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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0. 1. 11:06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소주 '처음처럼' 의 제호 글씨가 쇠귀 신영복 님의 작품이라는 것 아시나요?
2006년 두산에서 소주 신제품 '처음처럼' 을 출시하면서 소주계에 일대 아트 바람을 주도했던 신영복
선생님의 쇠귀체 로고. 5년이나 흘렀지만 그대로 브랜드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당시 소주는 맑다, 깨끗하다, 시원하다의 이미지만을 강조하던 때였고, 소주 이름은 짧아야 한다는
속설을 깨고 처음처럼이라는 신선한 네이밍으로 감성적인 접근을 시도하였었는데요.
그 네이밍은 다름아닌 신영복 선생님의 시 '처음처럼'에서 영감을 얻게 되었다고 합니다.  



처음처럼 /신영복


처음으로 하늘을 만나는 어린새처럼 

처음으로 땅을 밟고 일어서는 새싹처럼 

우리는 하루가 저무는 저녁무렵에도 

아침처럼 새봄처럼 

처음처럼 다시 

새 날을 시작하고 있다.


언제나 처음처럼!

요즘 무척 공감이 되는 문구입니다.
괴로운 힘든일 모두 아침이 되면 다시 처음처럼,
누군가 처음 만났을때의 설레임과 같이 퇴색되어 가는 관계도 언제나 처음처럼.



신영복님의 쇠귀체 '처음처럼'은 서로 의지해 가며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소주 한잔에 담고 있다는 의미로 신영복체, 어깨동무체, 협동체, 연대체 등의 여러 이름으로 불리었다고 하는데요.
신영복님은 전업 서예 작가도 아니고 대학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는 교수이지만, 작품의 측면에서는
여느 프로못지 않은, 그러나 여느 프로와는 남다른 조형과 미감을 갖춘 글씨로 대중에게 그 어떤
서예 대가보다도 가까이 다가서 있습니다.


짧은 글이라도 힘이 있고, 마음을 울리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림과 어우러지면서 더욱 잔잔한 감동을 주는데요 쇠귀 신영복 선생님의 서화를 몇 작품 
감상해볼까요? 



"사실 쇠귀체는 프로로서 전문 서예가들의 작품과는 내용을 떠나 우선 조형 자체가 판이하게 다르다. 이 말은 쇠귀체의 글씨 조형을 보고는 어떤 서예 고전을 그가 천착해서 나온 글씨인지를 쉽게 알아차릴 수 없다는 뜻이다. 즉 이말은 쇠귀체가 완전히 기본이 되는 텍스트를 소화하고 체화되어 나왔다는
뜻으로 읽혀진다. 그래서 쇠귀체는 우선 글씨가 너무 쉽다. 그래서 처음 보는 사람도 익숙해져 있는
사람도 그 토대를 짐작하기 어렵고 짐작하려고 하지 않는다."


" 그리고 딱히 붓으로 쓴 것과 볼편으로 쓴 것과 도구의 차이를 빼면 구분이 가지 않는다. 보통 서예가들이 붓글씨와 볼펜 글씨가 현격하게 차이나는 점과도 딴판이다. 사실 글씨는 도구가 다르다고
근본 조형까지 달라질 수는 없는 것이다. 오늘날 이러한 현상은 역으로 글씨의 일상과 예술 간의 좁힐 수 없는 간극을 실증하고 있는 것이다. 또 글씨 연마가 그만큼 철저하지 않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 처음처럼 신영복 쇠귀체의 역설적 힘(이동국, 예술의 전당 서예관 큐레이터)



신영복님의 '처음처럼' 에세이에 실린 서화들입니다. 
이 책은 이미 출간 되었던 선생님의 다른 책에 있는 구절 중에 우리 삶에 큰 도움이 될만한 글들을
뽑아서 옮겨 출간한 책으로 60여점의 서화를 직접 새로 그려  완성이 된 정성스런 책이라고 합니다. 



"산다는 것은 수많은 처음을 만들어가는 끊임없는 시작" 이라고 하는데요, 내 욕심이 너무 큰건 아닌가, 내 인생의 무게가 너무 무거운건 아닌가, 내 주변을 돌아볼 틈도 없이 나만, 내 가족만을 위한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때, 쇠귀 선생님의 서화를 감상하시면서 매순간을 처음과 같은 마음으로 채워보아요.

온한글 블로그 기자단 2기 최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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