어 전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공립교육기관인 ‘육영공원’의 학습용 교재로 쓰이며 근대 교재의 효시로 불리는 『사민필지(士民必知)』부터, 학부(學部)에서 편찬한 최초의 국정 국어 교과서 『국민소학독본(國民小學讀本).. 더보기
그 옛날에도 과연 사전이 있었을까? 여러분은 사전이라 하면 어떤 이미지를 떠올리시나요? 전 어릴 적 국어숙제를 위해 찾아봤었던 두꺼운 사전도 생각이 나고요, 또 한참 자라서 얼마 전까지 들고 다녔던 전자사전도 생각이 나네요. 그러고 보니 사전에 참 다양한 종류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옛날에도 이렇게 사전이 있었을까요? 국립국어원에서는 지난 10월 제564돌 한글날을 기념하여 디지털 한글박물관(www.hangeulmuseum.org)에 국어사전의 옛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옛 사전 특별 기획전'을 개최하였습니다. 디지털 한글박물관 에서는 국어사전의 옛 모습을 중심으로 하여 국어사전 탄생 이전의 옛 사전의 모습과 국어사전 탄생 이후 특수 사전의 모습을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요, 대표적인 국어사전을 비롯하여 총 30.. 더보기
제주도 여행 간 김에 살펴본 제주도 사투리 ‘촌놈’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도시에 살지 않는 사람들을 비하하는 말입니다. 하지만, 서울이나 다른 대도시에 살면서 콕 쳐박혀 다른 지방의 문화는 하나도 모르는 사람들이 ‘진짜 도시 촌놈’ 아닌가? 하는 생각이 여행을 다닐 때마다 계속 들곤 합니다. 얼마전에는 어지간한 사람들은 한 번 정도는 다 가봤다는 ‘제주도’ 땅에 태어난지 30년도 더 지난 지금에서야 발을 디디게 됐습니다. 제주 공항 입구를 나설 때 부터, 야자수에 코발트빛 하늘, 이건 뭐 딴나라 같네요. 일단 배고프니 밥집부터... 처음 간 집은 흑돼지 두루치기를 전문으로 하는 ‘동성 식당’이었습니다. 털이 까만색이어서 붙인 이름이라는 흑돼지. 가격표를 보니 흑돼지 삼겹살은 비싸지만, 야채와 흑돼지 다릿살을 넣어 철판에 볶아먹는 두루치기는 1인분.. 더보기
564돌을 맞은 한글날의 역사 오는 10월 9일은 한글날이 564돌을 맞는 날입입니다. 한글날은 세종대왕의 한글 반포를 기념하고, 한글에 대한 관심 촉구를 위해 만들어진 한글의 기념일 입니다. 어느덧 564돌을 맞은 한글날의 역사를 살펴볼까요? 한글날은 1926년에 시작되었다 1926년 11월 4일(음력 9월 29일), 조선어연구회와 신민사의 공동주최로 세종대왕 훈민정음 반포 480주년을 맞이하는 기념식이 열렸습니다. 1회 한글날 행사가 이뤄진 이 때는 '한글날'이 아닌 '가갸날'이라고 불렀다고 하는군요. 1932년, 한글날을 양력 날짜로 환산 이후 조선어연구회의 기관지인 《한글》이 창간되고부터 가갸날을 '한글날'이라 고치고 기념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1932년부터 양력 날짜(율리우스역서)로 환산을 해서 10월 29일에 기념 .. 더보기
사라진 한글, 그들의 정체는? 오는 10월 9일은 한글날이 564돌을 맞는 날입니다. 한글이 이 땅 위에서 사용된지도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요즘같은 글로벌 세상에는 한글이 오직 '한반도'에서만 사용되지는 않죠. 해외에있는 동포들, 한국어를 공부하는 외국인들, 혹은 한글을 차용하는 찌아찌아족 까지…) 그렇다면 한글은 처음부터 우리가 알고 있는 모습을 갖추고 있었을까요? 『동국정운(東國正韻), 1448년』에 쓰인 한글의 모습 처음 『훈민정음』에 보인 한글의 모습은 대부분 오늘날의 것과 일치하지만 얼마간은 달랐다고 합니다. 특히 오늘날의 ‘ㅏ, ㅗ, ㅓ, ㅜ’ 및 ‘ㅑ, ㅛ, ㅕ, ㅠ’가 ‘ㅣㆍ, ㆍㅡ’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것은 ‘ㅏ, ㅗ, ㅑ, ㅛ’ 등을 제자할 때 ‘ㅣ’와 ‘ㆍ’를, 또는 ‘ㅡ.. 더보기
한글을 사랑했던, 주시경 선생 이야기 하나의 문화로서 한글의 중요성이 나날이 커지고 있는 요즘, 문득 국어학자 주시경 선생이 떠올랐습니다. 그분이 한글학자였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떠한 일들을 하셨는지는 정확하게 아는 사람들이 많지 않죠. 저도 사실 그런 이들 중 한 사람이고요. 그래서 오늘은 주시경 선생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글을 사랑했던, 주시경 선생 이야기 주시경 선생은 1890년 15세 때 국어를 처음 배우기 시작하면서 우리 말과 글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1893년 을 저술하기 시작하셨는데, 이 책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고 하네요. 주시경 선생은 1894년 배재학당에 입학하여, 1898년 6월 역사지지 특별과를 졸업하고, 1900년 6월 보통과를 졸업하셨습니다. 주시경 선생의 연구분야.. 더보기
한글창제의 미스테리? 훈민정음 해례본이 그 해답이다 지난 '07년도에 MBC에서 방영했던 다큐멘터리를 기억하실 분들이 있을런지요? 저도 아주 어렴풋이 기억하며 다음 카페를 검색하게 되었고 MBC 다큐멘터리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 카페 이름은 바투바투인데요, 과연 한글창제의 미스테리가 무엇인지 지금부터 접근해 들어가겠습니다. (영상을 올리지 않는 이유는 저작권 문제때문임을 참고 바랍니다) 다큐멘터리에서는 많은 의혹의 일설 중에 인도의 언어와 일본의 신대문자에 관한 것으로 파고들고 있습니다. 인도의 구자라트에서 발견되는 한글 간판과 실제로 영상에서는 분명 한글인데 다르게 읽는 인도의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한글은 인도의 언어에서 온 것일까요? 이번에는 일본의 경우는 어떨까요? 일본의 신사에 기록되어 있는 신대 문자, 신다이.. 더보기
"한글, 과연 누가 만들었을까?"-한글창제에 얽힌 이설과 정설 한글이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우리가 오늘날 어떤 언어생활을 하고 있을지 짐작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한글이 없었을 때 우리 조상들이 어떻게 문자생활을 했는지, 그리고 고유문자가 없는 언어들이 어떤 문자를 채택했는지를 살펴보면 어느 정도 그 답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알려져 있는 것처럼, 한글이 창제되기 전에 우리 조상들은 순수하게 한문을 사용했거나 한문에 한자로 토를 달았거나 향가에서 보는 것처럼 한자의 음과 훈을 이용하여 우리말을 적었다. 한글이 창제되지 않았다면 아마 우리 역시 조상들의 방법으로 문자생활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렇지 않다면 고유문자가 없는 다른 언어의 경우처럼 문자생활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예컨대 베트남어, 말레이인도네시아어, 필리핀의 타갈로그어 등은 자신들의 언어를 적을 때에 .. 더보기
1700년대 이후의 '한글 본문용 활자체 구조'의 변천과정 오늘날 거의 모든 활자 매체에서 본문용으로 쓰이고 있는 한글 활자체는 한글 명조체라 불리던 활자체다. 그런데 정작 이 활자체의 성격은 한자 명조체와 관련이 없을 뿐만 아니라 중국의 왕조인 명조라는 이름 자체가 한글의 대표적 활자체 이름으로는 마땅치 않으므로, 문화체육부에 의해 '바탕체'로 그 이름이 변경되었다.이 바탕체는 초등학교 교과서에서부터 쓰여져 사람들에게 본문용 활자체로서 가장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져오고 있다. 바탕체는 본문용으로 많이 쓰이고 있는 어느 특정 활자체만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며 한글 명조체라 불리던 활자체의 줄기 성격이나 닿홀소리 글자의 윤곽, 비례 등이 비슷한 활자체 모두를 뭉뚱그리는 활자체 이름이다. 따라서 같은 바탕체에 속하면서도 성격이 여러 가지로 조금씩 다른 활자체들이 많이 있.. 더보기
조선시대 한글 서체의 유형과 명칭 한글 서체에 대한 연구는 대체로 1990년대에 들어와 활성화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으나 서체의 분류나 명칭에 대한 견해는 각양각색이어서 서체연구에 상당한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실정이다. 선행연구들이 각각의 기준을 바탕으로 서체를 분류한 것에 의하면 모필과 관련된 서체용어만도 40여 종1)이나 된다. 이러한 현상은 조선시대에 생산된 서체가 그만큼 복잡다단함에서 말미암은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서체란 일정한 시기에 통용되면서 사회성을 확립하여 '정형화'될 때 한 유형으로 인정되는 바, 서체 분류에 있어 일정한 기준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지금까지 한글 서체 연구는 주로 글자 기계화와 관련하여 글자체 개발을 위해 이루어져 왔으며 조선시대 서체에 대한 연구는 그나마 서예술적 측면에서 주로 다루어.. 더보기
한글날 이야기 한글날이란? 한글날은 세종대왕께서 우리 글자인 한글(훈민정음)을 만들어 반포한 날을 일제시대인 1926년에 기념일로 정해 기리다가 지난해부터 국경일로 정해 경축하는 날이다. 한글날의 시작은 일제 식민지 시대인 1926년 11월 4일, 훈민정음 반포 480돌인 날에 조선어연구회와 신민회의 공동주최로 한글학자와 민족지도자 400여 명이 모여 ‘ 가갸날 ’ 을 선포하고 처음 기념식을 했던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로부터 두 해 뒤인 1928년에 기념일 이름을 ‘ 한글날 ’ 로 바꾸기로 한다. 날짜도 훈민정음 반포일이 조선왕조실록에 음력 9월로 기록되어 있다 하여 음력 9월 마지막 날인 29일로 옮겼다가 1934부터는 이를 그레고리력으로 환산한 날인 양력 10월 28일로 바꾸어 1937년까지 기념식을.. 더보기
'한글'이라는 이름을 갖기까지 지구상에는 수천여 개의 언어가 사용되고 있다. 그 수가 정확하지 않아서 적게는 3000개, 많게는 6000개의 언어가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들쑥날쑥한 이유는 정밀한 조사의 부족도 있지만 언어의 구별 기준, 혹은 방언과 언어의 구별 기준이 모호한 데에 있다. 사용되고 있는 언어의 수가 이렇게 많지만, 이 많은 언어를 표기하는 데 쓰이는 문자의 수효는 이보다 훨씬 적다. 역사적으로 흘러간 과거에 존재하였던 문자를 포함한 총수는 대략 400여 개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사용되고 있는 문자의 수는 30~40개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문자를 가지지 못한 언어가 압도적으로 많음을 알 수 있다. 우리가 한국말을 할 때 사용하는 말소리는 ‘한글’이라는 문자로 표기된다. 한국말의 소리는 귀에 들.. 더보기
한글 창제, 식자층의 반발을 넘어 1.한글 창제 반대의 이유 세종 25년 1443년 12월 한글이 처음 제정되었을 때, 온 국민이 기뻐서 날뛰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쉬울 것이다. 그런데 당시 지식층은 실제로 거의 반대하고 있었다. 지금으로 치면 학술원 부원장에 해당하는 집현전 부제학 최만리(崔萬理)를 선두로 그 학사 일당 7명이 한글 창제 후 두 달째인 세종 26년 1444년 2월 대왕에게 정면으로 반대하는 상소문을 직소했기 때문이다. 그들이 그렇게 반대했던 이유는 무엇이었나? 주장하기를, 만약 쉬운 한글이 시행되면 어려운 한문은 학습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었다. 이 문제는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모르면 전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상소문 제 3항을 보면 ‘쉬운 한글만으로 족히 세상에 입신하게 된다면 왜 노심초사하여 성리의 학문을 궁구하겠나이.. 더보기
한글의 제자 원리와 특징-소리를 디자인하다 1.한글의 제자 원리 「훈민정음」이 가장 심혈을 기울여 해설을 한 부분은 첫머리의 제자해 (制字解) 부분이다. 여기에서 한글 자형이 어디에 근거한 것이며 어떤 구성으로 이루어졌는가에 대해 언어학적인 측면과 철학적인 측면으로 나누어 상세하고 깊이 있게 해설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언어학적인 측면의 해설만을 토대로 한글의 제자 원리를 살펴보기로 한다. 한글 자모 28자는 각각 뿔뿔이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몇 개의 기본자를 먼저 만든 다음 나머지는 이것들에서 파생시켜 나가는 식의 이원적인 체계로 만들어졌다. 자음(당시 용어로서는 초성)글자 17자는 먼저 기본자 다섯 자를 만들었는데 그것들은 모두 발음기관의 모양을 본떠서 만들었다. 제자해에서의 설명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 아래쪽 세 글자에 대한 내용이 쉬우므로 .. 더보기
한글의 반포와 보급 1. 한글의 창제와 반포 한글의 반포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한글의 창제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많은 사람들은 한글이 1443년(세종 25)에 창제되어 1446년(세종 28)에 반포되었다고 알고 있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1443년 창제와 1446년 반포라는 설은 의 다음의 기사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1) 이 달에 임금께서 친히 언문 28자를 만드셨다. (是月 上親制諺文二十八字) 25년(1443) 12월조 끝부분 (2) 이 달에 훈민정음이 완성되었다.(是月訓民正音成) 28년(1446) 9월조 끝부분 20세기 초의 학자들은 이 두 기록을 놓고서 고민에 빠졌다. 1443년 12월에 언문이 만들어졌다고 했는데, 1446년 9월에 다시 훈민정음(=언문=한글)이 완성되었다고 말하고 있으니,.. 더보기
한글 관련 단체의 역사 2-우리 겨레를 지킨 한글의 힘 글/김 한빛나리(한글학회 연구원) **이 글은 한글 관련 단체의 역사 1에 이은 두번째 연재입니다. 4. 한글전용 촉구, 한자혼용 . 한자교육의 반대 아래는 한글전용을 촉구하거나 한자혼용과 초등학교 또는 어린 자녀에게 한자교육을 강요하는 것에 반대하는 성명서 또는 건의서를 모은 것이다. 아쉽게도 그 내용을 모두 실을 수 는 없지만 주장의 제목, 더러는 내용의 일부만을 소개하며, 아래 목록에 없는 성명 또는 건의가 더 많이 있음을 미리 밝혀 둔다. 4.1. 한글전용과 국어정화 운동의 발자취 우리 말글을 지키고 바로쓰기 위한 한글단체들의 노력은 역대 정부와 정부산하 단체, 사회단체들과의 끊임없는 싸움의 연속이었지만, 그 힘은 오늘날까지 우리말글이 겨레의 자존심으로 우뚝 서서 한류 바람을 타고 세계로 뻗어가는.. 더보기
한글 관련 단체의 역사 1-우리 겨레를 지킨 한글의 힘 글/김 한빛나리(한글학회 연구원) 1. 선구자 한힌샘 주시경 선생 한나라말 말은 사람과 사람의 뜻을 통하는 것이라 한 말을 쓰는 사람과 사람끼리는 그 뜻을 통하여 살기를 서로 도와줌으로 그 사람들이 절로 한 덩이가 되고 그 덩이가 점점 늘어 큰 덩이를 이루나니 사람의 제일 큰 덩이는 나라라. 그러하므로 말은 나라를 이루는 것인데 말이 오르면 나라도 오르고 말이 내리면 나라도 내리나니라. 이러하므로 나라마다 그 말을 힘쓰지 아니할 수 없는 바니라. 글은 말을 담는 그릇이니 이지러짐이 없고 자리를 반듯하게 잡아 굳게 선 뒤에야 그 말을 잘 지켜나니라. 글은 또한 말을 닦는 기계니 기계를 먼저 닦은 뒤에야 말이 잘 닦아지나니라. 그 말과 그 글은 그 나라에 요긴함을 이루 다 말할 수가 없으나 다스리지 아니하고.. 더보기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 글, 훈민정음 우리나라 말소리가 중국과 달라서 한자와는 서로 통하지 않으므로 일반 백성들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마침내 제 뜻을 펼 수 없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내가 이를 딱하게 여기고 새로 스물여덟 글자를 만들었는데, 이는 사람들로 하여금 쉽게 익혀 나날이 쓰기에 편토록 하고자 할 따름인 것이다. ㄱ는 어금닛소리니 ‘군(君)’자의 처음 나는 소리(‘군’자의 음을 발음할 때의 첫소리)와 같으니 나란히 쓰면 ‘ () ’자의 처음 나는 소리와 같다.ㅋ는 어금닛소리니 ‘ 쾡(快)’자의 처음 나는 소리와 같다. ㅇ는 어금닛소리니 ‘업(業)’자의 처음 나는 소리와 같다. ㄷ는 혓소리니 ‘ (斗)’자의 처음 나는 소리와 같으니 나란히 쓰면 ‘ 땀(覃)’자의 처음 나는 소리와 같다. ㅌ는 혓소리니 ‘ ()’자의 처음 나는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