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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이 있는 작품

동그라미, 모눈, 쐐기꼴로 변신을 꾀하는 한글

 오 샹젤리제~ 오 샹젤리제♬
 
프랑스 샹젤리제 거리를 가보면, 수많은 브랜드샵들이 즐비합니다.
그런데 거리에 가방을 전시해 놓았나... 커다란 트렁크가 건물 외벽에 디스플레이 되어있는 루이비통이 확 눈이 띄어요. 오랜동안 공사를 거쳐 2006년 새로 오픈한 후 이 본사 건물 앞은 사람들로 아주 붐비는 거리가 되었습니다. 여기서 눈에 들어오는 것은  바로 루이비통하면 떠오르는 대명사인 진한 가죽 고동색. 그 바탕에 여러가지 꽃과 별 모양의 패턴, 즉,루이비통 모노그램이에요.


[프랑스 샹젤리제에 위치한 루이비통 본사 건물 / 일본 긴자에 위치한 루이비통 건물]

   알파벳 ‘L’과 ‘V’를 결합한 루이비통의 모노그램 로고는 노블아트의 대표적인 예이자 명품브랜드로써 15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모노그램 캔버스(Monogram canvas)는 오리지날 컨셉의 우아하고 유니크한 디자인으로 1896년 당시 모조품의 남발을 막고자 루이비통의 아들, 조르쥬 비통이 아버지의 이니셜 LV와 그 당시 유행하던 아르누보의 꽃과 별의 무늬를 계속적으로 반복하여 패턴화한 모노그램을 창안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디자인으로 인하여 ‘루이비통’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프랑스적이면서도 가장 보편화된 명품으로 통하고 있으며 현대 명품 산업의 토대가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루이비통 다미에 캔버스(Damie canvas)]

 1888년 "루이비통 상호"로 브라운과 베이지 컬러의 "다미에 캔버스"를 런칭했어요.
 모노그램보다 더 최근에 나온 줄 알았는데 사실은 모노그램보다 더 형이로군요!


[루이비통 모노그램 캔버스(Monogram canvas)]

 1896년 루이비통의 아들 조르주 비통의 아이디어로 바로 이 LV 모노그램 캔버스를 런칭했어요.
명품에 관심없는 분이라도 잘 알고계실 유명한 모노그램 캔버스!

 위와 같은 반복적인 문양을 패턴이라고 합니다. 심플하면서도 오랜 브랜드 역사의 고풍스러움이 느껴지고 무엇보다 고급스럽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한글'이 있기에 루이비통과 같은 외국 브랜드에 결코 경쟁력에 뒤지지 않는 브랜드가 생겨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이상봉 선생님의 고급스러운 한글 패턴 의상! 그리고 이건만 대표의 한글 자모음을 모티브로 모노그램 브랜드 런칭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상봉, 한글 패턴을 입은 의상]


[이건만, 한글 모노그램 상품] 

 한글 모노그램을 보자하니, 루이비통의 모노그램 만큼이나 세련되고 아름다워요. 문자와 문양이 함께 얽혀 오묘한 문양을 만들어냅니다. 이렇게 문자는 그 자체로도 참 아름답지만, 이렇게 그래픽적으로 사용이 되어질 때 느껴지는 조형미는 색다르고 신선하네요. 두 개나 그 이상의 문자들을 조합 또는 겹쳐서 하나의 모티브로 만들어 문양으로 사용하는 모노그램은 읽히기도 하면서 조형적 이미지로도 기능을 하기에 고대에는 로마자나 그리스어를 사용한 모노그램을 유물의 장식으로 많이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이제는 이렇게 한글 문자로 모노그램을 한 디자인도 나왔으니... 게다가 이상봉 선생님의 작품을 보자면 시대를 앞서가는 전위적인 면모까지 엿보입니다.


 그러나, 디자인도 트랜디하게 변해야 하는 것! 지난 2003년 루이비통의 모노그램 캔버스를 화려하게 수놓았던 색채의 향연을 기억하시나요? 일본의 팝 아티스트 무라카미 타카시와 마크 제이콥스와 함께 고루했던 루이비통의 캔버스를 원색적인 컬러로 물들여 놓았습니다. 


[ '멀티컬러'를 입은 루이비통 모노그램 에디션] 

 일본의 애니메이션 산업을 연상시키는 그의 발랄한 컬러는 루이비통에 없었던 소녀적이고 젊은 느낌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마크 제이콥스는 루이비통의 이미지를 보다 젊고 트렌디하게 바꾸길 원했고, 그런 전략으로 팝 아티스트들과의 만남을 통해 스테판 스프라우스와의 그래피티 에디션, 타카시 무라카미와의 멀티컬러 에디션을 내놓으며, 루이비통을 젊고 예술적인 브랜드로 인식시키게 되었습니다.

동그라미, 모눈, 쐐기꼴로 변신을 꾀하는 한글도 한번 볼까요? 


copyright@허창봉 http://www.heochangbong.com

 위 아래의 다양한 꼴의 패턴들은 모두 한글의 자음, 모음을 규칙적으로 얽혀서 문양을 만든 허창봉 작가님의 한글 패턴 작품들입니다. 전시회 제목처럼 한글의 아름다움이 꽃 봉우리로 피어오른 듯합니다.


                                      [허창봉, 2009 서울디자인페스티벌 전시 포스터] 

무라카미 타카시의 모노그램은 화려하고 유치해보이기까지 하지만, 우리 한글을 활용한 패턴 디자인은 한글의 성격만큼이나 수려하고 견고한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한국적인 미(美)에요.

 
                                           [허창봉, 2009 서울디자인페스티벌 전시 장면]

 한글의 변신에 놀라고 컬러풀한 아름다움에 또 한번 놀랐던 전시였습니다. 한글의 이미지로써의 새로운 변신은 2009 광주비엔날레 <네이버-한글>전시에서도 시도된 바있습니다.


                                               [ 2009 광주 비엔날레 한글-네이버 전 ]

 위에 보이는 키오스크에서 관객이 직접 원하는 한글의 모음과 자음을 고르면, 패턴이 프로세싱 되어 컵이나 명함, 가방 등에 프린팅이 됩니다. 시뮬레이션으로 한글이 패턴화되는 과정을 간접 경험하는 것이죠. 인터랙션이 돋보입니다. 아래는 실제 어플리케이션 된 에코백입니다. ㅎㅎㅎ , ㄹㄹㄹ 들이 보이나요?



                               [ 2009 광주 비엔날레 한글-네이버 전, 한글 패턴 어플리케이션 ]

 한글의 자모음이 이렇게 동그라미, 모눈, 혹은 꽃 모양, 별 모양으로 변신할 수 있다는 것에는 커다란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가능성을 보자면 한글도 패턴이 되었을 때 루이비통 모노그램에도 뒤지지 않는 디자인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명품은 대부분 고가인 경우가 많은데 숙련된 장인의 기술과 땀이 베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품질도 뛰어난 것이죠.

 장인정신으로 만든 작품은 모두 명품이기에 우리의 우수한 디자인 산물인 한글을 갈고 닦아 낼 장인정신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루이비통이 명품 브랜드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바로 프랑스 자국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이에요. 우리도 명품을 탄생시키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해요. 우선 한글을 사랑하고 자부심을 가지는 것이 첫걸음입니다.

참고자료
shinDsoul http://blog.naver.com/shindesign77/140093126783
허창봉 http://www.heochangbong.com

온한글 블로그 기자단 2기 최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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